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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7일 금요일의 이야기.
2005년 1월 7일의 기록을 담당하게 된 한영규&조랑말이랍니다.
하루가 늦었죠? 어제 하루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 제가 다 소화할 수 없을 정도였답니다. 살짝 봐주세요.
그럼 7일 하루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저의 눈을 빌어 한 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아침 7시.
생영공부방의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모두들 일어납니다.
음향담당인 희연이가 아침식사동안의 노래를 준비하고 있네요.
희연이랑 종렬 형은 언제나 티격태격이랍니다. 그래도 사이는 매우 좋아요.
참! 저는 식사팀장이랍니다. 이 곳이 제 주 활동무대인 주방이지요.
저의 하루 일과의 5분의 1은 이곳에서 보낸답니다.
참 정이가는 곳이에요.
모두들 맛있게 식사하고 바쁜 일정에 설거지도 못하고 쉐어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자 저희들 대신 박시현, 윤정훈 선배님들이 설거지를 대신해주셨답니다.
박수~
오전 쉐어링을 하면서 겨울학교 조회의 필요성과 각 프로그램 진행사항 공유, 그리고 저녁 식사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오늘하루 바쁘게 뛰어다닐 어떤 선생님의 발이에요.
참 다부져 보이죠?
오전 9시.
박시현 선배님이 겨울학교 앞의 개천을 청소하고 계시네요.
쉬러오셨다고 하지만 알게모르게 저희를 많이 도와주시는 부지런하신 분이랍니다.
제1교시는 영어수업이에요. 다른 선생님들은 공부방에서 하지만 제 5학년 영어수업은 공부방에 가까운 학생의 집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저만 학생의 집으로 간답니다. 집에서 수업을 하는 것은 공부방과 떨어져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자기 가정에 아동들을 초대하여 공부를 하면 어디든 공부방이 될 수 있다는, 자신도 공부방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작은 단서를 주고, 자기 자식을 비롯한 친구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식에게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겨울학교가 끝난 뒤에도 학부모님이 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하여 함께 공부하도록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영어를 가르치는 5학년 아이들입니다. 얼마나 귀여운지, 그리고 제게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는지 모르시죠?
영어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니 오후 전통놀이 프로그램인 [연만들기 : 꿈을 날려요]수업을 위해 재철 선생님이 연을 미리 만들어 날리고 계시네요. 바람이 많이 불어 연이 잘 날 수 있는 날씨였답니다. 그런데 재철 선생님이 만든 시험 1호는 잘 날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공중을 빙빙 돌며 해체되는 묘기를 보여주었답니다. 재철선생님이 가오리연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한 안타까운 순간이었답니다.
2교시 수학시간이네요. 모두들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는 모습. 공부방이 후끈 달아오르네요.
3교시는 개별지도시간이에요. 영어캠프, 수학교실에서 내준 숙제를 하거나 방학숙제를 하는시간. 혹은 책읽기를 하면서 보내는 알찬 시간들이랍니다.
저는 식사팀장이랍니다. 3교시가 끝나면 점심을 먹어야겠죠?
오늘의 점심은 ‘전복죽’을 먹기로 했어요.
저희들 든든하게 먹고 아이들 열심히 가르치고 열심히 배우라고 마을분이 후원해주신 전복으로 죽을 해먹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냥 죽이냐? 절대 아닙니다. 섬사회사업팀은 절대로 혼자서 다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바로! 지역주민과 함께하기. 경로당을 찾아 뵙고 전복죽 끓이는 법을 배우고 또한 할머님 한 분을 모셔와 함께 식사준비를 하였지요. 저와 송충기 선생님, 박시현 선배님과 윤정훈 선배님 이렇게 4명이 경로당에 가서 할머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할머님의 도움을 요청했답니다. 할머님은 이야기를 듣고 주저할 것 없이 바로 오셔서 전복을 다듬어 주셨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함께 전복죽을 드시지는 않고 먼저가셨답니다.
할머님이 다듬어주신 전복은 두 학부모님들이 함께 해서 죽으로 환골탈태했답니다.
다운이 어머님과 현이 어머님, 그리고 윤정훈 선배님의 식사를 준비하는 저 손놀림을 보세요.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사람들은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요.
제가 다가가니 벌떡일어나네요.
마치 ‘현장고발 카메라’가 된 기분이랍니다.
완성된 전복죽이랍니다.
침 넘어가는 소리 들리세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저희는 식사시간마다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생일도 주민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있답니다.
전복죽이 나와서 그런지 모두들 식사시간도 생기, 총기, 화기가 가득하네요.
어찌나 인기가 좋던지 사람들은 솥 바닥까지 긁어먹을 정도였어요.
설거지하기 쉽겠죠?
오후에는 세가지 과업이 계획되어있답니다.
첫째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둘째는 연만들기 전통놀이 교실
셋째는 금요일 저녁 오리로스구이 파티.
저희 식사팀을 비롯한 몇몇 지원자들에게 저녁 파티를 준비하는 막대한 책임이 주어졌답니다.
