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베두부, 초간단 두부백숙, 썸타는 토마토샐러드까지 3회 연속으로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갑판장표 귀차니푸드를 소개했더니만 좀 없어 보이는 느낌입니다. 뭐 자연인 갑판장이야 타인의 시선 따위는 그닥 의식을 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라 상관이 없지만 강구막회의 종업원의 입장에서 강구막회의 공식 카페를 통해 소개하는 글이 없어 보이니 드는 걱정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앞서 올린 귀차니푸드보단 좀 귀찮지만 努性比(노력대비성능)가 좋은 냉동볶음밥을 후다닥 만들어 먹겠습니다.
꼭 필요한 재료는 냉동볶음밥이고,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재료는 토마토와 생칵테일새우이며,
없어도 상관없지만 있으면 더 좋은 재료는 삭힌고추다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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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토마토
대개의 토마토는 껍질의 질깃한 식감이 거추장스럽고 이 사이에 낄 수도 있으니 가급적 제거하는게 좋습니다. 토마토에 十자 모양으로 칼집을 낸 후 뜨거운 물에 데치면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습니다. 귀찮지만 요리의 완성도를 위해 참고 할 만한 합니다. 귀찮으면 굳이 토마토를 안 넣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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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식재료 단체사진
껍질을 벗긴 토마토는 엄지손가락 한 마디 만한 크기로 잘랐습니다. 소스로서의 역할이라 크기는 그닥 중요하지 않습니다.
좀 있어 보이고 싶어서 냉동실에 뒹굴고 있던 생칵테일새우 네 마리를 차출했습니다. 칵테일새우를 구입할 때 포장지에 30~40 따위의 숫자가 쓰여 있는데 이 숫자의 의미는 1kg당 마릿수입니다. 즉, 30~40이라고 쓰여 있으면 1kg당 30~40마리 짜리라는 의미입니다. 대개 30~40보다 마릿수가 많으면 두절 및 완전 탈각을 한 새우이고, 마릿수가 같거나 적으면 두절 및 탈각을 했지만 꼬리부분을 남겨 놓은 새우입니다. 튀김, 구이, 볶음, 탕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엔 아무래도 꼬리가 붙어 있는 것이 더 먹음직스럽고 있어 보입니다. 냉동실에 한 봉지 두면 이모저모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냉동볶음밥은 기호에 따라 아무 것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냉동실에 몇 봉지 넣어두면 밥이 없을 때나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응급용으로 먹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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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에 기름을 두루지 않습니다.
토마토 손질 때문에 조금 귀찮았지만 여기서부터는 일사천리로 조리가 진행됩니다. 기름을 두루지 않고 달군 팬에 생칵테일새우와 냉동볶음밥을 붓고 넓게 펴가면서 볶습니다. 냉동볶음밥의 포장지에는 전자렌지에 뎁혀 먹어도 된다고 쓰여 있기는 하지만 절대 비추입니다. 눅눅한 볶음밥이 궁금하다면 한 번 해보시든가...또 팬으로 볶을 때는 식용유를 조금 두루라고 쓰여 있는데 이 또한 비추입니다. 갑판장의 경험에 의하면 기름을 안 넣고 볶는게 훨씬 맛있습니다. 고슬고슬 노릇노릇한 볶음밥을 원한다면 기름은 넣지 않습니다. 팬의 직경이 26cm 이하라면 냉동볶음밥 1봉지만 넣고 볶아야 고루 잘 볶아져서 쉽게 고슬고슬한 볶음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냉동볶음밥의 냉기가 풀릴 때까지는 중불에서 조리합니다. 하얗게 보이는 밥알갱이가 밥처럼 촉촉하게 변하면 냉기가 풀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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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는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상관없고
냉동볶음밥의 냉기가 어느 정도 풀렸을 때 깍뚝썰기를 한 토마토를 넣습니다. 이 때의 화력은 센불이어야합니다. 만일 고슬고슬한 볶음밥을 원한다면 토마토는 넣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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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개를 부치듯이 노릇노릇하게
30~40사이즈의 생칵테일새우는 가급적 후라이팬과 맞닿게 볶아야 속까지 잘 익고 겉이 노릇노릇하니 맛나게 익습니다. 전체적으로 볶음밥을 팬에 넓게 펼쳐가면서 부침개를 부치듯이 팬과 맞닿은 면이 노릇해지게 볶습니다. 서너 번 반복하여 토마토즙으로 인한 축축한 기운을 제거해야 합니다.
토마토를 넣지 않았다면 날계란 한 개를 넣고 밥알에 계란옷이 고루 뭍도록 휘적휘적 볶아도 되지만 토마토를 넣었다면 날계란은 투입금지입니다. 볶음밥이 죽처럼 축축해지기 십상입니다. 따로 오믈릿이나 후라이를 해서 얹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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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하게 눌은밥
쨘! 보시다시피 한 면은 다소 축축해 보이지만 또 다른 면은 노릇노릇하게 눌었습니다. 물기도 많이 제거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리지만 고슬고슬한 볶음밥을 원하신다면 토마토는 넣지 말고 볶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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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훨씬 좋은 삭힌고추다대기
완성된 볶음밥에 고추다대기를 넣어 먹으면 갑판장의 입맛에는 훨씬 맛있습니다. 고추의 알싸하게 매운맛이 토마토의 상큼, 달큼, 시큼한 맛과 무지 잘 어울립니다. 고추다대기가 없으면 생고추를 잘게 썰어서 볶을 때 넣어도 되고, 핫소스를 뿌려 먹어도 됩니다만 고추다대기만 못합니다. 갑판장이 이번에 넣은 고추다대기는 부천의 동창해장국 포장에 딸려 온 것을 남겨 두었다가 재활용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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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들인 노동에 비해 맛이 훨씬 좋습니다. 평생 다이어트를 일삼는 아내도 처음엔 안 먹겠다며 완강히 버티는 척을 하지만 기어코 한 입 먹게 만드는 냄새마저도 좋은 볶음밥입니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하다면 다 무시하고 냉동볶음밥만 기름을 두루지 않은 팬에서 달달 볶아도 제법 먹을만 합니다. 어찌됐든 볶음밥의 포인트는 '고슬고슬'이니 이 점만 명심하기 바랍니다.
<갑판장>
첫댓글 그게 저기에.....
역시 인간은 필요의 동물인가 봅니다.
갑판장님께서 부엌을 드나드시고..
다음엔 고기 좀 구워주세요.
자연인인 갑판장은 고기는 날로 먹어...ㅋㅋ
저번에 구워줬잖여
@딸기아빠 그렇잖아도 뭉티기가 땡기네
@강구호 갑판장 팬에 굽는 것은 무효입니다.
땡볕 아래 숯불로 부탁드립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