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9편
중학생 은정이
강민지
맑은 물 한 양동이가 있습니다.
여기에 파란 잉크 몇 방울이 떨어지자 물 전체가 금세 파랗게 변했습니다.
이때 이 양동이를 다시 맑게 하는 방법은 무얼까요?
어떤 이는 잉크를 다시 걷어 내기 위해 애쓸지 모릅니다.
그러나 다른 이는 잉크를 없애기보다 더 많은 맑은 물을 부어 잉크를 희석합니다.
이처럼 어떤 문제를 붙잡고 문제와 씨름하기보다
문제 외에 잘해왔던 일이나 잘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더 잘하게 돕는 사회복지사의 실천이 ‘강점 사회사업’입니다.
강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입니다.
당사자에게서 강점을 찾거나 만들어 이로써 어려움을 이겨내게 돕습니다.
사례관리 업무 속에서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강점을 바라봅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서 강점을 찾고 이를 생동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이 강점을 활용하여 좋은 것을 이루고 누리게 돕습니다.
강민지 선생님도 이렇게 실천했습니다.
사례관리 업무로 만난 중학생 은정이의 어려움을 보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은정이가 잘하고 싶어 하고 잘하는 '미술'에 마음 두고
이를 스스로 이루고 누리게 거들었습니다.
다음은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작가가 어느 신문에 소개한
초등학교 5학년 아이의 시입니다.
우리 반에 불쌍한 친구가 한 명 있다.
그 애는 공부는 우리 반 꼴찌에서 두 번째,
체육은 꼴찌에서 3번째,
혼나는 걸로 하면 일등,
선생님한테 맞는 걸로도 일등.
따돌림당하는 것도 일등.
잘하는 게 없으니까
싸움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
그래서 싸움도 일등.
싸움이 재미있다고 한다.
그 아이는 싸움으로 하고 싶은 걸 다 한다.
다른 걸 느끼거나 해보지 못해서
불쌍하다.
“잘하는 게 없으니까 / 싸움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는 말이 다가옵니다.
싸움보다 더 재미난 일, 싸움 외에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일, 다른 걸 느낄 수 있는 일…
이런 일들을 함께 찾고 살리게 돕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사업가라도 그렇게 합니다.
당사자의 강점을 찾을 수 없다?
결국 우리 시각과 시간문제입니다.
강민지 선생님도 당사자가 좋아하고 잘하는 부분에 마음 두고 지원합니다.
은정이 의견을 존중하고, 은정이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은정이 일이게 합니다.
가족 이웃 친구 같은 둘레 사람, 다양한 지원 체계를 궁리합니다.
이런 관계를 주선 연결 생동하게 거듭니다.
사례관리 사회사업은 당사자가 이뤄가게 거드는 일이요,
지역사회 속에서 여느 사람차럼 살아가게 지원하는 일입니다.
사례관리 업무 목표를 이루는 일은 당사자의 일상 그 자체다.
실무자가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간다고 잘되는 일이 아니었다.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 친구와의 대화, 상담 선생님의 응원과 제안, 둘레 이웃 어른의 가르침,
사회복지사의 격려와 동기부여, 그리고 무엇보다도 본인의 의지,
이 모든 박자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과정이었다.
이 박자가 조화를 이루지 않고 사회복지사의 통제 아래에서만 목표가 달성된다면,
사례관리 과정에서 얻고자 하는 의미는 사그라들지도 모른다.
...
사례관리 업무로 은정이의 ‘문제’를 다루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은정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강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이루었다.
이는 맑은 물이 잉크 얼룩을 희석하는 원리와 같다.
잉크 얼룩을 직접 건드려서 없애지 않고 맑은 물을 부어 흐려지게 하는 방식이다.
문제를 직접 건드려서 없애지 않고 강점을 살려 간접적으로 문제가 흐려지게 했다.
실은, 문제가 흐려지는지 아닌지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저 은정이의 회복탄력성이 길러지도록 성취하는 경험을 하는 것,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문제와 상관이 없고 강점을 살리는 데에만 집중하여 돕는 사례관리 업무 방식으로
당사자의 삶이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중학생 은정이'를 읽은 뒤,
댓글로 '읽었습니다' 하고 남겨주세요.
소감이나 질문을 써도 좋습니다.
첫댓글 '사회사업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하고, 좋은 방향으로 과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불안이었다는 강민지 선생님의 성찰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그 지점에 저 역시 많이 공감했습니다. 당사자가 자신의 일로 이 과정을 감당할 수 있도록 거들면 될 일인데, 어느 순간 제 욕심이 앞서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사례관리를 하면서 주민의 강점을 찾기보다는 고쳐야 할 점을 먼저 찾은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라고 생각되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주민을 보고 상담을 할 때 넓고 깊게 보는 법을 배워나가야 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와! 당사자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알고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얼마나 든든할까요. 순간의 조각들이 모여 아이들의 멋진 경험이라는 퍼즐을 완성하신 강민지 선생님 응원합니다. 글을 통해 경험이 중요하고 그 경험을 둘레 이웃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글 말미에 당사자 아이의 자필 소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끊임없이 성찰하시며 은정이를 도우신 강민지 선생님이 존경스럽습니다. 성찰 속에서 깨달아가고 그로 인해 더 따뜻함으로 지원하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세한 기록을 통해 은정이와 더불어 수진이까지 세상에 날개를 펼치도롣 길을 터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강민지 선생님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점을 이용해 사례관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음에도 끝까지 당사자와 의논하고 부탁하며 실천한 내용이 멋집니다
다 읽었습니다. 맑은 물을 부어 흐려지게 하는 방식...
잘 적용해보겠습니다
다 읽었습니다.
강점 중심의 사례관리를 이번 보수교육에서 들었었습니다.
글로 강의로 듣던 사례관리가
수진이와 은정이의 이야기를 통해 실제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