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제서야 제대로 붙었다.
90년대 초반 고교 무대를 호령했던 라이벌 LG 김재현(27),두산 김동주(26),SK 이호준(26)이 마침내 프로무대에서 흥미만점의 타격전쟁에
돌입했다.고교졸업 후 9년 만이다.
그동안 각자의 길을 걸으며 엇갈린 행보를 보였던 이들은 올 시즌 약속이나한 듯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팀내 중심타자로서 영양가 만점의 맹활약이다.타격내용도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팽팽한
접전이다.
이들은 20일 현재 나란히 타격 2∼4위에 올라 있다.김재현은 타율
0.344 10홈런 36타점,김동주는 타율 0.344 14홈런 35타점,이호준은
타율 0.341 11홈런 35타점을 기록 중이다.
김재현이 타율과 타점에서,김동주는 홈런에서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이호준은 최다안타(70)에서 김동주(65),김재현(62)보다 낫다.
동기생인 이들은 고교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다.신일고의 김재현은
타격이일품이었고,광주일고의 이호준과 배명고의 김동주는 투·타
만능이었다.이들은 나란히 청소년 대표로 뽑혀 한솥밥을 먹으면서 우정을 쌓았다.
94년 고교 졸업 후 김재현은 곧바로 LG 유니폼을 입은 뒤 주전자리를
꿰차며 주가를 높였다.고졸 신인으로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이름을 날렸다.그러나 이후 최고타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그러다가 마침내 올 시즌 꽃을 피우고 있다.개인성적은 물론 팀의 9연승에핵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동주는 고려대로 진학해 김재현보다 4년 늦게 프로물을 먹었다.98년 입단첫해 24홈런 89타점을 올렸지만 타율이 0.265에 지나지 않았다.그러나 이후파워와 정확성을 겸비한 타자로 성장했다.김동주는 19일 삼성전까지 21연속경기 안타를 치며 팀 역대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호준은 그동안 방황의 시절을 보냈다.해태에서 투수로 시작했지만
별 활약을 못하고 타자로 전향했다.2000년 SK로 트레이드됐다.해마다 부상의 악몽에 시달렸으나 올해는 시즌 개막부터 완주를 하고 있다.‘미완의 대기’라는꼬리표를 올해 비로소 떼어버리고 팀타선의
중추 노릇을 하고 있다.
고교 라이벌 김재현 김동주 이호준이 펼치는 타격전쟁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