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자정이 지난지라) 일하다가 말벌에 쏘였어요
태풍 뒷정리도 많지만 모든 밭을 인증심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동안 풀이 다시 한길인데다가 넝쿨이 귤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남편은 예초하고 저는 낫으로 넝쿨 잡고
예초기 안되는 부분은 낮으로 정리하고
죽은가지 삭정이도 자르고 있었어요.
태풍 빈덴이 다시 북상한다고 하지만
일할만한 날이라 우리 두부부 합심하여 열씸 맡은바 임무 수행중이었어요.
심사 나오시기전에 그래도 청소라도 해놓아야지
너무 어수선하면 면목이 없는지라 이발하듯 예초를 서두르게 됐지요.
남편이 예초하고 지나간 자리라서 저는 별 생각없이
죽은 삭정이를 톱으로 잘라내고 있는데 순간
입술이 따끔하고 아프더니 눈앞에 말벌이 쌩~하고 지나가는게 보였어요.
톱으로 삭덩이를 자르면서 나무를 흔들어대니 위에 말벌집이 있었나봐요.
보통은 눈탱이 밤탱이 되게 눈을 잘 쏘이던데 안경을 쓰고 있으니 입술을 다다다~ 쏘았나봐요.
서너방은 쏘인 것 같았어요.
정신 차리고 보니 벌들이 우루루루 날아 오르는게 보여서
아차...말벌에게 쏘였구나~ 혼비백산하여서 달아났는데
더이상 쫒아 오지는 않았어요.
여태는 미리 벌집을 발견하여 벌집 떼어내거나(지난번에도)
피해서 말벌에게 쏘이지는 않았는데...
원숭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은 역시 방심이나 자만심 때문이지요.
저도 역시나...방심이었어요.
혼비백산 내달려서 예초중인 남편을 불러서 병원으로 달려갔어요.
더러는 말벌에게 쏘여서 죽기도 한다더라는 기사가 떠오르기도 하였지만
감물장터 나무님은 연례행사로 벌에게 쏘이는 것을 보니
생명에 지장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입술은 점점 더 탱탱 부풀어 오르더라고요.
차를 타고 병원에 가면서 이 역사적인(^^) 장면을 기록에 남겨야겠다며
셀카로 사진을 찍으니 남편이 혀를 찹니다.
기자정신...하며 이렇게 기록에 남겼읍니다.^*^
일부러 분장도 하는데 모처럼 웃을거리(에궁) 생겼다 싶었어요.
내가 봐도 웃깁니다.제대로 된 돼지가 되어 부럿읍니다.
니그로...돼지나발...이 떠오르더라고요.^^

넘 웃기지 않습니까?
(사실은 따끔거리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오더라고요)

병원가는 차안에서 셀카로 찍은 사진이랍니다.
이왕지사 버린 몸...이젠 몸개그로 진출해보겠읍니다.^*^
콧구멍이 짝짝인 줄 이제사 알았네요.ㅎㅎ...

한껏 웃고있는 모습
병원 화장실에서 진료 기다리면서 화장실에서 또 찰칵.
그래도 트레이드마크인 미소를 띄어 봅니다.
말벌에게 쏘이고 병원가서 웃으며 셀카놀이하고 있는 저를 보고
남편이 정신이상? 의심하는 눈초리입니다만...
무한긍정 에너지 작동 중~~~

두방의 주사를 엉덩이에 맞고서
30분 기다려서 경과를 보자하는데
30분쯤 후에 조금씩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읍니다.
처음엔 한 2-3일 벌 핑계로 밥 안먹고 살 좀 빼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타고난 무수리체질인지...
저녁무렵에는 밥까지 잘 먹었읍니다.
식욕은 그 어떤 경우에도 왕성합니다.
앞에 농촌여성 신문에까지 얼굴 만천하에 드러낸터라...
이왕지사 버린 몸~ 하며 맨 얼굴 다 드러내 봅니다.
아래 사진은 아주 잘 나온 사진중 하나를 올려봅니다.
실물보다 나은 사진 올려서...
저 예전처럼 천하무적 수퍼울트라캡숑 수다줌마로 돌아온 것을 공표합니다.
엄마때문에 한동안 웃지 못했던 거
다시 함박웃음 되찾으려 합니다.

