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 수정 엄청 많이 되어 있더군요.
제가 봤을 때는 이렇게까지 길지도 않았는데 이리저리 살 좀 붙이고 나니 웬만한 소논문 수준의 글이 되어버렸더군요.
그중에서도 재미있는 대체역사 떡밥이 있던데 한번 긁어와 봅니다.
-----------------------------------------------------------------------------------------------------------------
뭐 재밌는 떡밥이긴 한데요,
우선 충무공이 살아계셨다-라고 가정해 봅시다.
노량해전에서 진린이 어헣헣 장군 왜 죽었소 하며 울고 자빠질 일도 없을거고 입부이순신이 임시로 통제사직 맡을 일도 없었겠죠.
일단 분명한 것-노량해전 이후 실제 역사에서 이루어질 일인 남해왜성 소탕 전투는 반드시 일어났을 거라 봅니다.
우선 대충이나마 그때의 상황을 살펴보자면,
11월 19일 새벽 2시 노량해전이 시작되어서, 정오쯔음에 노량해전은 끝납니다.
그때 고니시는 쥐새끼같이 순천왜성에 불지르고 11시쯔음에 열심히 튀어서 부산으로 도망가고 있었죠.
그리고 간신히 살아남은 50척의 선단에 시마즈는 몸을 맡기고 '이순신 ㄱㅅㄲ! 그래도 육전에선 내가 왕초다!'라고 정신승리를 하며 열심히 튀고 있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때 시마즈가 사천왜성과 남해도 근방의 섬인 창선도에 잠시 몸을 맡기다가 이내 부산으로 후퇴해버렸다는 기록이 있다는데, 전 그 기록을 찾지 못했습니다(어디나오는지 아시는 분 제보좀요) 고니시군을 기다리며 창선도에서 시마즈가 선단모아놓고 후퇴준비하고 있다는 말은 찾아보면 많이 나오는데 이건 출처를 모르겠더군요.
여튼 창선도에 잠시 시마즈가 머물렀다가 ㅌㅌ 했다는게 아예 엉터리 이야기는 아닐 테니, 시마즈가 창선도에 머물렀다 튀었다=사천왜성 성주가 튀었다=사천왜성은 비었다(사실 사천왜성의 왜군은 대부분 노량해전에서 전 ㅋ 멸 ㅋ 했죠) 라는 등식이 대충이나마 성립됩니다.
즉 사천왜성은 노량해전 이후 비었습니다.
사실 사천왜성은 비어있든 병력으로 꽉차있뜬 엄밀히 말해서 조선 수군에게는 너무너무 쉬운 목표물인데,
천수각 뒤쪽으로 갯벌이 펼쳐져있지 않고 바다에 면해 있으며, 그로 인해 조선수군의 천자포 포격에 천수각이 직격당합니다.
이말인즉 바다에 앉아서 편하게 천수각을 때려부수고 지휘계통을 붕괴시켜버릴 수 있다는 점이죠. 때문에 육군 없이도 조선수군이 능히 격파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왜성 중 하나입니다(중로군의 사천왜성 전투 당시 이순신의 수군만 참전했다면 전쟁 양상 자체가 달라졌을 겁니다)
자, 여튼 노량해전에서 이순신장군은 승리하였고,
이순신장군은 고니시군 때려잡으려 하지만 고니시군이 도망쳤다는 첩보를 듣고 불같이 노합니다.
"소서행장 이 쥐새끼같은 놈이!"
를 외치시면서 즉시 전군에 고니시 추격 명령을 내리시겠죠. 고니시가 노량 쪽을 통과하지 않는다면 갈 곳은 뻔합니다.
남해도 돌아서 부산으로 가겠죠. 그래서 통상께서는 남해도를 수색하다가 11월 21일 새벽 2시쯤이 되어
남해 왜성에 불이 다 꺼지고 선단이 완전히 빠져나간 것을 보게 됩니다.
