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브리앙 섬의 전설
Saint malo는 6세기 경 이곳에 수도원을 세운 영국 출신 수도사의 이름을 딴
프랑스 북부 브레따뉴 지방 대서양에서 영불 해협으로 진입하는 요충지에 있는 항구도시입니다.
이곳은 원래 해적들의 근거지로 대서양에서 벨기에, 네델란드, 독일, 덴마크 등지로
교역하기 위해 진입하는 배들을 습격하기 아주 좋은 천혜의 요세였습니다.
그리고 브레따뉴 지방은 최초에는 영국인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양털과 도자기를 생산하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곳이 프랑스가 야금 야금 침략해서
땅을 차지하더니, 14세기 영국과 프랑스 왕가 사이에 벌어진 영토전쟁이었던 백년 전쟁 이후
완전히 프랑스로 영구 귀속됩니다.
*영국 해협. 표시된 곳이 생 말로. 지도 왼쪽이 대서양. 지도 오른쪽에 벨기에, 네델란드, 독일 등
유럽대륙 국가가 있음.
백년 전쟁의 시발이 된 영국 국왕 에드워드 3세의 어머니 이사벨라는
프랑스 국왕 필리프 4세의 딸이었는데 영국으로 시집을 갈 때 브레따뉴 지방과 노르망디 지방을
혼수로 가져갑니다. 그런데 이사벨라 왕비는 프랑스 왕위를 잇는 남동생이 죽자 자신이
왕위상속권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혈통임을 내세워 자신의 아들 영국왕 에드워드 3세가
프랑스 왕위를 이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게 되어
124년 동안 영국과 프랑스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결국 프랑스의 영웅 농촌 소녀 쟌 다르크가 신의 계시를 받고 용사가 되어 프랑스를 구원,
백년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이 땅과 혼수로 가져갔던 노르망디까지 프랑스로 영구 귀속시키게 됩니다.
생 말로 성
생 말로는 큰 항구도시인데, 해안 가에 돌로 쌓은 큰 성 마을이 있습니다.
백년 전쟁이 끝나고 프랑스 왕이 영국의 침략을 방비하려고 쌓았다고 합니다.
이 성 안에는 지금도 주민이 살고 있고, 관광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영국인들이 카페리를 타고 와서, 자동차로 노르망디를 일주하는 출발지입니다.
이 생 말로 성 북쪽에, 작은 섬이 하나 있습니다.
바닷물이 간조가 되면 걸어서 건너갈 수 있고, 섬 정상에는 예전 해적들이 바다를 지나가는 배들을
관찰하던 요세 흔적이 있습니다. 그 정상 너머에 대서양을 바라보고 누워있는 작은 무덤이 하나 있습니다.
이 무덤이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샤또 브리앙의 무덤입니다.
*앞에 보이는 바다 속에 있는 섬이 샤또 부리앙 섬
샤또 브리앙은 몰락한 귀족의 자제였는데, 젊은 시절 늘 이곳에 와서 대서양을 바라보며
바다를 건너 신대륙(아메리카, 불어로 제타쥬니)으로 건너가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결국 그는 외교관이 되어 미국으로 갑니다만, 귀국 후 병이 들어 일찍 죽고, 유언으로 이곳에 묻힙니다.
그의 문학은 그리 유명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낭만주의는 영어로 로만티스즘(Romanticism)이라고 하며,
18세기말부터 19세기 초에 걸쳐 신고전주의와 계몽사상에 반하여 발생한 사조라는 것이
사전적 해석입니다. 그런데 이 낭만주의는 음악에서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는데,
문학은 그리 성공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 낭만주의는 회화에 극적으로 표현되어
프랑스 대혁명을 부추켰습니다.
우리가 로맨틱하다 라고 말할 때, 낭만적인 사랑을 의미하는데 실은, 이 낭만주의는
유럽의 산업혁명이 가져 온 사회변화, 이기주의와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부가 권력화되어
진리와 정의를 경시하고, 인간의 존엄성마져 위협하려는 부정적 행태에 비판적인 지식인들이
로마시대의 사회시스템을 그리워하고, 르네상스 시대였던 14세기 봉건사회를 앙망하며,
‘그땐 그래도 굶주려 죽는 사람은 없었다.
남의 것을 힘으로 강탈하는 이웃도 없었다.
인간성이 중시되고, 신을 두려워하며, 생명을 존중하던 시대였다’고 하며,
그런 사회로 돌아가기를 시도했던 사조입니다.
로맨틱하다라는 말은 바로 로마적이라는 말입니다.
프랑스나 스페인의 낭만파 화가들의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드라마틱하고, 곧 심각한 사건이라도 일어날 것 같고, 격정적이고 분노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격렬한 액션을 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룹니다.
낭만파 화가들의 그림은 거의 전부 혁명을 의도하는 그림입니다.
그래서 농민을 주인공으로 그림을 그린 밀레도 낭만파 화가라는 의심을 받아 조사를 받게 되고,
돈을 가진 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그림 한 점 팔지도 못하고 부인과 자식들이 굶주려 죽습니다.
이 낭만주의가 문학에서는 이상하게도 성공하지도 못하고 주목받지도 못했습니다.
어쨌던 문학도 낭만주의 사조를 추구했었고, 샤또 부리앙이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입니다.
그 샤또 부리앙이 묻혀있는 작은 섬이 가슴 아픈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 말로 해변. 해변 모레가 밀가루처럼 부드럽다. 멀리 보이는 섬은 해안경비초소.
