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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민시은
2023년 2학기를 돌아보니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다. 어느 때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17년 인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도 겪을 수 있었다. 생각 끝에 나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긍휼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니 몽골 해외지도력 훈련이었다. 가장 큰 기대 없이 출발했던 몽골에서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들, 그러나 일상에서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하나님의 사랑과 손길을 경험했다. 그 경험은 여전히 살아있고 곱씹을수록 배가 되어 다가온다. 몽골 해외지도력 훈련뿐만이 아니다. 월리에서 읽은 책 한 권, 예배와 찬양 그리고 기도가 모여 점차 나를 형성해 가고 일상에서 드러남이 조금씩 느껴졌던 2023년이었다. 처음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해 흔들리고 넘어지는 순간들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나를 그저 제자리에 머물러있도록 붙잡아준 것은 매주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꾸역꾸역 왔던 월드리더스쿨이었다. 이제는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아버린 이곳이 어느새 내가 하나님을 찾지 않더라도 하나님 안에 있도록 만들었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품을 줄 알도록 만들었다고 감히 고백하고 싶다. 물론 그렇다 해서 매주 성실히 책을 다 읽고 과제를 제출한 것은 아니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2023년을 기분 좋게 추억할 수 있는 이유는 이곳에서의 시간과 만남 자체가 내게는 온전히 좋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시작했던 찬양팀, 매주 반복되는 수업, 지루해질 때쯤 찾아오는 해외지도력 훈련과 결과물 캠프,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작은 순간들이 모두 감사 제목이 되었다. 지난 일 년간 발전해야 할 부분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이제는 다음 학기를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만큼 더욱 힘들고 어려울 다음 1년이 예상되지만 4학년, 아무것도 모른 채 엄마 따라온 월리가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라 자신한다. 그 선택을 한 번 더 믿으며 1년 더 달리고 싶다.
연구하는 정재훈
2023년 학기를 시작할 때는 이번 한 해는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있었다. 과제 100%를 해오겠다고도 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이번 학기는 정말 너무 부족했고, 후회되었다. 게다가 첫 창작 소설을 쓰며 다음 소설은 절대 이렇게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불만족스러운 소설을 썼다. 한마디로 '역대급 한 학기'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후회만 있지는 않았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하나님께 오랜만에 내 마음을 진심으로 고백할 수 있었던 몽골 해외지도력훈련이 있었다. 몽골에서 보고 들었던 모든 시간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고, 조장으로써 너무너무 부족했던 나를 하나님께 고백하며 하나님을 잠깐이나마 찾을 수 있었다. 또 결과물 캠프를 보내면서 이번 결과물 캠프를 통해 달라지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나 스스로 조금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수료감상문에서 이런 말을 하기에는 너무 부끄럽지만, 이 수료감상문을 통해 2024년 학기의 나는 좀 더 달라지기를 바란다. 이제 올해가 월드리더스쿨의 마지막 한해인데, 또다시 이런 1년이 반복된다면 평생의 후회거리가 될것 같다. 그동안의 책에 대한 안일함이 무색하도록 책에 열정을 갖고 후회 없는 한 해를 보낼 것이다. 다시 한번 과제 100%를 기약하며 내 마지막이 될 반성문을 마친다.
