|
9) 박주가리 꽃 이야기
순이는 이웃과 지붕이 마주 다 아서 하늘이 돈짝만큼 밖에 안 보이는 앞마루에 나와
앉아 그래도 하늘에 떠 있는 달님을 바라보며 시골의 고향집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직장이 있는 이곳 도시로 이사 온 후에 순이는 집들이 빽빽이 들어 찬 이곳
도시 생활에 아직 적응을 못하고 고향에서의 시골집을 그리워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순이는 고향집에서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하였는데 특히 순이네 집은 박 농사를 많이
하여 집 울타리 주위에 박을 심어 놓으면 한여름에 박 넝쿨이 담장이나 지붕위에 올라가서
하얀 예쁜 박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면 초라했던 시골집은 어느덧 꽃 대궐 같이 이름답게
변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도 순이를 보고 박꽃 같이 아름답다고 “박꽃 아가씨” 라고 부르곤
하였습니다.
한여름 더위가 물러나 추석이 가까워지면 덜 여문 박을 따서 박고지를 만드는데 토란국과
함께 잘 말린 박고지는 나물이나 국에 넣어 먹곤 하였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면 잘 여문 둥근 박을 큰 톱으로 반으로 쪼갤 때에는 순이는 우리 박에도
흥부네 같이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오지는 않을 가 하는 허황된 기대를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박을 켜 낸 후에 속을 발리고 큰 가마솥에 삶은 후에 햇볕에 말리면 가볍고도 단단한
바가지가 되는데 요즈음 같이 프라스틱 바가지가 나오기 전에는 모든 집에서 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이용하여 물도 퍼 담고 쌀도 씻는 등 부엌살림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긴한 그릇 노릇을
하였습니다.
순이네도 이 바가지를 팔아서 생활에 보탬이 되었었는데 프라스틱 제품이 나온 후에 바가지를
찾는 사람이 없어서 순이네는 박 농사를 접고 아버지는 도시로 직장을 얻어 정든 집을 떠나
살게 된 것입니다.
순이가 살고 있는 이곳 도시의 집은 마당이 조그마하고 햇볕도 잘 들지 않아 식물이 자라기
어려워서 순이가 좋아하는 박을 심을 수는 없었습니다. 앞마당 수도 가에는 그래도 채송화
봉선화 과꽃 등이 몇 포기 있어 순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으나 순이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시골집에 핀 박꽃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그 날도 순이는 시골집의 하얀 박꽃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박꽃이 나타나서 순이에게 다가와 활짝 웃는 것이었습니다.
“어마, 네가 어떻게 이 답답한 도시에 까지 찾아 왔니?” 하고 순이가 묻자
“네가 고향집을 떠나온 후에 나를 잊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애처로워서 너를 찾아 왔단다.”
하고 박꽃이 말하였습니다.
“그럼 나하고 이곳 도시에서 함께 살 수 있는 거야?” 하고 순이가 묻자
“아니, 내가 살아가려 면은 너도 알다시피 넓은 장소와 많은 햇볕이 필요한데 이곳은
너무 좁고 햇볕도 잘 들지 않아 내가 살 수 없단다.” 하고 박꽃이 말하며
“그러나 네가 너무도 나를 보고 싶어 하니 네가 이 도시에 살 동안 네 마음을 붙일 수
있는 내 친구를 보내 줄게. 내 친구는 이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을 거야.” 하고 박꽃이
말하였습니다.
“어떤 친구인데?” 하고 순이가 묻자
“ 내 친구 이름은 ”박주가리“라고 해. 늦여름에 하얀 별모양의 꽃이 피는데 아주
귀여워. 틀림없이 네가 좋아 할 거야. 그리고 10 월에 고추 모양의 열매가 달리는데
다 익으면 열매가 터지면서 털이 달린 꽃씨가 퍼져서 번식을 한단다. 내일 네 앞마당에
가보면 내가 보낸 내 친구가 채송화 옆에 싹이 터 있을 텐데 네가 나에게 해 주었던 것처럼
지지대를 만들어 주면 내 친구의 덩굴이 그 지지대를 타고 올라가며 잘 자라게 될거야.
