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2차 대전 직전과 중인 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0대 소년 마이클은
비오는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열병 증세가 심해져 어느 건물의 입구에
구토를 한 채 쓰러지고 만다.
그리고 그것을 집으로 들아가던 30대 여인인 한나가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이클은 병으로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집안에서 가족들로부터도 격리되어 한동안 집에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소년은 그 시간동안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여인에 대한 환상을 가슴 속에
품으며 몰래 그 감정을 키워간다. 드디어 소년이 외출할 수 있게 되었을 때 한다발의
꽃을 들고 소년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한나가 사는 건물이었다.
한참이나 기다린 끝에 퇴근길에 돌아오는 한나를 만나게 된 마이클은 다소 냉랭한
표정으로 자신을 대하는 한나를 발견하게 되지만, 그녀의 요구대로 1층의 석탄을
그녀의 집으로 나르는 것을 도와주게 되고, 석탄으로 몸이 더러워 진 소년을 한나가
씻겨주게 되면서 둘의 어딘가 부조화스럽고 불편한 그리고 은밀한 만남은 시작된다.
소년 마이클에게 있어 한나는 그가 앓았던 열병과도 같은 신비한 존재였을 것이며,
30대의 한나에게 마이클은, 딱딱하고 틀에 박힌 일상에서 잊고 지내던 그녀의 감성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중년 여성의 외로움을 달래 줄 대상으로 자리하게 된다.
한나는 마이클에게 학교에서 배우는 책들을 소리내어 읽어달라 부탁하게 되고, 마이클은
한나와의 잠자리를 갖기 위해 어김 없이 그 부탁을 들어주게 되면서, 그 둘의 시간에서
함께 나체로 누워 책을 읽고 또 듣는 시간이 가장 오래 자리잡게 된다.
한나는 정식교육을 받지 못해 글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많은
세상의 이야기들을 마이클을 입을 통해서 전해 듣게 되고 점점 그 시간에 빠지게 되면서
마이클에게도 의지하게 된다. 마이클이 읽어주는 세상의 이야기는 한나에게 막연하게
존재하던 미지의 세계를 구체화 시켜주는 일종의 창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검표원이었던 한나에게 승진 제의가 오게 되면서 둘 사이엔 변화가 생기게
된다. 글을 읽지 못하는 한나에게 있어 승진 후의 업무는 그녀가 감당할 수 없었던 것으로,
그녀는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면서 한나와 마이클의
관계는 끊어지게 된다.
이후 법과대학에 진학 한 마이클은 갑자기 떠나버린 그의 첫사랑인 한나를 그리워하지만
차츰 대학생활에 적응해 가던 중 교수와 함께 참관한 재판에서 피고로 재판장에 서게 된
한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제서야 한나가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마이클은 한나의 죄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한나는 증언하지 않고 자신에게 선고된 죄를 받아들임으로써
무기징역이 확정되게 된다.
그렇게 다시 2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날, 어느날 자신의 짐을 정리하던 마이클은
카세트 테이프와 녹음기를 발견하게 되고, 그날부터 자신의 책장에 꼳힌 책들을 한권씩
소리내어 읽어 한나에게 소포로 보내게되면서 둘의 만남은 다시 이어지게 된다.
감독은 대본을 받은 직후, 어린 마이클 역으로 데이빗 크로스를 낙점하고 그가 노출연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영화촬영을 미룬 것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어린 마이클 역을 맡은 데이빗 크로스의 연기가 대체 불가능 한 수준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이미지가 아직 철들지 않고 호기심 가득하며 자신의
열병과도 같은 첫사랑에 자신을 아낌없이 맡길 수 있는 10대 소년의 역에 완벽하게
합치한다는 것이다.
장소적 배경이 독일이라, 독일어가 아닌 것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케이트
윈슬릿이 구사하는 강한 영국식 엑센트가 그러한 이질감을 상당부분 완화시켜준다.
또한, 정말로 지켜지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케이트 윈슬릿이 자신의 나체가
아름다울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해 마지막 노출신을 결심한 영화라는 점을 알고
본다면,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는 10대 소년과 30대 여인의 사랑을 다룬 이 영화는 책을 읽지
못하는 검표원 여성과 어려서부터 부모의 관심과 엄격한 교육 속에서 자라 온 소년이
책 읽어주는 소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연결되며 각자가 다른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지에 대한 양상을 통해,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이지만 그로 인해서
오히려 사랑이라는 본질에 대해 더욱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흰머리가 가득한 나이가 되어서도 20년만에 다시 만난 마이클이 한때 결혼생활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실망하는 기색을 어쩌지 못하는 한나의 표정이 오래도록 남는
영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사람> 입니다.
영화 소개:네이버(일부 수정 편집). 동영상 출처: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