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방문한 친정집이었습니다.
봄날도 되었고 화초 좋아하는 엄마에게 셀렘 하나를 사 다 주며 커지면 우리집에서는 못키워 가져왔다고 귀여운 투정도 해 보았습니다.
늘 그렇듯이 엄마의 초록이들을 한번 쭉 살펴보고는 부엌으로 갔는데....
바나나가 있더군요.
어김없이 장에 다녀오신 모양입니다.
언젠가부터......
엄마의 시장바구니 안에는 꼭 바나나가 있었습니다.
장을 같이 보러 갈때도 어디 마트에 구경을 갈때도 모처럼만에 바람 쐬러 나들이 갈때도
엄마는 늘 "바나나 사줄까?"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딸아이를 시집보내 놓고도 아직도 바나나를 장바구니에 챙겨오신겁니다.
엄마가 바나나를 좋아하시냐구요?
아닙니다..............
그럼 제가 바나나를 무지 좋아할까요?
아닙니다...........
그저 저는 모든 과일을 좋아하지만 바나나는 그 과일들 중 조금은 천대를 받는 아입니다.
그럼 엄마는 왜 많은 과일들 중에 하필 바나나일까....
어느날 사촌 동생이 물었습니다.
숙모는 왜 맨날 바나나만 사냐고 왜 그것만 꼭 사줄까라고 한번도 빼놓지 않고 물으시냐고....
동생들은 하나같이 제가 바나나를 무지 좋아하는 줄 알았답니다.
하도 궁금해 하고 의아해 하는 동생들에게 사연이 있다라며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녀석들 어찌나 괴롭히던지...
이야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서른이 된 저의 어린날엔 바나나는 퍽이나 귀한 과일이었습니다.
늘상 병원을 전전해야했던 아버지덕에 귀한 과일이 가끔 눈에 들어올때도 있었죠
그 시절 달콤하고 부드러운 바나나를 싫어할 아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허나 겨우 한입을 베어물고는 먹을 수가 없었죠
달라고 투정부리는 동생의 서러운 눈물때문이었죠. 결국 누이것을 다 먹은 녀석은 어찌나 급히 먹었는지 체해서 다 토해내고도 서럽게 울었답니다. 또 먹고 싶다고.... 그런 동생을 잡고 저도 얼마나 울었던지요.
그때는 아버지 병원비로 인해 솔직히 끼니도 제대로 때우기 어려웠고 아버지 병원이나 가야 손님손에 들려온 것으로 대신 하기 일쑤였으니 그 큰 바나나가 얼마나 맛났겠어요.
허나 그당시 비싼 바나나를 사줄 만한 여력이 없던 엄마는 결국 자식들에게 매질을 하셔야했고 그 한은 그대로 가슴에 사무쳤던 게지요.
그 후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온갖 아르바이트 다 해가며 학비벌며 다니던 딸아이가 동생에게 힘들게 다 물러가는 바나나를 사다 주며 제 입은 그저 괜찮다고 하던 모습을 보신 엄마는 형편이 조금 펴지고 바나나가 다른 과일에 비해 가격이 내려간 후로는 항시 딸아이의 손에 바나나를 들려주지 못해 안달이셨습니다.
엄마가 아버지께 용돈 얼마 타서 쓰시는(참고로 저희집은 아직도 아버지가 가계부를 쓰세요) 줄 뻔이 알고 있기에 괜찮다고 해도 싫다고 해도 꼬깃꼬깃한 지폐 꺼내어서는 그 바나나를 사십니다.
이야기를 들으신 엄마는 그걸 알고 있었냐고 하셨고 또 다시 붉어진 눈으로 딸아이의 머리를 쓸어내리셨습니다.
불쌍한것....
하나도 안불쌍한데 또 저는 엄마 운다 하며 놀립니다. 이내 다시 웃으시는 입가는 씁쓸함이 묻어납니다.
네 잘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잘 알아 그저 모른척 했습니다.
이제 다 큰 딸아이가 엄마는 아직도 애처로워 그저 다시 한번 바나나를 손에 쥐어주십니다.
그 맘이 그 한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듯 하기에 이번에도 그저 바나나네 하며 한입 베어뭅니다.
달콤한 맛에 베인 엄마의 한서린 눈물이 넘어가는 듯 합니다.
첫댓글

아버님이 이제는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나요
누구나 그런 가슴시린 추억들이 하나씩은 있나봅니다. 저도 어렸을땐... 시골에서 살았는데... 우리 엄마께서 품
이(시골에선 돌아가면서 농사일을 거들어 줍니다. 아시지요


)때 간식으로 나온 보름
빵을 안먹고 가져오십니다. 딸래미 주겠다구요. 