네가 내 친구와 친해져서 고향집에서 나와 행복하게 지냈던 것처럼 내 친구와 도시생활을
즐겁게 지내길 바래.”
다음날 아침에 꿈에서 깨어난 순이가 수도 가에 나가보니 박꽃이 이야기 한 대로 조그만 싹이
채송화 옆에서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순이가 반가워서 “안녕, 박주가리야. 이제부터 우리 친구로
잘 지내자.”하며 대나무 가지로 지지대를 만들어주고 매일 같이 박주가리를 돌보며 무료한
도시생활을 잊고 박주가리와 친하게 지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 드디어 박주가리는 아름다운 별모양의 꽃이 피었습니다. 순이도 시골집의
박꽃을 다시 만난 듯 기쁜 마음으로 박주가리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박주가리 꽃: 들이나 산기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덩굴 식물로 덩굴의 길이는 1-3 M 정도이다.
7-8 월에 꽃대위에 별꽃 모양의 꽃이 무리지어 피며 꽃잎은 5 개다. 10월에 고추모양의 열매가 맺혔다가
터지 면은 깃털이 달린 씨가 바람에 흩어지게 되는데 열매가 쪼개질 때의 모습이 박이 쪼개지는 것 같다하여
박주가리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 교훈: 순이와 박꽃의 따뜻한 우정은 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계속됩니다. 우리도
친구의 처지가 바뀌어도 끝까지 변치 않는 우정을 키워나가야 겠습니다. ***
<박주가리 꽃과 열매>
10) 맥문동 꽃 이야기
솔 밭 소나무들 밑에는 맥문동이 무리지어 자라고 있었습니다.
솔잎 사이로 비춰드는 햇빛을 받으며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맥문동은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가을이 깊어가고 겨울이 오자 주위의 풀들은 시들어 없어지고
맥문동만 홀로 추위를 견디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몸을 움츠리던 맥문동은“ 어유, 추워.” 하며
“내 주위의 풀들은 모두 겨울잠에 들어 추운 줄 모르고 잠들어 있는데
왜 나는 겨울잠도 잘 수 없이 이 추위를 견디어야 하는 걸까?”
하며 자신의 처지를 불평하고 있는데
“ 맥문동아, 겨울이 춥다고 불평하지 말거라” 하는 굵직한 목소리가
맥문동의 머리위에서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맥문동이 위로 쳐다보니 키다리 소나무가 맥문동을 내려다보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소나무님은 겨울바람이 춥지 않으세요?” 하고 맥문동이 묻자,
“추워도 나는 이 추위를 이겨낼 강인한 체력이 있단다. 그래서 겨울에도
이파리가 시들지 않고 이렇게 푸른색을 띠고 있는 것이란다. 너도 네 조상이
겨울 추위를 이겨 낼 수 있는 체력을 너에게 물려주어서 이 한겨울에도
푸른색을 띠고 있지 않니.” 하고 소나무가 말하였습니다.
“그래도 나는 이 추운 겨울을 견디기가 힘이 들어요,” 하고 맥문동이 말하자
“맥문동아, 이 겨울에 너보다 더 어린 새싹이 추위를 견디며 살고 있는데 네가
그런 불평을 하면 부끄러운 일이야.” 하고 소나무가 말하였습니다.
“그 새 싹이 누군데요?” 하고 맥문동이 묻자
“ 가을보리란다. 사람들은 가을걷이가 끝나고 나면 밭에다 보리를 심는데 내년
늦은 봄에 식량이 떨어질 때를 대비하여 가을보리를 심는 것이란다. 그러면
가을보리는 새싹을 티 워서 겨울 눈 밑에서 추위를 견디며 자라다가 늦은 봄이
되면 보리 열매를 맺어 식량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한단다.”
