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에 모처럼 여자들 넷이서 차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장소는 바닷가를 끼고 있는 외곽지역 작은 호텔 레스토랑~
평소 칼질을 염원하던 후배의 요청으로 우린 그곳에 돈까스를 시켜 점심을 먹었다.
멀리 보이는 바닷가 넘어로 나로도 가는 길이 보이는 탓에 우리 일행중 가장 나이가 많은 H여사가 문득 나로호 관련 발언을 들고 나왔다.
"세상에 나로호 그거 대체 어디 갔을까나?...대체 그거 한 번 발사하는디 돈이 얼마냐고~ "
"응 한 번 발사하는데 3천억~"
"오메~~~ 야~ 진짜 돈 아깝다~!~"
"아냐 돈 아까워도 해야 되~ 그건 국가 미래에 관한 문제니까~"
"근데 왜 실패를 했을까?"
우리는 여러가지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로호 발사 실패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너무도 짧은 과학적 개념탓에 얼마 못가 대화의 내용은 그 바닥을 드러 내었지만 자연스레 그 이야기를 계기로 정치 이야기가 오고가게 되었다.
나는 입안에 돈까스를 가득 담고 이 정부의 모순에 대해 여러가지를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모처럼 만의 정치적 대화를 하자니 즐겁고 또한 동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아 그 자리가 무척이나 즐거웠다.
정치는 우리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는 예전의 어리석은 의식에서 벗어난 나로서는 물만난 고기였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복지에 관해서 설파하면서 나는 이 사회가 건전해 지고 안정되려면 무엇보다 복지정책이 잘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자감세로 인한 서민층의 세수증대 및 복지비와 사회안전망에 쓰이는 세금들이 죄다 4대강에 집중되어 빈곤층과 일반 국민들의 삶이 점점 피폐해져 종국엔 그 부담을 죄다 국민들이 지게 되어 또 한 번의 경제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환률 정책으로 인한 물가폭등, 종부세폐지로 인한 부동산 투기 활성화로 인해 국가경제의 피폐화, 미디어법으로 인한 국민 우민화 정책, 비정규직 증대로 인한 소득 양극화의 극대화, 사학법 개정 실패로 인한 교육비 부담, 투기로 인해 발생된 집값 상승은 투기 버블을 형성해서 서민층의 주택 자가소유를 막고 설사 집을 가진다 해도 은행대출을 끼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며 주택가계의 은행대출은 곧 가계경제에 무리한 부담을 불러와 이는 국가경제 파산으로 이어질것이라며 나는 내가 알고 있는 현 정책의 모순과 정치적 모순을 죄다 이야기했다.
"언니 생각해 봐요~ 전재희가 아기를 많이 낳으라고 하잖아요?..그런데 지금 현 시국이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구존가요?..신종플루에 대한 대처만 보더라도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없어요~! 국민 보건대책도 저 따위로 하면서 대체 뭘 보고 아이를 낳으라는 건지 전 도통 이해가 안되요~!"
나는 열심히 설명하고 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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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머지 세 여자들은~......돈까스 고기에 포크질만 열심히 해대고 있을 뿐~
나는 멋쩍어 옆에 앉아 있던 (돈까스를 염원하던 후배) 여자에게 물었다.
"야~ 넌 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니까 잘 알거 아니야~ 지방학교 교육보조금이 죄다 삭감되었다는거~"
"응 맞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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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열심히 말하는 내 모습에 진저리가 났는지 나이 많은 H여사는 이제 갓 문신한 얼굴 눈썹을 팔자로 그리면서
" 아이구~ 대통령 누가 되든 똑 같애~ 뭐 어떤 놈은 얼마나 우리한테 잘 해줄것 같냐?...김대중이나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다 똑 같은 놈들이여~ 우리가 이렇게 불평한다고 세금 안 내고 살 수 있겄냐?..그렇다고 학교를 안 보낼 수 있겄냐~ 안 그래?..그냥 우리같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하는데로 해야 되는거이 맞어~그랑께 정치에 관심갖을 필요도 없어야~"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위험한 말이다. 자유와 권리가 위정자들에 의해 침해 당하고 있는데 관심을 갖을 필요가 없다니 이건 분명 위험한 말이다. 그러나 한국이 정치가 보여준 그 불신의 한 장면인 것은 분명하다.
