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제 드리는 법과 그 제물 [레 1장]
[내용개요]
본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막에서 드려야 할 제사에 관해 언급함으로써 성막의 완성으로 끝을 맺은 출애굽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특히 본장에서는 여러 제사 중에 가장 중심이 되는 번제에 관한 규례를 다루고 있다. 번제는 제물을 잡아 그 피를 단 사면에 뿌리고 나머지는 전부 단 위에서 불살라야 했다. 희생 제물을 불에 태워 드리는 번제는 하나님께 그 냄새를 피워 올리는 제사였기 때문이다(1-13절). 그리고 단 제물이 새이면 멱통과 더러운 것을 동편 재 버리는 곳에 버리고 나머지는 동일하게 불살라야 했다. 번제는 고대 근동의 제사법 중 가장 일반적이고 오래된 제사 형태로서 모든 제사 중 기본이 되고 근본이 되는 제사였다(14-17절).
[강 해]
성막을 완성한 후 여호와께서는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제사 의식의 세부 사항에 대해 규정해 주셨습니다. 레1장은 그중에서도 번제에 관한 규례입니다. 특별히 여기서는 제사를 드리는 백성의 관점에서 제사 규정들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본장은 하나님 앞에서 지켜야 할 이스라엘 전체의 종교적 실천에 대한 서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모세를 향한 하나님의 명령
1) 모세를 부르심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 1년의 세월이 지나 하나님의 성막이 완성되었을때 하나님은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법도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제사 요구는 그들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계약의 관계'에 있다는 데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 계약은 하나님의 선택을 의미하며 그것은 곧 은혜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a. 모세라는 이름(출2:10)
b. 여호와의 산에서 부르심(출19:3)
2) 하나님과 인간의 교제
인간은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에 한시도 하나님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비록 죄로 인해 하나님과 단절된 상태에 있다고 할지라도 끊임없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올 필요를 그 삶 속에서 부단히 느끼면서 살게 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에게 제사를 요구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 대한 제사는 인간을 하나님께 나아오게하는 방편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화해와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a. 언약의 백성(창17:8-9)
b. 제사 규례를 지시하심(레1:2)
3) 예물로 요구된 짐승
하나님은 모세에게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려거든 생축 중에서 소나 양으로 예물을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소와 양은 유목민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재산입니다. 따라서 짐승으로 제사를 드리라고 하신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하신 것입니다.
a. 소의 번제(레1:3)
b. 속죄제(출29:36)
2. 짐승의 번제
1) 흠 없는 수컷
소나 양이나 염소를 제물로 선택할 때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흠 없는 수컷을 고르는 것입니다. 이것은 완전한 조건을 갖춘 최상의 것만이 하나님의 거룩 하심에 합당한 제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규례입니다. 이처럼 구약 시대의 완전한 희생 제물의 요구는 신약 시대의 흠 없고 죄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필요성을 암시합니다.
a. 귀한 재산(욥1:3)
b. 여호와께 드리는 생축(레1:1-2)
2) 열납되는 제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제사가 하나님께 열납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때 제물의 조건과 제사 장소를 철저히 지킬 뿐만 아니라 헌제자가 번제로 드릴 제물에 안수하여야 합니다. 이 안수는 헌제자와 제물이 연합하여 완전히 하나가 됨을 의미하며 제물에 대한 헌제자의 안수는 죄를 전가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헌제자는 자신이 직접 안수한 제물의 죽음을 통해 비로소 속죄를 선언 받게 됩니다.
a. 머리에 안수함(레1:4)
b. 단 위에서 불사름(레1:9)
3) 제물을 불사름
헌제자가 번제로 드릴 제물에 안수한 후에 여호와 앞에서 그 짐승을 잡아 먼저 짐승의 피를 제사장들이 가지고 가서 회막문 앞 단 사면에 뿌립니다. 그리고 희생 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고기 전체를 각을 떠서 단에 피어 있는 불 위에 잘 벌여 놓습니다. 이때 각뜬 고기와 머리와 기름을 먼저 놓습니다. 그리고 나서 전부 불살라 하나님께 드립니다.
a. 각을 뜸(레1:6)
b. 피 뿌림(레1:5)
3. 새의 번제
1) 산비둘기나 집비둘기의 새끼
하나님은 소나 양, 염소 뿐만 아니라 새도 번제물로 드릴 수 있도록 규례를 정해 주셨습니다. 새를 제물로 드리는 번제의 규례에는 소나 양이나 염소의 번제처럼 번제 예물의 조건에 대한 세세한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산비둘기나 집비둘기의 새끼를 드리라는 규정이 명시되어 있을 뿐입니다. 비둘기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날짐승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a. 다섯째날 창조(창1:20-21)
b. 아브람의 제물(창15:9)
2) 버릴 것과 불 태울 것
새의 번제를 드릴 때에도 여느 제사와 마찬가지로 버릴 것과 태울 것을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번제물로 드릴 비둘기를 손질할 때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은 멱통과 더러운 부분입니다. 멱통과 더러운 부분을 제거하여 정결하게 손질한 새의 몸통은 번제물로 불태웁니다. 이것은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어 그 제사가 열납됩니다.
