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7
저자 난다 / 위즈덤하우스 / 2018.02.28
페이지 336
책소개
딸을 만나 시작된 또 다른 어쿠스틱 라이프!
2010년에 연재를 시작한 이래 햇수로 9년째 계속되고 있는 일상툰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가 펴낸 첫 에세이 『거의 정반대의 행복』.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큰 변화를 겪고, 또 하나의 세계를 만나게 된 저자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가 태어나 세 살이 되기까지 저자와 한 몸 같던 시절, 아이에 방점을 찍은 이야기인 동시에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여자로서의, 또 작가로서의 나날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마감과 함께 태어난 아이는 이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행복을 주었지만, 육아의 현실 역시 상상하지도 못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아기가 태어나면서 독자들에게 변했다는 말을 종종 듣곤 했는데, 저자는 마치 변한다는 것이 나쁜 일인 것처럼 처음엔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서서히 받아들이면서 내가 변했나, 자신을 잃었나 안달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곧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아이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고백한다.
아이 발등의 도톰함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등 아이와 생활하게 되면서 행복을 캐치하는 자신의 뜰채가 더 커졌음을 느끼는 저자는 이처럼 자신만의 단단한 경계 안에서 살아왔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그 전과는 다른,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누리며 아이와의 삶 속에서 끝없이 흔들리면서도 아이도, 자신도 잃어버리지 않는 기분 좋은 줄타기를 하는 중이다. 아이의 성장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며 새롭게 태어나게 된 엄마, 난다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행복을 느끼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난다
개인 블로그에서 연재하던 만화가 주목을 받으면서 2010년 혜성같이 등장했다. 팬시하고도 간결한 작화, 재치 넘치면서도 절제된 내레이션으로 대표되는 『어쿠스틱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삼으면서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능력으로 독자들의 단단한 지지를 받고 있다. 2010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다음 <만화속세상>에 『어쿠스틱 라이프』를 연재중이다. 2013년 여성 커뮤니티 <마이클럽>에서『내가 태어날 때까지』를 연재, 2014년 애니북스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2015년 <채널예스>에서 「난다의 두 번 본 영화」를 연재했다. 2018년 첫 에세이집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출간했다.
목차
프롤로그_너와 나 사이에 선이 그어지기 시작하면서
모자 속에서 네가 나왔다
사람을 낳은 기분
걱정 마, 될 거야
옅지만 확실한 두 줄
나의 수정체
잘 지내보자, 룸메이트
임신부로 존재하기
고비
산부인과 소회
배 내밀고 걷지 말라니요
걷고 또 걸으면
까만 눈동자 속 은하계를 만나는 일에 대하여
마감과 함께 태어난 아이
60년짜리 싸움
네가 태어나 비로소 세상이 밝아졌다
수유실에서 벨이 울릴 때
아랫배에서 벌어지는 일
혼돈의 카오스 그리고 아름다운 것
강아지를 재운 밤
육아 RPG
온갖 세상의 온갖 시호들
우리는 소리 내어 웃었다
네가 모르는 시간
그래비티
세상을 처음 보는 존재와 함께 산책하는 일
첫 장화
덴데무아의 비밀
어부바
미칠 듯한 사랑과 밤의 우울과 맥주
택시 운전사 가라사대
은하계는 사라졌지만
50킬로그램 인간 vs. 11킬로그램 인간
비밀은 손가락에
펜 파괴자와 공존하기
이게 다 제목 때문이다
가르치지 않는 것
네가 모르는 시간
세 번의 아침들
완두콩이 나왔다
그렇게 주 양육자가 된다
시선들
기록하는 일, 기억하는 일
은혜로운 반찬 가게
동네 놀이터에서의 짧은 망상
라이언 레이놀즈 씨의 묘책
아는 냄새
메뚜기 떼 속에서 일하는 방법
이 아이는 사교적인 아이로 자랄 거예요
너의 보호자
어른 노릇
아기 생쥐와 즐거운 사진 수업
아이가 있는 삶은 어떤가요
엄마는 맨날맨날맨날 일해
깊은 밤 단추 괴물이
핫바가 끝날 때까지
에필로그_이야기는 아직 잔뜩 남아 있다
출판사 서평
혼돈의 카오스 그리고 아름다운 것
“온갖 곳의 온갖 생명에게서 너의 얼굴을 찾아내는 습관이 생겼다”
어느 날 임신테스터에서 “옅지만 확실한 두 줄”을 발견하고, “모자 속에서 토끼가 튀어나온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며 아이는 찾아왔다. 마감과 함께 태어난 아이는 이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행복을 주었지만, 육아의 현실 역시 상상하지도 못한 것이다. 험난했던 모유 수유, 남편과 발 맞춰 육아를 해나가는 것, 거기에다 만화 연재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할 일들로 넘쳐났다.
