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축구 관련글이 올라왔습니다.
주제도 흥미롭고, 내용은 더 흥미롭더군요.
저도 본문에 200% 공감하는 바입니다.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축구가 정말 재밌었는데, 요즘은 그때만은 못하죠.
허나 저는 다른데서 이유를 찾고 싶습니다. 팀과 선수들의 획일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리그를 두루 챙겨보는 편입니다.
세리에와 분데스리가는 꾸준히 챙겨보고, EPL이나 라리가는 시간나면 보는 편이죠.
리그별로 응원팀이 한팀씩 있습니다.
인테르-브레멘-아스날-세비야-PSG-PSV-보카주니어스. (K리그는...인천이 요새 끌리네요. 검파 조합이라 그런지.)
물론 퍼스트는 인테르입니다.
허나 요즘 경기를 보다보면 크게 느끼는게 한가지 있습니다.
팀과 선수들의 획일화죠.
대부분의 팀들이 스페인의 4-2-3-1, 바르샤의 4-3-3을 본받아 4-2-3-1이나 4-3-3전술을 주전술로 사용합니다.
스페인과 바르샤의 티키타카를 본받아 패싱축구를 추구하죠. (전 대표팀 감독인 조광래가 오버랩되는군요.)
그러나, 제대로 구사하는 팀은 몇 없습니다. 대다수의 팀들이 어설프게 따라하는 정도지요.
(그나마 유베와 보루센이 제대로 구사하더군요. 유베도 사실 바르샤와는 전술이 많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티키타카를 별로 안좋아합니다.
허나 대부분의 팀들이 패싱축구를 추구한다면서 어설프게 따라하는 걸 보고 더 싫어졌습니다.
(물론 제가 수비축구를 좋아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요.)
선수들은 더 심하죠. 할 말이 굉장히 많습니다.
포지션별로 하나하나씩 논하겠습니다.
먼저 골키퍼입니다. 이 포지션은 딱히 논할게 없습니다.
허나 슈퍼세이브 능력은 출중하지만, 수비라인 조율 능력이 뛰어난 골키퍼가 없다는 것 하나만큼은 꼽고 싶습니다.
(부폰의 위대함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부폰의 가장 큰 장점은 미친듯한 반사신경이 아니라 수비라인 조율 능력이죠.)
다음은 센터백입니다. 이 포지션은 할말이 좀 있습니다.
선수들의 신장이 커졌습니다. 발밑 기술도 많이 좋아졌고요. 빌드업은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피케와 훔멜스, 바드슈투버를 보면 이들이 수비수인지 미드필더인지 헷갈릴때가 많습니다.)
허나 수비능력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졌습니다.
대인마크에 능한 수비수들도 많이 줄었고(티아고 실바와 키엘리니, 페페, 라모스 등은 괜찮지만)
라인조율에 능한 수비수들은 아예 씨가 말랐습니다.
(피케가 능하지만 이 친구는 수비력이 떨어지죠. 라노키아는 더 보여줘야하고. 보누치도 아쉽고.)
무엇보다 안정감이 너무 떨어집니다.
칸나바로나 네스타까지 안가더라도 마테라치보다도 더 불안합니다. 탑급의 센터백 몇명을 제외하곤 말이죠.
몇년전 바르샤에 마르케스라는 센터백이 있었습니다.
이 선수는 발밑 기술과 빌드업이 '굉장히' 훌륭한 센터백이었습니다.
자로 잰듯한 긴패스와 짧은패스는 피케는 몰라도 적어도 훔멜스와 바드슈투버는 뺨치는 걸 넘어
쌍싸대기를 후리는 수준이었죠. (프리킥도 잘 찼으니 킥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허나 이 선수는 수비능력도 훌륭했습니다.
대인마크와 라인조율 모두 능했으며 안정감도 대단했습니다.
승부처에서의 클러치 능력도 대단했죠. 공수 양면에서요.
별명이 멕시칸 카이저죠.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센터백입니다.
수비수의 덕목은 수비입니다. 첫째도 둘째도 말이죠. 요즘 센터백들이 이 덕목을 경시하는것 같아 아쉽습니다.
다음은 풀백입니다. 실축에서의 제 주포지션입니다. 할말이 굉장히 많군요.
피지컬과 운동능력이 좋아졌습니다. 발밑 기술도 많이 좋아졌고요.
덕분에 공격력은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마이콘처럼 풀백이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것. 예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죠.)
허나 수비능력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니 수비수라는 마인드 자체가 없는것 같습니다.
