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라고 합니다.
※오타주의...
"마지막 소원이 있나?"
소령이 낡은 검정 양복을 입은 젊은남자에게 물었다.
"네,총살당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 바이올린을 켜고 싶습니다."
소령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철문을 열어 밖에 있는 간수에게 외쳤다.
"사무실에서 페르디난트 부시만의 바이올린을 가져오게"
"영광인 줄 알게,페르디난트. 자네는 수백 년 만에 처음으로 런던탑에서 처형되는 사람이 될테니까."
젊은 남자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독일을 위해서 죽는 게 더 큰 영광이죠."
"그래도 죽는것보다는 사는것이 낫지 않을까?"
소령은 나무 의자를 침대 곁으로 끌고 가서 독일 스파이를 마주 보고 앉았다.
"물론 독일에 있는 아내와 아이는 고통을 겪겠지요.
제가 이렇게 잡힌 것은 후회스럽지만,조국을 위해서 스파이가 된 것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는 침착하게 말했다.
소령은 딱하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자네를 여기로 보내서 죽게 만든 것은 자네 조국일세."
"아니요. 스파이 노릇을 하라고 보낸 것뿐입니다."
"하지만 허술하게 준비해서 보내는 바람에 자네를 잡히게 만들지 않았나?"
"아닙니다."
죄수는 인상을 찌푸렸다.
소령은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짜피 자네는 해질녘에 죽을 테니 이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손해날 건 없겠지. 자네는 로테르담에 있는 스파이 학교에서 훈련을 받았네. 스파이 학교 교장은 플로레스였지."
"그런가요?"
"다 알고 있으니 시치미 뗄 필요 없네!"
소령은 한숨을 쉬었다.
"플로레스는 자네에게 자필로 쓴 여권을 쥐어 주며 여기로 보냈지. 우리는 그자의 필체를 즉시알아 봤네."
젊은 스파이는 얼굴에 처음으로 의심하는 듯한 찡그린 표정이 스쳤다. 소령은 말을 이었다.
"그자는 자네를 스트랜드에 있는 호텔로 보냈지.
그곳은 그가 모든 비밀 스파이를 보내는 곳이지.
그리고 자네에게 이렇게 행동하라고 일러 주었어.
각종 잡동사니를 파는 판매원 행세를 하라고 말이야.
하지만 자네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잖아!"
스파이는 패배를 인정하는 듯 고개를 약간 떨구었다.
"저는 최선을 다해 보고서를 작성해서 보냈어요."
스파이는 중얼거렸다.
"런던에서는 19시에 탐조등을 켰다가 체플린 비행선이 나타나지 않으면 21시30분에 다시 끈다고 했더군. 그건 목숨을 걸 만한 대단한 비밀이 아니지."
"제가 보낸 보고서의 내용을 아시나요?"
"당연하지! 자네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학교 교장에게 암호로 된 보고서를 보냈지. 그 학교 교장은 영국의 스파이라네. 자네는 아마추어야,
페르디난트. 자네를 쏘는 건 우리겠지만, 자네를 죽인 사람은 자네의 상관이야."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간수가 소령에게 바이올린을 건네주었다. 그뒤 3시간 동안 달콤하고 구슬픈 가락이 런던탑의 낡은 벽을 감싸고 울려 퍼지면서, 오래전에 죽은 죄수들의 혼령을 깨웠다. 철창을 통해서 하늘이 서서히 밝아지고, 바깥 복도에서는 징 박은 구두의 달가락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죄수는 마지막 가락을 연주했지만 선율은 이미 흔들리고 끊기기 시작했다.
소령은 "좋은 곡이군" 이라고 말했다
"[팔리아치]라는 오페라죠.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한 광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제가 그 광대인지도 모르죠."
스파이는 바이올린을 들어서 바이올린에 입을 맞추었다.
"안녕 ,이제 네가 필요 없게 됐구나."
그리고 아끼던 바이올린을 딱딱한 침대 위에 놓은 뒤
등을 꼿꼿이 펴고 문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 준비 됬습니다." 라고 말했다.
1915.10.19 아침 페르디난트 부시만은 8명의 총살 집행대원들 앞에 섰습니다. 그는 신사답게 죽고 싶다면서 눈가리개를 쓰지 않았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페르디난트 부시만을 포함한 독일 스파이 11명은 런던탑에서 처형되었고, 열두 번째 스파이는 완즈워스 감옥에서 참수되었습니다.
1997.11.13 런던의 한 경매장에서 이사건과 관련된 문서와 편지가 팔렸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슬픈 편지는 페르디난트 부시만의 아내가 변호사 헨리 개릿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개릿 씨 보세요.
제 남편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 주시면 고맙겠어요. 남편이 마지막 순간까지 바이올린을 가지고 있도록 허락을 받았는지요? 심하게 고통을 받았나요? 제가 찾아가서 울 수 있는 묘지가 런던에 있나요? 제 유일한 소원은 사랑하는 남편이 잠든 곳에 찾아가 그곳에서 잠드는 것뿐입니다. 」
출처-쿵쿵쾅쾅 제1차 세계대전
첫댓글 헐... 죽일필요까지야... 그냥 수감만 시키지 그리고 참수라면 진짜로 목을 친건가요?
아마도요.
그 스파이활동은 국가기밀을 훔치는 행위인데 이것은 전시에는 총살감이고 총살이 맞다고 봅니다. 당시는 '전시'니까요. 한사람때문에 수만명의 목숨이 위태로워지....
실제로 단두대를 썻다고도 하나 뭐라나 .....
스파이를 살리는건 냉전과 같이 자국의 스파이가 걸릴경우를 대비해 협상의 용도가 있을때 살려두는거고,
미국같은 경우 우월한 자본력(?)으로 이중스파이로 살려두는 경우가 많고 민주정이여서 그렇지
그게 아니면 그냥 깔끔하게 처리합니다
저는 읽으면서 "혹시 바이올린 곡에 따라서 암호가 있는 거 아닌가? 내부 스파이 알아내려고?"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반전은 없었군요...ㅠ
저도ㅋㅋㅋㅋ
제가 들고오는 글들은 현실적인 글들을입니다.
매우 현실적이라서 침울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