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방송기자클럽 이사 김영규]
우리나라는 최근 평균 수명 증가와 출산율 하락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처음으로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보다 출생아 수가 적어 추월 시기가 1년 빨라졌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1.03명으로 역대 최저였던 2005년의 1.08명을 깰 전망이다. 신생아 수는 40만명대에서 올해 처음 35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고령인구는 677만5000명으로 유소년인구(676만8000명)보다 7000명이 많았다. 저출산 고령화 속도에 가속이 붙으면서 인구 절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구절벽’이란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급감하는 현상이다.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는 인구절벽을 피해 가기 어렵다.
유엔은 65살 이상 인구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 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어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우리는 2000년 고령화사회(노인 인구 7% 이상~14% 미만) 이후 17년 만에 고령사회가 됐다. 일본 24년, 미국 73년, 프랑스 115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빠르게 진행됐다. 이런 추세라면 9년 뒤인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노인인구 20% 이상)가 예상된다.
고령화가 초래할 사회적·경제적 변화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고령화는 재앙으로 다가오게 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부터 줄어들고 있다.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노인들이 급증하는 사회는 활력을 잃는 것은 물론 국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폭발적으로 늘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21조9000억 원이었던 65세 이상 노인인구 진료비는 2060년에는 390조7949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의 6.57%에 달하는 수치다.
인구 문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년층 대책이다. 노인 연령 기준이 올라가면 근로자 정년 등 일자리 정책도 그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최고의 노인 복지는 일자리다. 시간제 근로 등 다양한 고용 형태와 탄력성을 높여 노인 일자리를 최대한 늘릴 필요가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가 증가한다는 데 초점을 두고 정책을 짜야 한다.
인구고령화의 근본적인 대책은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2005년 저출산·고령화 기본법을 제정한 이래 5년마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지난 10년간 151조원이란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을 높이는 데 실패했다. 저출산의 문제가 대두된 것은 2000년 초반이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한해 100만명이 출생했는데 2002년부터 한해 50만명 이하로 태어나고 올해는 41만명이 출생했고, 2018년부터는 30만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출산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다.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해마다 노인 인구가 4% 가량 증가되고 있다. 저출산 극복과 함께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해결이 미래 우리나라의 생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