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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여명의 스님들과 4천여 재가불자들이 서울광장 시국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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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나 주인으로 살고, 우리 서 있는 곳마다 진리의 땅이 되게 합시다!(隨處作主 立處皆眞)’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위한 시국법회가 7월 4일 이 시간 현재(저녁 8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1천 여 스님과 3만여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되고 있다.
시국법회 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 수경, 명진, 효림, 선묵, 지홍, 정념, 계호, 능혜, 박광서) 주관으로 열리고 있는 시국법회 참석 대중들은 저마다 컵등과 촛불을 켜들고 가물거리는 민주주의의 회생과 국민주권 회복,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독재 회귀정권으로부터의 국민생명권 회수 등을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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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 촛불을 든 대형 촛불소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
저녁 5시부터 조계사에 모인 가사장삼을 수한 스님 1천여 명과 4천여 명의 불자들은 시국법회를 위해 컵등을 만드는 등 준비를 시국법회 준비를 마치고 오후 6시부터 가섭 스님의 목탁집전에 맞춰 조계사-종각-을지로입구(롯데)우회전-삼성화재를 거쳐 시청 앞 광장으로 향했다.
‘국민의 뜻이 부처님 뜻입니다’라는 선두의 플래카드를 따라 행진하는 스님들은 침묵한 채 묵묵히 걸었고, 재가불자들은 석가모니불을 부르며 그 뒤를 따랐다. 그 행렬의 선두가 서울광장에 도착했을 때에 조계사에서 출발을 미처 못했을 정도로 길게 이어졌다.
천주교 문정현 신부도 조계사로 와 불자들과 함께 걸어서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불자들과 함께 어우러져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문 신부의 모습은 불교와 천주교 간의 벽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상징 같은 것이었다. 괘색 가사를 두른 조계종 스님들 사이로 붉은(紅)가사를 걸친 태고종 스님들의 모습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선두가 시청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30분 경.
이에 앞서 시청 앞에서는 오후 5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불교계 단체와 조계사 합창단, 동요, 대불청 청공지회 등이 출연하는 식전행사가 이어졌다. 이곳에는 조계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서울광장으로 온 수만 명의 불자들과 시민들이 운집해 있었다.
이날의 본 행사인 시국법회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됐다. 불교방송 진행자로 널리 알려진 진명스님의 사회와 능허 스님의 집전으로 웅장한 법고의 울림과 함께 가사장삼을 입은 스님들이 수만 대중들의 박수와 환호, 합장 예경을 받으며 장엄한 위의를 갖춘 채 입장했다.
삼귀의, 1천 여 스님들이 행하는 장엄한 예불의식, 반야심경 독경의 불교의식에 이어 수경스님(시국법회 공동추진위원장,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의 여는 말씀이 시작되자 3만 대중들은 일제히 스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수경 스님은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은 두 달이 넘도록 생명과 평화를 갈구하는 촛불이 타올랐던 곳인 동시에, 물리력으로 그것을 끄려는 국가의 폭력이 저질러졌던 곳”이라며 “촛불과 물대포! 이 둘의 관계는 지금 한반도에 사는 우리네 삶의 실상을 비극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국가 권력의 원천인 국민을 향해 국가가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국가의 존립 근거를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민주국가에서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국민에 대한 폭력을 강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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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광장 시국법회에는 수만의 불자와 시민들이 동참해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과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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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나 주인으로 살고, 지금 이곳을 진리의 땅이 되게 하라”고 했던 옛 선사의 가르침을 인용한 수경 스님은 “주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해탈의 삶이다. 해탈의 삶이 무엇인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나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신의 삶을 규정하는 조건들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뛰어넘어 자유롭게 사는 것을 말한다”고 역설했다.
딸서 10대 소녀들이 처음 밝히고 나선 2008년 오늘의 ‘촛불’은 인간 존엄의 몸짓이자 자유로운 삶을 희구하는 본능적 자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현 정부와 보수 언론은 촛불 대중을 ‘폭도’로 몰아가려 했다고 비판한 스님은 “그들은 옹색하게도 집시법을 들먹이며 범죄의 낙인을 찍으려 했고, 쇠고기 졸속 협상으로 비롯된 정당한 국민 저항에 따른 난국의 책임을 이른바 ‘촛불 세력’에 전가하려 했으니 참으로 초라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스님은 이어 “간곡히 바라건대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물리적 공권력과 보수 언론의 방패에 숨지 마시고 진솔한 인간의 모습으로 국민과 진정한 소통을 해야 하며, 지금 국민이 절실히 바라는 소통의 형태는,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항복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과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모습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스님은 “대통령께서는 부디 창조적 발상으로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시기 바란다”는 충고로 여는 말씀을 마무리했다. 수경 스님에 이어 시국법어에는 청화 스님(조계종 교육원장)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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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법회에 참석한 1천여 스님들이 예불의식을 봉행하고 있다. |
‘현 시국을 두 눈으로 봅시다’라는 주제로 설법에 나선 청화 스님은 “우리는 80년대의 험한 산을 힘겹게 넘어 왔다. 그리고 가까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이제 더 이상 넘을 산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돌연히 또 하나의 높은 산이 나타나 국민의 앞을 가로 막고 있다. 실로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대통령이 아무래도 한 쪽 눈이 먼 것 같다. 촛불의 허물은 보면서 자신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하는 것으로 법문을 시작했다. 청화 스님은 “중고등 학생들도 아는 생명의 가치를 대통령은 모르고 있다.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광우병 위험물질까지를 그것도 아주 쉽게 수입하기로 결정한 대통령의 태도에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광우병쯤은 감수하라는 주문이 담겨 있다.