내가 직접 육아를 해보니 아기는 나에게 기쁨만을 주었다. 잘 먹고 잘 자서 매일매일 토실토실해졌고, 잠투정을 하며 우는 건 이 정도는 아기로서 해줘야지 싶을 정도로 예뻤다.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 후 로션을 발라주려고 누이면 아기는 아무런 의심도 두려움도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순간이면 내 몸의 빈 곳들이 따뜻한 뭔가로 꽉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아기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자라는 것 같았고, 그 모든 시간을 목격하는 피로와 행복이 나를 엄마로 만들어갔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남편이었다.
_76~77쪽에서
지각변동에 가까웠던 아이의 등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을 찾아갔고,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알아가며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새록새록 느꼈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사람처럼 “행복하면 너무 행복했고 힘들면 너무 힘들었던” 초보 엄마는 이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아이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아이가 없던 시절도 여전히 그립지만 누구 앞에서보다 아름답게 활짝 웃을 수 있는 사람 하나, 나의 아이를 갖게 된 것이다.
시호가 카메라를 들고 진지한 몸짓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면 나도 재빨리 자리를 잡고 시호를 쳐다본다. 시호가 사진을 찍어줄 때 짓는 내 표정은, 다른 사람이 찍어줄 때와는 좀 다른 얼굴이 된다. 아주 부드럽고 아주 즐겁게 웃는다. 사진에 남겨진 내 얼굴도 언제나 (거의) 마음에 든다. 자연스럽게 웃어보려다 실패하고 마는 내 사진이 나는 늘 싫었다. 왜일까. 왜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시호에게 다시 한 번 셔터 위치를 알려주고 카메라 앞에 섰을 때 깨달았다. 나는 카메라를 향해 웃는 게 아니라 시호를 향해 웃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는 시호가 귀여워서 마구 웃었다. 누구의 카메라 앞에서도 나는 그렇게 웃을 수가 없는 것이다.
_310쪽에서
기록하는 일, 기억하는 일
"너를 만난 뒤 세상을 수선하는 일에 책임감을 느낀다"
자신만의 단단한 경계 안에서 살아왔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그 전과는 다른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작가는 이제는 아이, 남편과 함께 이인삼각 발맞추기를 해나가고 있다. 아이와의 삶 속에서 끝없이 흔들리면서도 아이도, 자신도 잃어버리지 않는 기분 좋은 줄타기를 하는 중.
아기와 생활하게 되면서 행복을 캐치하는 나의 뜰채가 더 커졌음을 느낀다. 잠자는 아기의 뜨끈한 정수리와 땀 냄새, 양 볼에 눌려 벌어진 부리처럼 뾰족한 입, 동그란 뺨의 곡선, 발바닥에 조르르 달라붙은 완두콩 오형제를 손가락으로 조심히 쓸어보는 감촉은 어떻고. 아기가 없던 예전과는 종류가 다른,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문명적 행복 대 원시적 행복.(아기 발등의 도톰함만으로도 행복해진다니 원시가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게다가 문명인으로서의 행복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_126~127쪽에서
작가는 아이를 만나면서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그제야 세상의 약자들을 눈여겨보며 세상의 친절 총량을 높여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아이의 성장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며 새롭게 태어나게 된 엄마. 그런 만큼 『거의 정반대의 행복』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성장 스토리다.
“천둥과 번개와 색종이의 나날” 같은 아이를 키우는 일, 이제는 아이가 너무 빨리 자라버리는 거 같아 눈물이 날 만큼 아쉽지만 작가는 아이의 나이를 세어보며 안도한다. 아직 이야기는 잔뜩 남아 있으니까. 이를 지켜보는 독자 역시 자신의 인생을 꼽아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다.
[출처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