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거짓말쟁이 국제대회… 삼천포에서 열린 가상 대회에 가다
여자가 제일 많이 하는 거짓말 ‘괜찮아’
전혀 안 괜찮다는 뜻일 가능성 커
남자는 몰라도 아는 척하는 ‘나도 알아’

영화 ‘로마의 휴일’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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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월 1일. 만우절입니다.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 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기도하고, 나도 속아 넘어가는 날이죠. 오늘만큼은 속아 넘어갔다고해서 화내시면 안 됩니다. 사진은 영화 ‘로마의 휴일’의 한 장면입니다. 앤 공주(오드리 헵번)와 신문기자 조(그레고리 펙)가 로마 산타마리아 성당의 ‘진실의 입’ 앞에 서 있네요. 입 속에 손을 집어 넣고 거짓말을 하면 손목이 잘린다는 전설이 있는 곳입니다.
조가 손이 잘린 척하는 걸 앤 공주가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음 장면은 아시죠? 자, 여러분도 뒷목의 긴장을 풀고 어깨 힘도 빼보세요. 일년 내내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으니, 하루쯤은 바보처럼 웃는 날이어도 되지 않을까요. ‘에이프릴 풀스 데이(April Fool’s Day)’니까요. 삼천포에서 열린 가상 거짓말쟁이 국제대회에 여러분을 초대 합니다.
카사노바 “내 사랑은 진심이었는데 난 여기 왜 초대받은 거지”
4월 1일 세계적 거짓말쟁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우절 기념 거짓말쟁이 국제대회’가 삼천포 국제회의장에서 열렸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대회에 참석한 이들의 얼굴에선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1976년 4월 1일 애플을 창립한 스티브 잡스가 창립기념일을 맞아 기분이라며 아이폰9을 참석자들에게 선물한 게 한 가지 이유였지만요. 어쨌거나 이날 행사에서 오간 이야기들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삼천포=박혜민 기자, 일러스트=송혜영·심수휘 기자
대회 참석자
●허풍선이 남작: 본명 뮌히하우젠. 황당무계한 모험담을 늘어놓기 좋아함. ●나무꾼: 한국 전래동화 ‘금도끼 은도끼’에 출연. 도끼 욕심내다가 산신령한테 혼남. ●김선달: 호는 ‘봉이’. 평양 출신.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걸로 유명함. ●찰스 폰지: 1882~1949년. 1920년대 미국에서 활약한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금융 피라미드 사기의 원조. ●조반니 카사노바: 1725~1798년. 이탈리아 여인들을 들었다 놨다 했던 호색한. ●마타하리: 1876~1917년. 빼어난 미모로 독일과 프랑스의 이중스파이로 활약. ●토끼: 전래동화 ‘별주부전’의 주인공. 간을 빼놓고 왔다는 거짓말로 목숨을 건짐. ●까마귀: 태양신 아폴론한테 거짓말하다가 걸려서 밤하늘에 내던져짐. 까마귀 자리의 주인공. ●위르겐 슈미더: ‘40일 동안 거짓말 안 하기’ 실험 후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를 펴냄. ●화가 베어먼: O.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에 등장. 벽에 몰래 나뭇잎을 그려 넣어 이웃 존시의 병을 낫게함.
특별 출연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 벚나무 자른 걸 아버지한테 고백해서 정직함의 대명사로 알려지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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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선이 남작=“그거 알아? 내가 터키로 끌려가다가 곰을 보고 도끼를 던졌는데 그 도끼가 그대로 날아가 달에 꽂혔다구. 아까운 도끼를 그냥 버릴 순 없는 거 아닌가. 그래서 빨리 자라기로 유명한 터키 강낭콩을 심었지. 그 콩나무가 쑥쑥 자라서 달에 닿는 거 보고 기어올라 가서 도끼를 가져왔어.”
나무꾼=“저도 도끼라면 일가견이 있는데 말이죠. 허풍 좀 그만 치세요. 도끼가 어떻게 달까지 날아갑니까. 차라리 연못에 빠진 도끼를 산신령이 건져줬다고 하세요.”
남작=“이 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나는 늘 겸손하게, 내가 겪은 일을 가능한 정확하게, 덧붙이거나 과장하지 않고 말하려고 애쓴다네. 정말이라니까.”
나무꾼=“21세기에 태어나셨으면 능력 있는 정치인으로 이름깨나 날리셨겠는데요.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거짓말을 하시네요.”