노량의 패전보가 전해지자마자 소요 요시토시는 병사들 이끌고 남해도를 떠나버렸고 고니시도 이미 남해도를 지나 부산으로 긴긴 대장정에 오른 지 오래였을 것이란 걸 어렵지 않에 예측할 수 있었죠.
여튼 명군을 선봉으로 해서 상륙한 조명 연합 수군은 남해도를 수색해서 노량에서 도망쳤던 왜군 패잔병 및 도망못친 요시토시 휘하 왜군을 족치려고 합니다.
기록에 의하면 남해왜성의 왜군들은 급하게 수습도 못하고 떠난다고 양곡 및 병장기, 소, 말 등이 한가득이었다고 하는데
실제 역사상으로 보면 이거 수습할 사람이 없어서 그냥 명군이 불태워 버립니다:;
그러나 우리의 통상은 남해왜성을 중간 보급기지로 이용해서 부산에 있는 왜군의 철퇴를 막을 원대한 계획을 세우시겠죠.
그리고 사천왜성의 현 방비상태는 어떤지 탐망선을 띄워서 살펴보게 하고, 병사들이 소탕전을 벌여 왜군들 때려잡고 잠시 왜성 안에서 쉬고 있는 동안 탐망선이 돌아옵니다. 이미 이때는 11월 21일 낮이 밝은 지 오래였겠죠.
충무공은 사천왜성에서 왜군이 죄다 떠났다는 정보를 입수합니다.
결론은 뻔했습니다. 이제 다 포기하고 떠나겠다는 것이죠. 틀림없이 거제도나 부산에는 지금 왜군이 바글바글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배들이 바다 위에 떠서 부산-대마도 항로를 향해 돛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었겠죠.
자, 이제부턴 시간싸움입니다.
역사대로라면 11월 24일부터 일본군은 철수를 시작할 것입니다.
24일은 가토, 구로다, 나베시마군
25일은 모리, 이토군
26일은 고니시, 시마즈, 고바야가와 군
(혹시 틀리면 지적 바랍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사천왜성이 비었단 걸 아시고 남해왜성 소탕에 성공해 중간 보급기지를 확보한 것이 11월 21일 낮.
3일간의 싸움입니다.
이 3일간에 이순신 장군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모든 것이 달렸죠.
상식선에서 보면 고금도 본영으로 돌아가서 부상자 치료 및 화포 재충전 그리고 화약보급 등등을 하고
육군에게 전령을 보내 사천왜성과 순천왜성에서 왜놈들 튀었다는 정보를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재충전하고 남해왜성을 통해 부산으로 진격해야겠죠.
그러나 그때쯤이면 일주일은 가볍게 넘어갈테고 왜군들은 다 떠난 지 오래일테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금도 본영으로 돌아가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시간을 빼앗기면 안 됩니다. 바로 부산 공략, 아니면 부산 근처에서 조선 수군 함대가 여기 있다는 무력시위라도 한번 해주고 돌아가야지 철수 시기를 늦추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상식선으로 부산포를 조선 수군의 힘만으로 무려 10만가량 되는 왜군을 직접 공격할수는 없기에,
조선수군이 할수 있는 최선은 배를 때려부수거나 무력시위를 함으로써 니들 떠나면 다 죽는다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데, 노량해전에서의 격전으로 인해 포환이나 화약 등도 부족할 테고, 화약과 군량이야 남해왜성의 군량을 뺏어먹는다 쳐도 여러 가지 보급물자의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고금도 본영에서만 충당할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각종 총통류나 포환이 그런것이겠죠.
그렇다면 여기서 이순신이 택할 길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왜군 선단에게 조선군 함대의 존재를 알리는 것입니다. 조선군 함대가 거제도나 부산 부근에서 얼쩡거린다면 그 존재만으로도 왜군입장에선 뒤통수가 근질거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약간 무리를 하더라도 적어도 거제도나 견내량 근처까진 진출해서 무력시위를 한번 하고 돌아와야 합니다.
