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나이 일흔여섯살, 실제의 만나이 74살이 되었다.
이제껏 노숙자가 된 적이 없었기에 서울역 광장에서 텐트을 치고 그 안에서 쉬고, 잠 잔 적은 한번도 없다.
또한 무료급식소 앞에서 2시간 정도 줄을 서서 밥 한 끼를 얻어먹은 적도 없다.
내가 직접 해 보지 못한 또다른 세상이다.
오늘은 2023. 1. 24. 화요일.
정월 초사흘.
엄청나게 춥다.
한겨례s 신문에 뉴스가 떴다.
<‘한파 재난’ 닥친 서울역 텐트·쪽방촌…오늘밤이 두렵다>
'...역사 내 노숙 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은 벽 앞에 쪼그려 앉은 채 얼어붙은 손을 연신 쥐었다 펴기도 했다.
일부는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텐트 안에서 추위를 버티기도 했다.'
위 '역사 내 노숙 금지'라는 문구는 '서울역 안에서는 노숙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서울역 건물 외벽 아래에서 개인용 텐트를 쳐서 그 안에서 잠을 잔다?
24일 서울역 광장에 노숙인들이 머무르고 있는 텐트
<머니투데이> 뉴스이다.
' ....다시서기센터도 센터에 들어오길 꺼리는 노숙인들에게 침낭과 옷을 제공하고 있다.'
<조선일보> 뉴스이다.
' ... 설이었던 지난 22일 서울역 13번 출구 근처 무료 급식소 ‘따스한채움터’에서 도시락 한 개를 받아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한 달에 60만원 정도를 정부에서 지원받지만,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을 제외하면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이 월 6만원 수준이라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 .... 영등포 쪽방촌 인근의 무료 급식소 ‘토마스의 집’은 설 연휴 중 3일간 자원봉사자 76명이 힘을 보탰다고 한다.
종로구 탑골공원에 있는 원각사 무료 급식소도 연휴 내내 아침과 점심에 무료 급식을 했는데,
나흘간 자원봉사자 52명이 찾아와 일을 거들었다.'
정말로 답답한 현실이다.
집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자야 하고, 끼니 밥은 무료급식소에서 얻어먹어야 하고....
날씨가 곤두박질쳐서 무척이나 추운데....
1.
오늘은 정월 초사흘.
직장인들은 오늘까지 연휴이다.
나는 날마다가 휴일이며, 쉬는 날이며, 노는 날이다.
오늘 인터넷 뉴스이다.
설 연휴 나흘 내내(1월 21 ~ 24일) 무료급식소는 문을 열었습니다.
16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배고픔엔 쉬는 날이 없다"며 떡국, 비빔밥, 강된장을 정성스레 준비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원각사 무료급식소 사무국장 :
"어르신들께서 이렇게 추운 날에도 260~270명 오세요. 그래서 저희가 쉴 수 없는 것이고. 배고픔이 쉬는 날이 없어서 열심히 드리고 있습니다."
연휴기간인데도 일찍부터 나가서 무료급식소에서 줄서서 기다린 뒤에 무료로 밥 얻어먹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고 한다.
설날에도 밥 한끼 얻어먹으려고 줄 서는 사람이 무척이나 안됐고, 답답한 현실이다.
인터넷으로 무료급식소를 검색한다.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을 터.
<서울 무료급식소, 천주교 무료급식소, 전국 천사 무료급식소, 서울역 무료급식소, 영등포 무료급식소, 원각사 무료 급식소,
용산 무료 급식소, 명동 성당 무료급식소, 부산 무료급식소, 대구 무료급식소, 천사 무료급식소, 인천무료급식소, 무료급식신부, 만나 무료급식소 .......>
평일의 뉴스이다.
....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무료급식소 밥퍼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된장국을 담은 냄비에서 김이 올라왔다.
반찬은 김치를 포함해 3찬이다. 매일 급식을 먹기 위해 500~6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 서울 영등포역 인근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에서 점심 배식을 마친 박경옥 총무도 “예전에는 명절에 떡국 떡 걱정을 안했는데 지금은 하고 있다.
연말에 들어온 떡으로 성탄절, 새해, 명절을 지내곤 했는데, 이제는 전처럼 풍성하게 못 끓여준다”고 했다. 후원이 전년보다 약 30% 줄어든 탓이다.
... 김미경 밥퍼 나눔운동본부 부본부장은 “전기료는 재작년 12월 50만원 정도에서 작년 12월 거의 100만원에 육박했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급식소 운영에 큰 도움이 되던 후원 기부도 줄었다.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1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자비나눔 무료급식’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재단이 설날을 맞이해 소외계층 300명을 대상으로 떡국 무료급식과 양말 배분 등 자비를 나누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재단은 양말 2000켤래, 떡, 음료 등을 담아 선물했다.
2023. 1. 19뉴스 :
NH농협 성남시지부가 노숙인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안나의 집(중원구 하대원동 소재, 김하종 신부)을 후원하고 싶다며
19일 성남시에 농협마트 2000만원 이용권을 맡겼다.
급식소 운영비(연 6억원)는 성남시가 지원하는 연 1억3000만원 외에 나머지를 안나의 집에서 자부담으로 충당하고 있다.
하루 평균 450명의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이 찾아와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 안나의 집 : 매일 750여 명분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자재를 구하고, 음식을 만들고, 배식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통과하며 비록 한 끼 식사는 식판 급식에서 도시락으로 바뀌고,
배식 장소도 바뀌는 등 여러 혼란이 있었지만, 하루도 도시락 나눔을 멈춘 날이 없고 코로나19 감염자도 나오지 않았다.