그게 얼마나 한다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싸해 옵니다. 
아버지는 아직도 병원을 다니시자만 전처럼 심하지는 않으세요. 허나 늘 맘에 준비는 하고있죠. 그나저나 어머니께서 많이 힘드셨겠어요. 시골 품 파는거 그거 무지 힘든데 허기도 많이 지고 돈도 얼마안되고 힘은 무지 들고.... 엄마는 늘 그런 존재인가봅니다. 자식이 잘 되어도 그저 못해준거 하나만 기억이 나서 맘 아파하시는... 그래서 엄마라는 이름은 항상 눈물과 그리움이 함께 묻어난가 봅니다
우리 엄마는 젊은 시절에 고생을 넘 많이 하셔서 여기저기 안 아픈데가 없으세요. 제가 효도를 해야 하는데... 그게... 엄마는 넘 편하니까 마음 가짐이 쉽게 흐트러져요. 착한 딸이 되어야 할텐데...
그래서...치사랑은 없고..언제나 내리사랑만 있다고 하지요..
오랫만에 뵙는듯 합니다 잘 지내시죠? 봄날 따사로운 햇살만큼 푸근한 엄마가 새삼 보고파 찾아갔다가 생각만 많아져서 돌아온 친정나들이 였습니다 ^^
늘 상대방에게 힘을 주는 화이팅의 댓글을 많이 쓰시더니...오늘은 제대로 위로받으시네요~~~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엄마의 사랑....다들 엄마는 늘 그리운가봅니다....초운님 힘내세요~
네 비류연님 기운 팍팍 내고 있습니다 아자아자
글만읽고 내려오다보니 초운님글이네요 초운님 부모님께서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_()_
언니~~~ 엄마 붙잡고 엉엉 울고 싶은데요 하도 우는건 안된다고 하며 커서 그런지 눈물도 안나요.
아놔
초운님 저번에도 엄마이야기 쓰셔서 울리시더만..오늘두..
부모님께 잘해드리시공..부모님 내내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기억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결혼을 하고나니 왠지 엄마품이 더욱 그립네요
초운님 가슴이 아립니다 부모님 건강하시고 오래동안 행복하시길 빕니다 전 친정 부모님이 안계시네요 제가 막내인지라 울 친정 식구들 제 결혼때 다들 울었네요 지금도 어버이날땐 맘을 못잡네요 ㅠㅠ
뭐라 말씀을 드려야할런지 .... 부모님 계실때 잘 해드려야하는데 그게 매번 맘뿐이라서... 반성 많이 하고 열심히 지낼께요
바나나가~참귀한시절 있었죠~내가클때는 계란이 비싸고 소풍갈때만 먹을수 있었죠~ 지금도 계란만 보면 옛날어린 시절생각이 생각이 나서 맘이 아프네요~
저의 엄마 시절이 계란이 귀했다 들었습니다 계란 사는 심부름 하다 깨어 야단도 많이 맞으셨다 들었는데요 ^^
저두..
이 1100원일때 바나나가 700원이었는데..엄마따라간 시장에서 바나나가 어찌나 먹고싶던지..조르고 졸라서 한개얻어먹었드랬죠..시골살림이라 우리도 아빠가 가계부를 쓰시고 엄마는 타쓰고..아마도 엄마는 그때 꼭 사야될것을 못사셨을거예요..지금생각하니 그바나나 나혼자 다 먹었네요 
가격까지 기억하시다니 놀랍습니다 그만큼 아련히 남는 기억때문이겠죠 ^^
갑자기 어릴때 생각이 나네요 저 초등행일때 집에서 낳은 계란으로 낫장 도화지와 바꾸던일하구 그시절엔 참으로 라면을 줬는데 참으로 쓸 라면 한박스를 모다 먹어 치워 혼나던 생각이 나네요 바나나는 전 어릴때 티비에서만 봤답니다 저 살던곳이 하루 버스3대 다니던 곳이였답니다
ㅋㅋ 버스가 3대면 좋은곳이죵..저희는 중학교3학년때에야 버스가 3번들어왔다는..중학교를 왕복2시간씩 걸어댕겼어요~
어려운 시절 이야기가 추억거리가 되는 날이 오겠죠 힘겹고 서러웠지만 그래도 그때가 그리운건 왜 일런지요
저도 학교다닐때는 버스가 없어서 한시간 정도 걸어다녔었는데 그래도 그땐 걸어다니는게 더 좋았던거 같아요 ^^
저도 어릴적 아파서 주사맞으러 갈때 엄마가 주사잘맞으면 바나나 사준다는 약속으로 아파도 꾹 참고 주사를 맞았답니다. 그때만 해도 귀했는데....천원에 1개였거든요..그때는 참 꿀맛이었는데....초운님 글 읽으니 옛날 생각나네요....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그 방법 참으로 엄마들이 많이도 썼지요. 눈물 훔치며 병원 나서면 그런 아이들이 참 부럽고 했는데