기뻐하는 김담희
2023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고등학생이 되어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 적응을 하고, 여러
가지 자치활동도 했더니 고등학교 생활은 숨만 쉬어도 일주일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런 와중에 책을 읽고 과제를 해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월리에 오는 것이 좋았다. 찬양을 하고, 예배를 들을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안에 성실한 과제도 들어갔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사실 학교 때문에 저번 학기 월리를 다니지 못할 수도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지만 어쩌다 보니 잘 다니고 있다. 그만큼 일상이 된 월리가 내 삶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럼에 감사하다. 월리가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 책을 읽지도, 매일 삶에 감사를 찾아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몽골에 가보고, 기행문과 소설을 써볼 일도 당연히 없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일상에서 하나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이 모두 월리에 다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 년을 돌아보면 아쉬운 일들이 더 많다. 월리 과제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나의 생활 등, 후회가 되고,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일들이 너무 많지만, 이제는 다시 해낼 시간이 왔다는 것이라 믿고, 2024년에는 더 잘 해낼 수 있길 기도한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나는 성장했지만, 한창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것 같기에 마지막 1년이 될 2024년은 정체기에서 벗어나, 졸업을 할 때는 월리에서의 지난 시간들이 확실한 상승곡선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불기둥 이윤규
원래 새 학기가 시작되면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다녀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설렁설렁 읽어도 과제는 최대한 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올해는 과제 100? 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대신에 감사 제목을 꾸준히 올리는 건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월리 막판에 와서야 깨달아 버린 책의 중요성을 통해 이제는 개인적으로 집에 읽다 만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고, 게을렀던 내가 핸드폰도 놓을 줄 아는 나로 변한 거 같다….
올해는 코로나가 거의 다 완화되어서 3년 동안 기대했던 ‘해외 지도력 캠프’를 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드디어 가는구나”라며 기대를 많이 했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인가 몽골로 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난 가지 않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고, 매주 선생님들은 날 만날 때마다 “가자, 가자” 말씀하셨고, 심지어 부모님도 결국은 가보자고 말했다. 그래도 가기 싫어했다. 그러다 결국 몽골에 관한 책을 읽고 그제야 ‘아 주님이 보내시려나 보다.’ 해서 가게 됐던 몽골은 살면서 처음으로 주님과 진하게 만났던, 어떻게 하든 주님은 날 이끄신다는 것을 알게 됐던 그런 많은 것을 얻은 여행이 되었다.
작년 결과물 캠프에서 현장에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썼던 <윤슬>…. 기억도 하기 싫은 내 소설은 ”연애소설은 성공하면 떡 상 실패하면 나락이다:”라는 교훈을 주고 올해는 색다른 소설 소재를 사용해서 시작은 좋았지만, 점점 산으로 갔다가 다시 잘 내려와서 급히 마무리시킨 느낌이 있지만 전작보다는 확실히 나은 퀄리티로 만족하게 쓴 거 같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처음에는 후련할 줄 알았던 졸업식이 이렇게 그리다 만 그림처럼 너무 찝찝한 느낌이 든다. 매주 8시에 습관처럼 일어나 준비했던 월리가 없어지면 이제는 뭘 해야 하는지라는 생각도 들고, 슬픔이란 감정만 느껴질 줄만 알았지만, 막막한 생각도 많이 든다. 선생님들이 스텝을 하라고 할 때 무조건 해야지 하다가 머릿속에서
책 & 꿈 스텝 할 때를 생각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쏙 들어간다. 그래도 대학에 가서 시간이 넉넉해지면 언젠가는 오겠지? 라는 생각으로 미래의 나에게 맡긴다. 솔직히 꿈 축제 당일 이걸 읽을 생각은 하나도 없다. 난 그냥 마이크 하나만 들고 선배들이 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는 길게 누구에게는 짧게 느껴질 내가 느낀 월드리더스쿨에에 관해 설명해 주며 끝내고 싶다.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2페이지가 넘어갈 거 같아서 다음은 꿈 축제 때….
배려하는 김예은
2017년 초등학교 5학년, 12살의 나이로 월드리더스쿨에 처음 왔다. 키가 140이 안되던 나는 170이 되었고, 마냥 어리기만 했던 시절을 지나 10대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다. 월리는 나를 성장으로 이끌어 준 통로이자 나의 방향성이었다. 신앙심도 깊어졌고, 하나님과 만날 수 있는 시간들도 많았다. 해외지도력 훈련과 결과물 캠프와 같이 남들은 하지 못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깨달음들을 얻었다. 하나씩 돌아보면, 모든 순간이 감사였고, 행복이었다.
