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에 관한 잘못된 믿음들
. 골다공증은 칼슘부족 질병이다.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여성들도 일상의 식사를 통해서 충분한 칼슘을 섭취하고 있다. 비교적 불량한 식단일찌라도 최소한의 1일 칼슘 요구량을 섭취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섭취한 칼슘의 양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섭취한 칼슘이 뼈에 저장되기도 전에 소실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다. 골다공증에 걸리면 칼슘 섭취량과는 무관하게, 칼슘이 뼈에 축적되는 속도보다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 골다공증은 에스트로겐 부족 질병이다.
기존의 의학 교과서에도 이런 내용은 없다. 이것은 제약회사들이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꾸며낸 얘기다. 골다공증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기 몇 년 전에 시작해서 폐경기가 되면 한동안 가속화한다. 에스트로겐을 복용하여 몇 년 동안 뼈의 손실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폐경기가 시작된 지 몇 년이 지나면 그 효과는 사라지고 만다. 에스트로겐으로 새로운 뼈를 재건할 수는 없다.
. 골다공증은 폐경기 질병이다.
골다공증은 폐경을 5년에서 20년 쯤 앞 둔 시점, 즉 에스트로겐 수치가 아직 높은 시기에도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 폐경기 때, 혹은 자궁적출술 등으로 여성의 난소가 제거되었거나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할 때는 골다공증의 진행속도가 더 빨라진다. 폐경기도 오기 전에 자궁과 난소를 불필요하게 들어내고 프로게스테론 보충요법은 써 보지도 못한 채 장애인으로 노년을 보내거나 일찍 죽어야 하는 수천, 수백만의 여성들이 있다.
* 골다공증이란 무엇인가?
골다공증은 여러 가지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하여 진행되는 병이다. 이 병은 뼈손실이 새로운 뼈형성보다 더 빨라서 골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즉, 시간이 지나면서 뼈가 가벼워지고 구멍이 숭숭 뚫리는 것이다. 골다공증이 위험한 이유는 골절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인데, 이로써 고통은 물론 몸을 약화시켜서 때 이른 나이에 죽음을 초래할 수도 있다.
골다공증 때문에 가장 흔히 골절되는 부위는 대퇴골경부(頸部), 척추와 팔뚝, 어깨(상박골), 갈비뼈 등인데, 대퇴골경부골절이 가장 비용도 많이 들고 장애도 가장 많이 일으킨다. 골다공증은 비교적 마른 북유럽 계통의 백인 여성에게 더 빨리오며 심각성도 더하다. 흡연하거나 운동이 부족한 사람, 비타민 D나 칼슘 또는 마그네슘이 부족한 사람, 당분과 육류를 너무 많이 섭취하고 채소와 생식을 충분히 먹지 않는 사람에게도 많이 발생한다. 알코올 중독도 강력한 위험요소다
뼈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뼈는 살아 있는 조직이며, 치아와는 달리 신체와 함께 자라고 필요시에는 고쳐지기도 하면서 평생 동안 끊임없이 새로워진다. 뼈는 무기질화한 연골로 생각하면 된다. 골격은 태아 초기 때 발달을 시작하여 뇌하수체 성장 호르몬의 영향을 받으면서 사춘기까지 성장하고, 사춘기에는 성호르몬(생식 호르몬)이 작용하기 시작한다. 뼈가 몸무게를 지탱해 주기 때문에 중력(지구인력) 하에서도 우리가 움직일 수 있다. 뼈에 붙은 근육은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저항을 받으며 움직일 때 비트는 힘을 가하여 뼈가 움직일 수 있게 해 준다. 따라서 뼈는 압축력(무게와 힘)과 장력(길이로 작용하는 압력과 힘)에 버티도록 고안되어 있다.
골다공증의 진행과정에 중요한 골세포가 두 가지 있다. 바로 파골세포(osteoclast)와 조골세포(osteoblast)가 그것이다. 파골세포는 끊임없이 뼈조직 사이를 돌아다니며 재생을 해야 하는 낡은 뼈를 찾는다. 그리고, 낡은 뼈를 용해(재흡수)한 뒤 작은 공간들을 비워둔다. 그러면 조골세포가 이 공간으로 이동해 들어가서 새로운 뼈를 만든다. 이렇듯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재흡수(파골세포)와 새로운 뼈형성(조골세포)의 놀라운 과정을 보수(remodel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뼈가 탁월한 회복력과 지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인생이 어떤 단계에 있든지, 뼈의 상태는 뼈의 재흡수와 새로운 뼈의 형성이라는 두 가지 기능이 균형을 이루는가에 달려 있다. 이 두 과정에 균형이 잡히면 골량과 골강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주요 골격이 성장하는 기간에는 새로운 뼈형성이 우세하다. 사춘기가 지나면 두 과정은 대체로 균형을 이룬다.
골다공증은 파골세포가 상대적으로 우세한데서 생기는 골손실을 말한다. 새로 만들어지는 뼈보다 재흡수되는 뼈가 더 많은 것이다. 골량이 감소하는 것은 칼슘이나 비타민 D, 마그네슘 등의 필수 요소들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현상을 일반적으로 골감소증(osteopenia)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비타민 D 부족으로 어린 연령에 생길 때는 구루병(rickets)이라고 한다.
뼈조직이 새로워지는 비율(교체율이라고 함)은 매우 놀랍다. 팔뼈나 다리뼈처럼 긴뼈들은 밀도가 대단히 높으며, 달리기나 뛰어오르기, 망치질, 밀기 등의 활동을 하도록 큰 장력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길고 밀도 높은 뼈[피질골(cortical bone, 겉뼈)이라고 함]들이 완전히 새로운 뼈로 바뀌는 교체기간은 10년에서 12년 정도이다.
압축력만 있으면 되는 밀도가 덜한 뼈[소주골 혹은 ‘작은 들보’라는 뜻으로 지주골(trabecular bone)이라고도 함]들은 작은 버팀목들이 그물처럼 엮인 구조를 지녔으며, 주로 긴뼈들의 끝과 발꿈치뼈, 척추뼈 등에 있다. 이 뼈들이 완전히 새로운 뼈로 바뀌는 기간은 2년에서 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골다공증은 피질골보다는 지주골에서 더 빨리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골다공증의 진행(또는 회복)도 피질골에서보다는 지주골에서 더 빨리 나타날 것이다. 이 때문에 골밀도검사는 지주골, 곧 척추뼈와 대퇴골경부(頸部;femur neck)에서 주로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