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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 종로가 자동차 대신 장엄한 연등바다를 이뤘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자승 스님)는 7일 동국대 운동장을 출발해 조계사까지 행진하는 연등행렬을 진행했다. 이날 연등행렬은 5만여명의 불자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해 서울의 한복판을 연등물결로 가득 채웠다. 봉축위원회는 5만여명의 불자들이 행진에 참가하고, 외국인 1만6,000여명을 포함한 연인원 32만여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연등행렬에 앞서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은 전통문화를 홀대하는 우리 문화풍토를 꼬집었다. 자승 스님은 연등법회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전통문화가 전시물처럼 박제화되고 있다. 이 땅의 역사는 거추장스러운 장식물처럼 선택의 손길만 기다리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권력에 힘입어 종교가 존재하고, 그 권력의 그늘 아래 종교편향이 일상화하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고 개탄했다. 스님은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내가 몸을 낮추니 모두가 존귀하다. 스스로 성찰하고 과감하게 변해야 한다. 이것이 곧 자성과 쇄신 결사이다"라며 "오늘 연등 행진은 자성과 쇄신을 다짐하는 행진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희옥 동국대 총장의 행진선언과 함께 오후 6 30분 시작된 연등행렬은 연등회 깃발과 인로왕번, 오방불번, 취타대를 선두로 사천왕 장엄등이 사방을 호위하며 시작됐다. 동대문운동장을 출발한 행렬은 오후 7시께 동대문에 도착했다. 이 곳에 대기하고 있던 봉행위원단이 첫 발걸음을 내딛으며 본격적인 행렬이 시작됐다. 4km에 이르는 종로는 이미 차가 통제되고 연등행렬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가로를 가득메웠다. 탑골공원 앞에선 각 종단대표와 귀빈, 초청인사들이 먼저 도착해 연등행렬을 맞았다. 연등행렬은 길고도 장엄했다. 중앙승가대학교 학인스님들과 연합합창단, 종립학교인 동대부여고와 여중, 동대부고와 부중, 사회복지법인 승가원, 연화원,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상징적으로 선두등단을 형성했다. 진각종, 도선사, 개운사, 화계사, 청량사, 봉국사 등이 두번째 등단을 이뤘고, 세번째 등단은 국제선센터, 한마음선원, 사자암, 태고종, 네팔불자모임, 태국, 몽골불교로 구성됐다. 서대문 조계종 사찰과 조계사, 수국사, 관음종, 국제포교사와 외국인이 네번째 등단을 이뤄 장엄한 연등물결을 이었다. 직장직능불자연합과 금강선원, 천태종, 대불련, 동국대, 불광사가 다섯번째 등단을 형성했고, 마지막으로 총지종과 구룡사, 봉은사가 행렬의 끝부분을 장식했다. 연등행렬은 3시간여에 걸쳐 차가 없는 종로를 환하게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