남작=“거짓말이 아니라니까. 난 늘 겸손하게, 내가 겪은 일을…”
나무꾼=“네네, 정확하게, 과장 안 하고요. 알겠으니 제발 그만하세요.”
남작=“이건 정말 믿어야 하네. 내가 하루는 총알을 두고 사냥을 나간 거야. 그런데 사슴과 딱 마주친 거지. 그래서 총알 대신 버찌씨를 총에 장전해서 사슴을 맞혔지. 펄쩍 뛰어 달아난 그 사슴을 1년 후에 다시 만났는데 머리에 벚나무를 주렁주렁 달고 나타났더군.”
나무꾼=“…. 근데, 남작님 이름이 뭐예요.”
남작=“나? 뮌히하우젠.”
나무꾼=“아하! ‘뮌히하우젠 신드롬’의 주인공이시구나. 그거 병이에요. 허언증. 자신이 한 거짓말을 그대로 믿는 거죠. 병원 가보세요. 요즘 TV에도 그런 사람들 많이 나와요.“
남작=“거짓말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허 참, 이걸 어떻게 믿게 한담. 내 속을 뒤집어서 보여줄 수도 없고. 어이쿠, 저기 김선달 선생 오시네. 김 선생, 반갑습니다. 선생은 제 말을 믿어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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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예끼, 여보쇼. 그게 말이 됩니까. 거짓말도 기술적으로, 사람들이 믿을 만하게 해야지.”
남작=“이거 실망입니다. 조선 최고의 거짓말쟁이인 김 선생은 제 편이 돼주실 줄 알았는데. 그래도 전 선생처럼 사람을 속여서 금전적 이득을 취한 사람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김선달=“어허, 난 그저 욕심쟁이들을 골탕 먹인 것뿐이라오. 내가 바보 행세를 하며 닭을 봉황으로 불렀다고, 옳다구나 ‘바보 하나 속여보자’며 닭을 봉황이라고 비싸게 팔아먹은 닭 장수가 더 나쁜 거 아니겠소. 내 평소 그 닭 장수의 행태가 괘씸하여 날 잡아 혼쭐을 내준 것이지요.”
나무꾼=“근데, 김 선생님. 나중에 닭 장수한테 배상받은 닭 값이랑 볼기 값은 얼마였습니까?”
김선달=“뭐 얼마 되겠나. 그저 한 달치 생활비 정도지. 내가 풍류를 즐기다 보니 마침 수중의 돈이 똑 떨어졌던 터라 조금 도움은 됐소이다. 돈이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고. 그보다 봉황의 ‘봉(鳳)’자를 따서 ‘봉이 김선달’이라는 이름을 후세에 길이길이 남기게 된 게 수확이라면 수확일까. 흠.”
나무꾼=“그럼 대동강 물 팔아서 번 돈으론 뭐하셨습니까. 황소 60마리 살 수 있는 4000냥, 와~ 스케일 좀 있으셨어요.”
김선달=“그걸 뭘 자꾸 꼬치꼬치 묻나, 자네는. 금도끼 은도끼가 아직까지 아쉬운 건가. 정직하게 살게나. 욕심 부리면 벌 받아. 대동강 물 사서 한몫 보려던 한양 상인들이야말로 어리숙한 평양 양반 속여서 쉽게 돈 벌겠다 욕심 부리다 당한 거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 폰지 선생 안 그렇습니까.”
찰스 폰지=“맞아. 미국 버나드 매도프라는 작자가 내가 썼던 방법을 21세기 스타일로 개보수해서 크게 한탕했더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고 나보다 한 수 위였다니까. 나 때문에 생긴 피해자는 4만 명 정도였는데, 매도프란 놈 때문에 돈을 잃은 피해자는 72만 명이었다구.”
김선달=“그래도 4만 명을 속이다니 대단하십니다. 형님. 한 수 가르쳐 주세요. 그 ‘폰지 사기’란 게 뭡니까.”
폰지=“간단해. 돈 놓고 돈 먹기. 여기에 살짜쿵 거짓말 한 스푼. 나한테 돈을 주면 석 달 만에 두 배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니 사람들이 돈다발을 싸들고 오던걸. 일명 금융 피라미드지. 새로 온 사람의 돈을 먼저 온 사람에게 수익금이라며 조금씩 나눠주는 거야. 그러면 사람들이 계속 몰려오게 되지.”
