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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가 연달아 겹치는 통에 사진 하나 올리는 것이 이리도 늦어졌군요.
아래 메밀국수 기행 다녀온 자료사진입니다.
유용한 정보 됐음 좋겠네요 ㅎㅎ
지우고 새로쓸까 하다가 댓글도 있고 해서.. 글은 중복되지만 사진들 보시라는 차원에서 한 번 올려봅니다. ^^
* 출발
토요일 점심 즈음에 출발했는데 차가 좀 막히더군요. 앞으로는 3-4시 이후에 천천히 출발하는게 좋겠다 생각했지요.
1. 봉평촌막국수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를 지나 동으로동으로 쭈욱 나가다보면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작가의 생가터와 전시관이 있는 봉평에 도착합니다.
영동고속도로 장평IC로 나와서 오른쪽 길로 5분 정도 올라가서 '메밀의 고향 봉평'이라는 큰 입간판을 끼고 마을로 들어서면 거대 막국수 촌이 펼쳐집니다.
왼쪽은 이효석 문학관과 막국수 촌, 오른쪽은 시내입니다.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 세 곳 이라는데 '봉평촌막국수', '현대막국수', '진미식당'이랍니다.
주인이 예전 주인은 아니지만 40년 이상 한 간판으로 활동해서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는 집들이랍니다.
세 군데 다 시내에 작고 오래된 건물에 있습니다.
첫 번째로 들린 곳은 봉평촌막국수입니다.
70년대 안양 중앙시장 반뼘도 안되는 정말 작은 시내로 들어서서 중앙로를 운행하면(그래봐야 왕복2차선입니다.)
'봉평촌막국수'라고 촌스러운 빨간 간판이 보입니다.
냉막국수, 비빔막국수 하나씩을 시키고 '메밀전'을 시켰습니다.
메밀전이 먼저 나오는데 하얀 김치가 들어있는 전이 아주아주 얇게 구워져서 세 장이 겹쳐 나옵니다.
신기한게 '전'임에도 불구하고 기름기가 하나 없고 담백합니다.
이건 전을 부쳐온게 아니라 쪄왔나 싶을정도입니다.
메밀향이 아주 은은하게만 나는데 어떻게 맡으면 향기롭기도 한 것이 아주 좋습니다.
아삭거리는 김치도 너무많이 시지도 않고, 신선한 야채처럼 상큼함을 전해줍니다.
냉막국수는 참기름 향이 아주 작게만 나고 메밀향이 먼저 화악 퍼지는게 딱 좋습니다.
까글한 메밀을 생각했는데 그렇게 까끌거리지 않고, 담백한 맛에 미끌거리지도 않는것이, 입안을 살짝 만져주는 것 같아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비빔막국수도 신선한 채소가 많이 들어가있고 고유의 장맛 때문인지 서울에서 느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인공조미료가 아예 안들어간것 같지는 않은데 정말 아주 약간, 딱 좋을만큼만 들어가있는 느낌입니다.
정갈한 맛입니다.
반찬으로 갓김치가 나오는데 이건 전라도 갓김치랑은 또 다른 맛입니다.
식당 아주머니께서도 "이건 강원도 갓으로 만든 강원도 갓김치입니다"라고 하시는데 정말 와닿았습니다.
일부러 맵고 시게하지도 않았고, 아주 싱싱하고 아삭거립니다.
식사는 5000원~6000원 수준입니다.
정말 만족했습니다.
근처 갈 일 있으면 자주 들릴 것 같아요.
* 쉬는시간 : 무이예술관
봉평촌 막국수 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이효석 문학관이 있습니다.
볼건 많이 없지만 높지않은 산에 경치가 좋아서 한두시간 산책로로 좋습니다.
거기서 외각도로로 약간을 돌아가면 폐교된 초등학교로 만들어놓은 미술관이 있습니다.
무이예술관이라는 독특한 이름인데요. 성인 입장료는 3000원 받더군요.
학교건물 밖에 조각상이 여럿 있는데 이건 보통수준이구요.
학교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화가들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분들 작업실도 같이 있어요.
복도마다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실력있는 분이 좀 있습니다.
특히 메밀꽃을 전문적으로 그리시는 분이 계신데 실력이 좋습니다.
보고 있으면 정말 메밀꽃 가득한 벌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큰 미술관도 아니고, 한 두시간이면 금방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소미술관 이지만,
부담없이 거닐다보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주문진 대동면옥
점심을 넉넉히 보내고 결혼식이 있는 주문진으로 들어섰습니다.
주문진 중앙로와 7번국도 사이에 구도로가 있는데요.. 이 쪽에 메밀로 유명한 업소가 하나 또 있습니다.
'대동면옥'이라는 곳인데요.
이 곳은 독특한 소스와 밑반찬이 유명한 곳입니다.
비빔막국수와 수육을 시키고, 메밀동동주를 시켰습니다.
비빔막국수를 시키면 큰 그릇에 국수가 담겨오고 빈 스댕그릇과 플라스틱 주전자가 같이 나옵니다.