그래서 파티 준비 T/F팀인 식사팀 카시오페아(가칭)가 식사 후에 파티를 위한 긴급회의를 하게 되었답니다.
많은 이야기들과 좋은 생각들이 나왔지요. 왜 이름이 카시오페아냐고요?
겨울철의 길잡이가 되는 대표적인 별자리에는 큰곰자리와 카시오페아가 있답니다. 하지만 큰곰자리는 많이 알려져있지만 카시오페아는 알려져있지 않잖아요. 따라서 카시오페아란 이름에는 겨울학교의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빛이 나는 조용한 사람들이란 의미가 담겨있답니다. (가칭)이라고 하는 이유는 식사팀 중에서 관희누나한테 밖에 동의를 못얻었어요. 헤헷
오후 두시네요. 이 시간은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전통놀이 시간이랍니다.
생영초등학교 운동장이 저희의 활동무대!
저희들과 생일도 청년회장님을 비롯한 마을 분들이 삼삼오오 운동장에 모였답니다.
우선 첫 번째 활동인 구슬치기.
단순한 구슬 굴리기인줄 알았던 구슬치기의 심오한 세계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답니다.
행정실장님도 소싯적엔 구슬치기의 달인이셨데요.
구슬치기에 열중하다가 잠시 뒤를 보니 기록에 열심힌 박미선 선생님이 보이네요
참 진지하게 일하고 있죠? 섬사회사업팀은 놀때는 신나게, 일할때는 진지하게 하는 사람들이랍니다.
구슬치기 뒤에는 1,2,3,4란 게임도 하고요.
일부는 탈출게임도 하고,
심오한 게임 2탄인 자치기도 배웠답니다.
YB대 OB로 나눠서 했는데 OB의 노련함에는 YB가 절대 당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자치기를 하다가 보니 저쪽에서 1,2,3,4를 하던 여학생들은 어디서 고무줄을 구해와서 고무줄 놀이에 한창이네요. 참 신나보입니다.
고무줄 놀이에 지친(?) 여학생들은 바로 말뚝박기까지 했답니다.
아까 전복죽먹은 기운을 여기서 다쓰는 것 같네요.
또 무엇을 한 줄 아세요? 생일도의 대표놀이 오징어랍니다.
오징어의 심오함도 왠만한 컴퓨터 게임, 스포츠 경기 이상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답니다.
오후 3시 30분. 지역주민들과의 전통놀이시간이 끝나고 공부방으로 돌아오니 연만들기 수업도 연을 모두 만들고 연을 날리러 가고 있는 중이네요.
제가 비록 연만드는 수업은 못봤지만 아이들이 만든 연들을 보니 수업과정도 멋졌을 거라 생각되네요. 이번 연만들기의 부제가 [꿈날리기]였는데, 아이들 모두 멋진 꿈을 날리는 시간이었답니다.
4시. 지금부터 [카시오페아]가 바빠질 시간이에요. 6시에 계획된 파티를 준비해야하거든요.
장소는 교회의 예배당이랍니다.
A팀은 교회 예배당을 정리해서 파티를 할 준비를 갖추었답니다.
저는 A팀 이었지요.
B팀은 파티에서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답니다.
마술처럼 음식을 조달해오는 조재삼씨와 왜 식사팀에 안들어왔는지 궁금한 김전효민 선생님, 그리고 멋진 쵸코우유와 고구마 셀러드를 만들어준 박영례 간사님이 랍니다.
살짝 식당옆을 보니 특기적성 교육 '댄스댄스 교실'이 한창이네요
저희 파티준비에 많은 관심들이 쏟아졌답니다.
아이들도 살짝 들리고, 생일여객 사장님도 오시고요^^
김경미 선생님에
목사님까지 오셔서 도와주셨답니다.
5시가 되면서 손이 바빠지네요.
벽 장식도 하고, 초도 세우고, 음식들도 가져다 놓기 시작했답니다.
참! 이 사람들이 [카시오페아]랍니다.
저녁파티를 위해 수고하고, 그리고 그 과정을 즐거워해주신 여러분들 감사해요. (사진찍은 송종열, 여울선생님이 빠지셨네요. 서운해하지 마세요 선생님들.)
6시 30분. 계획보다는 30분 늦었지만, 완벽한 파티준비를 위해 늦춰진 시간이었답니다. 늦게까지 기다려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드려요.
드디어 파티가 시작되었답니다. 파티의 이름은 ‘오리끼리, 우리끼리 생일파티!’
왜 ‘오리끼리, 우리끼리 생일파티!’인지 아세요?
파티의 주 음식이 오리로스구이여서 오리끼리,
생영공부방 사람들 모두 모여서 우리끼리.
그리고 생일도에서 하는 파티여서 생일 파티 랍니다.
그것 뿐인줄 아세요?
한해에 한번뿐인 생일처럼 기쁘고 즐겁게 놀자는 의미와 함께하는 멋진 생일도를 위해 새로태어나는 기분으로 시작하자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는 이름이랍니다.
