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떤 사람으로부터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유럽에 나간 한국인이 앞에는 영어로만 씌어 있고, 뒷면에는 한자로만 되어 있는 명함을 서양인에게 내밀었다고 한다. 이 명함을 받아든 사람은 얼굴은 분명 동양인인 그에게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물었다 한다. 그 사람의 반응이 어떠했을지 우리 모두가 상상해 보자.
우리의 자랑스런 한글은 세계 언어학자들로부터 최고의 글자로 인정된다. 그러나 그런 위대한 글자를 가진 오늘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일제강점기의 선각자들이 목숨을 걸고 지켰던 우리 말글이 이제 세계화의 추세에 밀려 다시 푸대접을 받고 있다.
한글날이 국경일에서 빠진 것도 오래 되었으며, 잘못된 말글생활로 인해 우리의 정신이 황폐해져 가고 있음을 깨닫는 사람도 드물다. 글과 문화가 없는 민족은 오늘의 세계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면서도 무심코 지나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자 또는 외래어를 써야 유식한 듯 착각하고, 유아기부터 한자와 영어 가르치기에 혈안이 되어 있으며, 외국에 언어연수를 떠나려고 안달인 현실이다. 거기에 더하여 일제의 억압에서 해방된 지 벌써 과반세기가 지났건만, 아직도 일본말 찌꺼기를 무심코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 일제의 쓰레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면서 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엔 흥분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제라도 우리는 새롭게 각성하고, 자기네 나라의 말글을 끔찍이 아낀다는 프랑스를 본받아 세종임금의 위대한 뜻을 짓밟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그리고 무심코 쓰는 순일본말, 일본식 한자말, 일본식 외래말을 정리하여 더욱 우리말글을 건강하고, 위대하도록 가꾸어 나가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살려나갔으면 한다.
가. 순일본말
다음은 순일본말이지만 알면서도 쓰고, 또 몰라서도 쓴 것들이다.
1. *가께우동(かはうとんを) -> 가락국수
*가이단()->계단
2. *곤색(紺色, こんいれ) -> 진남색. 감청색
*구라()->
3. 기스(きず) -> 흠, 상처
4. 노가다(どかた) -> 노동자. 막노동꾼
5. 다대기(たたき) -> 다진 양념
6. 단도리(だんどり) -> 준비, 단속
7. 단스(たんす) -> 서랍장, 옷장
8. 데모도(てもと) -> 허드레 일꾼, 조수
9. 뗑깡(てんかん) -> 생떼, 행패. 억지
10. 뗑뗑이가라(てんてんがら) -> 점박이 무늬, 물방울무늬
11. 똔똔(とんとん) -> 득실 없음, 본전
12. 마호병(まほうびん) -> 보온병
()->
13. 멕기(ぬつき) -> 도금
14. *모찌(もち) -> 찹쌀떡 모찌는 'もち(모찌)'이며 뜻은 '떡' 이다
*몸빼(もんぺ) ->펑퍼짐한 일명 '아줌마바지'를 뜻하는 말이지만, 'もんぺ(몬베)' 이며
일할때 입는 바지'를 뜻한다.
*무대뽀(むてっぼう)->막무가내의 의미로 쓰이는 무대뽀 역시 'むてっぼう(무떽보우)'로써 뜻
은 역시 '막무가내' 탱크의 대포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음.
15. *분빠이(ぶんぽい) -> 분배. 나눔
*삐까삐까(びかびか)->삐까삐까는 일본어 'びかびか(비까비까)'에서 온 것으로 뜻은 '번쩍번
쩍하다' 라는 뜻인데, 위의 예문에서 후자의 경우에는 '차가 번쩍한번
쩍한데?' 라는 이상한 말이 되고, 전자의 경우에는 전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말인데 어이하여..풔허허^^;
16. *사라(さら) -> 접시
*싸바싸바(さばさば)->대충 뜻을 잡자면 '편법으로 넘어가다' 등이 될 싸바싸바는 (해석이 참
웃기군) 'さばさば(싸바싸바)'에서 온 것으로, 뜻은 의외로' 성격이 소
탈한,소박,원만한 사람' 이다.
성격좋은 사람이 상대방을 잘 타일러서(?) 평소같으면 허락받지못할 일
도 허락을 받아내는...그런데서 온 뜻일까?
l7. 셋셋세(せつせつせ) -> 짝짝짝. 야야야('셋셋세', '아침바람 찬바람에' 등 우리가 흔히 전래동요로 아는 많은 노래들이 실제론 2박자의 일본 동요이다.)
쎄쎄쎄는 일본어 'せっせっせ( 쎄)'에서 온것으로 원뜻은 '(놀이,게
임등등의) 준비동작' 이라는 뜻이다. '혜림아[즐] 우리 게임준비동작하자~'
*쌤삥(ㅍ)->은 '멋진데?,쥑이는데?' 등등과 일맥상통하는 뜻으로 쓰이지만, 원
래 이 단어는 'しんびん(신빙)' 이라는 말로 '새것'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18. 소데나시(そでなし)-> 민소매
19. *소라색 (そら) -> 하늘색
*쓰리(すり)->싹쓰리는 '모조리 쓸어가다(훔쳐가다)'의 의미인데 쓰리는 'すり(쓰
리)'로 그 뜻은 '소매치기'란 뜻이고,싹싹 빗자루로 쓸다..등등과는 아
무런 상관이 없다. '싹소매치기'는 무슨 뜻일까?
20. 시다(した) -> 조수, 보조원
21. 시보리(しぼり) -> 물수건
22. 아나고(あなご) -> 붕장어
23. *아다리(あたり) -> 적중, 단수
*아싸리(あっさり(앗싸리)' 로, 그 뜻은 '깨끗하게,산뜻하게' 이다.
