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동네 목옥탕도 사우나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지만 호랭이 화랑 담배 피우던 시절의 사우나란
고급의 시설을 갖춘 목욕탕에 특히 하얀 가운을 보유한 목욕시설을 말했습니다.
저가 사우나를 처음 접한때가 25세입니다..
누님이 부산에 있는 코모도 호텔의 무료 사우나 입장권 2장을 가져온것이 저가 사우나와 마주하게 된 계기였죠..
어느날 목욕탕에서 발가벗고 청산리 벽계수야~~를 웅얼거리던 어르신들을 뒤로하고 레벨 업된 목욕문화를 경험 하고자
동생과 같이 주눅든 얼굴로 코모도 호텔을 들어 섰습니다..
확실히 입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보통 아줌마나 아저씨가 수건 한장을 나눠주는 목욕탕과는 달리 어어쁜(?) 아가씨가 친절히 빈손으로 들여 보내더군요..
동생이 "수건은~~" 이라는 말을 하니 활짝 웃으며 그러나 무시하는 표정으로 안에 있습니다...ㅡ..ㅡ^
약간 빈정이 상한 우리는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안으로 들어가 옷을 벗었습니다..
뭐 목욕탕하고 똑같네 라는 말을 주고 받으며...그러나 입구에서 우리는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 했습니다..
하얀 가운이 있었던 거죠...
당시 tv에 보면 시우나란 곳은 한증막에서는 하얀 가운을 입고 땀을 흘리는 곳이었습니다..
요즘 해피 투게더한 프로의 유재석 옷차림을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는 역시 사우나는 틀리다라는 무언의 텔레파시를 주고 받으며 가운을 입고 탕에 들어 갔는데...
어라..?? 이상하게 모두 홀딱 벗은 인간들만 보이는겁니다...
잠시 머리를 굴리던 저가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이 가운은 한증막에서만 입는 옷인갑따....
부끄러움을 감추고자 얼른 한증막을 찾아 들어 갔는데 어라..?? 여기도 모두 홀딱 벗었네?????
참 황당하더군요.....
우리 형제는 그 더운 한증막에서 가운을 입고 뻘쭘하게 다리를 모으고 앉아 있다가 힐끔거리는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tv와 다른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탕속에 물을 내뿜고 있는 두꺼비 석상에 곱게 벗은 가운을 접어
올려 놓은 다음 때를 불렸습니다.
탕속에서 나오며 혹 가운에 물이 묻으면 문제가 될것 같아 손을 털어 물기를 제거한후 얌전히 가운을 출입구 옆에
놓은후 정말 번개처럼 머리를 감고 튀어 나왔습니다..(그런데 역시 사우나는 틀려.. 비누가 공짜.....^________^)
헐.....그런데 역시 수건도 공짜...보통 1장씩 주는 수건이 쌓여 있더군요.....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팠던 동생이 곱게 벗은 가운을 보이는 통에 넣은후 먼저 나가고 저는 머리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드라이기도 공짜.....^_________^
그런데 잠시후 먼저 나갔던 동생이 "시발 시발~~" 하면서 총알처럼 들어 오더니 다시 탕안으로 들어 가더군요...
저가 속으로 자식 그러게 머리를 잘 씻어야지 비누가 남아 있었구나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말리고 나간 저는 정말 놀래부렀습니다..
넓은 광장같은 휴게실에 하얀 가운을 입은 군상들이 빨가벗은 저를 주시하고 있었던 겁니다..
더하여 쟁반을 들고 서빙하던 아가씨도 놀란 표정으로 저와 눈이 마주치고...
물론 저도 총알처럼 다시 들어와 탕안으로 들어왔죠....
그리고 저가 들어온 역순으로 옷이 보관된 탈의실로 돌아오니 동생이 먼저 못을 입고 있더군요..
우리는 서로 말이 없었습니다..저 역시 동생을 원망하고픈 마음이 전혀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그 충격으로 동생은 몇년후 공부를 핑계로 외국으로 가버리고 저는 경상도를 등지고 전라도와 충청도의 노가다 현장을
돌게 되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게 되었죠..
사우나에서 저를 본 사우나 아기씨를 피하려고 선도 안보았습니다...(@@ 흠..약간 오버~~)
외국에 정착한 동생이 몇달후 휴가를 받아 국내에 들어 오는데, 같이 코모도 호텔 사우나 가볼까 합니다..
그 아가씨 없겠죠??
첫댓글 살며 빨개벗으며.........
하여튼..ㅋㅋㅋ
예전에 부산역전에 있던 사우나랑 시스템이 똑같네요~ ㅎㅎㅎ
당시 사우나의 표준이었던듯..^^
예전에 우리동네 성수사우나에서 저두 똑같은 경험이 있었는데...ㅋㅋㅋ 근데 우동네 서빙아가씨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보던데...ㅎㅎㅎ 내가 넘 어려서 그렇나...ㅋㅋ
몇살때였나요?? ^^
중딩요!!ㅋㅋ
대학교때 동기들과 호텔사우나가서 때수건 하나 주세요~~~~했더니....돈주고 미세요~~여기는 때수건 안팔아요~~하더군요. ㅎㅎ ,지금도 호텔수영장과 사우나같이 있는곳에서는 적어놓았지요? 여기는 수영장 입구 반드시 수영복과 모자를 착용하고 들어가세요...라고해도 빨가벗고 수영장에 짠~~바바리~~ㅎ ㅎ ,식당 이발소에 적어 놓았지요 반드시 가운을 착용하세요~~
이발소에서 안마 받으면 곤란하죠..자꾸 벌어지는 아랫도리....(아랫도리 없던 사우나 가운도 있었습니다..여의도) ^^
ㅎㅎㅎ 재미있는 이야기네요..ㅎㅎ
감사..^^
호섭님의 글은 재미있어서 기대하며 클릭했는데~ 역쉬~~~ㅋㅋ 넘 재밌습니다~^^
저는 환장하는 일이 다른이의 들거움..ㅎㅎㅎ
전 군 재대후 터키탕 간 기억밖에 없는데.. 자주 자주 ,술만 먹으면 갔읍니다.ㅋㅋ~여친이 없는 시절의 아련함이라고나 할까요? 근데 목욕한 기억은 없는데 왜죠?
회사에서 처음 간 터키당....맨하튼 호텔 터키탕..저를 데려가 주신 선배님...퇴사때까지 존경..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