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건너뛰었고, 금주는 조금 늦었습니다. 오는 4월 2일에 제가 몸을 담고 있는 Sangs Martial Arts TNT 도장의 ‘20주년 기념 태권도 대회’를 준비하느라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는 몰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그래도 할 건 해야겠죠.
도장에는 총 12명의 인스트럭터, 즉 사범이 있습니다. 무도 서열로 따지자면 물론 강 관장이 그랜드 마스터 이구요. 제가 마스터 DJ이니까요, 두 번째가 되겠네요. 미국 현지 사범들의 운동 실력이란 것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관계로 이곳에서 제가 태권도의 기술적인 면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이 가르쳐 주는 편이지요.
자, 이제 또 다른 사범을 한 명 소개하려고 합니다. 프로그램 디렉터라고 불리는 그의 이름은 윌리엄 라라쿠엔테입니다. 단적으로 일주일에 두 번 전체 회의를 하는데요. 화요일은 강 관장이 하루는 이 윌리엄이라는 친구가 회의를 주도한답니다.동기 부여, 직원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것이죠.
플로리다의 지리적 특성상 일하는 과정에서 스페인어와 영어가 많이 필요한 관계로 그의 언어 능력은 모든 학부모와의 상담 시에 빛을 발합니다.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하죠. 이 사람, 엄청나게 말이 빨라서 처음 회의에서는 “영어를 하는 것이 아닐꺼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답니다. 머리 스타일도 독특해서 머리 전체에 기름이 좔좔 흐르죠. 헤어 젤 마니아랍니다. 덕분에 한 가지 배웠죠. “조금만 발라야겠다.”
그다음 월터 키스라는 사범입니다. 헝가리 출신의 이 남자, 자신은 ‘헝가리쉬(헝가리언+잉글리쉬)’를 한다고 말합니다. 상상이 되시죠? 빠른 말에 게다가 말이 많은 까닭에,, 하하 상상이 가시죠? 쉴새 없이 듣다 보면, 어느새 1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 버립니다. 외모도 잘 생겨서 많은 여성들이 그를 따르죠. 참고로 6세 이하 학생들을 가르치는 전문가입니다. 간혹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가 강 관장으로부터 엄청나게 구박을 받기도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합니다.
20대의 팔팔한 청춘들도 많습니다. 그중 이번에 2월 15일에 새로이 문을 여는 에벤추라 도장에서 같이 일할 친구를 한 명 소개하려 합니다. 이름은 데릭 파스칼, 유태인인 그는 ‘웨폰(무기) 스페셜리스트(전문가)’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의 실력을 뽐냅니다. 특이한 것이 헤어스타일이 얼핏 뒷모습만 보면 “여자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긴 장발의 금빛 머리결의 소유자라는 것입니다.
장발을 하고 뛰고 있노라면 마치, 말 한 마리가 뛰어다니는 듯한 인상을 받고는 합니다. 아주 재밌는 점이 있는데요. 이 젊은이, 가끔 돌출 행동을 한다는 것이죠. 역할을 바꾸어 학부모 상담을 하는 주간 회의 도중에 직접 시범을 보이겠다며 강 관장의 팔을 잡고 앉혔다 일으키기를 반복하기도 하는 아주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답니다. 이 때문에 회의장이 웃음바다가 되고는 하죠.
한 가지 일화도 있습니다. 학생들을 잔뜩 모아놓고 겨루기 시범을 보이는데, 이 데릭이라는 친구 ITF(국제태권도연맹)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손을 주로 쓰는 버릇이 있어, 발차기 위주의 WTF(세계태권도연맹) 상대를 만나 엄청나게 얻어맞았답니다. 자신은 멋있다고 주먹을 있는 힘껏 내질렀지만, 돌려차기를 한 대 맞고는 기우뚱거리며 뒷걸음치다 넘어지고 말았죠. 상상해 보세요. 안넘어지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뒤로 나동그라지는 그 처참한 광경을요. 모두의 웃음거리가 된 뒤로 데릭, 다시는 겨루기 시범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쟈니, 노먼, 죠, 앵카, 앤터니, 아쥬나 등의 친구들이 있는데요.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아 그리고요. 매주 연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간혹 늦어지게 되면 아 마스터 DJ 미국에서 고생이 많구나 하고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아직 고향이 그립지는 않은 것을 보니, 고생 좀 더 해야겠습니다. 큭큭
TNT란 태권도와 타이복싱을 결합해서 미국인들의 취향에 맞게 만든 무술 스포츠 입니다. 현재 마이애미 7개의 도장에서 고액의 수련비를 받고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다 이 프로그램 덕분이죠.
첫댓글 글이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이네요 울 아들은 언제쯤 마스터가 될까? 생각에 잠겨봅니다. 그 꿈을 이루리라 믿고 전 울 아들이 공부에 더 신경을 쓰길 바랍니다 울 아들도 태권도 잘해요...건강하시고 승리하세요...좋은 소식 전해 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