저의 소개로 시작된 파티는 파티음식을 장만해주신 보건소장님 내외와 원장님 내외의 컷팅으로 1부, 저녁식사를 시작하였답니다.
즐거워하고,
고구마도 먹고,
또 즐거워 하고,
밥도 먹고,
또 즐거워 하고,
또 먹고,
즐거워 하는 신나는 파티였답니다.
그렇게 즐겁게 식사를 하면서 식사시간인 1부가 지나고 2부가 되었어요.
2부에서는 한해에 하루뿐인 것처럼 놀아보기로했지요.
모두들 얼굴찌푸리지 말아요, 바위처럼 율동을 함께 하고,
희연선생님의 멋진 댄스도 구경하고
김전효민선생님의 발레도 구경하고
재철선생님의 머쓱춤도 보았답니다.
상희의 춤도 멋졌지요.
이런 춤도 있었어요.(사진이 한 동작만 찍어주어서 어찌나 다행일까요.)
영유아반의 ‘아기공룡 둘리’ 노래에 맞춘 단체 율동도 보았지요.
신나는 2부 순서를 마치고, 모두들 둘러앉아 지금까지의 나와 서로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의도한 것도, 누가 하자고 한 것도 아니었지만 ‘오리끼리, 우리끼리 생일파티!’는 자연스럽게, 매우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답니다.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고민들도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희망도 이야기하면서
우리들은 서로 더욱 가까워지게 되었답니다.
함께 공간을 사용하고 시간을 공유하면서 정작 마음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는 시간이었고, 보다 이들과 가까워지고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물론 저만의 마음이 아니라 모두들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 믿는답니다.
비록 수치상으로는 2시간 가량이었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이 값지디 값진 시간들이었어요.
저는 이렇게 파티를 준비하면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의 힘을 새삼 깨닫게 되었답니다. 지금의 저는 바로 옆의 한사람 한사람을 다시 보고, 모두들을 너무나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답니다. 오늘 하루는 참으로 소중한 시간들이었답니다.
지금까지 일일기자 한영규&조랑말 ?
첫댓글 와~ 맛깔스러운 이야기에 반가운 얼굴들까지, 한영규님의 글이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느껴집니다. 존경하는 선배 시현이형과 사랑하는 동기 정훈이의 얼굴도 그렇거니와, 생일도 동료들의 얼굴에 생기가 넘쳐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니, 조랑말 식사팀장님-언제 이렇게 생일도의 일상을 이쁜 눈으로 담으셨나요? 진작 알았으면 용모에 신경을 좀 쓸것을...민망하여라...^^파티 참가자 한명 한명을 배려한 그 능숙한 사회솜씨가 한줄 한줄의 글에도 묻어나네요. 책임과 소임을 다 하는 모습 참 멋집니다. 사랑하는 나의 동기 상진이두 반가우이^^
전체 메일로 보냈습니다.
참 많이 사랑하는 우리 생일도 식구들... 하루하루가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운 나날들 입니다.. 더 좋은 말로 표현하지 못해서 더 예쁜 말로 표현하지 못해서.. 참..안타까워요.. 정말 많이 사랑하고 고마워요..^^* 우리 귀염둥이 현지니 발이 인상적이군요
엇~!! 내발이 여기에 있다니..깜작 놀랐어요~ㅎㅎ 항상 모든일에 열심이인 영규오빠에게 많은 것을 배웁니다~^^ 감사드리고, 이런 멋진 사람이 생일도팀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네요~*^^*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입니다. 기록하시느라고 사진을 100장도 넘게 찍었다는 영규오빠. 감사합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스크랩 해갈게요~^^
하루의 소식 하나 하나 뜻깊은 하루이였어요. 고마워요.
영규오빠의 글에 금요일 밤의 벅차오르던 마음이 다시 생각나에요. 생일도 식구들,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던 하루, 아침청소 - 조본단 할머니와 전복죽을 - 청년회와 전통놀이 한판 - 보건소장님의 오리고기파티(오리끼리 우리끼리) 배설 - 할머니와의 포옹 - 촛불파티.. 행복한 하루를 마련해주신 섬사회사업팀 감사합니다. 스케치한 영규... 얼굴만큼이나 멋지다.
박시현 선생 고마워요.
대단히 수고하셨어요....일일기자가 아니더라두 할 일이 많았을텐데..그래두 항상 웃는 얼굴이라 참 고마워요..^^
섬사회사업팀원들의 하루하루를 지켜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됩니다. 긍정적인생각으로 파티를 준비해준 친구들 그리고 아름다운 파티를 즐겼던 모든 팀원들과 함께 참여해준 학부모님과 조본단 할머니 오리루스구를 준비해준 보건소 소장님과 김경미선생님 들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진짜 수고했어요. 너무 정리가 잘되었어요^^
환골탈태(전복 ->죽?)...^^ / 글과 사진을 하루만큼이나 자세히 기록하셨네요. 조랑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