부산포를 직접 직공하는 것은 노량해전 직후의 상황으로 볼 때 무리이므로, 일단 거제도의 왜성 근처에서 거제도 해상순례 한번 하며 무력시위 해 주고, 남해왜성으로 돌아온 후 며칠간 쓸데없는 군사행동을 금하고 정박해 있는 것이죠.(안그래도 부족한 포환, 총통 함부로 낭비하면 안 되니) 그리고 충무공의 상선을 포함한 함대 주력이 남해왜성에서 정박하고 있는 동안 고금도본영으로 판옥선과 기타 배들 십여척이 달려가서 필요한 물자를 싣고 돌아오는 것이죠.
또한 그 시기 동안 왜군은 철수할 엄두를 못낼 것인데 우선 조선군 함대의 존재를 거제도 근처에서 확인했고 그들이 남해왜성에 정박해있는 이상 쉽사리 건드릴 수도 없습니다.
여튼 고금도 본영으로 달려간 배에 대장장이들이나 기타 보인들을 싣고 남해왜성에 드랍해서 단시일내에 임시 수영을 건설하던가, 아니면 그냥 한때 전라좌수영인 여수를 그대로 쓰던가(다만 폐허가 된 수영을 재건하고 군량미를 옮기고 기타 남해왜성의 물자를 옮겨야 한다는 약간의 애로사항이)척후장을 보내어 대충 왜군 해상 세력의 범위를 보고 한때 통제영이 있던 한산도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왜군 해상세력의 범위가 견내량 동쪽이냐, 견내량 서쪽이냐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당시 철수에 미쳐있던 왜군 상황을 볼 때나, 견내량 서쪽에서 왜군 선박이 깔짝대면 바로 가서 개박살냈을 충무공 성격을 보나 견내량 서쪽에서 왜군 수군의 활동은 거의 없게 될 겁니다)
즉 사실상 노량해전 이후 사천왜성, 순천왜성에서도 죄다 철수한 왜군 해상세력은 견내량 동쪽에 죄다 위치해있었을 거고 그러면 한산도로 다시 가서 임시 수영을 건설해도 무리는 없습니다.
왜 굳이 임시 수영을 건설해야 하나 물을 수도 있고, 육군의 보급지원을 받으면 안 되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는데
육군은 당시 사로병진 작전의 패배 이후 어엄청 멀리 떨어져 있었던 데다가 사천왜성 등지가 비었다 해도 전령을 보내어 그 사실을 알리고 명군 측에서 당연히 그럴리가? 하면서 확인해 보려 할거고 확인한 후에 빨리 ㄱㄱ 해도 이미 왜군은 철수 다 끝낸 지 오래였을 겁니다.
그리고 충무공이 앞으로 해야하는 작전은 짧아도 2주(육군이 사천왜성 등지를 빈집털이해서 남해도 근처의 세력권을 잡을 시기, 이때쯤 되면 육군 보급지원 받으면서 작전에 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육군지원이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군요. 주력이 명나라군인데 조선군에 호환되는 화포가 있을 리가 없고, 또 엄청 고압적으로 굴며 조선수군한테 '너희는 하루하루 양식과 화약 빌어먹는 거지들일 뿐이지'라고 하면 충무공이 가만 있으실 분이 아니죠. 그렇다고 상식적으로 엄청 먼 고금도 수영까지 돌아갈순 없으니:;아무래도 임시수영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길면 한 달, 아니 겨울 내내 해야 할지도 모를 작전입니다. 그리고 어떤 돌발사태(일본군이 미쳐서 대함대를 이끌고 마지막 결전이무니다! 하면서 천 척 가량이 달려든다던지) 가 있을지도 모르니 안정적으로 화포, 화약, 총통, 군량을 공급할 수 있는 고금도와 충무공함대 사이의 중간기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임란 때 큐슈에서 조선까지 직항로를 택해서 군량미나 기타 병력 보내진 않았죠. 중간기지인 대마도를 통해서 보냈지.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튼 남해왜성 개조해도 되고 한산도로 가도 되고 여수로 가도 되고 여하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여수에서 부산포까지 가는 것은 부산포해전의 전례를 볼때 대략 일주일 걸리므로(그때는 다 때려부수면서 간거니 최대한 짧게 잡으면 대략 5일 정도) 아무래도 대선단이 움직일 기미를 보이면 바로 대처할 수 있게 가장 가까운 한산도에 임시수영이 존재하는 것이 아무래도 낫다 봅니다....여튼 임시수영을 차려서 너무 먼 고금도와 충무공함대 간의 중간보급기지 역할을 하게끔 하고 이후 육군이 합류해서 서서히 바다에서 조여나가면 왜군은 굶어 죽겠죠.