그런데 큰 일입니다.
저는 요즘 초저녁이면 골아 떨어지는데
벌에 쏘인 부작용이 불면증으로 나타나나 봅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 아침밥도 해줘야하고
일도해야 하는데 지금 잠이 오지를 않아서 이렇게 컴에 앉아 있읍니다.
아으~~~난 자야 되는데~~~잠이 오지를 않아요.
살려주세요~
* 태풍 빈덴은 이시간까지 바람도 비도 없네요.
말벌 쏘인김에 드러누워 쉬려고 했더니만 우예된 인간이
하루도 못되서 그렁저렁 견딜만하여 일복 떨치기는 언감생심.
걍 일어나서 빡세게 일하고 있심더~
내 이쁜 얼굴 천하에 알리는게 부끄시러워서
그동안 먼 그림자나 살짝 비치곤 했더만
마~ 이 나이에 뭘 두려워서리...하면서
만천하에 공개 합니더.^*^
태풍도 말벌도, 천하무적 김영란은 안 무섭심더.ㅎㅎ...
그래서 무시무시한 태풍 볼라벤도 반디농장 비껴 갔나봐요.
오전 빡세게 일하고 오후에 식품가공수업 들어러 가야해서
잠깐 들어 왔다가 나무님 맨날 말벌 쏘이서 울메나 가심 아프더니만...
내도 같은 처지 된기라.ㅎㅎㅎ...나무님...앞으로는 말벌 쏘이면
이래 올려 주이소~ㅎㅎㅎ...
사는게 코메디라...
첫댓글 호수야...내가 요기다 갔다 놨데이.
니는 내 아픈 것은 생각않고 맘껏 웃고 있네~TT
큰일 날 뻔 하셨네요 고생 하셨어요 역시나 씩씩하신 모습 너무나 감동입니다 힘내이소
이미증님,태풍도 말벌도 이만하기 다행이지요.ㅎㅎ...
주사 두방 맞고나니까 붓는게 멈추더라고요.
귤밭에서 뱀조심,벌조심 하고 있어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만화 '달려라 하니'도 생각나고 그러네요. 화이팅입니다.
청담님, 웃자고 올린 사진이니 맘껏 웃으셔요.ㅎㅎㅎ...
달려라 하니~마징가제트 입니다.
말벌때문에 얼굴로 인사 합니다~^^
사실 너처럼 나도 수해 복구를 위해서 달려 가고 싶지만..
최기사가 킴팽하다 벌에 쏘여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서 119불러서 응급실 간일이 있어서 내가 두려운 마음도 있고..
농사일은 체력으로 되는게 안이더라.. 산행은 11시간 12시간을 힘들어도 할수가 있었는대..
농사일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할수가 없을 정도로 참말로 힘든 작업이더라..
농산물을 공산품처럼 생각하면 절대로 안되고 농부님들의 노고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있다..
그래서 우선은 지금 당장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올바른 소비 꼭 필요한 소비는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한살림을 자주 이용 할려고 노력하고 있고...
용감한 나무님 친구분이..
배추 따서 트럭에 올릴때 너무 힘들었다는 애기를 듣고
최기사가 배추딸때 가면 어떨까 하더라고..
최기사 없으면 동내 말고는 아무대도 못가니 우짜든 최기사를 잘 꼬셔서..
한번이 두번되고 두번이 세번되서 세월이 흐르면 우리부부도 농사일이 점점 나아질거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 자신한테 다짐하는 것은 비교하지 말고..
무슨 일이든지 길게 보고 내가 할수 있는 능력 만큼만 하려고~..
호수야...너는 어쩌면 그렇게 마음씀이 예쁘니?
나는 누가 우리끼리 느끼하다고하든 말든 너가 예쁘다고 칭찬하고 싶어.
지난번 실성한여자처럼 웃었는데 또보니 또 우스워요....
이제 다 나았으니 맘껏 웃어도 되죠?
배추따서 들이기 너무 힘들죠...
날씨라도 따뜻하면 그만한데 어떤날은 추워서 아주 고생입니다.
절임배추시기를 좀 앞당겨야할듯...
최기사님 괴산 기피증 생기는거 아니에요??
안나님...제가 봐도 웃겨서 아파서 눈물 찔끔 나오면서도 사진찍었다는거 아닙니까?ㅎㅎ..
나는 우는데 옆에서 웃으면 화나겠지만 내가 웃으니 다른 사람들도 웃는게 좋아요.
지금은 말짱하고요. 벌한방 쏘일때마다 일년씩 회춘한다면 일부러 벌집아래 기웃거릴 듯.ㅎㅎ...
안나님...빨리 김장 끝내고...귤 따러 제주도 오세요~12월 한달만이라도 오셔서 제주도 구경도 하고요.
맨아래 사진으로 돌아오셨지요? 올해 땡벌, 말벌이 극성이네요. 우리집 땡벌은 조금 독기가 누그러져서 물려도 부풀어오르지 않던데,
전 아직 논둑 깍으러 가질 못한답니다. 풀은 한길인데, 또 물릴 상상을 하면...쩝. 배추망을 뒤집어쓰고 갈까 봅니다. 귤나무에도 벌이 많을 수 있겠어요. 조심조심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벌과 대화해서 조금 멀리 가달라고 사정하는 수도 있으나 그 경지까지는 전 아직 내공을 더 쌓아야 할까봐요. 어여 여장부 어여쁜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응원합니다.
나무님...지는요,하느님이 농부로 살라고 말벌한테 쏘이고도 다음날 거의 나아서 일하러 갔어요.
지금은 당연이 말짱하고요.아마도 이러다간 말벌 내성도 생겨서 별탈없을지도 몰라요.ㅎㅎ..
풀독도 크게 없고...그러니 이렇게 씩씩하게 올수가 있었지요.
깔따구라는 새까만 풀모기가 있는데 도시사람들이 그것에 물리면 따갑고 가렵고 부풀어 올라서 긁느라고 야단인데
저는 이제는 그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나무님은 논둑 풀벨 때 벌아저씨들이 쓰는 망을 쓰고 온몸 무장하고 일하세요.
천하무적 우리 반디농장님아~~
참 따듯한 미소를 가진 분이시네요. ^^*
늘 조심 또 조심하셔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