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급성 골수성 백혈병) 투병 일천일흔(1070) 번째 날 편지,3(사회,경제)-2023년 8월 12일 토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8월 12일 토요일이란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훑고 지나간 11일 오전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는 물바다가 돼 잼버리 대원들을 서울과 수도권 등 8개 시·도에 분산 배치하지 않았으면, 큰 혼란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네.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텐트를 치고, 잠을 자던 야영지 바닥에도 빗물이 고여있었고, 곳곳에 텐트 아래 설치했던 팔레트 높이보다 깊은 웅덩이도 있어서 대원들이 야영을 했을 경우 자다가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을 것이라네.
대원들의 이동을 위해 깔아놓은 야자수 매트에도 물이 흥건해 야영지 내에서 원활히 이동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으로 짐작되고, 이동식 화장실 주변도 거의 침수돼 화장실이 고립돼 있었다네.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에 대비해 3만7000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의 이동을 추진하지 않았으면 야영지 주변에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어린 대원들이 갈 곳 없이 방치되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네.
전 세계 150여 개 국가 스카우트 대원들이 2만3000여 개의 텐트에서 밤새 태풍에 노출된 채 지내는 장면은 어렵지 않게 재난영화를 연상시켰다네.
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이곳에서 행사를 계속 진행했다고 하면 전 세계에서 참여한 대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라며, 전북도 입장에선 아쉬운 감이 있지만 태풍을 겪고 나니 정부의 결단이 매우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네.
태풍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간척지를 둘러보니, 이곳을 잼버리 야영지로 정한 발상이 어떻게 나왔는지 의문이 든드는데, 파행이 가까스로 수습된 이번 행사는 이날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로 마무리됐구나..
야영지 인근 한 식당 주인은 “지난 2017년 잼버리 유치 소식에 6년 동안 기대를 품고 지내왔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 아쉽다. 30년 동안 8월 초 태풍은 한 번도 없었고, 8월 중순 이후에나 태풍이 왔는데 올해는 날씨까지 안 도와줘 행사가 엉망이 됐다.”고 푸념했다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폐영식과 케이(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됐는데,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폐영식은 오후 5시 30분부터 6시까지 30분간 진행되고, 케이-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1부와 2부, 60분씩 진행된다”고 밝혔었구나.
폐영식은 ▲2023 세계잼버리 활동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 ▲스카우트 선서 ▲차기 개최국 연맹기 전달 ▲환송사 ▲폐영선언 ▲폐영사 순으로 진행되고, 한덕수 국무총리, 공동조직위원장, 집행위원장, 앤디 채프만 세계스카우트연맹 이사장,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 반기문 명예위원장을 비롯해 조기 퇴영한 영국, 미국, 싱가폴 대원도 함께 참석했다네.
7분 동안 상영되는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4만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새만금 야영지에 도착해 텐트를 설치하는 순간부터 태풍 ‘카눈’ 예보로 전국 8개 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잼버리 활동을 끝까지 이어가는 모습 등이 담겼다네.
스카우트 선서는 한국, 아일랜드, 코트디부아르 3개국 스카우트 대표자가 나섰고, 이후 한국 대원이 차기 세계잼버리 개최국인 폴란드 대원에게 스카우트 연맹기를 건네주는 전달식이 이어졌다네.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의 환송사와 폐영선언에 이어, 한 총리가 폐영사 연설을 통해 4만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보여준 스카우트 정신과 꿈을 응원하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네.
정부는 스카우트 대원, 스태프 등에게 유형별 비표를 발급하고, 각 출입 포인트마다 출입관리요원을 배치하는 등 공연장 내 출입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날씨와 군중밀집 등으로 인한 탈수·탈진 예방을 위해서는 수분 섭취 공간도 마련됐고,.또 복지부와 서울시는 ‘현장응급의료소’ 4개소를 설치하고 필요시 참가자에 대한 신속한 의료 조치를 지원했다네.
저녁 식사는 폐영식과 케이-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중간, 쉬는 시간을 이용해 이뤄지고, 일반식 3만5000개, 비건식 5000개, 할랄식 7000개 등이 제공됐고, 음식 변질 우려가 없는 식품 위주로 된 꾸러미 형식으로, 행사장 내 지정된 장소에서 인솔자 등을 통해 지급됐다네.
저녁 식사 이후 시작되는 케이-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1부와 2부로 나뉘어 60분씩 진행됐는데, 케이-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는 뉴진스, NCT 드림, 있지(ITZY), 마마무, 더보이즈, 셔누&형원, 프로미스나인,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피원하모니, 카드,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홀리뱅, 리베란테, 아이브 등 모두 19개 팀으로, 공연 진행은 배우 공명, 있지 유나, 뉴진스 혜인이 맡았다네.
