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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횡단(308km)를 다녀와서~~~```
매년 가을이 다가오면 나의 가슴은 방망이질 하기 시작합니다.
2012년도 어김없이 가슴앓이의 계절과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많은 고민을 해결하기위한 나름의 미션을 수행합니다.
“한반도횡단 308km 울트라마라톤대회”~~~```
“동해에서 서해까지”~~~```
“왼발을 서해에 담그고 오른발을 동해에 담그다.”~~~```
“West to East Sea”~~~```
“2012 Trans Korea 308K”~~~```
“Non Sleep 64 Hours Run”~~~```etc...
등으로 만들어지는 308km의 대장정이다.
하기휴가를 모두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아내에게 미안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특히 고3인 2녀에게는 너무 미안하고, 모두 미안한 것 투성이 이지만 나의 마음은 대회 일정기간 전부터 완주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하다.
대회당일은 너무 바빠서 현장에서 열리는 오리엔테이션도 참석 못하고, 저녁식사도 못하고 대회장인 강화도 창후리 해변가의 유스호스텔에 도착하니 밤11시~~~```
함께 마라톤을 즐기는 아랫동서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착했다.
조용하다,.정적이 흐른다.
특히 숙소로 정해진 4층으로 올라가니 복도의 불도 모두 소등하고. 각실의 등도 이미 꺼진상태로 숙면을 취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동료 참가선수들의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기도 한다.
참고로~~~```
“한반도 횡단 308km” 이상의 장거리대회에 참가 하다보면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나도 처음에는 잠을 자지 못하여 달리는 내내 “수마”와의 처절한 사투를 벌인 기억이 새롭다. 2번의 본 대회 경험이 있는 나도 숙면을 취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나는 배정된 숙소인 407호로 향한다.
고양이 발걸음으로 조용히 안으로 들어서는데 센서등에 의하여 현관의 불이 켜진다.
너무도 미안하다. 2개로 구성된 방에서는 나 말고도 9명이 자는 것 같다.
현관 옆, 화장실 앞에 물건을 풀어놓고 대회를 위한 준비를 한다.
우선... “샤워”를 하고 온 몸을 뽀송뽀송하게 말린다.
다음으로는... 10개의 발가락에 약국에서 구입한 “종이테이프”를 정성껏 붙이기 시작한다.
종이테이프를 붙이는 이유는 물론 “물집방지”다 설령 물집이 생긴다 하더라도 달리는 동안은 물집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함 이기도 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종이테이프를 붙일 때 절대로 잡아당겨서 붙이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다음으로는...매 100km마다 갈아입을 옷을 포함한 준비물들을 “비닐봉다리”에 차곡차곡 넣어 분리 보관한다. 이는 생각보다 매우 중요하다. 항상 촉박한 시간에 시달리다 보면 엉성한 준비에서는 반드시 실수가 나오게 마련이므로 이를 방지하는데는 최선이 아닌가 싶다.
다음으로는...내일 “입고 달릴옷”과 배낭에 “배번호를 부착”하고, “물품보관 준비”를 한다.
다음으로는...“숙면”을 취하는 일이다.
시간은 흘러~~~```
출발은 6시 이지만, 4시에 눈이 떠진다.
이것저것 준비를 하면서 식사하고, 늦게 도착 하므로 인사하지 못한 전국의 울트라 지인들과의 기쁨의 해후를 즐긴다, 시간이 어찌 가는줄 모르겠다. 선수들은 출발장소로 모이라는 방송을 듣고는 하나, 둘 자리를 떠 이동하는데 분위기가 돌연 비장해진다. 얼굴에는 긴장감 마저도 도는 듯 하다.
나역시도 5분여 걸어 출발지로 가는동안 많은 생각을 한다.
금년 대회의 목표는 2가지다.
하나는...제한시간 64시간 가운데서 “50시간안에 골인”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참가선수 가운데서 “10등안에 골인”하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느라 모두 정신없다.
1.출발지(강화도 창후리)로부터 100km지점(하남시청)까지
드듸어~~~```
“대장정”,,,“장도”...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고통이 수반된 “울트라여행”이 시작된다.
“열..아홉...여덟...일곱....여섯.....다섯......넷.......셋........두울.................하나........출발”~~``
112명의 대한민국 울트라 철각들의 힘찬 발짓으로 강화도 창후리 해안의 새벽이 놀라 벌떡일어선다. 대지에 울리는 철각의 발자국 소리는 어느사이 가슴으로 올라와 환희의 눈물을 머금게 한다. 옆의, 앞의, 바로 뒤의....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위한 파이팅을 한다..
가슴이 먹먹하다. 기분이 묘하다..
이러한 대회에 참석 할 수 있는 건강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시간을 허락해준 아내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전국의 울트라 강호 여러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나간다..도로를 박차고 나간다..
“창후리”를 출발하여 “강릉의 경포대”를 향하여 나간다.
나의 두다리에는 힘이 넘친다.
선두권 중에서도 4인으로 이루어진 “최선두권”에 서서 달린다.
10km정도를 지나면서 울산의 이만식아우가 치고나간다.
나도 따라가 보지만 순간 아니다 싶다, 만식아우는 내가 따라갈 수 있는 정도의 선수가 아님을 알기에 바로 포기하고 만식아우의 뒷모습을 보면 달린다.
누군가는 나의 뒷모습을 보면서 따르리라는 생각에 폼도 고쳐보고자 노력해본다.
강화대교를 건너기 직전에는 “강화마라톤”클럽에서 각종 먹을거리로 봉사한다.
너무도 고맙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의 “울트라여행”은 행복으로 가득 하리가 생각해본다.
강화대교를 건넌다..
