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해외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에는 해외여행객이 지난해보다 14% 정도 더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꼼꼼한 사전준비없이 무턱대고 떠나다보면 여행 중에 뜻하지 않는 질병이나 건강상의 문제에 부닥쳐 큰 곤경에 빠질 수 있다.
일반석증후군 막으려면 발목 스트레칭 효과
장시간 비행을 하다보면 간혹 예기치 않은 질병을 부르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심부정맥혈전증을 들 수 있다. 최근 영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집단소송이 한창인 이 질환은 주로 일반석 승객에게 주로 나타난다고 해서 ‘일반석증후군’(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기내 기압은 평지에서 느끼는 1기압보다 낮은데 이럴 때 좁은 일반석에서 무릎을 구부리고 여러 시간을 앉아 있다보면 정상인이라도 다리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종아리가 저리면서 붓는다. 또 드물게는 혈관속에 굳은 핏덩이가 생기며 이것이 혈관을 타고 이동해 폐동맥을 막으면 숨이 차고 흉통이 나타나는 폐색전증으로 이어져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이 질환은 평소에 심혈관질환과 고혈압이 있는 40대 이후에 주로 나타나며, 간혹 정맥류환자와 심장질환자, 임산부, 다리나 폐동맥에 혈전증이 있었던 사람, 당뇨병 환자, 호르몬 치료를 받고있는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일반석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조이지 않고 편안한 옷을 입으며, 가끔 기내 복도를 걸어다니고 앉아 있을 때도 발과 무릎을 주물러 준다. 또한 신체가 꼭 조인 채로 잠들지 않도록 주의하고, 깨어있을 때는 앉은 자세에서 발목을 돌리거나 펴는 스트레칭운동을 매시간 몇분 동안 반복하는 것이 좋다. 또 지난 5월 영국 리스대학의 프렌티스 교수가 발표했듯이 보통 비행기 출발 하루 전이나 늦어도 한 시간 전에 300∼500㎎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호흡기질환자는 기내에서 충분한 수분 취해야
한편 기내 기압이 떨어지면 협심증, 부정맥, 심근경색이 있는 환자들은 맥박 수가 빨라지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미리 대비해야 한다. 또 기내 습도는 비교적 건조한 편이므로 호흡기질환자는 기내에서 과식과 음주, 신경안정제를 피하고 충분히 수분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항공기가 상승과 하강할 때 공기가 팽창하거나 수축할 때 귀 또는 코 주위에 있는 부비동에 통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중이염 환자나 부비동염 환자는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을 여행할 때는 현지 풍토병을 주의해야 한다.
풍토병 가운데 가장 흔한 말라리아는 아프리카나 오세아니아 지역이나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시골이나 오지지역을 여행할 때 말라리아 모기에 물려 발생한다. 말라리아는 보통 독감처럼 시작해 고열, 오한, 두통과 함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서 최소한 출발 1주일 전부터 말라리아 치료제를 미리 복용하기 시작해서 1주일에 한알씩 여행 중이나 그 지역을 빠져나온 후에도 4주간 복용해야 한다. 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모기약이나 곤충기피제를 바르거나 뿌리고 방충망과 살충제 등도 준비해야 한다.
아프리카, 남미 여행때 풍토병 예방접종 필요
황열은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질환으로써 중부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황열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여행하는 경우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특히 이 지역을 여행하고자 할 때 예방접종 증명서가 없으면 입국을 할 수 없거나 6일 정도 격리될 수 있다. 예방접종은 서울, 인천, 부산 검역소에서 맞을 수 있으며, 여행출발 10∼14일 전에 접종해야 한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에 의해 발생하는 여행자 설사 질환도 주의해야 한다. 여행자 설사는 대장균 등의 세균에 의한 세균성 장염으로 최근에도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던 여행자가 콜레라를 걸려 오는 것처럼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 3∼4명 중 1명꼴로 흔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반드시 식사 전에는 손을 씻고 정수된 물이나 밀봉한 병에 들어있는 물만 마시며, 채소를 포함한 음식은 완전히 조리된 뜨거운 것만 먹고, 과일은 직접 껍질을 벗긴 것만 먹는다. 또 수돗물을 마시거나 수돗물로 양치질을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고, 음료수나 술에 얼음을 넣어 마시지 말며, 덜 익힌 음식이나 어패류 등 날음식과 날채소로 만든 샐러드 등을 삼가야 하고, 거리에서 파는 음식을 사먹지 말아야 한다.
동남아 특정국가에서는 에이즈나 매독 조심
이와 함께 타이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성 접촉에 의한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나 매독의 발생빈도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밖에 모든 여행자는 파상풍 예방접종을 해야 하며, 인도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는 장티푸스와 에이형 간염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한편,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항상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심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여행지에 가면 생각보다 약품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멀미약과 해열제, 지사제, 소화제, 소독약, 피부화상 방지제, 거즈, 반창고, 붕대 등 기본적인 상비약과 위생용품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