언니, 오빠들이 졸업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만약에 내가 월리를 졸업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난 어떤 모습으로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곤 했다. 그러다가 ‘그건 나에게 너무 먼일이야’라는 생각으로 한 번도 이 순간을 구체적으로 떠올렸던 적이 없었다. 그렇게 안일한 하루를 보내던 중, 올해 결과물 캠프가 끝나서야 조금씩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결과물 캠프가 끝나고 간 교회 수련회에서 저녁 집회 찬양으로 캠프 주제가였던 ‘하늘의 계신 아버지’를 불렀다. 무언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물이 흘렀고, 이제 정말 끝이 났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몰려왔다. 차마 슬픔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이었다. 아직 나는 많이 어리고, 나에게는 첫 결과물 캠프가 너무나도 생생한데, 이 순간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다.
매주 성실하게 참여하고, 재미있는 책은 두 번씩도 읽었던 기본과정 때와는 달리 지금은 책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수업에 임하고, 저장을 안 하는 바람에 작성한 감상문이 날라가 밤새 울었던 탐구과정 때와는 달릴 지금은 감상문을 날리지 않아도 내 과제는 백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읽을 책도, 해야 할 과제도, 날 반겨주는 토요일 아침도 모두 추억 속에 잠기게 되었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가서 딱 한 마디만 할 수 있다면 ‘월리 과제 성실히 해’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주어진 책들과 과제들은 결국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고, 결국 모두 나를 위한 일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겨우 깨닫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본인이 그 상황에 다가가야 비로소 그 의미를 알 수 있게 되는 거 같다.
전에는 나 또한 다른 꿈쟁이들과 마찬가지로 수료감상문에 후회와 반성, 다음 학기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다짐할 다음 학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학기를 꿈꿀 수 있던 그 시절이 새삼 감사해진다. 7년 동안 당연했던 월리의 공백이 다소 크게 다가올 것 같지만, 그 허전함에 속아 나에게 주어진 또 다른 일들에 소홀해지지 않으려 한다. 앞으로는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일들에 감사와 책임감으로 임하려고 한다.
누군가 나에게 월드리더스쿨을 한 단어로 정의해 보라고 한다면, 월드리더스쿨은 안식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업과 관계로 인해 지칠 때마다 매주 돌아오는 토요일은 나에게 쉼이었고, 평안이었다. 한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선생님들과 늘 같은 자리에서 나를 응원해 주는 꿈쟁이들 덕분에 토요일을 마주하는 것이 즐거웠다. 월리에만 오면 정말 아무 걱정 없이 웃게 되었다. 가식이 담기지 않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 담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만큼 나에게 월리는 특별하고 소중한 곳이었으며, 나에게 진짜 행복과 기쁨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월드리더스쿨은 내 삶의 원동력이었다. 마음이 어려울 때마다 월리에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들에게 의지하며, 위로를 얻곤 했다.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던 내 발목을 붙잡은 건 토요일 아침이었다. 월리에서 얻은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으며, 시간을 되돌린다면 월리에 처음 온 12살의 그날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이곳에서의 시간이 너무 귀했다.
새 학기가 찾아오고, 토요일이 다가올 때면, 월리의 빈자리가 많이 그리울 것 같다. 과제가 되어있기를 기대한다는 선생님의 말씀도, 나에게 반가움으로 인사해 주는 어린 꿈쟁이들도, 함께 수업하며 즐거움을 주던 창작과정 꿈쟁이들도, 가끔은 내가 하는 재미없는 개그에 정색하기도 하지만, 항상 웃음과 밝음으로 내 옆에 있어 준 기뻐하는님과 처음 입학할 때부터 함께 들어와 수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그땐 이랬지’라는 과거 회상으로 배가 찢어져라 함께 웃어주던, 무슨 일이든 내 편으로 나를 아껴준 슬기로운님도 다 너무 그리울 것 같다.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다 너무 의미 있었고, 나에게는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평생 기억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넘어질 때마다 이곳에서의 기억들을 되새기며 웃음으로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나에게 웃음을 선물해 준, 잠시라도 나를 스쳐 간 모든 꿈쟁이들과 참된 사랑과 예수님의 모습이 무엇인지 삶을 통해 보여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한, 나를 이곳에 보내주시고,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끝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지금도 내 삶 가운데 역사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