이제부터는 내가 사는 지역인 “김포시”~~~```
“김포컨트리클럽”을 지나고..“김포외고”를 지나고,.“팬텍”을 지나고...“마송마을”을 지나고...“통진고교”를 지나고...“하성입구”, “양곡입구” .“김포신도시”를 지날 즈음에 처음으로 다리에 묵직함이 느껴진다.
더군다나 저만치서 앞서가던 만식아우가 절뚝거리며 나타난다.
아주 멀리 갔으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바로 코 앞에서 그것도 부상을 앉고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부상으로 심각한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층 조심하고자 노력한다,.
아직은 다리가 조금 무겁게 느껴지지만 몸 상태는 최상이다.
첫 번째 체크포인트인 약50km 지점인 “국토종주 자전거길 아라뱃길”에는 “12등”으로 골인한다. 먼저온 주자들이 쉬고 있지만 나는 간단하게 물한모금 마시고는~~~~````
“형님들...” “먼저 갑니다..”하고는 바로 달리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천호대교”까지는 “한강 자전거길”이다..
수 없이 달려본 길이다. 눈에 선하다..길가의 풀 한포기로 모두 기억하는 길이다.
“행주대교”...“방화대교”,,“마곡철교”..“가양대교”...“성산대교”,,“무지개다리”...“양화대교”,..“당산철교”...그리고 “서강대교”를 지나면서 매점에서 “콜라”와 “빵”을 사서 점심으로 먹는다. 특히, 이길은 내가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제도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함으로서 수주에서 낙오한 시점에 수없이 찾아와 나의 마음을 한강물에 던지기를 반복하던 바로 그 길 이었기에 3번째 참가하는 주로 이지만 마음만은 항상 이곳에 머물고 있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 바로 그 길 인 것이다.
주로의 많은 사람들이~~~```
“화이팅,,” 해주고,
‘무슨대회..?“냐고 물어주고,
“왜..?” 하냐고 하기고 하고,
“꼭 완주 하라고..”격려해주기도 하고,
등등 많은 주로의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으며 달리는 기분은 아마 아무리 설명을 하여도 일반인들께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강다리를 헤아리며 달리는 여행은 계속된다.
“마포대교”,,,“원효대교”,,,“한강철교 2개교”...“한강인도교(대교)”...“노량대교”...“동작대교”,,,반포대교(잠수교)...한남대교...동호대교,..성수대교...청담대교,,,잠실철교,,,잠실대교,,올림픽대교,, 그리고 천호대교다,,,,
천호대교에서 천호사거리 방향으로 한강변을 벗어나 차도롤 접어든다.
배가 고프다..하기야 새벽 4시 30분에 아침먹고 여기까지 빵 하나와 콜라 한병으로 때우고 왔으니 배가 고픈 것이 당연하다.
도로에 올라서자마자 적당한 식당을 찾아본다.
식당 찾는것도 울트라마라톤너에게는 나름의 원칙이 있답니다.
우선, 손님이 많지않은 한적한 식당을 선정한다.
다음은, 사람에 따라 다른지만 식탁보다은 온돌방으로된 식당을 선정한다.
다음은, 주인이 마음씨 좋아 보이는 집으로 선정한다.
마음에 드는 만만한 식당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남시청전에서는 반드시 먹어야 하기에 더 열심히 식당을 찾아 오감을 동원해본다,. 하남 IC가 인근인데 걱정이다.
얼마를 더 달리다보니 설렁탕집이 보인다. 선택의 여기가 없는 듯 해 보인다,.
들어가 설렁탕을 주문하고는 몸 상태을 이리저리 점검해본다.
발가락,,발바닥,,종아리,,무릎,,허벅지,,사타구니,,허리,,,어깨,,목 등의 순으로 이곳저곳 만저보고 찔러보고등 나름의 방법으로 확인결과 .........이상 없다고 판단된다.
설렁한 한그릇을 한숨에 들이키고나니 바로 뒷 주자가 들어온다.
“형님,,,먼저 갑니다...천천히 오세요,,”라고 하고는 바로 주로로 나선다.
100km지점인 하남시청이 얼마 안남았다 싶으니 괜시리 달리기가 싫어진다.
얼마를 걷는다. 12시간에 맞추어 하남시청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걷다 달리다를 반복한다.
저멀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하남시청이다.
달리기 시작한다, 몸이 가볍다..
하남시청 인근의 100km지점에 도착하니...
내가 12등이다... 만족스럽다..112명 가운데 12등이니...괜찮다...
탈의실로 직행한다.
옷을 모두 갈아입고,,,물을 2병 준비하고는 바로 출발한다.
왜 벌써 출발하냐고,,걱정스러운 듯 해주시는 말씀에 감사를 표하고는 출발한다.
어차피 내 발로,,내 두 다라로 가야만 하는 길, 누군가가 대신 가주는 것도 아니므로 시간 날 때, 체력될 때 가두자는 것이 나름의 원칙이므로 그냥 출발 하는 것이다.
나라고 쉬고싶지 않고, 편하게 한잠자고 싶지 않을까(..?)만은 그래도 다 이기고 주로로 들어서는 것이다.
2.100km(하남시청)로부터 204km(둔내휴게소)까지
이제부터 한 밤동안은 추위와의 싸움이다.
팔당대교를 향하여 달리는 발걸음은 사뭇 가볍다.
서늘한 강바람으로 약간의 한기가 있지만 마음과 몸은 가을소풍이라도 가는듯한 착각속에 마냥 즐겁기만하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본 대회는 추석연휴 3일을 이용하여 개최되었엇으며, 그 당시는 팔당대교에 차례상을 차려놓고 주자가 조상님들께 절하고 통과 하였던 추억이 새록새록 나는 팔당대교다.. 그후로는 많은 민원에 의하여 추석명절 바로 전주로 대회가 변경되어 현재는 대회 마친후 명절을 치루게 되었답니다.
