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ぼのやしらしろきこと一寸
밝아오는 새벽 하얀 뱅어 그 색깔 겨우 한 치 하얗네
ㅡ 마츠오 바쇼(松尾芭蕉), 뱅어(しら魚)
江ノ島(에노시마)를 대표하는 에노시마신사(江ノ島神社)는 에노시마 역에서 벤텐바시(弁天橋)를 건너 활기찬 분위기의 참배로를 따라 올라가면 정면에 웅장한 느낌을 풍기는 붉은 도오리(鳥居 : 신사의 입구 기둥문)로 부터 시작된다. 바다와 관련이 있는 수호여신을 모신 세곳의 신전인 헤츠노미야(辺津宮), 나카츠노미야(中津宮), 오쿠츠노미야(奥津宮)를 통칭하여 에노시마신사로 불리우고 있다. 552년에 바다의 신과 세 여신을 모시기위해 세워졌다고 알려져있으나, 미나모토 요리토모(源頼朝 :가마쿠라 막부 의 개조자)의 명으로 벤자이텐(弁財天 : 재물복을 주는 여신)을 모시게 되어 유명해진 곳이다.
헤츠노미야(辺津宮)는 1206년에 지어진 에노시마신사의 본전(本殿)으로 바다의 여신 타키즈히메노미코토(田寸津比売命)를 모시고 있다. 경내 호안덴(奉安殿)에는 하다카벤텐(裸弁天)으로 알려진 묘온(妙音)벤자이텐이 모셔지고 있는데, 희디힌 피부에 비파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에노시마 요트하버가 한눈에 펼쳐지는 고지대에 위치한 나카츠노미야(中津宮)는 강렬한 느낌의 붉은색이 돋보이는 신전으로 853년 이치키시마히메노미코노(市杵島比売命)를 모시기위해
창건하였고, 현재의 신전은 1549년, 1689년 두차례에 걸쳐 재건된 것이다. 매화꽃이 만발하는 2월중순이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
江ノ島(에노시마)의 섬 안에는 일본 전통 詩라는 하이쿠(俳句)가 새겨진 비석이 드문드문 있는데 이 전통 詩는 나가노 센잔(長野仙山)의 하이쿠이며 에노시마의 아름다운 풍경과 분위기를 읊고 있었다. 에비스야와 헤츠노미야 ( 에노시마 신사) 참배 길에 각각 1개 씩 서 있다. 나가노 센잔은 메이지시대(明治時代)에 에노시마 하이쿠를 짓는 시인들 중에 중심 인물이었다. 이와야(岩屋)로 통하는 기다란 돌계단길을 내려가다보면 사계절을 노래한 가비(歌碑)가 드문 드문 많이도 눈에 띈다. 누마다 요리스케의 와카(和歌)로 일본 3大 벤자이텐(弁財天)의 하나인 하다카 벤자이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구가 돌판에 새겨져있다.
고쵸안(孤蝶庵)의 하이쿠 비(碑)라든가 봄의 계절을 읊은 하이쿠가 많은 에노시마의 가비(歌碑)중에서 여름을 노래한 드문 하이쿠가 새겨진 비(碑)가 서 있다. 다카기 소우고(高木裝悟) 시인의 것이다. 이 곳을 지나서 치고가후치(稚兒ケ淵)를 내려다 보는 층계의 오른편에서 두 번째 비석은 모모야마시대 방랑미학의 실천자라 불리우는 유명한 하이쿠의 시인 마츠오 바쇼(松尾芭蕉 :1644-1694)의 하이쿠(俳句)가 새겨진 석비(石碑)도 있었다. 바쇼는 1694년 여행지였던 오사카에서 "여행길에 병드니/ 황량한 들녘 저편을/ 꿈은 헤매는도다' 라는 마지막 절구를 남기고 51세로 임종을 맞았다. 나는 그 보다는 7 년을 더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셈이다.
치고가후치(稚児が淵)로 내려가기 직전에 위치한 오쿠츠노미야(奥津宮)는 섬 내에서 가장 안쪽에 자리한 신전이며 타키리히메노미코토(多紀理比売命)를 모시고 있는 이곳은 36마리의 원숭이를 조각한 탑이 유명하고, 입구에는 미나모토요리토모(源頼朝)가 기부한 토리이(鳥居)가 우뚝 서있다. 본당 천정에는 에도시대 유명화가가 그린 ‘핫보니라미노카메(八方睨みの亀)’라는 거북이 그림은 어느방향에서 보아도 거북이가 보는쪽을 쳐다보는 듯한 묘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쿠츠노미야(奥津宮)에서 산길로 접어들면 아름다운 에노시마 해안가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이 나타난다. 바다를 배경으로 용의 얼굴이 새겨져있는 종루인 '류렌노카네(龍恋の鐘)'는 에노시마를 만든 용이 천녀와 사랑을 이루고 싶어했다는 아름다운 전설에서 유래된 사랑의 종루이다. 그러기에 이곳은 연인의 언덕이라는 의미로 코이비토노오카(恋人の丘)로 불리우며, 영원한 사랑을 염원하는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된 곳이다. 류렌노카네 주변 울타리는 물론이려니와 벤치와 나무에까지 온통 사랑을 맹세한 연인들이 메모와 자물쇠를 매달아 둔 풍경이 장관이다.
오쿠츠노미야(奥津宮)에서 돌계단을 내려오면 약 50m 폭의 바위군 '치고가후치(稚児ケ淵)'를 만날 수 있다. 웅장한 바위로 가득한 섬의 정취가 느껴지는 이곳은 예전에 겐쵸지(建長寺)의 수행승 ‘自休’과 소쇼인(相承院)의 사찰 심부름꾼이었던 ‘白菊’가 연이어 투신자살을 하였다는 전설이 남아있는 곳이다. 치고가후치(稚児ケ淵)라는 명칭은 가마쿠라(鎌倉)시대 가나가와현(神奈縣)의 어느 작은 사찰에 살고 있던 어린아이가 강물에 투신 자살을 한 것에 유래해 붙여진 명칭이었다. 여기에서 바라다보는 저녁의 경치는 매우 아름다워서 가나가와현(神奈川縣)의 경승 50개에도 지정되었다. 바다를 내려다 보는 장소에는 나가세 하텐로우의 하이쿠가 새겨진 비석(碑石)이 서 있었다. 이곳을 조금 지나 자연석 돌계단을 한참이나 밟고 내려가서 이와야(岩屋)라는 동굴에 다다르면 오랜 세월을 지나 파도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자연동굴로 두 개가 이루어져있다. 이와야(岩屋)는 에노시마 신앙의 발단이 된 동굴로 예전부터 고승들이 수행을 했던 영지로 알려져있으며 152m 길이의 제 1동굴과 112m 길이의 제2동굴로 두개의 동굴내부에는 석불과 석탑이 음향과 조명으로 연출되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에노시마를 만들었다는 전설속의 용이 이곳에서 살았다는 이야기를 기초로 한 소품 전시물과 에노시마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동굴 안에도 에노시마의 풍광을 아름답게 읊은 요사노 아키코(与謝野晶子; 1878~1942 여류가인)의 단카(短歌)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江の島悲歌 歌 : 이치가와유키노(市川由紀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