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성에서(宿首陽城)-사명유정(四溟惟政)
壟樹秋期早(농수추기조) 언덕의 나무는 이미 가을빛이요
城池夜雨寒(성지야우한) 성의 연못에는 밤비 차갑네
甲兵鄕路隔(갑병향로격) 이 난리에 고향길은 막히고
羇思漏聲蘭(기사누성란) 나그네 만 갈래 생각에 밤은 깊어가네
雁度江湖外(안도강호외) 기러기는 저 멀리 지나가고
螢飛廊宇間(형비낭우간) 처마 끝에 어지러이 반딧불 나네
不眠香爐冷(불면향로냉) 잠 못 이룬 채 향도 다 타 버렸는데
侵曉又催鞍(침효우최안) 벌써 새벽이라 말안장을 재촉하네
*위 시는 ‘석지현’(釋智賢)님의 편저 “선시감상사전”에 실려 있는데, 참고로 석지현님은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3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이후 인도, 네팔, 티베트, 미국, 이스라엘 등지를 수년간 방랑하였고, 편.저.역서로는 “선시”, “법구경”, “숫타니파타”, “불교를 찾아서”, “선으로 가는 길”, “벽암록”, “왕초보 불교 박사 되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관음경 강의”, “행복한 마음 휴식”, “종용록” 등 다수가 있습니다.
*사명유정(四溟惟政, 1544~1610, 밀양 출생)은 서산의 고제로 황악산 직지사의 신묵(信默)에게 입산하였고, 그후 묘향산에 들어가 청허휴정(淸虛休靜)으로부터 사법(嗣法), 1592년 임진란이 나자 승병을 모집하여 청허와 함께 합세하여 참전하였으며, 각처에서 왜적을 물리치다가 1604년 일본에 사신으로 가서 강화조약을 맺고 포로 3,500명을 데리고 왔고, 광해군 2년 8월 6일 해인사 홍제암에서 입적하였는데, 해인사 홍제암에 허리 잘린(일본인에 의해) 그의 비가 있습니다. 저서로는 사명당대사집(四溟堂大師集)이 있습니다.
*위 시의 형식은 “오언율시”이고, 출전은 “사명당대사집(四溟堂大師集)”입니다.
*壟(농) : 언덕, 밭두둑
甲兵(갑병) : 갑옷과 무기, 전쟁
羇思(기사) : 나그네의 생각
蘭(난) : 늦다, 드물다, 한창이다
鞍(안) : 말안장
*위 시에는 “승군僧軍을 지휘하던 장군의 기풍이 작품 전편에 흐르고 있다”는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
*참고로 청허휴정(淸虛休靜)(서산대사)의 시풍은 시선 이백풍이고, 사명유정(四溟惟政)의 시풍은 시성 두보풍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첫댓글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님은 잠 못 이루고
다시 또 전장으로 향하는 스님의 모습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