“와, 가을보리는 어떻게 어린 싹이 얼어 죽지 않고 겨울 추위를 견디지요?”
하고 맥문동이 묻자,
“사실 네가 이 겨울에 다른 풀들처럼 시들지 않고 이렇게 푸른 잎을 유지 하는
것도 가을보리 덕택이란다. 예전에 너의 조상은 가을보리와 친구지간이었는데
겨울이 되면 추위에 맥을 못 추고 시들어서 가을보리에게 도움을 청하였더니
가을보리가 자신의 뿌리 한 가닥을 친구에게 내 주면서 이 뿌리는 겨울추위에도
얼지 않고 수분을 흡수 할 수 있으니 앞으로 너도 나처럼 겨울에 겨울잠을 자지
않고 우리가 친구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보리 뿌리를 주어서
그 후로부터 너의 맥문동도 겨울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풀이 된 것이란다.”
소나무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맥문동은 춥다고 불평을 한 자신이
부끄럽게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조상이 친구인 가을보리로부터 뿌리를 받아서 자신의 이름에도
보리를 뜻하는 맥(麥)이란 글자가 사용되게 된 내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소나무는 맥문동에게 맥문동의 조상 때의 이야기를 하여주면서
“ 우리가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며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를 존경한단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소나무를 어려움을 이겨나가며 자신의 의지를 지킨다 하여
자신들의 정신수양의 지표로 삼았으며 지금도 우리 소나무를 존경한단다. 그러니
너도 겨울추위의 어려움을 이겨 나가도록 노력한다면 앞으로 맥문동은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게 될 것이며 주위의 다른 풀들보다 더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소나무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후에 맥문동은 자신의 신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겨울추위를 견디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맥문동 꽃: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0-60 cm 이며 6-8 월에 꽃대위에 보라색 꽃들이
총상 꽃차례로 달린다. 뿌리가 보리의 뿌리와 유사하게 생겨서 맥문동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한방에서 자양강장제, 진해 거담제로 사용한다.
*** 교훈: 살아가는 동안에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것은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이다.***
<맥문동 꽃>
11) 제비꽃 이야기
옛날 시골마을에 은진이란 여자아이가 살았는데 어려서부터 몸이 약하여
선천성 천식으로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서 학교를 다니기도 힘들어서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었습니다.
봄이 되어 농사일을 시작하게 되면 부모는 농사일로 들에 나가고 은진이는 온 종일
툇마루에 혼자 앉아 하염없이 푸른 하늘만 바라보며 쓸쓸히 지내곤 하였습니다.
봄볕이 따스한 어느 날 은진이가 그날도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제비 한 쌍이
하늘에서 내려와 은진이네 앞마당의 빨래 줄에 내려앉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은진이 앞에서 지지배배 하며 노래를 부르더니 곧이어 처마 밑에 집을 짓기
시작하였습니다.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은진이는 제비들이 자기 집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모습을 바라보자 그 들의 활기 찬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제비처럼 생기를 되찾는 것 같아 즐겁기 그지없었습니다.
제비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이제 곧 날게 되는 어느 날 비좁은 둥지에서 어린 새끼
한 마리가 둥지 밑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땅에 떨어진 새끼는 날개를
다쳐서 버둥거리고 있는데 은진이가 어른 주워서 다친 날개에 약을 발라 주고 난 후에
점심을 잡수시러 집에 돌아온 아버지에게 부탁하여 그 새끼를 둥지에 다시 넣어 주도록
하였습니다.
가을이 되어 제비들이 다시 남쪽나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날개를 다쳤던 제비는
다른 제비들처럼 제대로 날지를 못하고 조금 날아 가다가는 땅으로 떨어지곤 하는
것이었습니다.