이게 뭐지? 하고 한참을 쳐다봤더니 내용물이 '간장 베이스의 국물=소스'입니다.
비빔막국수는 원래 그릇에서 비벼먹고
조금을 덜어 빈 스댕그릇에 놓습니다.
간장소스를 주전자 채로 국물처럼 붓고 비벼먹으면
아~ 정말이지 감탄할 만큼 입에 쪽쪽 달라붙는 막국수가 또 한그릇 탄생합니다.
비빔막국수는 봉평에서 맛보았던 순수한 맛은 아닙니다.
서울 만큼의 자극적인 수준은 아닙니다만, 간이 세긴 합니다.
그래도, 짭쪼름하고 달콤한 것이 저처럼 애들 입맛에는 그래도 좋습니다 ^^
동동주는 그렇게까지 특별한 맛은 아닙니다만 메밀향이 살짝 나는 것이 운치가 있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밑반찬인데요.
수육을 한 접시 시키면 돼지비린내 처리가 잘 된 작게 썰린 수육이 나오는데요.
여기에, 가오리 삭힌 것을 매콤하게 무쳐서 한 접시 가득 가져다줍니다!
이게 아주 압권입니다.
말랑말랑하면서 쫄깃한 것이, 닭다리처럼 쫄깃한 쥐포를 먹는 기분입니다.
밑반찬처럼 엄청 짜지도 않아서 그냥 팍팍 집어먹어도 너무 좋구요.
수육에 얹어 먹어도 좋습니다.
아, 물론, 막국수에도 많이 들어가있어요.
배불리 먹고 기분도 좋은 밤이었죠.
* Tip : 주문진 관광, 해안도로 드라이브
주문진 해안도로를 드라이브 하면 방파제가 높이 올라가 있어서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면 바다가 보이지 않습니다.
근데 그 방파제가 그렇게까지는 높지 않아서요, 북에서 남으로 오면 시원한 바다가 잘 보입니다.
주문진이 의외로 물이 상당히 맑습니다.
가까운 위치에서 물을 살펴보면 세부나 파타야 해안처럼 물이 파아란 것이 아주 기분이 좋아집니다.
주문진 시내에서 약간만 북으로 올라가면 '아들바위'라고 유명한 광광지가 있습니다.
이 곳에서 바위들이 연결된 기반 위에 서있으면, 파도가 아주 가까이에서 힘차게 부딪히는게 '아 역시 동해바다'라는 느낌이 납니다.
해안도로 따라 내려오다보면 항만이나 해수욕장에서는 약간 멀어도 전망이 정말 좋아보이는 팬션이나 민박이 많습니다.
해안도로 상이면 2층만 되도 충분히 잘 보이구요.
그걸 다음날 아침에야 알아버린 저야말로 바보지요 ㅍㅍ
아침 햇살에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들고 폼잡고 싶었는데..아쉬웠죠 ㅠ ㅠ
3. 실로암막국수
(등장인물 하등 상관없음)
바다구경도 하고, 결혼식도 끝나고
이제, 마음 독하게 먹고 인근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실로암막국수를 찾아 떠납니다!
65번 동해안고속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북으로 7번국도를 타고 끊임없이 올라갑니다.
주문진에서 고속도로 끝, 아직은 북으로 공사중이예요.
국도타고 양양까지 대충 20키로 이상 가는거 같습니다 ㅎ
뭐하러 지어놓은건지 싶은 양양국제공항 지나서 죽어라 북진하다보면
38선휴게소 지나서, 관광안내센터 지나서, 뭐 지나서
'장산리'라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여러번 안 나오고 딱 한 번 나오니 잘 찾으세요 ㅎㅎ
장산리 표지판 따라 좌회전하고 안으로 들어오면
군부대 끼고 실로암막국수 이정표가 여럿 보입니다.
실로암 때문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이 쪽에도 막국수 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유혹을 뿌리치고 한참을 들어가면 오른쪽에 '장산리'라는 작은 머릿돌이 보입니다.
들어가면 후즐그레한 가건물 같은 곳에 '실로암막국수' 라고 크게 써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농촌마을 한 가운데 있습니다.
주위엔 작고 오래된 집들만 있고, 한적하고 여유가 있는 풍경입니다.
아, 이런곳 오면 뭘 먹어도 맛있는데 ㅎㅎ
신발은 검정 비닐에 쌓아서 들어가야 합니다.
아니면 그냥 건물 밖에 두고 가십시다. 오래되고 냄새나는 신발 누가 가져간다고..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정말이지 말 그대로 시골집입니다.
군데군데 문이 있던 자리 문짝을 떼어버렸구요, 옆 테이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민망시러운 정도로 가깝습니다.
비빔막국수 하나, 냉막국수 하나 시켰습니다.
딱 보이게는 뭐가 틀린 줄 모르겠더니
국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조금 있으니 동치미국물이 큰 그릇으로 나옵니다.