샤또 부리앙 섬(제가 붙인 이름, 실제로 이름없는 섬)에 젊은 연인이 여행을 와서 샤또 부리앙
묘 바로 뒤에서 대서양을 바라보다가, 이상한 영적 기운이 마음 깊이 스며들어, 갑자기 자신이
승화되어지는 강열한 느낌에 휩싸이게 됩니다.
삶에, 자신의 미래에 대해 현실적이고 노력하면 실현 가능한 꿈만 지니고 있던 두 사람에게
스며든 영적 기운은, 두 사람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버립니다. 자신에게는 감춰진 꿈이 있었고,
자신은 무언가 독보적인 존재로 큰 일을 추구할 사람이라는 생각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그런 생각에 빠진 채 함께 온 연인을 바라보니 자기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 여겨졌고,
그 후로 그들은 헤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평생 자신의 이상형을 찾으며 결혼을 하지 않습니다.
그 후 그들 중 여자는 샤또 브리앙 섬에서 받은 영감대로 이름 있는 시인이되었고,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70살이 되던 해 자신의 삶을 정리하려는 생각으로 유럽을 순회하는
크루즈선을 타고 여행을 하게 됩니다. 한달 동안 여행을 하면서, 그녀는 배 안에서 대화가 너무
잘 통하는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 수록 자신이 그리도 찾았던 남자임을
확신하게 되고, 마침내 그 남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샤또 브리앙 섬으로 건너가는 사람들.
어느 황혼이 아름답던 날 해질 무렵,
크루즈선 최상층 캭테일 바 난간에서 그녀는 그 남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둘은 서로 사랑하게 되고, 함께 마지막 인생을 사랑하면서 보내기로 약속을 합니다.
알고보니 그 남자는 프랑스계 미국인으로 프랑스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유명한 대학의 교수로 이름을 날리는 사람이었습니다.
1년 후 두 사람은 약속대로 다시 만났고,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신혼여행지를 의논하다가 놀랍게도 둘 모두 생 말로를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생 말로로 갔고, 둘은 자연스럽게 물이 빠져 길이 난 샤또 부리앙 섬으로 올라 갔습니다.
샤또 부리앙 의 묘 뒤에 함께 서서 대서양을 바라보며 남자가 말을 합니다.
자신이 젊었을 때 여기서 영감을 받았고, 함께 온 여인과 헤어진 이야기였습니다.
그의 말에 그녀는 너무 놀라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남자가 그때 여기서 헤어졌던 바로 그 남자였습니다.
결국 여자와 남자는 너무나 이상한 운명의 작난에 부등켜 안고 오랫 동안 울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때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자신만 그런 영감을 받았던 것이 아니라 둘 모두 같은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네, 이것이 이 샤또 부리앙 섬의 전설입니다.
여행 가이드를 하면서, 여행자에게 감동을 주고, 기억에 길이 남게할 목적으로
제가 지어낸 전설입니다. 50대 방랑기에 썼던, 고흐 그림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과 같은 것입니다. (끝)
*지어낸 전설 이야기라서 죄송합니다만, 실제로 그 섬에 가면 그런 영적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몽생미셀 수도원 지하에서도 그런 기운이 느껴지고요.
*아래는 생 말로 모습
첫댓글 내일 여행방 계족산 간다고 일찍 자려다 카페를 열어보니 생말로에 대해 엄청난 해설을 읽어가며 머리에 쥐나는줄 알았습니다 ㅎ 이해하며 읽어가자니 넘 버거워 대충 넘어가면서 아는것만 다시한번 기억 떠 올리며 감사댓글 쓰고 있답니다.그 지역의 역사 정치 혈통 일화등등 전문적인 말씀
몇번 반복 학습 ?해야 겠습니다 정성 넘치는 풍성한 자료 말씀 감동받으며 감사드립니다
컴사랑님과 약속해놓고, 잊어버리기 전에 썼습니다.
며칠 지나가면 잊어버리는 나이라서요.ㅎ
전 출세는 못했지만,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
참! 머리에 쥐나게 해서 죄송~
@골드문트 다시 들어와 또 읽어봅니다. 사진속 시가지 모습 알아보고 혼자 즐거워합니다. 으응 바로 저기 ,
바람불고 쓸쓸했던 너른 바다 고성에 올라 아스라히 보였던 작은 섬 !
속전속결 명쾌한 해설말씀 다시 감사드립니다. 담엔 몽셀미셀에 대해서도 ( 수준 미달인 나같은 독자를 위해서 쬐끔 쉽게요 ㅎㅎ)
아~~~로마가 로마인 이유.....
그렇군요 산업혁명이후 바뀐 그들의 삶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었네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시기가 왔으니
역시나 염려했던 그 두려움이 떠오릅니다
선배님
구구절절....낭만파 골드문트님의 뛰어난 작품이 생말로와 너무 잘 어울려 지금 프랑스에 있는 기분이 드네요
봉수아~~무슈~~ㅋㅋ
봉 쥬~ 나온유님.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하하하 잠이 달아나다니?
소녀시절로 돌아가신 거잖아요?ㅎ
참말로 잼있게 읽었습니다
지어낸 이야기라기에 더 놀랬어요
샤또 부리앙 섬에대해
좀 이라도 머리에 각인되었어예 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
재미있는 스토리 반전이 더욱 흥미롭군요.. 두남녀의 스토리 또한 어떤 영화를 연상케 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럽의 역사공부 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ᆢㅋ ㅋ 소설이라구요ᆞᆞ
소설....ㅋㅋ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