대충 망상입니다. 허헣
첫댓글 게시물 성격상, 동양사 게시판으로 이동시켰사오니, 양해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ㅋㅋ 그냥 잡글로 끄적거린 건데
가정에 가정을 덧붙이니 소설이 되버린 파트군요. 날릴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일단 통상어른이 끝까지 생존해 계셨다면 조선수군이 노량해전으로 어느정도 피해를 입을지부터가 알수 없죠.
일단 살아계셨으면 노량해전에서 적은 피해를 입음은 분명하겠죠.
사실 엔하위키의 가정은 문제가 많은게, 충무공이 뭐 살아남으셔서 부산으로 짓쳐들어가서 장사진 펼친다 해도 부산포해전마냥 이득볼수가 없습니다. 부산포해전 이후 왜군이 느낀게 많은지 철저하게 그런 해상테러에 방비를 했거든요.
당장 순천왜교성에 방파제쌓고 개겨서 조선수군이 테러하는거 막은것만 봐도 그렇죠.
고려해야 할 게 너무 많죠. 가정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진짜 고려해야 하는 게 너무 많죠. 게다가 이후 역사가 통째로 바뀌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서 접근해야 할 사항입니다. 더군다나 장군이 해상봉쇄를 한들, 명군이 부산포에 있는 왜군 몰아내줄까 그것도 모르고요. 뭐 이럴 때는 군사행동 안하고 굶겨죽이는게 상책이긴 하죠 ㅋㅋ
가정하는게 무의미 하다지만... 치트공이 살아있다면 (...)
1. 치트공이 가진 역량을 다 동원해서 철수하는 일본군에 태클을 걸어댈꺼고 (치트공의 평소 행실과 성격을 봤을때 이걸 부정하실분은 없으리라 봐요)
2. 일본의 왜성을 근거로한 행정-보급이라는건 1~2년 이상은 버티기 힘든 상황이고
3. 안전한 철수 라는게 전쟁사에서 손으로 꼽히는데다
4. 해로를 이용한 철수는 육로를 이용한 철수보다 난이도가 높다는 점에서
1+2+3+4를 하면 대충 그림이 나오지요.
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한 일본군 피똥 쌉니다.
물론 조선수군도 요새화된 해안진지를 마구 때려부술만한 전력은 힘들고, 왜성을 근거로 육로로부터의 조명연합군 화포까지 동원한 공세를 꽤나 많이 막아냈던 일본군의 전과를 생각해보면,
일본군이 단시간에 몰ㅋ살ㅋ 할 일도 적겠지만.
조명 연합군도 꾸준히 압박넣고 수군이 본국에서 오는 지원 거덜내고 등등등등 서로 양패구상하는 형식으로만 끌고가도
일본군은 시나브로 고사하거나, 다시 한번 해상 봉쇄돌파를 시도하며 노량해전 버전2,3를 찍을 확률이 높겠지요
임진록 조반을 하시면 됩니다 일본까지 처들어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