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해안절벽의 매력 “비렁길”, 설빙처럼 파도가 부셔진다.
(전남 여수시 남쪽 금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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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섞으며,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
(영국의 詩人, T. S 엘리어트의 “황무지”에서)
4월은 회색빛 겨울.
동면(冬眠)에서 깨어나 세상이 무지개 빛깔로 물들기 시작하는 달이다.
얼어붙은 땅을 무서운 생명력으로 뚫고 나오는 새싹과 나무에 꽃들을 보고
“T. S 엘리엇”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4월을 장식하는 온갖 꽃들은 사람들의 눈과 코를 즐겁게 해준다.
산수유, 매화가 만발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노란 개나리가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벚꽃이 가족들의 봄나들이를 재촉한다,
동백이 수줍어 붉은 얼굴 살짝 내밀면, 하얀 목련이 그 고고함을 자랑하고 있다.
오늘 우리가 찾아가는 금오도(金鰲島)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구역 중 가장
동쪽에서 중심이 되는 섬으로 빼어난 조망(眺望)을 자랑하는 곳으로 섬의 크기는
전남 보길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넓은 섬이다.
금오도의 북쪽에는 대부山(382m), 동쪽에 옥녀봉(261m),
남쪽에는 망산(344m)등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한 산들이 많다.
섬 모양이 마치 금빛 거북을 닮아서 금오도(金鰲島)라는 섬 이름이 유래되었다.
금오도는 대부분 산지(山地)로 둘러싸여 있고 예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드나들었던
산길을 따라 섬을 탐방할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금오도의 해안 기암절벽을 따라 개설된 트레킹 코스인 “비렁길.”은 절벽의
순 우리말로 “벼랑”의 여수사투리 “비렁”에서 연유한 이름으로 본래는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 다니던 해안 길이었다.
“함구미”마을 뒤 산길에서 시작해 바다를 끼고돌며 장지마을까지 형성된 18.5km
의 “비렁”길은 도보로 8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되는데 완만한 경사 탓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숲과 바다 해안절벽 등 비경을 함께 만끽하는 매력에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는 곳이다.
일부구간에는 나무로 데-그를 만들어 두었고 해안가 식물들이 자라는 오솔길에서
바라보는 남해안의 경치가 뛰어나다.
금오도 “비렁” 길 명품 탐방 길은 2개구간 5개 코스로 연결되면서 “함구미”에서
“장지”까지 연결되었다.
1코스= “함구미”에서 -선착장 -미역널방 -송광사절터 -초분(草墳) -신선대 -두포
2코스= 두포 -굴 등 전망대 -촛대바위 -직포
3코스= 직포 -길 바람 통 전망대 -매봉전망대 -비렁다리 -학동
4코스= 학동 -사다리통전망대 -온금동 -전망대 -심포
5코스= 심포 -막개 -막포 -전망대 -문바위 -숲 구지 전망대 - “장지”까지이다.
아니 벌써! 한국인 평균수명이 81세를 넘어섰다 한다.
노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옳을까? 이제 노후준비는 필수가 되어버렸다.
안정된 노후자금이 문제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얼마나 여유 있게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
설사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했다고 해서 노후준비가 끝난 것도 아니다.
건강문제, 자녀문제, 퇴직 후에 할 일 등에 종합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는 건강이다.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는데 생각보다 오래 살면서 짧게는 2, 3년 길게는 10년
정도를 앓으면서 돈 문제, 외로움 등으로 가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위해서 부 단(不斷)한 노력을 해야 한다.
취미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 등을 하면서 약간의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한다.
헬스를 다니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취미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어줘야 한다.
우리가 매주 다니는 금요산행은,
건강도 유지하고 외로움도 잊어버리게 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보는 활동이다.
산행을 하면서 숲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산과 들길을 걸으며,
시원한 바닷바람에 “엔드로 핀”이 저절로 생성된다.
문제는 엉터리 기상예보였다.
내일은 “남해안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일기예보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민들레”총무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회원들이 기상예보 때문에 예약취소를 하려는데 내일 비가 오면 산행地를
다른 곳으로 바꾸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다.
산행대장한테서도 전화가 왔었다.
비가 많이 온다는데 산행을 취소하면 어떻겠느냐는 걱정스런 얘기였다.
난감했다.
산행대장이 유난히 신경 쓰고 의욕적으로 선정한 산행地였기 때문이다.
돌산 신기港에서 금오島 여천港으로 가는 10시 30분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산행버스 출발시간을 한 시간 앞당겼다.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 이라는 기상청예보는 말짱 거짓이었다.
날씨는 맑았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산행하기에 안성맞춤의 기온이었다.
심약(心弱)한 사람이 후회할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오늘은 26명의 열혈회원들이 날씨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비렁길”트레킹에 나섰다.
산행버스를 철부船(선)에 싣고 금오도로 들어갔다.
금광에서 2년 전에 “비렁길” 1구간인 함구미에서 직포까지 1-2코스를 이미 다녀
왔기에 오늘은 2구간인 직포에서 장지까지 3-5코스를 트레킹하기로 한 것이다.
