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비움달 스무이틀, 맑음.
아침에는 책을 조금 읽었습니다.
여행 전에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고
여행 중에는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인데
제법 긴 시간에 걸쳐 읽고 있는 이 책 『모차르트』는
은근한 재미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그리 극적이지 않음에도
뭔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재미를 품고 있고
음악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어
낯설어 그냥 지나쳐야 하는 곳이 적지 않음에도
맥락을 놓치는 일 없이 쫓아가게 되는 주인공의 삶의 궤적,
더욱이 이 책을 읽다가 중간에 읽은 『교양』과 『기호학으로 세상 읽기』도
이 책을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충북종교사랑방’ 모임이 있어서 읽던 책 덮고 일어나
조순형 전도사님과 근태 형님을 중간에 만나
셋이 모임이 있는 ‘석문사’로 향했습니다.
가 보니 이미 몇 분이 와 있었고
조금 이야기 나누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종교사랑방 모임은 그리 재미가 없습니다.
단지 종교간 이해와 소통 정도가 명분일 뿐
깊이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사회문제나 역사 정의에 관한 고민을 하는 곳도 아니니
별 의미를 둘 곳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이어온 시간들이 있으니
그저 마지못해 참석하는 편인데
점심 먹은 뒤에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그렇다고 방향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점심 먹고 흩어져 돌아올 때는 다시 셋이 되었는데
차 한 잔 나누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더 나누다가
오후 늦게 돌아와 책도 조금 더 읽고
읽은 책 정리도 조금 하다 보니 해가 저물었습니다.
몸살은 거의 잦아들었습니다.
아침에는 모처럼만에 냉수욕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뱃가죽이 쓸리는 듯한 가벼운 통증은 있지만
하루를 지나고 나서도 별로 피곤하지도 않았고
저녁때는 살갗 쓸리는 아픔도 거의 잦아들었습니다.
이번 몸살이 내게 주고 간 것이 무엇이 있는지를 살피는데
아직도 무엇이 내게 남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왔다 간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알아차릴 수 없으니 좀 더 지켜볼 따름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