그러나 중고등 학생이나 전 국민들은 경제만 살아난다면 광우병에 걸려도 좋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님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하고, 그 진지한 성찰을 통해서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야 한다. 캄캄한 방에 촛불을 밝히면 일시에 어둠이 사라지듯, 잘못을 깨달으면 그 잘못의 허물도 금방 일소된다”고 대통령의 자성을 촉구했다. 시인으로서도 명성이 높은 청화 스님은 시승(詩僧)답게 한 편의 시를 읊는 것으로 법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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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법진 스님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단호하고도 강렬한 비판연설로 대중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
한 눈으로 보면/ 촛불만 보이지만/ 두 눈으로 보면/ 촛불 속의 영혼까지 보입니다.// 씽씽 바람이 되는 이여/ 알아야 합니다/ 영혼이 있는 촛불은/ 폭풍도 끄지 못한다는 것을.// 이 촛불 앞에서/ 두 눈으로 보면/ 안 보이던 종달새의/ 노래 소리도 다 보이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한 눈을 감고/ 두 뿔로 들이 받는 쇠귀신은 보지 못하면서/ 안 보이는 금송아지 꼬리만 보인다 합니까.
시로 맺어진 청화 스님의 법어가 끝나자 사부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지지와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이어 해인사 승가대학 학장 법진 스님은 연설을 통해 “헌법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벌써 취임당시의 자신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진 스님은 “그러니 국민들로부터 3개월도 못돼 ‘이명박 OUT’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법진 스님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편가르기, 종교편향, 가진자를 위하고 어려운 자를 무시하는 행동을 그만하라. 자꾸 그러니까 산중에 있는 사람까지도 이렇게 달려나오지 않았는가”라고 힐난했다.
스님은 또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폭도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국민을 때리고 물대포를 쏘겠는가? 대통령은 진심으로 참회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변화하고 싶다면 국민과 함께 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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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법회 연설 도중 출연한 청용암유치원 어린이들의 앙증맞은 공연은 참석대중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
법진 스님의 연설에 이어 청용유치원 어린이들의 ‘참 좋은 말’과 ‘앞으로 앞으로’의 앙증맞은 공연에는 시민들이 함께 목청을 높여 합창을 하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비구니 봉환 스님의 구성진 회심곡 연주에는 참석 대중 모두가 환호와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촛불집회와 광우병을 비유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정신을 차리라는 개사의 내용이 흘러나올 땐 대중속 여기저기서 환호가 일기도 했다.
이어 노래패 ‘우리나라’의 ‘헌법 제1조’와 ‘나눔과 기쁨’ 연주를 함께 부른 3만여 사부대중은 민주회복과 독재정권 퇴진의 의지를 굳게 다졌다. 어둠이 점차 짙게 드리워진 광장에는 컵등과 촛불이 더욱 광채를 띠며 타올랐다.
이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대표하여 전종훈 신부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전 신부는 ‘성불하십시오’라는 인사로 연설을 시작했다. 전 신부는 “오늘 불교법회를 보니까 천주교와 누가누가 더 잘하나 싸우러 나온 것 같다”고 조크를 했다. “그러나 우리들의 싸움은 소통이 잘 되는데 이명박 정부와는 소통이 되지 않으니 그게 문제”라며 “누가 고기도 먹지 않는 스님들을 여기까지 나오게 했느냐”고 반문했다.
전 신부는 “의를 행하는 국민에 대한 핍박을 우리는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국민 옆으로 다가가 따뜻한 손을 내민 것”이라며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국민과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신부는 “‘상구보리 하화중생’ ‘원망은 원망으로 갚아지지 않는다’는 부처님을 가르침을 예로 들면서 오늘 이 광장은 우리 종교인들이 참회로써 새 희망을 함께 나누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시국법회는 집행위원장 성묵 스님이 결의문 ‘생명과 국민의 주권을 지키고, 소통하는 권력이 되기를 기도합니다’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참석자들은 성묵 스님이 읽은 결의문에서 “△정부는 이제라도 지난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를 철회할 것 △형식적인 소통이 아닌 진심으로 국민에게 다가가 의사를 물을 것 △공안정국에 대한 진실한 참회와 어청수 경찰청장 등 관련자를 문책할 것 △평화시위를 보장하고 연행된 국민들을 조속히 석방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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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전종훈 신부가 연대의 말씀을 하고 있다. |
수만 대중이 동시에 행하는 장엄한 108참회와 운문사 승가대학 운산 스님의 '국민이 부처님입니다'라는 요지의 발원문 낭독을 끝으로 시국법회를 마친 3만여 사부대중은 밤 9시를 넘기면서 시청에서 숭례문 앞 남대문 시장을 우회해 을지로 입구 롯데백화점을 거쳐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참회와 희망의 행진에 나섰다.
첫댓글 살아있는 불교를 온국민에게 보여줄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제 답답함이 조금 풀리네요 앞으로도 우리 도반님들 동참과 격려 부탁 드립니다
목탁소리가 세상에 울리니 고양이와 새들도 오늘하루만큼은 고개를 숙이고 그 소리를 듣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그리고 불자님 감사함니다 ..
스님.신부.교무님들께......()()()
감사합니다. 펴 갑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
정말 눈물이 나네요.. 대단하셨습니다.. 정말 점잖은 불교여서, 조용한 집회를 생각했었는데 어찌나 대단한 포스들을 지니고 계시던지~ 불자임이 자랑스러웠습니다 ^^
그날 넘 감동였어요... 앞으로 우리 불자들도 불교행사에 단합된 모습 .. 많이 뭉쳐봐요..^^*
우리도 지역별 불자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불교를 수호하는 방법을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