여수 금오도는 옛날에는 숲이 울창하고 사슴들이 떼 지어 살아,
조선 고종 때 명성황후는 이 섬을 사슴목장으로 지정하여 출입, 벌채를 금하는
봉산(封山: 入山伐採를 금하는 제한구역)으로 삼기도 하였다.
1885년 봉산이 해제되자 당시 관의 포수였던 박氏가 아들 삼형제를 데리고 섬에
들어가 두포에 정착하였다.
1886년에야 궁궐 토에서 일반인에게 섬의 출입을 허용하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산을 임대하여 삼림을 개척하였다.
이런 이유로 빌렸다는 의미로 대부山(貸付)이라는 산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최근에 매와 관련되어 대부山을 새롭게 매봉산으로 수정하였다.
여천여객선터미널에서 산행버스를 타고 직포港으로 이동했다.
우리를 하차시킨 산행버스는 학동마을로 아동 해 산행 2팀을 태우기로 했다.
산행은 오전 11시 20분부터 시작되었다.
트레킹코스에는 동백과 소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우측으로는 푸른 바다가 안개로 망망대해처럼 보이고 해안 절벽과 갯바위에는
파도가 부딪혀 부서지는 물보라가 설빙(雪氷)처럼 시원하고 아름다웠다.
동백은 붉은 꽃을 피워 절정을 이루고 떨어진 꽃들이 바닥을 붉게 물들게 한다.
누군가 떨어진 꽃들을 모아 하트 모양을 만들어났다.
꽃보다 더 예뿐 금광의 젊은 여성회원들,
민들레, 해뜯날, 수선화, 미경, 로즈, 루비, 카라가 사진모델이 되어 바쁘다.
밝은 아웃도어가 봄을 맞아 회원들을 화려하게 변신을 시켜주었다.
고만고만한 섬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 잡으면 하늘과 바다가 배경이 된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아! 행복하다
동백(冬柏)
(팡팡: 自作詩)
너는
장미보다 화려하지 않아도
스스로 절조(節操)하는 꽃이어라
앳된 얼굴에
홍조(紅潮) 띈 볼을 가진
열여섯 소녀의 모습으로
윤기 “자르르” 흐르는
자태(姿態)하며
내가 죽도록 사랑했던 여인이어라
긴 세월
마음에 뒤안길에서
잊혀 질수 없는 그리움의 그림자
젊은 날
내 영혼을 송두리 채 앗아간
핏빛 사랑의 그대여!
너는 어이해
엄동설한 긴긴 밤 지새우고
춘삼월 늦은 봄에 찾아 왔는가!
코스마다 각기 특징이 있겠지만 1코스와 3코스가 가장 인상적인 추억이 되리라.
아찔한 해안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명품 탐방 길은 경치가 가장 빼어난 3코스로
경사가 가팔라 힘들기는 하지만 매봉의 경치가 볼만했다.
특히 길이 42.6m, 폭2m의 “비렁”다리는 일부다리의 바닥을 강화유리로 만들어
바닷물이 드나드는 깊은 벼랑의 절경을 체험하게 했다.
산행버스는 학동에서 산행 2팀을 태우고 심포로가서 기다렸다.
“산울림”이 맨 먼저 도착해서 장지港으로 떠났다.
산행 1팀 중 낙오자를 태우기 위해서인데 “바우”형이 산행버스로 올라탔다.
산행 1팀이 모두 장지로 떠나 보이지 않는데 피곤해 보이는 부회장은 사진욕심
때문에 맨 마지막으로 장지港으로 떠났다.
부회장! 건투를 빕니다.
우리는 장지港에서 산행 1팀을 기다렸다.
산행은 오후 4시쯤에 모두 끝이 났다.
산행버스는 안도대교를 건너 안도 섬으로 들어갔으며, 폭이 좁고 긴 철다리를
건너 상산을 올라갔다.
홍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오후 5시 30분, 금오 여천港에서 돌산島로 가는 배편을 기다렸다.
배가 돌산항구에 도착했는데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7명의 회원이 내리지 못하고
뒤늦게 부랴부랴 내리는 촌극(寸劇)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산酒는 텅 빈 돌산港 주차장에서 돼지머리고기에 찰밥을 먹었다.
회원들이 적어 가족적인 분위기인데다 모두가 화기애애하고 행복해 보였다.
석양의 해가 돌산대교에 걸려 넘어가면서 대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회원들은 모두가 탄성을 울린다. 이렇게 하루가 또 지나가나 보다,
오늘처럼 차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고조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산으로”, “로즈”, “루비”, “카라”까지 일어나 버렸으니 이를 어찌하나!
(2015년 4월 3일)
첫댓글 그렇게 꿈꾸던 봄이 왔어요. 세상은 온통 꽃천지,
사랑과 웃움이 가득한 하루. 석양(夕陽)의 대교(大橋)에 걸린 붉은 해가 아름답다.
날씨가 흐리던 맑던~~
배낭을 메고 낯선곳으로 떠난다는 것 자체가 좋았던 산행이었습니다.
차분하게 여정을 돌아보게 하는 산행 후기~ 잘 읽었습니다.
"로즈", 항상 장미처럼 활짝 웃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벌써 4월, 세월이 너무 빠르군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 꽃이 핀 다지요.
봄은 새 생명을 키워내느라 정신이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