요 근래 월드클래스로 꼽히는 풀백을 한번 꼽아보겠습니다.
왼쪽: 호르디 알바, 마르셀로, 애쉴리 콜
오른쪽: 알베스, 람
대충 눈에 들어오시나요? 아시는 분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실 겁니다.
네, 이들 대다수가 공격력은 뛰어나지만, 수비력은 아쉽다는 평을 듣는 풀백입니다.
유망주로 갈수록 이런 특징이 더욱 크게 두드러지죠.
수비력이 아쉬운 걸 넘어 수비 마인드를 찾아볼수 없는 선수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유럽팀과 링크가 많이 나는 윤석영이 이에 해당하네요. 그나마 이 선수는 수비에 대한 마인드는 있는것 같더군요.)
월드클래스 중에서는 콜과 람이
더 찾아보자면 왼쪽은 발자레티, 오른쪽은 리히텐슈타이너와 레베이예르 정도가 공수 밸런스가 훌륭합니다.
(이바노비치와 사냐는 수비가 더 돋보이는 풀백이죠. 이바노비치는 센터백 출신이니 뭐.)
저는 리자라쥐와 잠브로타, 브라이트너를 제일 좋아합니다.
이 세분들 모두 공격력도 훌륭하셨지만 수비력도 훌륭하셨고(대인마크와 팀 수비 모두 훌륭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수비 마인드를 투철하게 갖고 계신 분들이셨습니다.
요즘 선수들이 이분들의 기량에 못미쳐서 아쉬운 건 결코 아닙니다. 이분들은 말 그래도 레전드분들이니까요.
허나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이분들의 수비 마인드에 턱없이 못미친다는것. 그게 제일 아쉽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반응을 보고, 이따 하편에서 이어나가겠습니다.
첫댓글 좋은글이네요 하편 기대하겠습니다
마르케스...ㅋ 02월컵때 홍명보 하는거보고 리베로는 저렇게 하는거구나 했었는데....나중에 마르케스 하는거보고 지림..ㄷㄷㄷ 어차피 이후에 리베로를 쓰는 팀이 씨가 말랐으니 그러겠지만 더이상 마르케스만한 리베로는 보이지도 않고 그 가능성이라도 보여주는 선수도 없음.....ㅠㅠ
좋은글잘읽었습니다 공감도많이되고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수비 축구를 좋아하신다면서 베르더 브레멘을 응원하시는군요 뭔가 모순이ㅎ
프링스와 클로제 광빠고 마린이랑 메르테사커를 좋아해서요. (둘 다 제발 좀 잘풀리길. 페어는 그래도 좀 적응하는것 같은데.) 레전드로는 푈러 옹도 좋아하고요.
아 그러셨군요ㅎ저와는 반대 타입이시네요ㅎ 전 라인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미드필더 압박 쩔게 해서 가둬두고 패는 스타일을 좋아해서...그래서 분데스는 브레멘, 세리아는 로마 응원하는 데(로마는 다르지만) 이펠은 이 놈의 10년 정때문에 리버풀을 응원합니다
페어와 클로제는 그래도 무사 연착륙한 것 같은데 마린은 경쟁자들 수준이 마타, 아자르같은 급이니..부상 회복후 리저브에서 뛰는데 아직 폼이 안 올라온 모양이라고 하네요
...마음 고생이 심히, 정말로 많으시겠습니다. 로마랑 리버풀은 요즘은 페이스가 괜찮더군요. 나름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브레멘은 흠.
올시즌을 지켜봐야겠지만 마린은 왠지 브레멘에 리턴할것 같아요. 기량도 뒤지거니와 플레이스타일 면에서도 마타, 아자르랑 차별화되는 부분이 전혀 없어서. (마린이 카윗, 아니 디마리아같은 스타일이었음 가능성이 꽤 보이는데 말이죠.) 제발 제 예상이 기우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도 토마스 샤프만의 공격축구도 재밌더군요ㅎㅎ 아론 헌트 이 눔아를 고딩 때 챔스서보고 팬돼서ㅜㅜ아 마린은 복귀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첼시 윙쪽이 원체 폼이 좋아서...