"아니야 언니 정치는 생활이야~ 아무나 대통이 되면 안되는 거라고~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국민들의 삶의 좌지우지 될 수 있는 문제야 그건~ 내가 여태껏 설명한 사례들이 그걸 말해주고 있잖아~실례로 강만수의 고환율 정책으로 인해서 우리가 지금 물가폭등에 시달리는 거란 말야 그러니까 정치는 절대 남의 일이 아니야~"
" 아이구 몰라 몰라~ 그냥 통 나는 정치 이야기 짜증나고 싫더라~어떤 놈이 되건 말건 뭔 상관이야 대체~??"
"......................................."
"......................................"
잠시 침묵이 흐른 후에 나는 어떠한 사명감 갖은 걸 가지게 되었는데 다른 건 몰라도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었다.
"언니~ 다 좋은데 선거날 선거는 꼭 하소~! 어떤 놈이 조금은 우리편에서 목소리를 내어 줄것인가 확실히 판단한 후에 말야~ "
나는 말문이 탁~하니 막혔고~ 정치 이야기는 더이상 할 수 없었다.
민주주의가 어떻고 대의정치가 어떻고~ 보수,진보가 어떻고~여당, 야당이 어떻고~.....
이런 이야기들은 돈까스를 포크로 푸욱~ 찍어 먹고 있는 그녀들에겐 신발브랜보다, 옷브랜드보다 더 못한 먼나라 짜증나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나중엔 정치이야기때문에 입맛이 떨어진다며 접시에 돈까스를 남긴 H여사~ 오늘은 집에가서 초고추장으로 반찬을 해 먹어야겠단다.
여자다운 멋이라곤 쥐뿔도 없는 얘가 물만난 고기모양으로 정치얘기를 해대니 속이 거북할만도 할 것이다.
구두,빽,옷가지,머리모양에 화제를 맞추어 여자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하는거지만 난 도통 그런데엔 취미가 없으니 왕따를 당할 만도 하다.
너무나 많은 것을 아는척 하는 것도 그녀들에겐 눈꼴 시려운 일이고....! ㅎㅎ
앞으로 다시는 그녀들에게서 밥 먹자는 얘기 안들려 올 것 같다. 상관없다. 어차피 나 역시 관심없는 주제로 돈 써가며 그녀들과 밥 먹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으니 말이다.
물가가 폭등해서 자식 교육비와 생활비가 너무 올라 살기가 팍팍해 죽겠다는 여자들이 그래도 외모에 투자할 시간과 돈은 충분한 모양이다.
관심없는 정치 덕에 폭등한 물가를 언젠가 한 번은 생각할 날이 오길 바란다.
진정으로 숨쉬는 것조차 정치라는 것을 그녀들이 알길 바란다.
첫댓글 정치적 무관심은 당장은 마음 편할지 몰라도 결국은 부메랑으로 날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텐데...저렇게 사니 항상 당하면서 '모두 내 탓이오!'하고 원한만 쌓이는 거겠죠. 민주 시민의 자격이 없는 자들입니다.
애플님 맘이 많이 상하셨나봐요...담엔 비니님하고 놀러갈테니 그때 한번 울카페 정모 한번 해봐요...^^ 돈까스는 제가 살께요 ~~~ㅎ
돈까스만 사세용~ 나머진 제가 살라니까~ ㅎㅎ 와이프랑 같이 오세요~ 우리 삼실앞에 펜션도 있답니다. 주중 5만원 주말 8만원` ㅎㅎ
같이 놀러가면 정말 재밌겠어요. 본인이 추물이라 도망가실지도 모르겠다는 염려는 있으나...ㅎㅎ, 조만간 한번 추진합시다. 저는 막걸리 한사발을 책임지죠 ~
조카를 보면 절대 추물이 아닐듯~ ㅎㅎ 눈 두개 코 하나 입 하나 있으면 됨.
정재님 비니님 꼭 오세요~ ㅎㅎ 밥은 당연히 제가 삽니당~ ^^ 그나저나 우리 까페 정모 인원은 3명? ㅜ.ㅜ
조카에 비하면 저야 '괴물'수준이고 ~ 어쨌든 3명이니 딱 좋지요. 너무 많아도 돈 들고, 거추장스럽습니다 ㅎㅎ
듣고보니 그렇네요~ㅎㅎㅎ 그럼 정재님 와이프 포함 4명~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