a. 멱통과 더러운 것(레1:16)
b. 성도가 버려야 할 불의(욥22:23)
결론
본장을 통해 하나님은 성막에서 모세를 불러 거룩한 백성들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제사법과 하나님과 교제하는 성결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특히 본장에는 번제에 대한 규례가 나타납니다. 우리는 번제를 통해 대속주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감사와,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려는 마음의 필요성을 배우게 됩니다.
[단어해설]
1절. 회막. 하나님과 언약 백성들 사이의 만남 장소. 원어 <d[e/m lh,a:오헬 모에드>의 문자적인 뜻 역시 '만남의 천막'.
2절. 예물.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인간이 바치는 예물이나 헌물. 원어 <@B;r]q;:코르반>은 '가까이 나아가서 바치다'라는 어근 <B;r]q;:카라브>에서 파생.
3절. 번제. 희생 제물을 태워 그 냄새를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 '피워 올리다'라는 어근 <hl;[:알라>에서 유래.
4절. 속죄가. 원어 <rPek'l]:레카페르>는 '덮다, 가리다'라는 뜻. 이는 인간의 죄가 근본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에 의해 가리워지고 용서되어지는 것임을 의미한다.
5절.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의 처리와 그 피 뿌림은 오직 하나님의 명령에 의하여 세움받은 아론의 직계 제사장들만이 할 수 있었다. 뿌릴 것. 피는 생명을 상징하는 바, 제물의 피를 단 사면에 골고루 뿌림으로써 하나님 앞에 온전히 바쳐졌음을 의미하였다.
6절. 가죽을 벗기고. 희생 제물의 가죽을 벗김으로써 희생 제물의 완전한 파괴, 즉 헌신을 상징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각을 뜰 것이요. 희생 짐승을 잡은 후 그 뼈의 마디를 따라 고기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는 것. 제물의 각을 뜨는 이유는 희생 제물이 불에 잘 타도록 하기 위함이다.
7절. 벌여 놓고. 나무가 불에 잘 타도록 늘어놓은 것을 나타낸다.
8절. 기름. 희생 제물이 된 짐승의 지방질.
9절. 향기로운 냄새니라. 하나님이 희생 제물의 타는 냄새로 인하여 진노를 멈추고 평안한 안식의 상태에 든다는 의미.
11절. 단 북편에서. 성소 제단의 동편은 재를 버리는 장소, 서편은 물두멍이 있는 장소, 그리고 제단에 오를 계단이 남편에 없었고 북편에 있었으므로 북편이 제물 잡기에 가장 적합했다.
13절. 물로 씻을 것이요. 하나님께 드리는 성물은 거룩하므로 깨끗해야 했다.
14절.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들을 위하여 허용한 제물. 가난한 자들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육류로도 쓰였다.
15절. 머리를 비틀어 끊고. 몸통 전체를 절단하는 것.
17절. 아주 찢지 말고. 몸통의 절반 정도를 가르는 것.
[신학주제]
번제와 그리스도. 번제는 이스라엘 성소에서 드려지는 가장 빈번한 제사로 각종 제사 의식의 중심이었다. 번제는 희생 제물의 전 부분을 태워 하나님께 드려졌으며 제사장 몫으로 돌려지는 것이 전혀 없었다. 이는 번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속죄의 희생 제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죄를 온전히 속하고 자신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한다는 의미에서 제물을 모두 불살랐던 것이다. 이러한 번제는 구속사의 측면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고 있다. 첫째 번제에 쓰이는 흠 없는 제물은 죄에 물들지 않고 이 땅에 오셔서 대속의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며 둘째로 제물의 피를 제단 사면에 뿌리는 것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제물을 모두 불사르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대속의 제물로 드려 구속을 완성하신 그리스도의 유일한 구원자 되심을 예표하고 있다.
[영적교훈]
본장에 언급된 번제는 희생 제물을 하나도 남김없이 온전히 불살라 하나님께 드렸다. 이는 자신의 죄를 모두 회개하고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오늘날 성도들도 하나님 앞에서 아무리 작은 죄라도 철저히 회개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작은 죄라고 해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잘못된 태도이다. 또한 자신의 것 중에서 먼저 자신에게 필요한 시간과 물질들을 빼놓고 남는 것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것도 잘못된 태도이다. 흠 없는 온전한 제물을 원하시는 하나님의 의도 역시 이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삶의 온전한 자세를 하나님께 제물로 드려야 하는 것이다. 성도는 한 부분이 아니라 삶의 전 부분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