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로 딸 하나를 낳은 엄마는 게임에 미친 아빠와 헤어지고 살 길을 찾아 미국으로 가버린 후 어린 아이는 보육원에 버려졌어요.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 채 버려졌다는 상처만 갖고 커갔어요. 어쩌다 이를 불쌍하게 여긴 할머니가 아이를 데려다 키웠지만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나자, 아이는 다시 보육원으로 보내졌어요. 말이 없고 극도로 사람을 피하게 된 아이는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걸핏하면 두들겨 맞곤 했어요.
그러다 다시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아버지는 게임을 하느라 아이를 방치하는 바람에 초등학교 4학년 때 1년은 집에 버려진 채 학교도 안 가고 은둔하는 아이처럼 지내야했어요. 아빠는 그마저도 못 키우겠다 싶었던지 아이를 다시 보육원에 맡겼어요. 그렇게 해서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외할아버지가 데려와 함께 살게 되었어요.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모든 일에 흥미를 잃은 터라 지각과 결석이 일상화 되었고, 어쩌다 학교에 와도 수업 시간 내내 잠만 자요. 게다가 택시 운전을 하는 할아버지가 밥을 따로 챙겨줄 여력이 안되니 아침은 빵으로 떼우고 점심과 저녁은 학교 급식으로 연명하는 식이에요.
어느 날 아이의 담임이 저를 찾아왔어요. 아이는 제가 지도하는 문예반 일원이거든요. 담임이 말하기를, 아이가 학교 숙제는 아예 안하고 수업 시간에 졸아서 언젠가 물어보니 문예반 숙제하느라 날을 샜다고 하더래요.
나도 깜짝 놀랐죠. 문예반 숙제란 소설도 쓰고 시도 쓰고 수필도 쓰는데, 아이가 딱히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하도 열심히 참여했기에 학교 부적응은 생각도 못했거든요. 제가 얘기를 해보겠다고 했더니 담임이 제 손을 꼭 쥐면서 아이가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를 다해 주더군요. 어떻게 해도 안되니 마지막이다 싶어 저를 찾아온 것 같았어요.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 고민이 되더군요. 제 과거를 알고 있는 식으로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거든요. 이런저런 책을 빌려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정도 친해졌다 싶어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버려진 기억 밖에 없는 자신의 상처를 털어놓으며 울기 시작했어요. 칼로 그은 자리가 빼곡한 손목을 보여주면서요.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부양할 능력이 없는 어린 부모들에게서 태어나 버려지다시피 목숨을 이어가는 아이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싶었어요. 아이가 원하는 것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꼭 들어주고 싶었어요. 강아지를 키우고 싶대요. 강아지가 아니어도 좋으니 뭐든 '품에 안을 수 있는' 거면 좋겠대요. 강아지 사료는 자기가 아침 빵과 우유를 열흘 굶으면 사줄 수 있다고요.
그때부터 나에게 '강아지 구하기 미션'이 시작되었어요. 그리하여 마침내 오늘 강아지가 아이의 품에 안기게 되었지요. 아이는 연신 행복한 얼굴로 웃었어요. 강아지 이름은 '달'이에요.
태어난 지 한 달된 강아지에요. 참 순하고 예뻐요. 외로운 아이에게 갔으니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살 수 있겠지요? 아이가 이제 '품에 꼭 껴안을 수 있는' 누군가가 생긴 것 같아 참 다행이에요.
* 강아지를 협찬해주신 '백마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으로 살필게요^^
아이와 강아지의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요. 아이도 물론 그렇지만 새로운 주인을 만나 강아지도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둘 다에게 2배의 행복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깨끗하게 목욕 시켜서 사료까지 챙겨오신 백마님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진짜로 백마왕처럼 느껴졌다니까요ㅋ
아이가 글씨 하나도 또박또박하게 사연을 썼더군요.. 이미 아시겠지요? 그런 삶의 글을 읽는다는건 가슴에서 올라와 얼굴이 밝그레져서 눈이 흐릿해 진다는것.. 직녀님의 보살핌이 저에게로 전해져 그 아이에게로 갔네요.. 부디 그 아이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으로 힘을 얻어서 생기 충만한 청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직녀님 수고하셨어요^^
상처 입은 아이의 이야기와 그 시린 가슴을 감싸는 직녀님과 백마님의 따뜻한 마움과 정성, 가슴이 찡합니다. 두 분의 사랑이 어두운 아이의 삶에 밝은 창을 만들었군요. 달이와 함깨 커져 가는 밝고 아름다운 창을요. 덕분에 제 흐렸던 창도 좀 더 밝아졌네요. 소중한 두 분께 감사드리며 새해 더욱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첫댓글 그 아이는 직녀와 같은 선생님을 만나 앞으로는 긍정적인 힘을 얻어 살아가리라 생각되어요.
백마 님이 분양해 주신 달이도 큰 몫을 하리라는 확신~!!!
직녀의 제자에게도 파이링~!!!
