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감상하세요~^^
퇴계이황의 12수 중 6수
□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이런들 엇더하며 뎌런들 엇다하료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러타 엇더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을 고텨 므슴하료
<언지(言志) 1 : 자연 속에 살고 싶은 마음>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이 이렇게(공명이나 시비를 떠나) 산다고 해서 어떠하랴?
더구나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 고질병처럼 된 버릇을 고쳐서 무엇하랴?
연하(煙霞)로 지블 삼고 풍월(風月)로 버들 사마
태평성대(太平聖代)에 병(病)으로 늘거가뇌
이 듕에 바라는 이른 허므리나 업고쟈
<언지(言志) 2 : 허물없는 삶>
안개와 놀의 멋진 자연 풍치로 집을 삼고 밝은 달과 맑은 바람으로 친구를 삼아,
태평스런 세상에 자연과 더불어 늙어 가네.
이렇게 살아가는 중에 오직 바라는 일은 잘못이나 저지르는 일이나 없었으면 한다.
순풍(淳風)이 죽다하니 진실로 거즈마리
인성(人性)이 어지다 하니 진실로 올흔 말이
천하(天下)애 허다 영재(許多英才)를 소겨 말슴할가
<언지(言志) 3 : 인성의 어질고 순박함>
순풍(예부터 내려오는 순박한 풍속)이 이미 사라졌다 하니 이것은 참으로 거짓말이다.
인성(사람의 성품)이 본디부터 어질다고 하니 이는 참으로 옳은 말이다.
천하의 수많은 슬기로운 사람(영재)을에게 이렇게 확실한 것을 어찌 속여 말할 수 있을까?
유란(幽蘭)이 재곡(在谷)하니 자연(自然)이 듯디 됴해
백운(白雲)이 재산(在山)하니 자연이 보디 됴해
이 듕에 피미일인(彼美一人)을 더옥 닛디 몯하얘
<언지(言志) 4 : 자연 속에 살면서 임금을 잊지 못함>
그윽한 난초가 골짜기에 피어 있으니 듣기 좋아
흰구름이 산마루에 걸려 있으니 자연의 경치가 보기 좋구나.
이 중에 우리 임금님을 더욱 잊을 수가 없구나.
산전(山前)에 유대(有臺)하고 대하(臺下)애 유수(有水)ᅵ로다
떼 만한 갈며기는 오명가명 하거든
엇더다 교교백구(皎皎白鷗)는 머리 마음 하난고
<언지(言志) 5 : 자연을 멀리하는 현실 개탄>
산 앞에 높은 대가 있고, 대 아래에 물이 흐르는구나.
떼를 지어 나는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는데,
어찌하여 희고 깨끗한 갈매기(어진 사람)는 나로부터 멀리 마음을 두는고(이 좋은 곳을 떠날 생각만 하는가!)
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에 월만대(月滿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ᅵ 사람과 한가지라
하믈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야 어내 그지 이시리
<언지(言志) 6 : 대자연의 웅대함에 완전히 도취된 작자의 모습>
봄바람이 부니 꽃은 산에 가득 피어 있고, 가을밤에는 달빛이 누대에 가득하구나.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가 사람과 마찬가지로다.
더구나 고기는 물에서 뛰놀고, 솔개는 하늘을 나니 흘러가는 구름은 그늘을 짓고, 밝은 태양이 빛나는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 작자 : 이황(李滉 ; 1501■1570)
▷ 출전 : <진본 청구영언>
▷ 종류 : 연시조(전12수) 중 6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