이걸 조금씩 부워서 먹는데..
비빔소스에 동치미국물이 결합되니 환상의 하모니가 나옵니다!
아 정말이지 이렇게 시원한 국물은 난생처음입니다.
장 맛과 짭쪼름한 소스 맛이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어우러져, 그냥 정신없이 머리까지 맛있고 시원합니다.
아, 정말이지 명불허전!
괜히 유명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동치미도 별로 안좋아하고 국수도 별로 안좋아하는 여친이 국물까지 싹싹 다 마셔버렸습니다!
멀리까지 북으로 북으로 올라온 보람이 있습니다!
* Tip. 양양 떡마을
이름은 잘 기억안나는데 인근에 떡으로 특화된 마을이 있습니다.
올라올 시간 재촉에 많이 보지는 못했는데
크진 않지만 한옥으로 잘 둘러쌓여 고즈넉한 맛이 있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 번 들려보세요.
4. 진미식당
흡족한 마음으로 올라가는데 뭔가 아쉽습니다.
메밀여행이면 메밀로 된 많은 것을 먹어봐야 하는데 정말 중요한 것을 안먹었네요.
메밀무욱~ 찹쌀떠억~ 할 때 그 메밀묵을 안먹어본겁니다!
그래서 올라가는 차 안에서 다시금 전의를 다짐하고!
에라이!
"내일 좀 피곤하면 사장이 나를 괴롭히지만, 지금 메밀묵을 안먹으면 후회가 나를 괴롭힐꺼다!"
과감히 장평에서 다시 나와서 봉평으로 향했습니다.
현대막국수와 진미식당 사이에서 갈등을 좀 했습니다만 현대막국수는 서울에도 지점이 있으므로 진미식당 결정!
시내를 지나서 끝자락에, 주유소였나? 그런 건물 옆에 홀로 위치해있습니다.
예전 한정식집 인테리어처럼 실내에 물레방아 돌아가는 작은 연못이 있구요.
문지방 넘어 방으로 들어가 먹습니다.
간단하게 묵만 먹고 갈라 했는데, 일하시는 분이 재차 들이대시길래 ^^
친절하고는 거리가 있었지만 좋은 기분 유지하려고 그냥 다 받아줬습니다.
비빔막국수 하나, 메밀전병 하나, 묵말이 하나!
오늘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묵말이입니다!
시원한 국물에 메밀묵이 약간 두껍게 4-5센치 길이로 썰어져 한 가득 담겨있는데
국에서 건더기 먹듯이 젓가락으로 후루룩 먹어버리면 도토리묵하고는 확연히 틀린 메밀묵 만의 담백한 맛과 향이 목구멍까지 가득합니다.
숫가락으로도 후룩 떠먹고 아예 그릇채 들고 마셔버려도 좋습니다!
그렇게 시원하고 맛있는 국물은 대체 뭘로 만드는 것인지!
아주 압권입니다. ㅎㅎ
참, 이 집 비빔막국수는 다른 곳보다 별로입니다.
서울의 수준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참기름을 많이 넣어서인지 담백한 맛에 익숙해질라는 타이밍에서는 그닥이더군요.
배가 너무 불러서 전병은 싸가지고 먹었습니다.
김치와 두부로 만든, 마치 김치만두 속 같은 내용을 얇은 메밀로 말아서 김밥처럼 썰어놓은 것인데
이것도 아주 별미입니다.
껍데기의 메밀이 밀가루와는 완전 달라서요.
쫄깃한 맛이 약간 있으면서도 엄청 질기지도 않고 최적입니다.
여주부터 차 좀 막히길래 하나씩 주워먹었는데 온기 사라진 전병도 하두 맛나서 눈깜짝할 사이에 다 먹었습니다.
* Tip. 가게는 의외로 일찍 끝나요
진미식당을 나오며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하는데 주말 오후정도에 항상 사람이 많아서 고생한다는군요.
어차피 근처에 유명한 관광지가 따로 없어서 민박 등 숙박이 약하답니다.
동해에 거처잡고 메밀만 먹으러 오는 사람이 많아서요.
장사는 어지간하면 일찍 닫는다고 하네요.
사람 많은 휴가기간에는 너무 힘들어서 예닐곱시면 문을 닫는다 하구요.
사람 없이 몸이 괜찮으면 아홉시 정도에 문 닫는답니다.
숙박객이 적어서 늦게까지 문열어봐야 별로 득이 없다네요.
근처가서 맛나게 메밀드셔볼 분은 시간 일찍 맞추셔야 할듯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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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6월이면 메밀꽃이 하얗게 봉평을 뒤덮는다는데 아주 장관이랍니다.
말로만 듣고 한 번도 보질못해서 올 여름에는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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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겁나 맛있겠어용 +_+
메밀을 넘 좋아해서 바쁜줄에도 첨부터 끝까지 잘 보았습니다..근디 어느 한곳을 추천해 주신다면 ..? 여러군데 다닐 시간적 여유가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