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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우정성당에서 열린 우리농 나눔행사을 찾은 신자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천주교 부산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제공 |
- 깨끗한 유기농 농산물 취급
우리 농촌을 살리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천주교 부산교구의 '우리농 매장'이 1995년 남천성당에서 시작해 20여년 만에 해운대 매장을 추가하면서 부산 대청동·남천동·안락동과 울산 옥동 등 부산·울산 지역에 뿌리를 내렸다.
우리농 매장은 부산교구지역(부산·김해·양산·울산·밀양)의 깨끗한 유기농 농산물을 취급하는 매장이다. 엄격하게 운영되는 가톨릭농민회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취급한다. 회원제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1000가지가 넘는 친환경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 교구별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천주교의 일반적인 상황과는 달리, 전국적 네트워크를 통해 원산지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부산교구에서는 1995년 남천성당 매장이 처음 문을 열었다. 지금은 5개 매장과 함께 부산교구 지역 본당별로 30여 곳의 판매처(간이 매장 형태)가 운영되고 있다. 주민에게 인기가 많아 대청동 매장에는 하루에 100여 명의 고객이 찾고 있다. 우리농 매장은 천주교계의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하 우리농촌운동)의 일환으로 1994년 처음 시작됐다. 세계무역기구(WTO)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 협상 타결을 앞두고 국내 농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해 춘계 주교회의에서 우리 농민과 농토 및 농업을 살리는 일을 지원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만들어졌다. 농촌에서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소비지 도시에 공급하고, 상호 신뢰를 통해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해나갈 방안으로 제시됐다.
우리농촌운동은 공동선·연대성·보조성의 3대 원리에 따라 운영된다. 공동선의 원리는 도·농 불균형 타파다. 모두의 선익을 위해 헌신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연대성은 농촌과 도시가 공통의 운명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농촌의 기쁨이 도시의 기쁨이 되고, 도시의 기쁨이 농촌의 기쁨이 되도록 하는 원리다. 도시와 농촌의 연대에 초점을 맞춘다. 보조성의 원리는 도시와 농촌이 각기 고유한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는 것이다. 생산자 농민은 도시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적 농산물을 생산하고, 도시는 농촌 생산자들의 생활을 도와주는 형태로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농촌운동은 이러한 기본 원칙에 따라 우루과이라운드와 세계무역기구의 위협 아래 놓인 우리 농촌 사업을 살리는 한편, 반생명적인 물질주의 문명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부산에서 우리농촌운동을 이끄는 김준한 신부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자연 그대로의 모습 회복이 중요하다"며 "도시와 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