눈물을 머금고 팔당대교위에서 차례 지내던 시절을 생각해 보며 추억아닌 추억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팔당대교를 지나면서 본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와 양평 6번국도까지 약30km를 함께 달리게 되었습니다.
나왈 :“어찌 이리도 힘든대회에 참가를 하게 되었어요..?”하고 물으니
후배왈 :“아이고, 형님...말씀 낮추세요..형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한다.
나왈 :“내 이야기라...뭐라고들 하던가..?”하니
후배왈 :“울트라 지존..” 아니십니까..?“라고 한다.
한참을 곱씹으며 생각해본다, 울트라 지존이라 불리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초창기 멤버로서 국내의 모든대회에 참가하고....
(사)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초대 임원을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더 많이 알려진게 이유라면은 이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나왈 :“아우님...고마우이...”라고 답한다.
지금 달리는 약30km의 이길은 철길을 개조해서 만든 자저거 길이다..
국도를 달리는것과 비교하면 자갈길에서 아스팔트를 달리는 것 정도의 비교가 가능할 만큼이나 편안하고 안락한 주로다.
더불어 경치가 장관이다. 9개나 통과하는 터널은 옛날 기차타고 다니면서 느끼던 터널과는 사뭇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괜히 소리도 질러보고...
괜히 벽도 한번 발로 차보고...
손으로 건드려도 보고...
나름 깔끔하지 않은 마무리가 더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풍경이다.
또한 철길을 개조해서 만들어서 지대가 높으므로 우측으로 흐르는 남한강을 내려다보며 달리게 되므로 비록 한밤중이기는 하지만 나름의 정취가 있다.
여러개의 작은 역을 지나치면서....
춘천에서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의 작은 역이 기억난다.
춘천역,,,남춘천역,,,등등.....
철길에 큰 대못을 올려놓고 기차바퀴로 납작하게 만들어 칼을 만들어 놀던 기억....
다리위에서 놀다 기차가 오면 누가 늦게 강물로 뛰어 내리나 내기하던 기억....
군에 가는 형들이 탄 기차를 따라가면 태극기를 달라고 외치던 기억...
등,하교시 매일 애용하는 철길에 대한 많은 상념들....
이렇게 철길과는 많은 인연을 안고 살아왔기에 지금 달리고 있는 과거의 철길이 새삼 가슴깊이 들어와 옛 기억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얼마를 갔을까..?
후배왈 :“형님,,,조금만 천천히 가면 안될까요..?”한다.
나왈 :“갈길이 바쁘긴 하지만 그리 하자..”하고 하고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발걸음으로 걷기 시작한다.
아우님의 살아온 이야기를 30여분정도 듣는것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하다.
옆에있는 이름 이외에는 알지못하는 생면부지의 “형”에게 본인의 마음을 내주는 아우의 용기가 새삼 부럽게 다가온다.
130km를 지나면서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이제부터는 자전거길을 뒤로하고 6번국도와 한동안 친구를 해야한다.
6번국도는 다소 위험한 구간이다. 차량이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차가 과속을 할 수밖에 없는 야간시간대 이므로 많은 주위가 필요로한다.
더불어 이 구간에서는 졸음과의 싸음 이기도 하다.
나도 6번국도에 접어들자마자 졸음이 엄습한다,
허벅지를 꼬집어도 보고, 뺨을 수없이 때려 보기도 하고, 아까운 식수를 얼굴에 부어 보기도 하지만 이놈의 졸음은 도저히 달아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150km 체크포인트 까지는 5개의 휴게소가 있다. 이중 3개는 문을 닫은 상태고, 2개는 문을 열고 영업을 한단다.
빨리 휴게소가 나오기만을 고대하며 달리지만, 이미 졸음이 엄습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달려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 1km정도는 왔으려니 하고 코스맵을 확인해보면 고작 300m정도다.
저멀리 휴게소가 희미하게 보인다, 그리고는 휴게소 간판에 발을 올리고 배낭을 벗어 베게삼아 차가운 아스팔트에 누워 참을 청한다.
이 추위에서는 잠이오는 것이 한편 신기하다. 물론 이런 쪽잠은 길어야 15분이다. 추워서 더 이상은 잘 수도 없다 그래도 한15분 자고나면 얼마간은 달릴 수 있기에 추위를 이기며 길바닥에서 잠을 청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길바다에서 쪽잠을 4번을 자고 150km체크포인트에 도착한다.
12등이다....
잠시 고민을 한다.
잠을 자고 출발할지,.,.? 밥만먹고 출발할지..?를...
지인들이 선두권이니 2시간 정도 자고 출발할 것을 권한다.
식당 아주머니께 잠먼저 자고 식사 하겠다고 얘기하고는 바로 식당 의자를 길게 늘어 잠을 청한다. 허리와 어깨가 의자의 연결부위에 걸려 아주 불편하지만 그래도 잠은온다.
겉옷인 바람막이를 벗어 이불삼아 덥고, 실내 이기는 하지만 땀이 식으면서 추위가 다가온다. 이런 추위를 생각하면서도 나의 뇌는 잠속으로 빠져든다,.
얼마를 잤을까..? 생각으로는 2시간은 잔것만 같다. 하지만 추위에 잠을 깨고보니 30분을 잤다. 그래도 몸은 가뿐하다는 느낌이다.
일어나지 않고 누워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더 잘까..? 출발할까..?를~~~~~~~~~~
결론은 출발이다.
나왈 ;“아줌마...식사 하나요..”
아줌마왈 :“예..잠시만요.” 한다.
밥을 먹는데...밥을 먹는 것이 모래를 씹는건지 자갈을 빠느건지 구분이 안간다,.