다음 편 기대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은 세리에의 몰락 때문에 전체적인 리그의 다양성이 많이 헤쳐졌다고 봅니다. 세리에같은 경우가 가장 다양한 스타일과 변화무쌍한 전술과 선수구성을 보여주었는데, 세리에의 경쟁력 하락이 가장 큰 문제 같습니다. 그리고 선수구성상 선수들의 로얄티를 포기하고 타이틀 혹은 연봉에 관심이 더 커져나가는 것도 현재 아쉬운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자국 선수들의 리그에서의 팀 이동은 아쉬운 부분이 많죠. 저같은 경우는 밀란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뜨내기처럼 잠깐 스치는 선수들의 활약으로 성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두진 않습니다.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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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걸 기다리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리베로에 흥미를 느끼고 윙백이란 포지션, 그리고 원톱보다는 투톱을 좋아해서 3-5-2 포메이션을 제일 좋아해요.
그렇죠. 유돈노빠님 말씀대로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축구에서의 전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시대의 흐름을 타게 되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지금 바르샤가 보여주는 축구가 전술적 완성도에서 거의 최종적인 진화를 보여주는 형태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어떤 강팀들도 현재 바르샤처럼 키퍼를 제외한 선수전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볼을 키핑하고 패싱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수비수는 수비에 집중하고 뛰어난 미드필더 한두명이 볼을 주로 점유하고 게임 메이킹을 담당했으며, 윙어는 윙어 포워드는 포워드의 임무에 집중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죠. 그런데 당연하게도 열명이 하나처럼 움직이고 패싱한다면 어떤 뛰어난 미
드필더 몇명이 키핑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공을 점유하고 찬스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을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이전의 강팀들은 이렇게 팀 호흡을 맞추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모든 팀원이 공을 키핑하고 패싱하는데 탈렌트가 적절히 배분되어 있지않아서 하지못했던 것이겠죠. 그런데 현 바르샤의 멤버들은 그것을 해낼뿐 아니라 이 전술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마지막열쇠도 가지고있죠. 아무리 공을 점유한들 골을 넣지 못한다면 지금처럼 빛을 보지는 못했을텐데 바늘틈만한 구멍만 보이면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고, 연계플레이, 게임메이킹까지 능한 사견으로 역대최고의 골결정력을 가진 메시가 있으니까요.
역대급스타가 있어도 그만한 팀멤버 + 팀웍을 갖추는것은 그런 스타가 나오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 현 바르샤에서 더 강해질 수 있다면 튀랑이나 스탐 같은 압도적인 센터백을 추가하는 것 이외에는 뭐 할 일이 또 있나싶네요. 이제는 3-5-2든 4-4-2 든 어떤 전술이라도 현 바르샤에 필적할만큼의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전술의 상성으로 우위를 가져가지는 못할겁니다. 그런데 빅클럽들은 선수구성이 원체 자주 바껴서 팀웍향상이 힘들고 도르트문트 같은 좋은 팀들은 탈렌트의 합에서 밀리죠. 고로 토너먼트에서 가끔 패배할지언정 바르샤 독주시대는 메시의 전성기만큼 이어질거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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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풀백의 중요성은 벵거볼의 철학에서도 잘드러났죠ㄷㄷ지금은 껍질만 남아있지만 티키타카 이전의 벵거볼에 빠져서 아스날빠가 됐는데 요즘은 스토리가 전혀없는 축구를하고 있는 아스날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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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이죠. 수비축구가 존중되는것 만큼이나, 티키타카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티키타카는 싫어하지만, 현 스페인과 바르샤 축구의 강함과 아름다움은 인정하고 높이 평가합니다.
라파엘 마르케스 저도 정말 좋아하던 선수..사실 나이도 지금 우리나이로 34인데..해넘어가면 35 되는군요..너무 일찍 빅리그에서 떠난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마르케스의 수미도 엄청 좋아합니다
수미 자리에서도 꽤 잘했죠. 근데 마르케스의 진면목은 리베로 자리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
대인마크와 안정성이라는면에서 바르잘리가 빠지면섭하죠 개인적으로 안정감은 키엘리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않다고생각합니다
근데 바르잘리는 갱생한지 얼마 안되서. 저는 몇년간 꾸준히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온 키엘리니에 한표 던집니다.
아 그렇긴하죠 ㅋㅋ 갱생한후 요즘의 폼만 보고 이야기했네요 전
마르케스 대단했죠ㅎㅎ
맞아요 ㅎㅎ 공수 양면에서 클러치 능력이 대단했죠
진짜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만능형 선수였죠. 경기 전체를 읽을 줄 아는.
바르샤식 티키타카 축구가 대세라고 여러 팀들이 따라하려고 하지만 흉내만 내는 수준이라는 글귀는 정말 공감할 수 밖에 없군요.2000년도 초반만 해도 획일화 따위는 없었죠.각 리그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또 거기서도 상위권 팀들은 각자의 강점이라는게 도드라졌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