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1년 11월 4일 입니다.
제가 살고있는 고장의
이웃 읍내 장호원 장날이기도 한 날 이지요.
과원(果園)의 일이 끝난
농한기의 오늘같은 장날이면
으례히 장날 구경을 나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거나
배회를 하다가
혹 마음좋은 동리 어른이나
벗을 만나면
토주(討酒)를 해서
한 종일 취하다가 돌아오는 일과가
내 겨울날의 하루 인데요.
오늘은 예외로
일손이 모자라는 '농촌의아침' 농장에
콩 수확 지원을 나왔습니다.
물론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걸
서로 잘 알고 있는 상태로 일을 시작합니다.
속이 파란 쥐눈이콩(鼠目苔) 입니다.
이름처럼 쥐눈을 닮아
작고 둥글한 모습으로 빛이 나는 약콩입니다.
대공이 굵고
알이 충실하게 많이 열려 있습니다.
부지런한 농부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지요.
저 과의 전지용 가위로 수확을 해야하는데
저놈의 뱃님 탓으로 여간 고생이 아니었습니다.
다리를 온전히 펴고
선채로는 배가 무릎에 닿지를 아니하니
손이 땅에 닿을리가 없지요.
이래저래 능률이 오르질 않고
힘은 겹고
왜 그토록 배는 고프던지...
앞 밭의 떨어진 배 생각을 하고
벌써 새참의 국수 생각은 나고...
순 먹는 타령만을 하다가
일을 시작한지 십 수분 만에
스스로 벌을 섭니다.
배농장 입니다.
두어 시간을 족히 걸려
점심 공양을 하고 왔습니다.
일은 밀려있고,
오늘 모두 마칠 수 있음이 불가능함을 잘 알지만
몸과 마음은 게으르기만 합니다.
도야지처럼 먹은 점심으로
잠은 쏟아지고...
졸면서 문자질을 합니다.
딱히 보낼 사람도 없으니
몇자 써보다가 고작
이내 지워 버리곤 하는 일을 반복할 뿐 입니다.
농막 말에 의하면 6쪽 이상으로 쪼개기를 해야한다는 배추 입니다.
무척 크네요.
인증 샷!
콩 수확을 하다
먹는 타령만 하던 내 모습을 어여삐 여긴 농막이
안쓰러워 얻어다준 몇개의 배를
한자리에서 털어넣고 있습니다.
나는 왜 앉기만 하면 잠이 올까요!
그리고 왜 매 시 먹는 생각만 떠오를까요?
배와 입 안엔 아름다운 말이나 미소,
품격같은거 대신으로
언제나 음식물로 꽉 차 있습니다.
세상이나 인생을 걱정하고
염려한적이 없는 나는
그래도
때때로
고민하고
번뇌하는
농부 입니다.
여유롭고행복한농부 -헤이준농원장-
출처: 친환경농산물을생산하는농촌의아침농장 원문보기 글쓴이: 농막
첫댓글 이웃에사는 농막의 까페에서 퍼왔습니다 ...
배나온거 좀 집어 넣고 수염도 좀 깍았으면 좋것다..뇨자들이 별로 안좋와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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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온거 좀 집어 넣고 수염도 좀 깍았으면 좋것다..뇨자들이 별로 안좋와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