이렇게 밥맛, 반찬맛이 없을까(..?) 싶다.
그래도 또 50km를 달려야 하기에 꾸역꾸역 집어 넣는다..
그리고는 출발한다.
여기서 부터는 편도1차선의 국도다.
200km 체크포인트까지는 도덕머리고개와 황재라는 1,400m이상의 산을 넘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선두권이라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못해 철철 넘친다는 것이지만,.그래도 마음은 조급하다.
울트라에서는 식사후 출발시에는 30분정도 걷는다.
소화도 시키고, 몸 상태도 점검하고, 나머지 코스도 확인하면서 주로계획을 세우기 위하여 대부분은 30분정도를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한다.
1차목표를 횡성터널로 정한다.
취위를 이기기 위하여 달리다보니 도덕머리고개 초입에서 자원봉사자가 기다린다.
자봉왈 :“성기형,,,콜라..? 커피..? 막걸리..?”한다.
나왈 :“콜라...”라고 외친다.
자봉왈 :“형..천천히가슈..”한다.
나왈 ;“어차피 내 두발로 가야하는거 빨리 가고말아야지 뭐해..”한다.
자봉왈 :“형,,아무튼 몸조심 하고...”라고 걱정스럽게 살펴준다.
고맙다..밤새워 글 주는 지인들이 고맙고,,,밤새워 도와주는 자봉이 고맙고,,.
밤새워 안전을 지켜주는 주로 감독관이 고맙고,,, 밤새워 공부하고 있을 고3짜리 딸이 고맙다.
나는 이번대회를 참가하면서~~~~
둘째 딸과 약속을 하였다.
나왈 :‘현지야...아빠 한반도횡단대회 나간다..“
딸왈 ;“아빠..넘 힘든데 안 하면 안돼..” 했다.
나왈 :“올해의 대회는 의미가 달라..”
딸왈 :“의미가 달라..? ”한다,
나왈 :“그래...올해는 너도 고3이고 수시원서내랴,,,수능 준비하랴..”하자.
딸왈 :“아~~아빠..나 때문이구나..”한다.
나왈 :“그래~~~나도 우수한 성적으로 완주 할테니..
너도 원하는 공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가는 거야..”한다.
딸왈 :“그럴줄 알았지...”한다.
나왈 :“그래..우리 둘다 원하는 목표를 세웠으나..함께 이루어 보자..”했다.
딸왈 :“아빠..걱정하지마..”한다.
나왈 :“무슨 걱정,,,걱정은 안해..”한다.
딸왈 :“내 두손을 잡느다..아빠...응원은 못가지만..잘 할 수 있어요..”했다.
나왈 :“그래 잘하자..‘하고는 이 대회에 참가 했었다..
도덕머리고개를 쉬지않고 빠른걸음으로 오른다.
정상에 오르니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접어든다는 이정표가 반갑게 맞아준다.
나의 고향 ~~~~강원도~~~~괜히 눈물이 핑돈다.
정상에서의 내리막은 줄을힘을 다해 달린다.
내리막 끝지점은 추억이 어린 장소다..
2003년 한반도횡단대회시~~~~
KBS2의 VJ특공대에서 나를 촬영 했었다.
그 당시 부상이 너무 심하여 이곳의 시냇물에서 옷을벗고 목욕했던 추억이 새롭다.
찾아보니 웅덩이는 그대로 이지만 흙과 자갈등이 쌓여 깊이는 별로다.
당시는 들어가는 허리까지 물이 왔었는데...다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는 다시 달린다.
몇 개의 작은 언덕을 오르고 내리고 나니 저멀리서 큰 차소리가 들리는 것이 횡성터널이 가까이 있는듯하다.
편도1차선의 도로를 마감하고 다시 편도3차선의 대로로 나선다.
무섭다,..달리는 차들의 속도가 무섭고,,,
넓지않은 갓길의 경계에 있는 Cat eyes가 무섭고,.,,
혹시라도 Cat eyes에 걸려 넘어진다면...생각만 해도 무섭다.
횡성터널부터 황재 초입까지는 약12km정도,,,
걷는다...몸 상태는 양호하지만..그냥 걷는다.
쌩쌩 지나치는 차들이 정말로 무섭다.
얼마를 걸었을까..? 아마도 2시간은 걸은 것 같다..
저멀리 언덕위에 주유소가 보인다, 제발 가게도 함께있길 기원해본다.
가게가 함께 있다, 들어가는 주인이 묻는다.
주인왈 :“아저씨..”
나왈 :“예...”
주인왈 :“아줌마 1등은 2시간전에 지나갔는데...왜 이제와요..?”한다.
나왈 :“예,,그 아줌마는 괴물입니다..저보다 끝까지 먼저 골인 할겁니다.”한다.
주인왈 :“그래도 남자가 이겨야지...”
나왈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아줌마예요..아이스크림 하나 주세요”한다.
주인왈 :“그래도,,...”라고 궁시렁 거린다.
나왈 :“관심 감사합니다..”“다음사람오면 정확하게 제가 언제 지나갔다고 알려주세요..”한다.
걸으면서 준비한 아이스크림 2개를 맛있게 먹는다.
황제입구를 목표로 달리기로 한다.
힘들다...계획한 거리가 달려지지 않고,,
계획한 시간에 달려 지지가 않고,,,,
생각한것보다 몸이 부상은 없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다..
대낮은 뙤약볕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비라도 한번 와 주었으면...하지만 하늘은 그럴 기미가 전혀없다.
다시한번, 내 두발이 아니면 누가 해주랴..생각하고는 마음을 다잡아 먹는다.
1시간 정도를 더 달리는 뒤에서 누군가의 느낌이 있다.
뒤돌아보니 1km후미에서 사람의 기척이 있다.
