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상인에게(贈法師熙上人)-정관일선(靜觀一禪)
九秋風九秋月 紅樹間 共談不二法(구추풍구추월 홍수간 공담불이법)
가을바람 가을달 단풍 든 나무 사이에서 우리는 불이법을 이야기했네
三冬雪三冬夜 殘燈下 相弄沒絃琴(삼동설삼동야 잔등하 상롱몰현금)
겨울밤, 그 눈 오는 밤 희미한 등불 아래 앉아 우리는 줄 없는 거문고를 뜯으며 놀았네
誰知此日愁難制 何處靑山又同襟(수지차일수난제 하처청산우동금)
그대 보내는 마음에 수심은 안개처럼 피나니 어느 곳 푸른 산에서 우리 다시 만날까
*위 시는 ‘석지현’(釋智賢)님의 편저 “선시감상사전”에 실려 있는데, 참고로 석지현님은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3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이후 인도, 네팔, 티베트, 미국, 이스라엘 등지를 수년간 방랑하였고, 편.저.역서로는 “선시”, “법구경”, “숫타니파타”, “불교를 찾아서”, “선으로 가는 길”, “벽암록”, “왕초보 불교 박사 되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관음경 강의”, “행복한 마음 휴식”, “종용록” 등 다수가 있습니다.
*정관일선(靜觀一禪, 1533~1608)은 15세에 출가 묘향산에 개당하였고, 만년에는 속리사에 주석하였으며, 덕유산 백련사에서 만력, 술신 가을 가벼운 병세를 보이다 어느 날 대중을 모아놓고 ‘어젯밤 꿈에 명월이 나의 옷자락에 떠오르더라’ 이어 차 한잔을 청한 후 목욕하고 앉아서 입적하였고, 덕유산과 속리산에 그의 부도가 있으며, 저서로 정관집(靜觀集)이 있습니다.
*위 시의 형식은 ‘고체시’이고, 출전은 ‘정관집(靜觀集)’입니다.
*不二法(불이법) : 상대적인 차별의 차원을 뛰어넘은 절대진리
沒絃琴(몰현금) : 줄이 없는 거문고
*위 시에는 “벗과의 이별이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보내는 듯하다.
이성과의 교제가 금지된 불가이고 보면 벗에 대한 감정에 이성의 연정까지 섞이는 것을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성적인 이런 감정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는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
첫댓글 마음 깊이 정을 나눈 벗과의 헤어짐이
사랑하는 연인과의 헤어짐보다 더 서글프게 다가오네요...
불가에서 금지된 연인과의 연정이 벗에게 그 사랑을 대신하나 봅니다....
지기님의 멋진 해석과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절친한 도반과의 석별의 정이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