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인생
미국인들이 축구를 싫어하는 이유를 읽었습니다. 사실 저도 좀 궁금했었습니다. 같은 서구라도 유럽에서는 축구 때문에 서로 전쟁까지 날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미국은 왜 축구가 인기가 없을까. 미국의 정서에는 축구가 맞지 않아서랍니다. 왜 손을 쓰지 못하고 발과 머리(헤딩)로만 해야하는지, 모든 것을 손으로 일궈낸 개척자들의 역사가 있는 미국인들에게는 답답하게 여겨진답니다. 게다가 90분 내내 관전해 봐야 보통 한 두골 나오니, 그 오랜 시간 기다림이 너무 따분하다는 거죠.
매번 골이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가는 걸 보자니, 마치 그리스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헛된 일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답니다. 저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경기에 비해 축구는 너무 점수가 잘 안나죠. 계속 양쪽을 반복해서 오가는 일만 벌어집니다. 그래서 좀 지루합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한 골이 터지면 고함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게 하는 짜릿함도 있습니다. 그 지루한 반복을 참고 견디다 마침내 터지는 기쁨이죠.
우리 인생도 축구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인생도 ‘골’이 터지는 일은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일 비슷합니다. 반복됩니다.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골인이 될 듯하다 안됩니다. 공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습니다. 쉽게 골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열심히 볼을 차다 보면 언젠가 터집니다. 그 기다림 끝에 터지는 “슛, 골인!”은 너무 행복하죠. 사실 기다리며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이고, 신앙생활입니다.
어떤 소원이 이뤄지길 우리는 다 기다립니다. 건강이 회복되고, 가정문제와 직장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립니다. 사랑하는 이가 구원받기를 기다립니다. 맞습니다. 기다려야 합니다. 축구처럼, 포기하지 말고, 계속 볼을 쫓아다녀야 합니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은 기다림의 선수들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기다릴 수 있는 힘이 되는 기도를 주셨습니다. 지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기도하며 기다리다 보면 반드시 우리가 기다리던 골이 터질 때가 올 것입니다. “슛, 골인!” 골이 터질 때, 얼마나 기쁠까요! 그날을 기대하면서, 오늘을 이깁시다. 믿음으로 기도하며 오늘도 볼을 찹시다☺
(2024년 10월 24일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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