다시 걷는다.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싶은 마음이다.
10시간 정도를 혼자 달렸다. 외롭다, 사람이 보고싶은 마음이다.
잠시후 전라도 광주의 형님이 다가온다.
나왈 :“형....어서오세요,,”
형왈 :“성기씨..어찌 이렇게 빨리 가요..”한다.
나왈 :“형이 더 빠르면서 무얼...”한다.
원래 이 형님은 나보다 4시간정도 빨리 달리시는 분이다.
헌데 늦은 이유는 친구분을 페이스메이커 해드리던중 120km지점에서 친구분이 포기하셨단다. 그후부터 본인의 페이스로 달려보지만 생각보다 빨라지지 않는다고 걱정스러워 하신다.
형왈 :“미안한데..나 먼저 갈게..”
나왈 :“형,,당연히 먼저 가셔야죠..”한다.
형왈 :“200km 체크포인트에서 만나...”
하고는 내 달린다. 참으로 부러운 체력이다. 나도 부지런히 달려보지만 형님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 하다. 이리해서 나는 13등으로 달리게 된다.
황재다~~~~
높이는 약1,400m~~~~~
높다..높더라도 높은 것이 문제가 아니고 경사도가 70%정도 되는 것이 문제다.
걷기도 힘들다..하지만 나는 속보를 언덕을 오르는 것을 남들보다 조금 잘한다.
황재정상까지 1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번의 본 대회에서도 1시간에 올랐기에 오늘도 숨도 쉬지않고 오른다.
잠시후면 어두워져 경치를 볼 수도 없을테지만 그래도 주변경치를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안된다.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쉬었다 언덕을 다시오르려면 2배,3배의 체력이 더 필요하므로 아쉬움을 뒤로하고는 그저 땅 바닥만 보고 걷는다.
한가지만 신경쓴다.
내려오는 차량이다. 살짝이라도 부딪힌다면 바로 죽음이므로~~~~
이 한가지만 신경을 곤두세우고는 가능한 빠른 걸음으로 오른다.
처음 본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황재에서 고생을 많이 한답니다. 다 오른듯하면 아니고, 또 다 오른듯하면 아니고, 이러기를 여러차례 해야하므로 정신적으로 지쳐버리는 것이 이 황재의 묘미라면 묘미일 것이다.
내가 아는 정상이 저 멀리 보인다.
정상에 올라 소리한번 질러본다.
나왈 :“황재야...내가 3번째 왔다..”라고
나왈 :“부상없이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 첨벙하겠노라고..”
이제부터 200km 체크포인트까지는 4km내리막과 2km평지다.
쉬지않고 달리면 25분이면 도착한다,. 그리고는 밥 먹고 한잠 자리라 생각하니 괜시리 힘이 솟는다.
참,사람은 생각하고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수 없이 경험한다.
기진맥진한 상태에서도...
시원한 맥주한잔 이라던지...
따끈한 불옆에서 한잠 잔다던지...
설렁탕, 해장국 한그릇을 그리면 없던 힘도 나는 것이..
참으로 요상하다..
그렇게 200km 체크포인트에 도착한다. 13등이다...
우선 짐을 찾는다. 이곳에서는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는 자원봉사자가 커피를 한잔 건네다.
아름다운 모습이다,.나를 위하여 밤새워 기다려주고 샤워후 체온을 걱정하여 따근한 커피를 준비해주는 마음과 모습이 천사라면 천사이리라...
옷 갈아입고,,,
잠을 청한다..자원봉사자에게 1시간후에 깨워 즐 것을 부탁하지만 역시 30분 밖에는 잘 수아 없었다. 앞에 버티고 있는 태기산 약1,400m에는 비가 온단다.
큰일이다, 우비를 준비 하지 않았다. 일기예보상에는 비소식이 전혀 없었는데 산이 높다보니 다른가 보다...
나왈 :“우비 여분 있느사람..?”하고 외친다.
자봉왈 :“형님,,,우비는 아닌데 비를 조금은 막을수 있는데,..”한다.
나왈 :“아우님,,,조봐..”한다.
자봉왈 :“형님이...사용해 주신다면 고맙죠..”한다.
나왈 :“그래 나좀 빌려줘..강릉에서 줄게,”한다.
3.204km(둔내휴게소)로부터 강릉경포대 해수욕장(308km)까지
그렇게 우비아닌 바람막이를 빌려서 태기산을 향하여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한반도횡단 코스에서 가장 험난한 코스다... 태기산을 넘으면 장평으로 접어든다..
대부분의 주로가 눈에 선하다.별반 변한 모습이 없으므로 옆 마을에 놀러온듯한 기분으로 태기산을 향하여 한걸음 한걸음을 떼어논다.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바람도 약간있는 듯 하고...
코 끝에 살짝 느껴지는 바람에는 비 내음이 스며 있는 듯도 하고,,,
분명한 것은 산의 고도가 높아지면서 느껴지는 자연의 섭리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싶기도 하다.
수 없이 많은 굽이를 돌고 도는데 갑자기 하늘에서는 굵은 빗방울이 나에게 나를(비) 뚫고 갈테면 가봐라하는 하는 느낌으로 휘몰아친다,.
순간 겁이 덜컥난다,. 이 깊은 산중에 나 홀로 걷고 달리고 있으며, 비는 내리고 주위는 칠흑같은 어둠만이 지켜보는 나 자신이 의지할곳 이라고는 나 자신 밖에 없음에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생각하니 너무 심하게 무서움이 다가온다.
가만히 지은 죄를 생각해본다.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주변 지인들게 감사하는 마음 많이 갖지 못하고,,,
통일가족(북한이탈가족)에게 소홀히 하고...
아이들과의 시간 많이 갖지 못하고...
모임에 회비 밀리기도 하고...