은진이는 그 제비의 신세가 숨이 차서 학교도 못 다니는 자신의 처지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불쌍하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제비가 제대로 날지 못하여 남쪽나라로 가지 못 하드라도 자신이 돌보아
주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산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던 가을 날 제비들은 모두 남쪽으로 떠나고 은진이 제비만
빨래 줄에 외롭게 앉아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자 은진이는 아버지에게 부탁하여
제비가 살 조그만 새장을 만들어 제비를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겨울이 되자 제비가 먹을 벌레를 구할 길이 없어 제대로 먹지 못한 제비는 나날이
몸이 약해지더니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겨울 날 제비는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은진이는 한없는 슬픔 속에서 제비를 앞산의 양지바른 곳에다 묻어 주었습니다.
그 이듬해 봄에 다시 제비가 은진이네 집에 찾아 왔을 때에 은진이가 죽은 제비 생각이
나서 제비 무덤을 찾아 갔더니 보라색 예쁜 꽃이 무덤 앞에 피어 있는데 죽은 제비가
은진이를 만나러 꽃으로 환생하였다고 하여 사람들이 제비꽃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실제로 이 꽃이 필 때에는 강남 갔던 제비가 우리나라로 돌아 와서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비꽃: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10-20cm 이다.
3-5 월에 보라색 꽃이 피며 꽃잎은 5 개다. 열매는 장 타원형으로 영글면 세 갈래로
갈라져서 그 속의 둥근 갈색 씨앗을 퍼뜨린다.***
교훈: 몸이 약한 은진이가 날개를 다친 제비를 구하려는 노력을 우리는 본 받아야 합니다.
<제비꽃>
12) 양지꽃 이야기
옛날 산골 마을에 꽃분이란 여자아이가 살았는데 그 아이는 봄이 되면 산나물을 캐러
앞산에 오르곤 하였습니다.
어느 날 나물을 캐다 점심때가 되어 양지 바른 곳에서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는데 마침 자신이 걸터앉아 있는 바위 밑에 노란색 예쁜 풀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꽃분이가 그 꽃을 바라보며
“ 어마, 예쁜 꽃이 피었네.” 하고 감탄을 하며 바라보자 그 꽃이
“ 꽃분이님, 저는 양지꽃이라고 하는데 제가 꽃을 피기 위해서는 햇볕이 많이 필요 한데
꽃분이님이 해를 가리고 있으니 조금 옆으로 비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고 꽃의 정령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꽃분이는 깜짝 놀라 얼른 옆으로 비켜서서는
“ 그래 미안하게 되었구나.” 하며
“ 그런데 너는 못 보던 꽃인데 언제 이곳에 온 것이냐?”
하고 양지꽃의 정령에게 물었습니다.
“ 나는 원래 하늘나라의 정원에서 살았던 꽃인데 내가 몸이 약한 편이라 따뜻한 햇볕을
좋아 하여 햇님이 나를 특별히 돌보아 주셨답니다. 나도 이렇게 나를 사랑해 주시는
햇님을 좋아하게 되어서 내 이름까지 양지꽃이라고 지었더니 어느 날 이를 보고 심술쟁이
바람이 자기하고도 같이 놀 자고 나를 괴롭히기 시작하였답니다. 몸이 약한 나는 바람이
불면 추워서 바람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바람을 피하자 바람은 나를 미워하기 시작하였고 우리 엄마가 씨앗을 맺어
널리 퍼뜨리려 바람에게 부탁하자 바람은 나를 하늘나라에서 이곳으로 떨어뜨렸답니다.“
꽃분이가 양지꽃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양지꽃이 너무 가여워서
“ 그럼 너는 이곳에 친구도 없을 텐데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게.” 하고 말하였습니다.
“ 그럼, 나야 고맙지요.” 하고 양지꽃은
“ 그래도 내가 하늘나라에서부터 좋아 하였던 햇님이 나를 찾아와 주셔서 이런 산골 외진
곳에 있어도 이렇게 꽃을 피울 수 있답니다. “ 하고 말했습니다.