김선달=“간단하네요. 근데 형님은 1년 만에 거짓말이 발각돼서 쇠고랑 차셨쟎아요. 9년형 받으셨죠? 매도프는 150년형 받았던데요. 아직 감옥에 있어요.”
남자의 거짓말, 여자의 거짓말
폰지=“쩝. 그래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인거지. 여러가지로. 그놈은 20년 동안이나 세계 금융계의 거물로 떵떵거리며 살았더군. 2008년 돈을 돌려달라는 투자자들이 갑자기 늘어나지만 않았어도 지금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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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동향을 여기서 만나니 반갑네.”
찰스 폰지=“본 조르노(Buon giorno, 안녕하세요)! 이탈리아의 자랑, 세상 모든 남자들의 꿈. 카사노바 형님을 만나다니 영광입니다.”
카사노바=“근데 대체 내가 왜 여기 초대받는 거지? 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구. 매순간 진심이었지. 온 마음을 다해서 사랑했을 뿐.”
마타하리=“온 마음이 아니라 온몸이겠죠. 남자들이란.”
카사노바=“그대의 윤기 흐르는 검은 머리와 올리브 빛 피부가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군요. 그대의 아버님은 도둑이셨나봐요. 하늘의 별을 따다가 당신의 갈색 눈 속에 넣어두셨군요”
마타하리=“도대체 그게 언제 적 유머죠? 18세기 유머?”
카사노바=“당신의 재치에 찬사를.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나 같은 미남자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그대의 냉정함이 더욱 나를 들끓게 만드는구려.”
마타하리=“거짓말이라고 해도 기분 나쁘지는 않군요. 어쨌거나 그만 하시죠. 나도 남자 꼬시느라 거짓말깨나 해본 사람이에요. 이를테면 내가 인도네시아 공주라거나 인도의 여사제라는 정도. 그런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남자들은 믿더군요.”
카사노바=“참, 당신은 1차 대전 때 맹활약한 스파이였지. 대단하오. 당신의 담력과 용기와 미모와 몸매와… 그런데 오늘 밤 스케줄은 어찌 되시는지.”
마타하리=“전 결코 스파이가 아니었다고요. 절 좋아한 남자들은 많았지만 제가 군사 정보를 독일에 빼돌렸다는 건 말도 안돼요. 증거도 없는데 누명을 씌운 거예요.”
카사노바=“오케이. 당신이 스파이거나 아니거나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오. 그러니까 오늘 밤 시간 좀 내봐요. 나와 문학과 예술과 사랑에 대해 논해봅시다.”
마타하리=“정말 남자들과는 대화가 안 통한다니까. 남자들과 대화를 하는 건 마치 화성에서 온 외계인과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카사노바=“화성은 붉고 커다란 별이죠. 마치 당신처럼 붉은 정열의 색깔이라고나 할까. 영어로는 마르스, 태양계에서 네 번째 별이고…”
마타하리=“뭐든 아는 척하면 여자들이 넘어간다고 생각하시는군요.”
카사노바=“내가 그 수많은 여자들을 유혹할 때도 나의 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히브리어 실력과 화학·의학·역사·철학·문학·천문학 등에 걸친 탁월한 지식이 큰 역할을 했지.“
마타하리=“허세가 우주급이네요. 남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거짓말이 그거 쟎아요. ‘나도 해봤어.’ ‘나도 알고 있었어.’ 뭐든 아는 척 하는 거 말이에요.”
카사노바=“그럴지도. 남자들은 상대에게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 인정받고 싶은 모습을 연출하는 경향이 있지. 남자들이 절대 길을 묻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거든. 자기가 길을 잃었다는 걸 인정하느니 목적지를 바꿔버리지. 모세가 사막에서 40년 동안 방황한 것도 길을 물어보지 않았서라고들 하지. 하지만 여자들의 거짓말도 만만치 않아. 여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거짓말을 난 알지.”
마타하리=“뭔데요?”
카사노바=“‘괜찮아.’ 여자들이 괜찮다고 할 때 절대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돼. 전혀 안 괜찮다는 뜻일 가능성이 크거든.”
마하타리=“역시. 카사노바. 유사 이래 최고의 연애술사 명성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군요.”
폰지=“두 분 대화 정말 유익합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하루에 한 번 이상 거짓말을 한다. 어떤 학자는 사람이 8분에 한 번씩 거짓말을 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구요. 그러니 거짓말 좀 했다고 감옥에 가야한다는 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마타하리=“사기꾼 선생. 지금 이이와 내가 하는 건 그런 얘기가 아니에요. 괜히 갖다붙이지 좀 마세요.”