회장으로 봉사하는 모임엔 특히 배려가 부족했고,..
직원들에게는 좀더 마음을 풀어주려는 노력도 부족했고...
직원들과는 근자에 술자리도 자주하지 못하고...
어머님께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하고...
가까이 사시는 일가친척 어른들게 문안도 자주 안들이고...
성당에도 안 나가는 횟수가 많아지고...등등....
이 모든 죄를 사하여 주십사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걷고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 누구던지 약해지는 순간에는 마음의 신을 찾는 것이 인간의 본성 이라고 누군가가 했었다는 정확하지 않은 기억을 떠올려 보려고 노력도 해본다.
드듸어 태기산 정상~~~~~~```
비는 휘몰아치고 온 몸은 젖어 추위의 기습이 녹녹치 않다.
이곳에도 이 시간에도 자원봉사자는 자리를 지킨다.
진정으로 눈물이 난다. 자원봉사자 가운데 잘 아는 아우를 안고 울먹인다.
나왈 :“고맙다..고마워,,,‘
나왈 :“춥지는 않니,..?”
자봉왈 :“형님...컵라면 하나 먹을래요..?”
나왈 :“아니,,.밥 먹은지 얼마되었나뭐,,”한다.
자봉왈 :“이렇게 비오고 추울때는 따끈한 국물이 최곤데..”
나왈 :“마음만이라도 10개는 먹은거 같아..”
자봉왈 :“형..그러면 빨리가라...체온 떨어지기전에 출발해야지..”한다.
나왈 :“그래...그럼 출발한다..”
나왈 :“아우의 손을 덥석 잡는다..”“고맙다...” “강릉에서 보자..”하고는 길을 재촉한다.
여기서부터 휘닉스파크을 돌아가는 우측길 까지는 약8km의 내리막이다.
내리막이라는 얘기는 쉬지않고 달려야 한다는 얘기다. 다리가 버텨줄지 의문이긴 하지만 쉬지않고 달리리라 마음먹고 한 걸음을 크게 뗀다.
징글징글한 내리막이다. 걸을 수도 없는 내리막길이 싫다.
혹자는 내리막이 좋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는 후미의 체력이 바닥난 주자들의 얘기임을 알기에 그냥 달린다.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도 몸 상태가 대단히 양호 하다는 사실이다.
1시간 이상을 쉬지 못하고 달렸다, 우측으로 휘닉스파크가 보인다...지금부터는 장평으로 접어든다. 대략 여기는 225km 지점이로 추정된다.
이제부터 250km체크포인트 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과 평지가 반반이다.
완만한 내리막을 얼마나 달렸을까..?
갑자기 졸음이 오는데 미칠것만 같다.
여기서부터 나의 졸음과의 처절한 사투가 시작된다.
버스정거장만 나오면 10분씩 쪼그리고 잠을 청한다.
다시 깨어나 달리고 다시 쪼그리고 10분자고 달리기를 7번 ~~~~```
미치는줄 알았다...
그렇게 오면서 237km 지점인 장성치안파출소앞을 지나치면서 다시 졸음속에 빠진다.
하는수 없이 다시 버스정거장을 찾아 잠을 청하고, 아니나 다를까(..?)10분정도 후에 잠에서 깨어나 다시 추스르고 달린다,.
헌데 무엇인가 이상한 느낌이다.
어디에선가 한번은 본듯한 거리의 풍경이 스치건만 나의 뇌는 이를 감지하지 못한다.
1시간을 그렇게 달렸다.
헌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칼날같은 친구의 목소리~~~~~``
친구왈 ;“성기야...어디가,.,?”
나왈 :“어,,주영이구나...수고많다,.,.”
친구왈 :“어디가...?”
나왈 :짜증섞인 목소리로 “어딜가긴..250km 체크포인트가 저긴데..”한다.
친구왈 :“야...성기야..정신차려..” “거꾸로 달리고 있잖아..”한다.
정신이 번쩍든다. 갑자기 가던길을 멈춘다,.그리고 친구를 바라본다.
나왈 :“진짜야...반대야..?”한다.
친구왈 :“그래...너 잠잤지..”
나왈 :“그래...파출소 앞 버스정거장에서 잤어..”한다.
친구왈 :“6km는 반대로 왔네,,.”한다.
다리의 힘이 쫙 풀린다. 6km면...? 캄캄한 하늘이 노래진다.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친구왈 :‘성기야...따스한 커피한잔 하고 정신 차리자..“한다.
나왈 ;“고맙다,..헌데 그사이에 한 사람도 못 만났냐..?”한다.
친구왈 :“너 다음 주자가 5시간 뒤에 있어..”한다.
나왈 :“앞 주자는..?”하고 묻는다.
친구왈 :“얼마안돼..250km 체크포인트에서 밥먹을거야..”한다.
나왈 :“그분이 한잠자면 만날 수있겠네..?”한다.
친구왈 :“그렇지..가능해...헌데 너도 자야 되잖아..?”한다.
나왈 :“나도 자야지..마지막 잠인데...자야 속사리재,싸릿재 그리고 대관령을 넘지..?”한다.
친구왈 :“차라리 너도 한잠 푹자고 출발해라..”한다.
나왈 :“아무튼 빨리 가야겠다..”하고는 달린다.
달리는 내뒤로 친구가 외친다.
친구왈 :“성기야...사랑해...”라고,,
눈물이 핑돈다,,타지에서 운동하면서 만난 갑장친구...
그 친구가 이 야밤에 나를 눈물짓게 만든다.
쉬지않고, 미친 듯이 250km 체크포인트까지 달려왔다,
친구의 힘으로, 친구의 믿음으로 달려왔다,
오자마자 밥부터 먹고는 바로 마지막 잠을 청한다.
