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르신의 마당에 하늘고추가 화분마다 가득 열려 있었다.
고추는 노랑, 주황, 빨강, 노랑 색으로 익어가며 색이 변해간다. 그래서 알록달록한 색깔전구처험 예쁘다.
책상에 어르신께서 준 하늘고추 화분을 두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잎도 떨어지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아무리 물을 주고 햇살을 쬐어 줘도 가망이 없었다.
그리고 계절들이 지나 가을이 왔다.
이제는 포기하고 창밖으로 내 놓았다.
죽으려면 죽으라는 심정으로 화분을 내놓았다.
그런데!
기적처럼 잎이 하나둘 나더니 보라색 예쁜 꽃이 폈다.
이제 열매도 열리려는 것 같다.
어르신이 요즘 자주 아프시다. 지난주 어르신께서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
전화 속 목소리가 너무 아파하시는 것 같아 자꾸만 나쁜 생각들이 났다.
그렇게 어두운 마음으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다가왔다.
연락을 드리니 추석 후 수술을 할 것이라고 하신다.
어르신이 주신 하늘고추처럼 다시 잎이 나고 꽃이 펴서 예쁜 고추가 열리듯
어르신께서도 건강 하시길 바래 본다.
2023.09.26 김미라
첫댓글 네..하늘고추가 열리듯 어르신의 건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