토끼=“헐, 누님은 그새 형님께 넘어가셨군요. 이이라니… 어쨌거나 누님 말씀이 맞습니다. 거짓말이라고 해서 다 같은 거짓말이 아니거든요. 거짓말도 종류가 있죠. 하얀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파란 거짓말, 새까만 거짓말…”
나무꾼=“아니, 여기 동물도 들어올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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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토끼와 저를 빼고 거짓말쟁이 대회를 하시다니 섭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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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저 모르세요? 토끼의 간, 별주부전의 그 토끼. 간을 볕에 말리느라 두고 왔다고 거짓말해서 용궁에서 살아돌아온 그 토끼요. 제가 한 건 살아남기 위한 하얀 거짓말이었죠.”
화가 베어먼=“하얀 거짓말은 그럴 때 쓰는 게 아니라오. 내가 병에 걸린 존시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비 오는 밤 담벼락에 잎새를 그려놓았지. 그래서 존시가 기운을 차리고 살아난 것 아니오. 남들에 대한 걱정과 배려에서 하는 거짓말이 바로 하얀 거짓말이지. 바로 나처럼.”
거짓말 안 하고 살 수 있을까요
거짓말 없는 40일 실험해보니 하얀 거짓말은 사회생활 윤활유 4월 1일 속는 사람, 불어로 '푸아송 다브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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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슈미더=“제가 ‘거짓말 안 하고 40일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해봤는데요. 거짓말은 사회생활의 윤활유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얀 거짓말은 꽤 필요하더군요.”
화가=“근데 당신 혹시 이혼 당하거나, 불구가 되거나, 회사에서 짤리지는 않았소?”
슈미더=“친구한테 주먹으로 몇 대 맞고 갈비뼈에 금이 간 정도. 제 친구의 여자친구한테 친구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고 말했거든요.”
화가=“그 정도로 끝나길 천만다행이군.”
슈미더=“동감입니다.”
화가=“거짓말 안 하고 사회생활이 되던가요?
슈미더=“쉽지 않았습니다. ‘얼굴 좋아졌네’라고 하면 될 걸 ‘살 많이 쪘네’라고, 아내가 ‘내가 만든 거 맛있어?’라고 묻는데 ‘맛없어. 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있지?’라고 했어요. 그 결과는 상상에 맡깁니다.”
화가=“‘언제 밥 한번 먹자’로 끝나면 서로 편할 걸 ‘언제 우리가 또 보겠니. 밥까지 같이 먹고 싶지는 않아’라고 말해서 서로 곤란하게 만들 필요는 없죠. 사실 어쩌다 밥을 같이 먹게 될 수도 있는 거고.”
슈미더=“하지만 정직이 무조건 불편한 것만은 아니었어요. 친하지도 않은 페이스북 친구들과 작별하고, 싫은 사람에겐 ‘난 너 싫어’라고 말하니 마음도 몸도 편해졌어요. 침묵은 거짓이라는 것도 알게 됐죠. 정직과 용기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정직하다면 용기를 내야 하죠.”
조지 워싱턴=“맞습니다. 아끼는 벚나무를 누가 쓰러뜨렸냐고 노발대발하는 아버지께 바로 제가 벚나무를 도끼로 찍어버렸다고 고백하는 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슈미더=“아니, 여긴 웬일로. 정직함의 대명사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이 오셨네요.”
조지 워싱턴=“도끼 얘기가 들리길래 아까부터 들어와 있었습니다. 거짓말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언제나 저의 그 ‘도끼와 벚나무’ 얘기가 부록처럼 따라붙지 않습니까. 좀 피곤한 일이지만 저를 원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당연히 달려와야죠.”
화가=“뭐 그다지 원한 건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반갑습니다.”
슈미더=“갑자기 정치 유세장이 된 것 같군요. 전 안 반갑습니다.”
워싱턴=“하하하. 괜찮습니다. 오늘은 만우절이네요. 가벼운 거짓말로 사람들이 웃고 즐기는 날 아닙니까. 사람이 어떻게 맨날 심각하고 정직할 수가 있겠습니까. 가끔은 어깨 힘 빼고 즐기는 것도 필요하지요. 유머라는 게 그런 거 아닙니까.”
슈미더=“유머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찬성입니다. 삶의 긴장을 해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카사노바=“만우절 거짓말에 속는 바보를 프랑스어로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이라고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 푸아송 다브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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