그 후로 꽃분이는 봄나물을 캐러 산에 갈 때 마다 양지꽃을 보살피고 양지꽃이 씨앗을 맺자
심술쟁이 바람이 괴롭히기 전에 그 씨앗을 잘 갈무리하여 양지꽃이 좋아하는 양지바른 곳에다
씨앗을 심어 그 이듬해 봄에 꽃분이가 살던 마을 앞산에는 많은 양지꽃이 피게 되었답니다.
***양지꽃: 양지 바른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20-50cm 이다.
4-5 월에 줄기 끝에 노란색 꽃이 피며 꽃잎은 5 개다. 열매는 계란형의 수과이다.***
교훈: 햇님은 몸이 약한 친구를 보살 폈는데 바람은 이를 시기하여 양지꽃을 괴롭혔습니다.
우리는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비겁한 사람이 되어서는 않되겠습니다.
<양지 꽃:4-5 월에 양지바른 산이나 들에서 노란 꽃을 핀다>
13) 들국화 세 자매 이야기
옛날 바다건너 먼 곳에 꽃의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연중 각종 꽃들이 피어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그림같이 아름다운 나라로
보였습니다.
이 꽃의 나라에는 각종 장미꽃들이 모여 사는 장미집안과 각종 나리꽃들이 모여 사는
백합집안이 있으며 또한 많은 종류의 국화꽃들이 모여 사는 국화집안 등 크고 작은
많은 종류의 꽃들이 하느님이 내려주신 그들의 주어진 특성을 살려서 서로 도와가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하늘나라의 하늘정원을 가꾸는 선녀가 지상의 꽃의 나라를 내려다보니
너무나 아름다운지라 정신없이 구경을 하고 있다가 그만 하늘정원에 태양 볕이
너무 강하게 내려 쪼이는 것을 모르는 바람에 하늘정원이 꽃들이 모두 시들어
버리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선녀는 태양 볕이 너무 강하면 구름으로 가려주어 꽃들이 시들지 않게 하고 또한
때맞추어 비를 내려주는 일을 하여야 하는데 꽃의 나라를 구경하다가 하늘정원을
망쳐버린 것입니다.
당연히 하느님은 그 선녀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어 그 선녀를 지상으로 추방하게
되었습니다.
지상으로 쫓겨 내려온 그 선녀는 자신이 하늘나라에서 쫓겨난 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꽃의 나라의 꽃들 때문이라고 앙심을 품고 꽃의 나라의 꽃들에게 복수를 하려고 마술사로
변장을 한 후에 꽃의 나라를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꽃의 나라의 꽃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하늘나라에서 가지고온 화장품으로
화장을 하면 지금보다 훨씬 크고 화려한 색깔의 꽃으로 변신할 수 있다고 꼬드겼습니다.
마술사의 검은 속마음을 모르는 장미꽃 하나가 마술사의 화장품으로 화장을 하자 한순간에
그 장미꽃은 다른 장미꽃들보다 훨씬 크고 강렬한 색깔의 장미꽃이 되었습니다. 다른
장미꽃들이 모두 그 화장을 한 장미꽃을 보고 너무 예쁘고 화려하다고 칭송을 하자
그의 속마음에는 내가 다른 장미꽃보다 더 아름답다는데 대한 교만한 마음이 생기면서
다른 장미꽃들을 깔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마술사의 뀀에 빠져 화장을 한 꽃들이
늘어나자 이제까지 평온하였던 꽃의 나라에는 이제 서로 누가 더 예쁜 꽃이냐를 놓고
서로 경쟁하며 비방을 하여서 나라 전체가 시끄러워졌습니다.
