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여유 / 홍속렬
혼자 먹는 밥 아무렇게나 먹으면 되련마는
나 자신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몇 가지 반찬을 동반해
식탁을 차린다.
유리로 깔아놓은 바닥은 윤이 나게 반짝이고
행여 무언가 떨어져 얼룩을 남길까 봐 노심초사하다 보면
끌려가는 느낌이어서 자연스레 돌아가는 대로 식탁이 지저분하면
딲으면 돼지 하는 생각으로 자유롭게 사용하련다
군대 생활 30년 그리고 공동체에서 살아가다 보니
지켜야 할 규칙과 규정 그리고 웃사람의 뜻에 알맞게
살아오다 보니 내 자유의사 보다도 규칙대로 살아온 삶이
어찌 보면 좋을 듯하기도 하나 내 자유의사대로 살아보는 게
요즘 내 생각이다
비교적 순리를 생각하고 규칙을 잘 지키며 범 생의 삶을
살아온 내겐 규칙을 안 지키는 건 나 자신이 용서 못 한다.
그러니 내 삶은 너무 경직되어있어 농담도 못 하고
마음의 여유는 조금도 없고 늘 쫓기는 삶을 살아왔다
얼마나 힘든 삶일까? 그런 삶을 살아와서인지 조금의 여유
조차 없는 늘 쫓기는 삶이었다
모처럼 커피 믹스커피를 곱빼기로 준비해 책상 앞에 앉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삶 전체적인 문제? 신앙? 내 개인의 삶? 늙어 누리는 행복?
가르치는 아이들의 변화? 대인 관계?
그렇다
내 삶 속에서 가장 문제 되는 일은 대인 관계?
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가장 어렵다.
젊은 시절엔 좌충우돌하며 그런대로 잘 이겨 나왔지만
나이 드니 피곤하고 열정도 식어가 정말 힘든 게 대인 관계
내 판단으로 상대가 인간적이고 규칙을 잘 지키고 도덕적이고
사귈만한 상대라 생각하면 일방적으로 대쉬를 한다
이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나?
그리고 아무나 사귀지 않는다
“ 친구를 사귀되 나만 못한 자를 사귀지 말며 ”
란 공자님의 말씀을 어린 시절 신문에서 읽고
지금까지 지켜오는 계율이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깊은 사고에 접어드는 삶은
그런대로 혼자 살아가는 의미를 더해준다.
첫댓글 혼자 잘 살아가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랍니다.
네
그러나 매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