제게 아이의 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앞으로도 아이가 잘 지낼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지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그아이의 행복 못지않게 달이도 끝까지 행복해야만해요. 둘이 함께 하니 시너지효과를 내서 둘다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겠지요~
좋은인연 만들어준 직녀샘과 백마 최고!
아이와 강아지의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요. 아이도 물론 그렇지만 새로운 주인을 만나 강아지도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둘 다에게 2배의 행복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깨끗하게 목욕 시켜서 사료까지 챙겨오신 백마님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진짜로 백마왕처럼 느껴졌다니까요ㅋ
백마님 ()()()()()
그쵸?ㅋ 저도 감동이에요. 그런 마음들로 인해 우리의 인연이 이토록 오래 이어지고 있는 거겠죠.
백마와 직녀가 한인간의 생명을 구한듯싶네요. 아..인생은 슬프고도 희망이 있는것일까요.
우리 학생들에게도 대충 살면 안되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어떤 식으로든 이렇게 아픈 아이들이 생기면 안될 테니 말이에요. 염려해주시는 마음을 담아 앞으로 꾸준하게 지켜볼게요. 고맙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정말 있네요 ~~달이와 소년이 함께 희망찬 삶을 가꾸어 가기를 빌께요 ^^
직녀님의 근무지는 여자고등학교.ㅋㅋ 고로 소녀.
저 한 사람의 힘으로야 역부족이겠지만 그래도 누군가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만이라도 주고 싶어요^^
오! 소녀가 ~~
아 아름다운 이야기아름다운 인연이제부터 입니다
확인.ㅋ
아이가 '품에 안을 수 있는' 그 뭔가를 찾고 있다고 말하는 순간 넘 가슴이 아렸어요. 아이는 지금 누군가에게 '안기고 싶'은 거라고...
@조성자 아이의 엄마만을 나무랄 수 없는 이유가 우리나라의 미혼모 지원 시스템의 미비에도 있겠죠. 사회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키우고 싶어도 키울 수 없게 만드는 현실적인 구조 말이에요^^
@직녀 요즘 미혼모를 비혼모라고 지칭하며 좋은시스템 예전에 비해 많이좋아지고 있습니다.
@혜경46 아, 다행이에요. 제가 미처 모르는 부분이 있었네요. 사실 미혼모, 비혼모 모두 불합리한 사회에서 낙오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잖아요. 관심 있게 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가 글씨 하나도 또박또박하게 사연을 썼더군요.. 이미 아시겠지요? 그런 삶의 글을 읽는다는건 가슴에서 올라와 얼굴이 밝그레져서 눈이 흐릿해 진다는것.. 직녀님의 보살핌이 저에게로 전해져 그 아이에게로 갔네요.. 부디 그 아이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으로 힘을 얻어서 생기 충만한 청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직녀님 수고하셨어요^^
개가 이뻐요, 백마님.ㅋ
@조성자 '달'이라고 이름을 짓고 핸드폰 바탕 화면에 사진을 깔아놓고 만날 보는 모양이에요. 참 흐믓한 모습이죠?
사실은 그 아이의 담임이 참 고마워요. 아이의 상태를 걱정하고 어떻게든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요. 저에게까지 찾아와서 부탁해서 제가 알게 된 거거든요.^^
훌륭합니다.
직녀님! 참교사네요. 마음이 꽉찬 느낌이네요.
아이가 살아나갈 힘이 생겼으리라....^^
강아지도 제 인연을 따라 가듯 저 또한 아이에게 마음이 가는 대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이에게 응원의 힘 전할게요. 고맙습니다.^^
그러게요 아루에 예쁘다는 말 수천 수백번 해야 하는데 정부라도 보듬어 안아야지요
'품에 안고 싶은 그 무엇...' 사실 이 말에 울컥 했던 것 같아요. 강아지가 예쁜 데다 참 순하고 해서 아이와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부디 그 인연 긴인연이 되길..달이.. 이름도 좋네..
이름 참 이쁘죠? 저도 듣는 순간, 제 자리를 찾았구나, 싶었어요. 인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지켜보셨으니 감회가 남다르시죠? 알게 모르게 큰 응원의 힘으로 이루어진 인연입니다. 감사!!
직녀도 백마님도 정말 한 아이의 삶에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 준 거네요. 먹먹한 이야기 고마워^^
상처 입은 아이의 이야기와 그 시린 가슴을 감싸는 직녀님과 백마님의 따뜻한 마움과 정성, 가슴이 찡합니다.
두 분의 사랑이 어두운 아이의 삶에 밝은 창을 만들었군요. 달이와 함깨 커져 가는 밝고 아름다운 창을요.
덕분에 제 흐렸던 창도 좀 더 밝아졌네요. 소중한 두 분께 감사드리며 새해 더욱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소설보다...인간극장보다... 더 따뜻한 얘기입니다.
'달'이를 터닝포인트로 이제 피어나기를 저도 함께 영원해봅니다. 그럼 그 애와 달이를 묶어준 백마님과 직녀님은 사돈~^^?
세상에~~아직도 교사의 할일이 공교육 현장에 남아있군요! 희망을 가져야겠어요!
진정 참스승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