잠에서 깨어나니 새벽4시 30분~~~~~
밖은 아직도 어둠이 지배하고 있다.
주섬주섬 챙기고서는 제 정신이 알 수 없는 정신으로 주로로 나선다,.
우선, 속사리재라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역시 오르막이라 쉬지않고 속보로 걷는다.
정상부근에 도착하니 경찰차 1대가 주자들의 안전을 위하여 라이트를 켜고 지켜준다.
너무도 고마워 인사하려고 안을 들여다보니 경찰 2분은 피곤한 듯 잠속에 계신다.
그냥 고마운 마음으로 머리숙여 인사하고는 다시 내리막을 달린다.
안개가 너무 힘하다.
들고있는 라이트가 전혀 소용이 없으며, 쓰고있는 안경도 안개로 인하여 무용지물이다.
이렇게 심한 안개도 근자에는 접한적이 업는 듯 싶은데...
이런저런 심란한 생각에 달리다보니 어느사이 속사에 도착한다.
24시간 편의점에 들렸는데...
젊은 학생들이 한잔 걸치고 있다.
나왈 ;“막걸리 한잔만 할 수 있을까..?”
학생왈 :“예,..선생님..여기 있습니다..‘한다.
나왈 :“왜,,,이 새벽까지 한잔들이야..?”
학생왈 ;“젊음의 고뇌가 깊어서지요..”한다,.
젊음의 고뇌...생각만해도 피가 끓는 단어다...
나도 한때는 그러했다. 이 한 몸죽어 민주화만 될 수 있다면 죽을 수 있다는(...?)마음 말이다. 그때는 나도 그러했다. 이것이 용기인지(..?)는 모르겠지만,,,아무튼 그때는 그랬다,.
속사시내를 지나 다시 외곽으로 빠진다.
지금 부터는 싸릿재라는 고개를 넘게된다,.
완만하지만 아주 긴 고개라 누구나 힘들어 하는 고개다..
더군다나 260km 정도를 달려왔으니 고통스럽고, 힘들고, 미칠것만 같은 심정은 누구나 할거없이 동일 하리라...
나 역시도 몸에 부상은 없지만~~~~~``
무거워지는 다리와 어깨의 배낭이 점점 거추장 스러워 지는 것을 보면 한계가 다가오는가 보다 싶다. 싸릿재를 그렇게 넘고 있는데 중학교 육상선수들이 이 새벽에 운동을 나왔는데 주력이 보통아니다..내리막을 치는데 한번 객기를 부리고 따라가지만 시간이 갈수록 멀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와 아마츄어와의 차이를 실감해본다.
미쳤지,...내가 이 몸으로 객기을 부려다니...신속하게 마음을 돌려먹고 다시 나의 달리기 모드로 돌아와 그리 편안하게 달렸다.
드듸어 276km 지점의 구 대관령 초입이다.
체크 포인트에 체크하고는 바로 황태해장국 먹으로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먹는 밥이다. 옆 테이블의 아주머니가 의미심장하게 물어본다.
아줌마왈 :“아저씨,.뭐해요..?”
나왈 :“귀찮은 듯...운동해요,,”
아줌마왈 :“무슨 운동이요.>?대회야요..?”
나왈 :“예...대회요..” 말하기도 귀찮은데...자꾸 묻는 아줌마가 싫다..
아줌마왈 ;“안 힘드어요..”
나왈 :“죽기 일보직전입니다..”
아줌마왈 :“근데...왜 해요..?”
나왈 ;“아줌마...저 식사좀..”한다.
아줌마왈 :“아,,예,,,,”
나왈 :“....”미안한 마음에 대회의 성격을 조금 설명해 준다.
아줌마왈 :참, 대단하네요..“
나왈 :“감사합니다..”마지막 궁물을 마시는데 아줌마가 슬그머니 일어나 나를 슬쩍 보더니 나간다.
다시 양말을 뒤집어 신고..운동화 끈을 정비하고...물을 챙기고...배낭에서 카드를 꺼낸다.
주인아줌마왈 ;“아저씨..아줌마가 계산 했어요..”한다.
나왈 :“어떤 아줌마요..?”
주인아줌마왈 ;“옆 테이블의 그 아줌마요..”한다.
순간 고맙게 느껴진다. 사람이 참으로 간사하다고 생각해본다.
내가 힘들던 순간에는 나에게 거는 말이 그리도 귀찮더니만 내 밥값내주었다고 하니 고맙다는 마음이 먼저드니 말이다. 이렇게해서 황태해장국밦 7,000원을 벌었다.
옆 테이블의 아주머니가 밥값을 지불해 주었다.
체크포인트의 자원봉사자에게 출발을 알려주고는 구 대관령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한다.
잠시 걸으면서 몸과 마음상태을 점검해본다.
발가락...10개 문제 없으나 좌,우 발가락이 2개정도씩 발톱아래 피멍이 든 것으로 예측되며,
발바닥...양측 모두 문제 없는 것으로 파악되며,
발목...좌측은 문제 없으나 우측 발목 뒷부분의 인내에 조금의 이상이 느껴지고,
무름...아무이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허벅지...아무이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사타구니...아무이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몸통...아무이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어깨...배낭으로 인하여 조금 통증이 있는정도,.
목...햇살로 타서 옷이 스칠때마다 아픔이 느껴지고,
머리는...아무이상 없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전반적으로는 양호로 파악된다.
이런 점검을 갖고 구 대관령을 달려서 오른다.
저멀리 정상이 보인다..그래 이제 다왔다...나머지는 대관령 내리막이고, 강릉시내이니 다왔다는 마음에 가슴이 설레인다.
현재의 예상시간은 53시간 정도로 생각된다.
하지만~~~~~
계획은 대부분 빗나가게 마련이던가...?