스카우트 대원 전원에게는 잼버리 추억을 간직할 ‘콘서트 리멤버 키트’ 기념품도 선물했는데, ‘콘서트 리멤버 키트’에는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기념 에코백 ▲케이-팝 콘서트 응원봉 ▲한국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 ▲케이-팝의 대표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포토카드 등 케이-컬처와 대한민국을 떠올릴 수 있는 품목으로 구성됐다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는데, 시작부터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야영장, 청결하지 못한 화장실, 폭염 속 그늘도 없는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다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으로 비상 대피까지 한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은 밝은 얼굴로 상암에 집결했구나.
조기 퇴영한 영국, 미국, 싱가포르 대원도 합류했는데, 이들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같은 곳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공식 일정 K-팝 콘서트를 관람했다네.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1일 시작할 때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폭우가 물러난 후 기록적인 폭염이 닥쳤고, 나무 한 그루 없는 간척지에 조성된 새만금 야영지에는 대원들이 더위를 식힐 그늘이 없었고, 전 세계 4만3000여 대원들이 텐트를 칠 야영지에는 물이 고여 있어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아야 했구나.
화장실과 샤워장은 청결하지 못했고, 절대적인 숫자 자체도 부족해 참가자들이 잼버리를 즐길 환경이 갖추어지지 못해 외국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현장 점검에 나선 한 총리가 매일 현장을 찾으며, 더러운 화장실을 청소하며, 공직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도 했구나.
잼버리는 여성가족부와 전북도가 주도해 왔지만, 윤 대통령은 4일 행정안전부 등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라고 지시했고, 3일부터 예비비와 특별교부세 등 예산을 긴급 투입해 폭염예방물품과 냉방시설, 화장실을 추가로 갖췄다네.
기업들도 ‘잼버리 살리기’에 나서 삼성은 의료진과 간이화장실을 지원했고, LG는 냉동탑차를 지원했다. HD현대와 이마트, GS25 등은 생수를 긴급 지원했구나.
그러나 가장 많은 4400명의 대원을 파견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가장 먼저 조기 퇴영을 결정하고, 서울로 이동했고, 미국 대원 1200명도 경기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조기 퇴영했고, 싱가포르 대원 60여명도 조기 퇴영을 했다네.
잼버리가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한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150여 국가 대표단은 시원한 생수와 얼음이 충분히 공급되고 화장실이 증설, 의료시설 확충 등을 보고 야영지에 남아 잼버리 대회를 계속하기로 결정했구나.
그러나 이번에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종단한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해 ‘비상 대피’를 결정하고,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 등 8개 시·도 128곳을 긴급하게 마련해 버스 1000여대를 동원해 새만금 야영장에 머물고 있던 스카우트 대원 3만7000여명을 이송하는 작전을 벌였고, 8일 오전 9시 대만 대원을 시작으로 하루 동안 새만금에서 모두 철수했구나.
스카우트 대원들을 받은 지자체들은 하루 만에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을 마련했는데, 서울시는 ‘댄스나이트’ ‘남산 트래킹’ 등을 준비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국 스카우트연맹 측과 만나 조기 퇴영한 대원들에게 제공할 프로그램을 긴급하게 마련하기도 했다네.
경기도는 수원화성 체험을 마련했고, 잼버리 개최지인 전북도는 지역에 남은 5700여명 대원을 대상으로 해수욕장과 밧줄 체험 등을 제공했고, 충남에서는 많은 대원들이 보령 머드축제를 즐겼고, 충북도는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와 법주사 등 관광자원을 활용했다네.
태풍 영향으로 폐영식과 K-팝 콘서트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잼버리 대원들이 일제히 상암에 집결했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버스 1000여대를 이용한 이동 작전은 11일에도 펼쳐졌다네.
정부는 혼란이 없도록 미리 순서를 정해 오후 2시부터 순차적으로 각국 대표단을 상암경기장에 입장시켰는데, 잼버리 대원들은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 참여한 후 12일부터 순차적으로 출국하고, 일부 국가 스카우트 대표단은 12일 잼버리 대회가 끝난 뒤에도 한국에 더 머물며 문화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다네.
순천시에 따르면 대만 스카우트 대원 46명은 12일부터 14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순천을 찾는다. 방문단은 교사 9명, 고등학생 36명, 가이드 1명으로, 이들은 순천 선암사와 순천만국가정원, 낙안읍성, 드라마 촬영장 등을 둘러본 후 14일 서울로 돌아간다네.
대전시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온 255명은 대전에 하루 더 머무른 뒤 13일 출국하는데, 대전시는 남아 있는 대원이 희망하면 ‘0시 축제’에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으로, 11일 오후 9시부터는 중앙로 특설무대에서 에이핑크·김종국·아이키&훅·프로미스나인이 출연하는 K-팝 콘서트와 월드 DJ 페스티벌이 펼쳐졌다네.
정부는 세계잼버리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스카우트 대원들이 원하면 숙소 지원을 하기로 했는데, 당초 방침은 12일 이후 한국에 머물려면 숙소를 알아서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으나, 행정안전부는 12일 이후에도 숙소 등 필요한 지원을 하기로 했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오후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8월 12일 토요일 오후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
핸드폰에서 들리는 배경음악-[외국곡] Madeleine Peyroux-Weary Bl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