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다.
남들은 깨어나는 이 시각... 나는 잠을 청한다.
백수생활 25일... 아니 이제 26일째에 접어 들었다.
예전에 함께 근무할 때 제일 친한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은 후 '시카고'를 봤다. 캐서린 제타 존스의 관람객을 사로 잡는 춤과 노래의 흡인력에 우린 취하고 말았다. 선생님과 나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생맥주 한 잔 하러 가자고 했고... 롯데 43층으로 갔다.
비오는 저녁... 잿빛과 어우러진 불빛... 블랙 드레스를 입은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의 'Try to remember' 연주에 취해 술잔을 기울였다.
더 마시고... 아니 사실은 더 취하고 싶었는데 내가 약속이 있어서 9시에 다음 달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110번 버스를 타고, 10시 10분쯤 도착했다.
6년 전에 근무했던 학원과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학원생들 시험 기간이라 음악 이론 수업을 해주러 갔다. 물론 무보수로... 의리로...
머리털 나고 음주 수업은 처음이었다. 1시간 수업을 하고 나니 술이 깨는 게 아닌가? 아쉽게시리...
11시...
그 학원에는 내가 1년 전 소개한 국어 강사가 있다. 나의 절친한 대학 동기...
첨엔 그냥 버스 정류장까지만 걸으려구 했는데 걷다 보니 걔네 집까지 걸었다. 동래럭키아파트부터 경상전문대까지...
택시 타구 그냥 올려구 했는데... 그 친구가 한 잔 하자고 했다.
"Oh~ Yes!" 너무나 반가운 소리였다. 취하고 싶은 밤이였기에...
초저녁에 1500cc 먹고 수업하고, 그리고선 병맥 5병을 마시며 오래간만에 그 친구랑 이바구를 떨고 나니 날이 샜다.
5시 30분...
술집을 나서는데 너무 부끄러웠다.
택시를 타고 지나오는 거리엔 출근하는 부지런한 이들의 발걸음에... 목에 수건을 두르고 강변을 뛰는 이들... 나를 돌아봤다.
첫댓글 신정아 힘내!!!
나도 서른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