구 대관령 정상에 오는 등산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람이 미치게 만드는 것이 주변에 인파가 있으면 왜 그리도 쓸데없는 용기가 ,... 객기가 생기는지 말이다..
구 대관령 정상에서도 많은 인파와 관심가져주는 사람들로 인하여 예의 객기가 발동한다.
객기가 발동한다는 것은 무리하고 무모하게 달린다는 것이다.
나는 구 대관령 99굽이 내리막을 치고 달리기 시작한다.
10여분은 족히 들뜬 기분으로 달렸다,...
순간.....
우측 발목 뒷부분 인대에 이상징후가 느껴진다.
발 뒤꿈치를 착지하는 순간마다 욱씬 욱씩한다.
아차...인대가 늘어날 조짐이다...만약 안대가 톡 튀어오른다면,,,진통제에 의지하여 달리지는 못하고 걸어야 할 것을 알기에 급작스럽게 멈춘다. 손으로 살짝..아주 조심스럽게 만져본다.
아직은 괜찮다. 다행이다...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구 대관령 내리막을 이후로는 달릴 수가 없었다,.걸었다..그냥 하염없이 걸었다.
달려서 내려오면 보통 1시간 정도면 대관령박물관까지 온다. 헌데 나는 오늘 대관령박물관까지 2시간 30분에 걸쳐서 걸었답니다. 마음이 답답하다...내리막 경사가 낮아지면서 조금씩 달려본다, 달릴만하다...그렇게 강릉시내로 접어든다..
남은거리는 8km~~~~~~`````
골인예상 시간은 56시간...구 대관령을 내려오면서 2시간을 까먹은 것이다..
이제는 내몸도 만신창이가 된 기분이다. 아주 큰 부상은 없지만 여기저기 정상적인 부분은 없는 듯 싶다. 강릉시내에 접어들면서 슈퍼로 바로 들어간다.
나왈 :“사장님,,,,소주 한병 계산이요..”
사장왈 :‘왜 소주를 사쇼..?“한다,.
나왈 ;“마시게요,,,”나의 대답이 퉁명스럽게 느껴졌는지..
사장왈 :“아니..왜 달리다가 소주를 마시냐고요..?”한다,.
나왈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안될 것 같네요..”한다.
사장왈 :“차도 많이 다니는데 조심하세요..”
나왈 :“감사합니다..”하고는 벌컥 벌컥 한병을 모두 마신다,.
목으로 넘어가는 소주맛이 꿀맛이다..
이런 맛을 누가 알리오...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우리만은 특권이라면 특권일것이라고 생각하고는 한방울 남은 소주를 마셔 마신다.
그리고는 크게 심호흡를 한번 한다.
그리고는 골인지점까지 약7km를 쉬지않고 내뺐다.
저멀리 강릉 경포호수가 보이고 조금더 멀리는 경포대 해수욕장이 보인다.
더불어 한반도 횡단의 종착지점인 골인아취도 보인다.
눈물이 핑돈다.
눈물이 도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이미 눈물은 볼을 타고 목으로 흘러내린다.
경포호수를 돌아 삼일운동 기념탑을 찍고 다시 경포대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천사의 발걸음 이었다. 308km를 56시간에 걸쳐 달려온 사람의 발걸음이 이리도 가벼울 수가 없을 거라고 스스로 생각해본다,.
도로변의 지역주민들과 관광온 시민들의 축하 목소리를 뒤로 뒤로 하며.....
골인아취를 향한 나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다.
드듸어 준비되어진 강릉경포대 해수욕장의 연맹기를 한바퀴 돌아 골인아취 가운데 놓아진 붉은 카펫에 발을 딛는다.
정말 완주한 것이다. 한발 한발 골인아취를 향하는 나는 한 마리 벌이라도 된 듯 사뿐사뿐히 골인한다,~~~~~~~~~~~~~~````````````````````
56시간 37분 / 14등~~~~
괜찮은 기록과 순위다...
엎드려 모래밭에 키스한다.
모래가 입으로 들어가지만 개의치 않는다.
모래가 이렇게 맛도 있구나 싶다.
골인 세레모니를 하고...
사진 찍고,,,
강릉으로 오고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나왈 :“여보,,,골인했어..”
아내왈 :“여보,,,수고했어,.,,.부상은..?”
나왈 :“아무 이상없어,,,”
아내왈 ;“김포마라톤 분들이랑 함께 가고있어..” “한잠 푹자고 만나..”한다.
나왈 :“그래...여보,.고마워...”
아내의 울먹이는 소리를 뒤로하고 전화를 마친다.
지인들이 권하는 막걸리를 3병정도 비우고는 숙소로 향한다.
감사합니다,...
추신 :밤새워 응원해주신 (사)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의 식구여러분 특히 강남지맹 지해운회장이하 식구여러분, 강남마라톤 식구여러분, 김포마라톤 식구여러분, 우마동 식구여러분, 자원봉사로 참여해주신 많은 울트라 동지여러분, 주로의 많은 시민 여러분 그리고 전국의 울트라 강호 여러분의 작은 정성과 응원에 힘입어 큰 부상없이 무사히 완주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황재 넘기 직전 초등학교 앞에서 저에게 봉침을 놓아준 꿀벌님께 감사드립니다,어찌보면 꿀벌님의 봉침으로 인하여 완주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속 시원하시겠습니다...^^
대단하시네요! 그저 감탄할뿐~
멋지십니다!
대단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감동입니다, 글도 잘쓰시네요.
정말이지 대단하십니다. 글을 읽는 동안 내 다리가 아프로 발바닥이 아프고 숨이 찬것은 뭔일일까요~???^^화이팅입니다.
우와 대단하시네요!
맑게님 대단하십니다.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