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5. 2. 9(음정월 열이틀). 일요일.
요즘 은근히 지치고, 추워서 외출하지 않은 채 아파트 실내에서만 머물고, 오늘 오후에는 내 방에 누워서 낮잠을 잤다.
집나이 일흔여덟살, 만 76살이라서 그럴까?
자꾸만 지친다.
오늘 큰딸이 친정에 와서는 "저와 함께 해외여행 다녀오지요"라고 나한테 강요하다시피 말했건만 나는 아예 들은 척도 안했다.
나날이 다달이 해마다 자꾸만 늙어가고, 지쳐가는 내가 무슨 해외여행이랴 싶다.
차라리 그 근력으로 충남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해수욕장으로 가기 직전에 있는 '구룡리 화망마을' 고향집에 다녀오고 싶다.
더 멀리는 아내의 친정인 전남 광양시에나 들러서 오래 전에 돌아가신 장인 장모님의 묘소에나 찾아가서 절이나 올렸으면 싶다.
2.
밤중에 <한국국보문학카페>에 들어가서 시 하나를 또 읽었다.
김병환 시인의 시
부럼
김병환
귀밝이
술 마시고
부럼을 깨어먹고
윷놀이
쥐불놀이
널뛰기 강강술래
오곡밥
나물 먹으며
풍년을 기원했던
고유명절
정월 대보름
지금은 볼 수 없다
내가 댓글 달았고, 퍼서 '세상사는 이야기방'에 올려서 내 글감으로 삼는다.
내 댓글 :
'부럼'에 대한 보충설명을 시가 끝난 뒤 맨 밑줄에 해야겠지요.
* 부럼 : 음력 정월 대보름에 먹는 밤, 잣, 땅콩, 호두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보름에 견과류를 까서 먹으면 1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는 속신이 있다.
정월 대보름에 딱딱한 과일 열매를 먹는 민속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요. 더러는 부럼에 대한 민속행사 잔치를 하겠지요.
*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놀이마당'에서는 정월대보름 쥐불놀이 행사, 부럼 먹는 행사, 윷놀이 등의 행사가 있을 것 같군요.
재래시장 과일가게 앞에는 부럼 행사에 필요한 식품을 잔뜩 판매할 겁니다.
글맛 좋아서 엄지 척! 합니다.
<한국국보문학카폐>에 오른 위 시를 거듭 감상한다.
* 부럼 : 밤·잣·호두·땅콩 등 껍질이 단단한 과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과일들을 총칭하여 ‘부럼’이라 하고 이것을 먹는 관습을 ‘부럼먹는다’고 한다.
3.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 명절의 하나인 '정월대보름'
2025년 2월 12일(수요일)이 정월대보름 날이다.
내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나는 1949. 1. 하순에 충남 보령군 웅천면 구룡리 화망마을에서 쌍둥이로 태어났다.
내가 기억하는 1950년대, 60년대에는 민속잔치가 대단했다. 정월 대보름까지 먼 지역에 사시는 집안 어른께 찾아가서 세배를 올렸고, 또한 타 지역에 있는 조상들의 묘소에도 찾아가 절을 올렸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동네 아이들은 깡통 안에 숯덩어리, 헌 고무신짝 등을 잘라서 넣고는 들기름, 폐유 등을 붓고, 불 붙여서 공중에 마구 휘둘러서 홱홱거리며 불을 피웠다. 들판으로 나가 논둑에 있는 잡초에 불을 붙여서 둑을 태웠다.
마을 터가 넓은 공터에는 짚더미를 높게 쌓아올린 뒤 불을 붙여서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도 했다.
아쉽게도 2020년대인 지금 내 고향에서는 이런 쥐불놀이가 사라졌다고 본다.
내가 고향을 떠난 지도 오래되었고, 고향에서는 주민들이 거의 없다.
등허리뼈가 휘어진 늙은이, 특히나 할머니들이나 몇몇 살 뿐이다.
쥐불놀이를 할 청장년도 없고, 아이들은 아예 없는 마을, 쓸쓸한 시골이나 되었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고유의 행사인 대보름 잔치도 사라졌고, 쥐불놀이도 사라졌다.
나는 지금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산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뒷편에는 '송파구 서울놀이마당'이 있다..
이따금씩 주말에 민속공연을 하기도 한다.
해마다 정월대보름이면 놀이마당에서 간략하게나마 '달집 태우기'를 했다.
공터에 장작을 쌓아놓고 불을 질러서 쥐불이 흉내라도 냈다.
풍물인 장구 꽹과리 북 등을 쳐서 둥둥 소리를 내고, 호적을 불어서 시끄러운 나팔소리도 냈다.
2025년 2월 12일 정월대보름날 밤중에도 '서울놀이마당' 공터에 '정월대보름 행사'를 하려는지 모르겠다.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가 제대로 보존 전승되었으면 싶다.
대보름날 행사 :
대표적인 것이 마을 제사 지내기, 달맞이 소원 빌기, 더위 팔기, 다리 밟기, 액막이 연 날리기,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줄다리기 등이다.
오곡잡곡밥 :
정월 대보름에는 다섯 가지 곡식으로 오곡밥을 지어먹고 열 가지 나물로 반찬을 만들며 단단한 견과류를 입에 넣고 부럼 깨물기를 한다. 차가운 술을 남녀노소가 함께 마시는 귀밝이술, 솔잎을 깔고 떡을 쪄먹는 솔떡도 대보름 음식이다.
충청도와 경기도에서는 찹쌀, 팥, 콩, 차조, 수수를 넣었고 다른 곳에서는 멥쌀이나 보리쌀로 대체하기도 했다. 민간에서는 곡식만 넣었지만 재력이 있는 집에서는 밤, 대추, 곶감, 꿀을 넣기도 했다.
부럼종류 : 호두 잣 밤 땅콩 은행알 땅콩 등
쥐불놀이
* 시골에서 들판에 나가 쥐불놀이를 하다가 자칫하여 실수하면 논두렁 밭두렁에 불이 옮겨 붙어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진과 자료는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용서해 주실 것이다.
사진에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사진이 크게 보인다.
나중에 보탠다.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