저랑 나이가 똑같으신데 전 몰랐네요.....그시절에 바나나가 귀했군요.... 엄마가 사달라는거 다 사주길래 그시절에도 흔한과일인줄알았다는 ㅠㅠ
어머니께서 사랑이 지극하셨네요 부모님께 늘 죄스러운것은 부모는 자식이 뭘 좋아하는지 아는데 글쎄요 자식들은 얼마나 제 부모님의 즐겨하는 먹거리를 알까요. 특히 엄마의 경우 남편의 즐거운 먹거리가 자식의 좋아하는 먹거리가 결국엔 엄마의 먹거리가 되지 않았을런지....
초운님~나빠요~가슴 저 끝이 아려옵니다. 저도 걷저리를 참 좋아하는데 칠순을 후쩍 넘기신 노모님이 지금까지도 꼬박 꼬박 자식이 뭐라고 챙겨 올려 보내시곤 제 처에게 전화 합니다. 걷저리했느냐.아범은 묵드냐 괜찮드냐.....어찌 노모의 마음을 다 헤아리겠습니까만.......이아침에 초운님때문에 눈시울 붉히고 갑니다. 이맘때쯤 제가 가슴알이를 많이 합니다. 옛날에 써 놓았던 거 위에 함 올려 볼께요~
자식의 나이가 차 혼례를 올려 놓아도 엄마의 걱정은 늘 계속 되나 봅니다. 먹는거 입는거 혹여나 병치례하지 않을까 괜한 노파심이라며 안심시켜도 다시금 돌아서면 괜찮으냐 말 한마디 되돌아오니 말입니다.
.... 아침부터 저를 울리시는 군요......
.... 지송합니다(__) 그저 그럴 뜻은 아니었음을 헤아려 주셔요. 한창 봄내음 나니 그저 그리움이 깊어지네요 ^^
아이고 눈물이 나서....ㅠㅠ 삼실인데....ㅠㅠ 저도 그런 좋은엄마가 되어야 하는데 아침에 6살 딸래미 찡찡댄다고 얼마나 혼쭐을 냈는지.....ㅠㅠ 반성합니다
저도 엄마 아빠한테 무지 맞고 컸는걸요 지금
아리가 무지 튼실한 것도 그때문이라 아버지께서 가끔 놀리십니다. ㅍ

좋은따님이세요. 좀있으심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있으실거 같아요. 아까 읽고 또 읽었는데 마음이 따뜻해지고 눈물은 줄줄 흐르고... 초운님 늘 행복한 나날 되셔요~
재유니맘님 감사해요. 이리 한마음으로 행복 기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저의 오늘 하루도 평안 합니다. 감사한 분들과 맘 따사로운 분들과의 만남이 하루하루 절 살찌우는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