마술사가 오기 전에는 모든 꽃들은 하느님이 주신 본래의 모습으로 욕심 없이 살아갔었는데
이제는 서로 자신이 예쁘다고 다투며 마술사의 화장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으니
꽃의 나라는 이제 더 이상 행복한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국화집안에 들국화 세 자매가 살고 있었습니다. 큰언니인 구절초 와 둘째언니인
벌개미취, 그리고 막내인 쑥부쟁이는 국화 집안에도 예외 없이 불어온 마술사의 화장파동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몸조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화장을 한 많은 국화가 뽐내며 설쳐대어도
세 자매는 눈길한번 주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지내었습니다.
마술사가 국화집안을 들여다보니 많은 국화들이 이미 화장을 하여 자신의 뜻을 따르고 있으나
들국화 세 자매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자태를 지키고 있는지라 그대로 두어서는
자신의 뜻이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아서 강제로라도 세 자매가 잠든 사이에 화장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 자매와 친하게 지내온 꿀벌이 우연히 마술사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세 자매에게 오늘 밤에 마술사가 찾아와 세 자매를 화장시키려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
세 자매가 하느님에게 자신들에게 주신 원래의 모습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기도를 하자 하느님은 은하수에 있던 쪽배를 내려 보내어 세 자매를 태우고 꽃의
나라를 떠나 바다 건너편의 땅으로 피신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평온하였던 꽃의 나라를 혼란에 빠트린 맘씨 나쁜 선녀를 잡아 지하
감옥 속에 가두시었습니다.
꽃의 나라를 떠나 우리 사람들의 세상에 온 세 자매는 세속의 번거로움을 피하여
늦가을 모든 꽃들이 겨울준비를 하고 있을 때에 조용히 피어서 늦가을의 쓸쓸함에
젖어있는 우리 사람들의 마음을 위무해 주는 아름다운 들국화가 되었답니다.
<쑥부쟁이 꽃>
<벌개미취>
14) 물봉선 꽃말이야기
옛날 동해바다의 용궁에는 아름다운 바다 화원이 있었는데 그 화원에는
'물봉선’이란 꽃이 그자태가 특이하고 아름다워서 용왕을 비롯해 모든
신료들이 하나같이 물봉선의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사랑하여서 물봉선은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예쁜 꽃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화원을 구경나온 용왕의 신료들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은 어떤 꽃이냐고 물어보면 모든 신료들이 물봉선이라고 대답하곤
했는데 오직 자라만은 이곳 용궁에서는 물봉선꽃이 제일 예쁜 꽃이지만 바다
밖에 육지란 곳에 가면 물봉선꽃 보다 더 예쁜 꽃이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
었습니다.
실제로 자라는 용왕의 심부름으로 가끔 육지로 나가는지라 다른 물고기 신료들이
모르는 육지에 대해서 물봉선에게 이야기를 하여 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지나번 용왕의 심부룸으로 산신령을 만나러 산신령님이 살고있는 높은
산을 다녀 왔는데 그곳 정원에는 물봉선꽃과 모양이 비슷하고 이름까지 같은
‘봉선화’ 란 꽃을 보았느데 그 꽃은 우리 용궁과는 달리 찬란한 햇빛을 직접
받아 꽃의 색갈이 화려하여 많은 사람들이 봉선화꽃을 사랑하고 심지어 그 꽃의
꽃물을 손톱에 물들여 그 꽃을 자기 몸 같이 사랑하고 있다고 설명하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자산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물봉선은
자라의 말을 듣고나자 크게 놀라는 한편 봉선화란 꽃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자라에게 부탁하였습니다.
“ 자라야, 이 다음에 네가 육지에 나갈일이 있으면 나도 좀 데려가서 봉선화를
만나게 하여 주겠니?”
“네가 용궁 밖으로 나갈려면 용왕님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용왕님이 쉽게 허락
하실까?” 하고 자라가 말하자
“용왕님이 나를 좋아 하시니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용왕님의 허락을 얻어낼께.
