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6.7.11.토요일 유럽의 수호자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480-547) 대축일
잠언2,1-9 콜로3,12-17 루카22,24-27
정주의 여정
“지혜, 사랑, 섬김”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 그 둘레에,
그분의 천사가 진을 치고 구출해 주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시편34,8-9)
오늘 2026년 7월 11일은 <유럽의 수호자 사부 성 베네딕토 아빠스 대축일>입니다.
사부의 생몰연대를 보니 만68세 사셨으니 저는 사부보다 10년을 더 살고 있는 셈입니다.
또 오늘은 <성 요셉의 배밭 친구들; 남양주 성 요셉 수도원 후원회 창립 미사>날로 수도원 설립 39년 역사상
획기적 전환점이 된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제가 1988년 7월 11일 여기 수도원에 부임했으니 부임 제38주년이 되는 날이고,
다음해 1989년 7월11일 사제서품을 받았으니 서품 제3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38년전 바로 전 날 밤 7월10일 왜관 수도원 성전에서 밤새워(21:00-04시) <3천배> 절하며
여기에서의 새 출발에 앞서 불퇴전의 전의를 새로이 했던 추억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100번 절할 때 마다 바둑 흑돌 1개씩 모아 30개 될 때 끝났습니다.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난 안 떠난다!”
좌우명같이 입에 달고 살았던 말마디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그 누구보다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은
제 영원한 스승이자 도반입니다.
가장 많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늘 거기 그 자리의 불암산을 바라보면서 종신불퇴의 정신을 새로이 하면서 제대가 없는,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로 날마다 영적전투에 임했습니다.
“밖으로는 정주의 山,
성 베네딕도
안으로는 맑게 흐르는 江,
성 프란치스코”
<산과 강>의 정주의 영성으로 정주의 여정을 살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고백입니다. 산의 성 베네딕도와 강의 성 프란치스코!
참 좋은 보완 관계를 이루는 성인들이며,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프란치스코 수사>,
제 신원에도 잘 어울리는 <산과 강>의 영성입니다.
오늘 말씀을 바탕으로 정주의 믿음, 정주의 영성은 다음 셋으로 요약해 봤습니다.
첫째, 지혜를 찾으십시오.
간절히, 항구히! 이 또한 평생수행이자 평생과제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닮는 길이자 사부 성 베네딕도를 닮는 첩경의 지름길입니다.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도 지혜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지혜의 원천이신 주님을 닮아갈 때 겸손과 더불어 지혜의 선물입니다.
역설적으로 무지에 눈먼 똑똑한 바보들이 널린 세상, 지혜의 사람들은 너무나 귀한 살아 있는 보석들입니다.
지식의 선생들보다는 지혜의 스승이, 어른이 참 필요한 시대입니다.
오늘 제1독서 잠언도 지혜를 찾을 것을 강조합니다.
“내 아들아, 지혜에 네 귀를 기울이고 슬기에 네 마음을 모은다면, 네가 예지를 부르고 슬기를 향해
네 목소리를 높인다면, 네가 은을 구하듯 그것을 구하고 보물을 찾듯 그것을 찾는다면
그때에 너는 주님을 경외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아는 지식을 찾아 얻으리라.
주님께서는 지혜를 주시고 그분 입에서는 지식과 슬기가 나온다.”
도대체 이런 주님을 떠나니 세상 우상들의 유혹에 빠져 무지와 허무의 어둠에서 방황이요 표류입니다.
오늘날 속화俗化와 타락의 주범인 우상들이나 악마는 얼마나 다양하고 변장술이 능한지 깨달아야합니다.
성화의 여정을 살아야지 속화의 여정을 살아서야 되겠습니까?
중용의 성 베네딕도 역시 주님을 닮아 보고 배울 지혜의 참 스승이셨습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이 소개하는 성인의 면모입니다.
“그분은 수도승들을 위한 규칙서를 탁월한 분별력과 명쾌한 문체로 저술하셨다.
실상 성인께서는 당신이 사신 것과는 다른 어떤 것도 도무지 가르칠 수 없는 분이셨다.”<베전 제36장>
둘째, 사랑을 배우십시오.
간절히, 항구히! 이 또한 평생수행이자 평생공부입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사랑 역시 평생 배워야 하는 평생 공부입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임을 실감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사랑에 대해 명쾌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콜로새서 말씀은 사랑으로 요약됩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이어지는 그리스도의 평화, 그리스도의 말씀, 가르침과 타이름, 찬미와 감사의 권고 모두가 사랑의 표현입니다.
모두가 하느님께 대한 사랑 안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사실 사랑과 지혜는 별개가 아닌 한 실재의 양면입니다.
사랑이 지혜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분별의 잣대가 됩니다.
셋째, 섬김을 살으십시오.
간절히, 항구히! 이 또한 평생수행이자 평생공부입니다.
복음을 한 글자로 요약하면 섬김입니다.
섬김의 사랑, 섬김의 환대, 섬김의 겸손...끝이 없습니다.
섬김도 평생 배워야하니 우리 삶은 <섬김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종과 섬김의 영성>뿐입니다.
지배하고 군림하는 권세를 부리는, 피라미드 정상에 위치한 그런 교만한 무지의 삶이 아니라
참으로 겸손하고 지혜로운 섬김의 삶입니다.
바로 섬김의 대가, 섬김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예수님입니다.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섬김의 낮고 작은 자리 거기가 바로 섬김의 모범이자 대가이신 주님이 계신 중심 자리입니다.
성 베네딕도가 꿈꾼 수도공동체도 섬김의 학원 공동체였습니다.
그의 규칙에서 강조하는 바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섬기는 학원을 설립해야 하겠다.
우리는 이것을 설립하는 데 거칠고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제정하기를 결코 원치 않는 바이다.”
자신을 비우고 비워 하느님을, 이웃을, 자연을, 주변 모두를 섬기고 존중하는 경敬의 거룩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 바로 <섬김의 삶>입니다.
그러니 성 베네딕도 수도원이야 말로 평생 섬김을 배우는 배움터가 됩니다.
주님의 배움터, 쉼터, 샘터, 일터가 되는 주님의 집, 평화의 집, 환대의 집, 기도의 집, 자비의 집,
지혜의 집인 <성 베네딕도회 남양주 요셉 수도원>입니다.
삶의 중심인 주님께 뿌리내리고 정주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정주의 영성은 제자리의 중심을 잃고 두려움과 불안 중에 방황하고 표류하는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영성입니다.
주님의 간곡한 당부입니다.
우리 모두의 평생 여정이자 평생 공부요 평생 과제입니다.
1.지혜를 찾으십시오.
2.사랑을 배우십시오.
3.섬김을 살으십시오.
간절하고 항구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행자로 구도자로 사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좋은 도움이 됩니다.
“주님을 경외하여라,
그분을 경외하는 이에게는 아쉬움이 없으리라.
부자들도 궁색해져 굶주리게 되지만,
주님을 찾는 이에게는 좋은 것뿐이리라.”(시편34,10-11).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요셉수도원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
첫댓글 아 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