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백두산 白頭山과 장백산 長白山
황하 북쪽의 음산산맥 陰山山脈은 명 明나라 중기 中期까지만 해도 장백산맥 長白山脈으로 불리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황하의 북쪽에 자리한 장백산은 음산 산맥으로 슬그머니 그 호칭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 장백산이란 명칭은 동쪽으로 한참 이동 移動하여,
백두산 白頭山을 장백산 長白山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지명 地名이 또 동진 東進하고 있는 것이다.
장백산이란 지명이 처음 나타난 곳은 산동성의 추평지역이었는데,
다음은 북쪽의 태항산맥 太行山脈으로 옮겼다가,
얼마 후에는 만리장성을 넘어 음산산맥 陰山山脈으로 가더니,
마지막엔 드디어 백두산 白頭山으로 이동해 간 것이다.
동이족의 성산 聖山,
백두산을 자기들 멋대로 장백산으로 지명을 개명 改名하여 부르고 있는 것이다.
명나라 때까지 그러니까, 고구려. 발해가 건재 健在할 때만 해도,
백두산의 존재도 제대로 몰랐던 하화족들의 장난질이다.
장백산 長白山이 처음으로 사서 史書에 등장한 곳은 엄연히 산동성의 추평 지역이었고,
그 이름 만큼이나 덩치에 걸맞게 무겁게 한자리 차지하고 있었다.
기원 612년.
수 문제가 고구려 침공을 하기 위하여 장병들을 징출 徵出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젊은이들은 팔다리를 스스로 잘라 징집 徵集을 모면하기도 하였다.
* 복수 福手, 복족 福足
징집 대상자 그들은 스스로 자른 손을 복수 福手라 하고, 발은 복족 福足이라 칭하였다.
자른 손발 덕분에 징집 徵集이 면제되어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힘이 있는 자들은 산동성의 추평에 위치한 주위에서 가장 높은 험산 險山인
장백산 長白山으로 도주하여 도적이 되었다.
장백산의 도적이 된 무리 중,
글을 아는 왕박이 도적의 수괴 首魁가 되어 시 詩를 남겼다.
* 無向遼東浪死歌
무향요동랑사가
長槊侵天半 장삭침천반
輪刀耀日光 윤도요일광
上山吃獐鹿 상산흘장록
下山吃牛羊 하산흘우양
忽聞官軍至 홀문관군지
提刀向前湯 제도향전탕
警如遼東死 경여요동사
斬頭何所傷 참두하소상
긴 창은 하늘을 찌르고,
둥근 칼 햇빛에 번쩍이며,
산에서는 노루와 사슴을,
마을에서는 소와 양을 잡아먹으며.
관군이 전장에 도착했구나.
칼 들고 적을 치러 나선다지만,
요동 행은 개죽음인 걸 깨달아라.
머리 잘리고 온몸 상할 것을.
계속되는 고구려 정벌이 실패로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또, 고구려를 정벌하겠다며 강제징집 强制徵集을 요구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이들은 장백산으로 들어가 도적이 되어 요동 행을 완강히 거부했다는 내용이다.
요동 행은 곧, 죽음이라는 뜻이다.
당시, 거대한 고구려 제국의 강하고 억셈을 보여주는 또 다른, 하나의 사료 史料이기도 하다.
* 장백산의 동진
산동성 추평 지역에 처음으로 나타난, 그 장백산이란 산명 山名이
여량산맥으로 이동하더니,
또, 황하 북쪽의 음산산맥으로 가더니,
그 후, 명나라 말기에는 최종적으로 백두산으로 옮겨간다.
우공 이산 愚公 移山이다.
아니, 하화공 이산 夏華公 移山이다.
옛 서책 속에서 잠자는 고사성어 故事成語가 아니라 현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쉽게 지명을 바꿔버린다.
그 방면의 사고방식 思考方式는 아주 유연 柔軟하다.
강 江을 옮겨 버리고, 산 山을 밀어버린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일정한 규칙이 있다.
항상 동 東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모든 지역, 지명들이 관중 關中이나 황하 중, 하류의 중원 中原 부근에서
시발 始發하여 북으로, 동쪽으로만 계속 이동하여 옮겨지고 있다.
즉, 한반도와 만주를 목표로하여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동쪽에 있던 지명이 서쪽으로 옮겨 간 자료는 없다.
아예 없다. 단, 한 건도 없다.
후일,
영토분쟁 領土紛爭에 대한 다툼을 아예, 사전봉쇄 事前封鎖시켜 버리는 전략이다.
일사불란 一絲不亂한 역사 침탈 侵奪, 역사 패권주의 覇權主義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동북공정 東北工程이 그것이다.
이제는 지역이나 영토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 전통, 풍습 심지어,
역사적인 인물들까지 모든 것들을 자기네들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를 보면 동북공정은 갑자기 벌어진 한시적 限時的인 일회성 一回性 이벤트[event]가 아니라,
저들의 유전인자에 아예 깊이, 깊숙이 각인 刻印되어 버린 것이다.
유사 이래 有史以來 지금까지 꾸준히 지속 되어온 일상적인 행위이다.
여기에 장단 長短을 맞추어가며, 꼭두각시처럼 춤추고 있는 한심스러운 강단의 사학자들...
하늘에는 흰 눈이 날리기 시작한다.
이때의 흰 눈은 장성 이남 以南은 모든 추수가 끝났음을 알리는 징표 徵標다.
남벌 南伐군이 출정한다.
중원의 북변 北邊 도시, 태원 太源을 목적지로 삼아 진군한다.
*지도 - 태항산맥과 태원
남벌군 南伐軍도 이제 일만 명으로 대규모 원정단이다.
모두 기세가 의기양양하다.
지난 남침에 참여한 경험자들이 신병 新兵을 한 명씩 데리고 출전한다.
경험자들이 선배로서 사수 射手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선봉을 맡은 서누리와 손우지(가마우지)는 장성을 넘어 대함박을 지나 삭평부를 거쳐 태원까지
무풍지대 無風地帶를 가듯이 거칠 것 없이 진격 進擊하였다.
후한의 수비병들은 대규모로 구성되어 험악하게 쳐 내러 오는, 북방의 거친 야인 野人들을 보고는
그 기세에 눌러 감히 대적할 마음이 사라진다.
제 몸 하나 사리기도 벅차다.
이것저것 다 버리고 모두가 남쪽으로 혹은, 말들이 오르기 곤란스러운 험준한 태항산으로 도주하기에 바쁘다.
선봉대는 전투다운 큰 싸움도 없이 중원 中原의 북변 北邊 도시 태원을 손 쉽게 장악하였다.
이번 2차 남벌은 지난번보다 더 많은 물자를 노획하였다.
황하 이북 以北의 거점도시 據點都市인 태원 太原은 역시 모든 생활용품이 풍족하고 품질이 좋았다.
이제는 여유가 넘친다.
진격도, 약탈도 퇴군하는 모습들이 재빠르면서도 익숙해 보인다.
노획한 말 등과 소달구지에는 전장에서 획득한 각종 무기류와 가축과 곡물, 비단과 무명천, 각종 금동제
생활용품 등 갖가지 다양한 전리품을 가득 싣고, 콧노래를 부르며 회군 回軍하여 북행 北行 한다.
-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