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난리난 상황에서 기아차가 얼른 홍보용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습니다. 기아 스포티지가 티구안을 앞섰다는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시죠? 그렇지 않아도 모터그래프 등에서 문의가 와 "이거 어떻게 된 거냐?" 했는데 대답 해주고 나니 바로 이런 기사가 보이더군요. 해서 기사에는 없는 내용들을 추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에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특집 기사가 아우토빌트에 실렸습니다. 이번에 출품된 자동차들 중 20대를 선정해 순위를 정했습니다. 순위는 감성 부분 (디자인 중심)과 스펙 부분, 그리고 이 둘의 점수를 평균낸 것으로 순위를 정했습니다.

디자인 부분에서는 90점을 받았는데 일단 유니크(독특함)하다는 점을 높게 봤습니다. 이미 유럽인들에겐 언발란스 해보이는 규브형태의 안개등 디자인이 익숙합니다. 기아가 유럽 전용모델들에 미리 적용을 했기 때문이죠. 일종의 완충효과라 할 수도 있겠네요.
스펙 부분은 80점을 받았는데요. 최대 185마력 디젤과 177마력 가솔린 엔진 등, 스펙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그동안은 아우토빌트의 커넥티드 카 항목에서 항상 널뛰기 점수를 얻었습니다. 대체로 현지에 맞는 내비게이션이나 그밖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커넥티드 카로서의 구색이 안 갖춰졌었기 때문인데요. 이번엔 이걸 어느 정도 보완을 했고, 그것이 점수에 반영이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한가지는, 실내 공간 언급이었습니다. 공격적인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 공간이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된 것이죠.
다만 스포티지가 티구안을 앞섰다고 한 부분은 스펙이 아니라 디자인 항목이라는 것도 참고해야 할 내용입니다. 물론 늘 따라다니는 거, 7년 무상보증과 가격이 이번 점수에도 좋게 반영이 됐다는 점은 의심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당연히 보도자료에는 언급이 안돼 있습니다. 참고로 포르쉐 미선이 (미션 E)는 디자인과 스펙에서 100점을 받았는데요. 말 그대로 인상평가, 그리고 스펙만 보고 내린 순위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아 입장에선 그렇지 않겠지만요)
이번 기사는 결국 IAA 기간에 맞춰서 내놓은 이벤트성입니다.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티구안 등을 넘어섰다느니, 유럽에서 투산이 성능 평가에서 1등을 했다느니 하면서 디테일한 내용은 애써 외면한 채 뭉뚱그려 소개를 하면, 저처럼 현지에서 그 내용들을 빤히 보고 있는 사람이 부연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마케팅을 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너무 과도한 의미 부여를 하기 보다는 있는 내용 그대로를 전달하는 방향에서 좀 더 곰처럼 묵묵히 나아가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내년 초쯤에 있을 신형 티구안, 현대 투산, 기아 스포티지의 비교테스트가 지금부터 기대되네요. 그 때도 티구안을 꺾는다면 그 땐 더 기쁜 마음으로 그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
첫댓글 우리나라 맥주 '클라우드'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국산 맥주 클라우드가 국제주류품평회에서 동상 수상의 위엄을 토했다는 광고가 있었지요.
우리나라 프리미엄 맥주가 이 정도다 하는 광고였지요.
알고 보니
국제주류풍평회에서 주는 동상은 수상 메이커가 수백 개에 이르는, 말하자면 거의
참가상에 가까운 상이었다는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자신이 없었으면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수상에도 이렇게 광고에 쓰는지....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상당히 얕보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씁쓸합니다.
ㅡㅡ;; 마케팅이란 게 참, 어떻게 보면 눈속임이란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
이래서 국내기업이 싫어집니다
누구나 자기 물건을 팔때 좋은면만 홍보하겠지만
이건 아예 우리가 속는 기분이 드네요
현대 기아차가 많이 발전했다고 느끼지만 이런면때문에 실망이 더 커집니다
예. 말씀처럼 실전 비교테스트에서의 소식, 분석 기다려집니다. 과연 어느정도 발전한 걸로 평가받을런지요...
그래도 "흉기"차.... "흉기"를 타고 다니기 싫습니다 엉엉~~ ㅠ.ㅠ
마케팅에 속지 않는 시각을 키워야겠어요,,
사람들은 신문기사 1면에 나온 것만 기억한다고 하더라구요.
그게 진실이 아니더라도, 아무리 정정 보도를 해서 해명을 하려고 해도,
우스개 소리로, 영어로 된 주인공을 욕하는 기사가 나와도, "이거 봐요. 신문 1면에 얼굴이 나왔잖아요?" 라고 하면 된다는 말도...
세상을 잘 뜯어보는 눈을 갖기는 쉽지 않나 봅니다...
이번에도 토요타 사태 때와 같이 반사이익 좀 볼까요?
아무래도..하지만 오히려 일본 업체들이 더 큰 이익을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예전에 피아노 알아보다가 국내피아노사에서 독일에 소위 듣도보지못한 피아노사를 인수해서 프리미엄이라며 몇배를 뻥튀기해서 한국에 팔면서 국내소비자를 기만하던 생각이 나더군요. 해외프리미엄이라면서 정작 나가보면 인지도가 전무한 그런 브랜드들이 한국에오면서 엉뚱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