김하종 신부는 ‘기적’이라고 말한다. 매일 따뜻한 밥을 나누며 ‘사랑이 밥 먹여주는’ 기적을 체험하고 있다.
내 나이는 4개. 법적인 만나이 73살, 생일을 기준을 한 실제 만나이 74살, 세는 나이 75살, 한국식나이 76살이 막 시작된 나.
늙어서 허리가 잔뜩 휘어진 나는 밥 한끼를 얻어먹기 위해서 위와 같은 무료급식소에 나가서 줄을 선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러고 싶지 않다.
혹시 그게 어떤 밥일까 하는 생각으로 실험삼아서 줄을 서서 기다릴 수는 있어도 배고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혀 아닐 게다.
내가 '아직은 덜 배고팠다'는 식일 게다.
늙은이들이 먹는 한 끼니의 밥값은 도대체 얼마쯤일까?
이 추운 날 집에서 나온 뒤에 위처럼 줄을 서서 한참이나 기다리려면 얼마나 추울까?
* 위 사진은 내 임의로 퍼왔다.
용서해 주실 게다. 독자의 이해도를 돕는 사진이기에.
2023. 1. 24. 화요일.
첫댓글 봉사자님들 추운한파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배도 고프겠지만 마음의 외로움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사회의 어둔 이면을 보듬어서 살펴주는 고마운 분들. 자원봉사님들.
또한 선의로 기부해 주시는 분들한테 고개를 숙여 꾸벅 꾸벅합니다.
이들이 있기에 사회의 어둔 이면에서 사는 어려운 이웃들이 그나마 힘을 다시 얻어서 일어서겠지요.
정말로 배고프면 어쩔 수 없이 도둑질하고, 훔쳐서 먹을 테니까요.
정부가 보다 정책적으로 배려하고, 본인 스스로가 재생하겠다는 의지가 필요로 하겠지요.
제아무리 동장군이라도...
이제는 입춘이 바짝 다가옵니다
입춘이 오면 동장군은 서서히 물러 가겠지요
아마도...
내년에나 볼라나...
잘가거라 동장군아...
댓글 고맙습니다.
입춘은 2023. 2. 4.이군요.
2월 4일.... 봄이 온다는 뜻이겠지요.
하지만 아직은 추울 겁니다.
입춘 등 24절기는 우리나라 기후보다는 중국 화북지방/북경을 중심으로 한 것이기에 입춘이라고 해도 아직은 춥지요.
예전 시골에서 살던 제 경험으로는 4월 초순에서 눈 내리고....
서해안 산골 아래에 있는 제 텃밭 세 자리에 가득 찬 나무들... 이런 맹추위인데도 꽃눈, 싹눈이 들어 있을 겁니다.
위 댓글의 '입춘'이란 낱말에 저도 몸을 더욱 꼼지락거려서 움직여야겠습니다.
열흘을 살짝 지나면 입춘이기에...
기기개 불끈 켜서 두 팔을 번쩍 쳐들어야겠습니다.
참나
똑같은 독힙군엔데 망시다시키고. 근본적인 사고방식이 문제지요
공짜로 놀거먹는
댓글 고맙습니다.
위 사진 보고는 저도 답답하대요.
스스로 돈 벌면 안 됄까 하고요.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 산책로 벤치에도 저런 노숙자가 두어 명 보이지요.
한겨울철에는 어디서 지내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보살펴야겠지요.
배고프면 무슨 짓을 못할까요?
지존님이야 속으로는 엄청난 부자이더군요.
올해에도 돈 많이 벌어서 세금을 직접 간접으로 듬뿍 내셔유.
더 많이 벌어야만 세금 잔뜩 낼 수 있기에...
어제 칼바람 속 벤치에 밤새 자다 나간 솜이불과 박스들 그 추위에 어찌 잠들었을까 의아 하더군요
노숙 오래 하면 수명이 짧다 던데
생활 환경이 저러니 그런가봐요
댓글 고맙습니다
노숙자들....
제3자인 제가 다 답답합니다.
왜 저렇게 살아야 하는지. 그것도 남한테 신세를 끼치면서...
저는 방금 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한바퀴 2565m 걷다가 살짝 뛰는 체를 하는데 손이 시려워서 미칠 것 같대요.
장갑을 끼었는데도 .....
집에 와서 장갑을 벗으니 손가락이 벌겋게 피부색깔이 변했대요.
수십년 전, 아니 수백 년 전에는 얼마나 고생들 했을까요?
우리나라 역사 가운데 병자호란이 있습니다.
청나라 아골타 장수가 1636년 12월에 한양에 쳐들어왔고, 인조는 서울 남한산성으로 급히 도망치고....
남한산성에 뭐가 있겠어요?
그 추운 1월에... 항복해서 서울 송파구 삼전나투터에 나와서 맨발로 서서 세번 절하고 아홉번 굽신거리면서 머리를 조아렸지요.
그 당시 백성들은 얼마나 추웠을까요?
오늘 저는 석촌호수 가에 있는 삼전도비/빗돌 곁을 지나면서 벌벌 떨어졌지요.
속옷 껴입고, 외투입고, 머리를 감싸고..... 그래도 추워서...
운선 작가님은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셔유.
제아무리 추워도 봄기운이 서서히 돋아오를 테니까요.
얼마나 추울까.
참으로 안타까운 노숙자들.
빨리 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사회 약자를 보듬어야겠지요.
저분들의 자식들이 모두 잘 되어서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겁니다.
물론 저들을 돌봐야 사회 생활범죄가 줄어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