24. *야마(やま)->야마는 일본어의 'やま(야마)' 에서 온것으로 야마의 뜻은 '산(
山)'이란 뜻으로, 굳이 해석하자면 '열받아서 산이 핑핑 돈다' 등이 되
는....솔직히 말도 안되는 짜집기의 유형이다.
*야끼만두(やきまんじゆう) -> 군만두
25. 에리(えり) -> 옷깃
26 엥꼬(えんこ) -> 바닥남, 떨어짐
27. 오뎅(おでん) -> 생선묵
28. 와사비(わさび) -> 고추냉이 양념
29. 요지(ようじ) -> 이쑤시개
30. 우라(うら) -> 안감
31. 우와기(うわぎ) -> 저고리, 상의
32. 유도리(ゆとり) -> 융통성, 여유
33. 입빠이(りつぱい) -> 가득
34. 자바라(じやばら) -> 주름물통
35. 짬뽕(ちやんぽん) -> 뒤섞음, 초마면
36. *찌라시(ちらし) -> 선전지, 광고 쪽지
*지찌()->'(→젖)
37,쿠사리(くさり)->쿠사리는 '꾸중' 등의 뜻으로 쓰이지만, 원 뜻은 'くさり(쿠사리)' 이며
'쇠사슬' 이란 뜻이다.
38. 후까시(ふかし) -> 부풀이, 부풀머리, 힘
39. 히야시(ひやし) -> 차게 함
나. 일본식 한자말
일제강점 후 일본은 일상용어조차도 일본식으로 쓰도록 했고, 또 우리 지식인이란 사람들도 비판없이 받아쓰곤 한 것이 바로 아래의 말들이다.
어떤 사람은 한자말을 쓰는 것이 말을 줄여 쓸 수 있어 좋다고 하지만 실제론 강턱(고수부지), 공장값(공장도가격)처럼 오히려 우리말이 짧은 경우도 있어 설득력이 없다. 또 다른 낱말인 매점(賣占, 賣店)의 경우 차라리 사재기, 가게라는 말을 씀으로서 말뜻이 명쾌해지는 이점이 있다. 괜히 어줍잖은 일본식 한자말을 쓰기보다는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식 한자말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좋을까?
다. 일본식 외래말
영어 발음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일본인들이다. 그런 일본사람들이 잘못 만들어 놓은 엉터리 외래어를 비판 없이 무심코 받아쓰는 것은 우리 겨레의 자존심을 저버린 행위가 아닐까? 다음과 같은 말들을 살펴보면서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라 앞으로는 적극 우리말 또는 올바른 외래어를 쓰도록 할 일이다.
1. 난닝구(running-shirts) -> 런닝셔츠
2. 다스(dosen) -> 타(打), 묶음, 단
3. 돈까스(豚/pork-cutlet) -> 포크커틀릿, 돼지고기튀김(발음이 너무 어려워 이상하게 변형시킨 대표적인 예)
4. 레미콘(ready-mixed-concret) -> 양회반죽
5. 레자(leather) -> 인조가죽
6. 만땅(滿-tank) -> 가득 채움(가득)
7. 맘모스(mammoth) -> 대형, 메머드
8. 메리야스(madias:스페인어) -> 속옷
9. 미싱(sewing machine) -> 재봉틀
10. 백미러(rear-view-mirror) -> 뒷거울
11. 빵꾸(punchure) -> 구멍, 망치다
12. 뼁끼(pek:네델란드어) -> 칠, 페인트
13. 사라다(salad) -> 샐러드
14. 스덴(stainless) -> 녹막이, 스테인리스("스덴(stain)"만 쓰면 오히려 "얼룩, 오염, 흠"이란 뜻이 되므로 뒤에 '리스(less)'를 붙여야만 된다)
15. 엑기스(extract) -> 농축액, 진액
16. *오바(over coat) -> 외투
*오케바리(おきまり)->이 오케바리는 일본어의 'おきまり(오키마리)' 에서 온 것으로 오키마
리란 '결정'이란 의미로, 식당 같은 곳에서 음식주문을 받는다던지 할
때 '오키마리 데스까?'라고 하면 '결정하셨습니까?'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인데 어쩌다 와전되어 오케바리가 된것이다.
17. 자꾸(zipper, chuck) -> 지퍼
18. 조끼(jug) -> 저그(큰잔, 주전자, 단지)
19. 츄리닝(training) -> 운동복, 연습복(더구나 training만 쓴다면 단순히 '훈련'이란 뜻이다.)
음식점에 가 보면 "닭도리탕"이란 것이 있다. 도리는 한자로 조(鳥:(とり), 즉 새란 일본말이다. 그렇다면 "닭도리탕"은 "닭새탕"이란 말이 된다. 참으로 이상한 말이 쓰이고 있다.
실제 더 많은 순일본말, 일본식 한자말, 일본식 외래말 등 일본찌꺼기가 우리의 말글문화를 더렵혀 왔지만 우리는 아예 일본 찌꺼기인지도 모르고 써, 都?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생활 속에의 작은 것에서부터 일제 찌꺼기를 청산하는 것이야말로 외국의 억압에서 벗어나 진정한 독립을 이루는 길일 것이다.
첫댓글 정말 일본말 찌꺼기가 우리 문화에 깊숙히 들어와 있네요~~차차 고쳐나가야 되겠죠~~ 근데 영어는 또 어떻구요 새로운 단어가 생겼다면 영어예요 그거 알려고 저는 기를 씁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요즘 일본어 배운다고 골머리 앓고 있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아무튼 여그 오면 뭘 얻어가도 얻어간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