이런 일이 있은 후에 어느날 보름달빛이 정원에 가득한데 용왕님이 마침 산책을
나오셨을 때에 물봉선은 울면서 용왕님에게 자신보다 더 예쁜 봉선화란 꽃을
만나러 육지에 다녀오고 싶은데 허락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용왕은 크게 놀라 “네가 어떻게 육지에 봉선화란 꽃이 있는지를 알게되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물봉선이 자라에게서 들었다고 대답을 하자 용왕은 크게 노하여 자라를 불러
“네가 내 심부름으로 육지에 나가 보고 들은 것은 함부로 이야기해서는 않되는데
이를 물봉선에게 이야기하였으니 그 벌로 네 주둥이를 조그맣게 만들어 앞으로
함부로 말을 못하도록 하겠노라.”
하고 용왕은 자라의 주둥이를 앞으로 잡아 뽑아 조그만 입을 만든 후에
“물봉선이 저토록 봉선화를 만나고 싶어하니 네가 물봉선을 데리고 가서 봉선화
를 만나게 하여라. 다만 너에게 한달의 말미를 줄터이니 다음 보름달이 뜰 때
까지는 무슨일이 있어도 용궁으로 돌아 와야 할 것이다.” 하고 엄명을 내렸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물봉선은 자라의 등에 업혀서 난생처음 육지에 오르게 되었는데
자라는 물봉선을 산신령님이 사는 높은 산 계곡에 있는 정원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물봉선은 봉선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라가 봉선화에게 물봉선을 소개하자 봉선화는 자신과 너무나도 닮은 물봉선을
보고 크게 놀라는 한편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봉선화는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에 유언으로 말씀하시기를 자신은 쌍둥이 자매
였는데 어느해 홍수 때에 동생이 물에 떠내려가 실종이 되었다고 하며 만일
살아 있다면은 동생을 잘 보살피어 주어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리하여 자라에게 물봉선이 어떻게 용궁에 살게 되었는지를 캐어 물어 보니
홍수에 떠내려 오는 동생을 자라가 구하여 용궁으로 데려간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서 헤여졌던 자매는 오랫만에 만나고나니 그 반가움은 이루다
말할수 없을 지경이며 다시는 떨어져서 살수 없을것 같이 두자매는 서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물봉선이 용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물봉선은 산속 계곡물 옆에 뿌리를 내리고 새 집을 마련한 후에 자라에게
내 고향이 이곳이니 나는 용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였습니다.
자라는 자기 혼자 용궁이 있는 바다로 돌아가면 용왕이 이번에야 말로 큰
벌을 내릴 것이 두려워서 바다로는 못가고 용왕의 눈을 피해 강의 바위틈에서
숨어 살게 되었답니다.
<물봉선 꽃>
첫댓글 一墨선생의 들꽃 이야기가 갈수록 알차 집니다.
이 나라의 많은 어린이들에게 널리 읽혀 졌으면 좋겠습니다.
. . . 올리신들 꽃들 이야기가 언제 쓰여졌을가 ? 살기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들,
그리고 포함 된 슬픈사연들이 참 가슴에 와 닫습니다. 그러나 참아름다운 얘기들입니다.
자연인께서 이 아름다운글들 올리시고, 또 아름다운 꽃 사진들 올려 주시는 그정성
감사드립니다. 근래 캐내다는 Corona virus pandemic 때문에 온 나라가
문을 닫고 - 특히 나이든 (70세 이상) 사람은 잡 밖에도 나가면 안된다니 . . . .
집에서 올리신 글 읽으니 - 더우기 더 감명 깊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도 코로나 때문에 주로 집안에 있다보니 너무 심심하여 예전에 썻 던 들꽃이야기를
지루해하는 친구들을 위하여 다시 올린 것입니다. 無心軒 께서도 몸 조심하시며 새봄을
건강하게 맞으시기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