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다음세대에 투자하는 교회
통합예배, 주일학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교회교육에 주일학교라는 개념은 없었다. 교육의 민족이라는 유대인들도 주일학교, 혹은 어린이예배라는 개념은 없다. 기독교 초대교회에도 주일학교는 없었다. 어른들의 예배에서 어린이들이 독립해서 그들만의 예배를 드린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알다시피 주일학교는 1769년 영국에서 출발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부부가 모두 맞벌이로 나서자 어린이들은 방치된다. 그들은 길거리에 나와서 하루 종일을 빈둥거렸다. 글을 배울 수도 없었고 예의와 범절을 배울 기회도 없었다.
이런 어린이들은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좋은 아이들의 잠재력들이 계발되지 못하고 묻혀버리고 말았다. 50년대 대한민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던 일이다.
이를 보다 못한 레익스라는 사람이 주중학교를 열었다. 레익스는 아이들을 모아서 성경과 산수, 예의를 가르쳤다. 이것이 주일학교의 모체이다. 주일학교가 생기면서 예배는 독립되었다. 어린이신자들은 자기들끼리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교회가 커가면서 부서별 예배가 되었다.
이런 예배스타일은 지난 몇 백 년 동안 교회를 크게 부흥시켰다. 이런 교육시스템을 일반학교에서 체험하고 공산주의자들이 자기들에 맞게 이용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이런 독립된 어린이예배에 대한 실용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원래의 통합예배로 돌아가는 교회들이 있다. 일종의 실험단계이다.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예배하는 통합예배이다.
앞으로 통합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주일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불가피하게 통합예배가 된다. 어떤 교회는 교육적인 실험으로 통합예배로 나간다. 결론이 아예 주일학교를 죽이는 쪽으로 나올지 주일학교의 대안이 될지 모른다.
여기에 통합예배로 나가는 몇 교회들을 교계신문기사에서 찾아보았다.
진량제일교회, 온 가족 예배로 ‘세대통합’ 이루다
경북 경산시 진량면에 소재한 진량제일교회(김종언 목사) 역시 2년 전부터 모든 세대가 함께 하는 예배구조로 변화시켜 세대가 함께 같은 신앙과 생각을 공유하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진량제일교회는 주일 오후예배를 ‘온 가족예배’로, 수요예배는 ‘수요성령집회’라는 이름으로 진행한다. 이름 그대로 매주 주일 오후 1시 50분에 드리는 온 가족예배는 온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면, 수요성령집회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에 시작해 2시간 정도 역동적인 예배와 기도회가 있는 집회형식으로 드려지고 있다.
세대통합에 관심을 기울이는 교회들 대부분이 주일 오후예배 시간에 통합사역을 펼치고 있지만, 진량제일교회는 수요일에도 다음세대와 함께 하는 예배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도회 중심의 집회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요성령집회는 시작부터가 다르다. 매주 아이들과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콰이어에 참여해 강단에 올라 뜨겁게 찬양을 한다. 설교 시간이 끝나고 이어지는 기도회에서는 모든 참석자들이 꼭 빼놓지 않고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한다. 여기에 김종언 담임목사도 집회에 참석한 아이들 모두를 강단으로 불러 모아 일일이 안수기도를 해 준다.
수요성령집회에 평균 80~100명 정도의 주일학생이 참석하고 있다. 자연스레 예배 자체가 활기가 넘치고, 자신의 자녀를 두고 기도하다보니 매주 기도회 분위기가 뜨겁다. 수요성령집회로 인해 아이들에게 예배의 습관과 기도훈련, 신앙적 공감이 이뤄지다보니 부모들이 더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주일 갖는 온가족예배 역시도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식탁교제를 마치고 곧바로 가족단위로 앉아 오후예배를 드린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세대간 통합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세대별 예배를 월 1회 마련, 연령대별 친목과 교제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김종언 목사는 “모든 세대가 함께 하는 예배와 기도는 전교회적으로 다음세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고, 세대 간의 신앙적 공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좋은 신앙의 유산을 다음세대에 물려주고, 세대와 세대가 같은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되는 일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독신문 김병국 기자
동산교회 세대통합 예배로 장벽 허문다.
서울 신원동 동산교회(김정우 목사)는 지난해부터 청년예배와 중·고등부예배를 없앴다. 정확히 표현하면 예배를 없앤 것이 아니라, 장년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도록 했다. 세대 간 장벽을 없애고 신앙의 연속성을 위한 조치로 오로지 다음세대를 건강하게 세우자는 취지였다.
“자기들끼리 모임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동산교회 성도이고, 건강한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싶었어요.”
김정우 목사가 주목한 또 한 가지 일은 장학제도. 한 노(老) 권사가 소천하면서 헌금한 2500만원을 종자돈 삼아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고등학생과 대학생, 외국인 학생, 거기에 추천받은 지역 학생들 등 40여 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장학금 규모만 해도 한 번에 4000만원에 이른다.
설립 42년의 역사를 가진 동산교회에게 이러한 변화들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 목사의 결단에 당회와 성도들은 한 마음으로 지지했고, 결과적으로 동산교회는 전형적인 전통교회에서 지역 사회를 보듬고 청년들을 동력화하는 젊은 교회로 바뀌어가고 있다.
“서울대와 고시촌, 원룸들도 많고 젊은 부부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어요. 변화가 능사는 아니지만 다음세대를 준비시키는 귀중한 일에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힘쓰고 있어요.”
2009년 김정우 목사 부임 후 청장년이 400∼500명이나 늘어난 데는 ‘바이블아카데미’라 불리는 양육프로그램도 밑거름이 됐다. 새가족반을 시작으로 확신반, 성장반, 제자반, 사역자반으로 이어지는 양육프로그램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고 제자로서의 삶을 소망하게 됐다.
동산교회의 건강한 변화는 당회도 예외는 아니다. 동산교회 장로들은 모두 교구에 배치돼 가능하면 김 목사와 심방을 같이 다닌다. 때문에 김 목사는 장로들을 ‘목양장로’라 부른다. 회의 중심의 당회가 아니라, 성도들과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교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당회가 되자는 생각에서다. 여기에는 김 목사와 장로들의 끈끈한 신뢰가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담임목사에게 말 못할 고민들을 장로님들에게는 할 수 있어요. 장로님들이 성도들과 가까워지면 성도들을 더 건강히 세워갈 수 있죠.”
(중략) 김 목사가 꿈꾸는 동산교회의 비전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키우고, 사람을 보내는 교회다. 교인 수가 늘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온전히 사람을 주목하는 비전이다. 그 비전을 향해 꾸준히 열심을 내는 교회를 세우고, 다음세대에게 바통을 이어주겠다는 김 목사의 결심이 든든하다.
-기독신문 조준영 기자
3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 자녀의 예배자세 변화 체험
과천약수교회(설동주 목사)는 매 월 첫째 주일에 3대가 함께 예배를 드린다. 부모와 자녀간의 예배문화의 벽을 허물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나의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3대가 함께 한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자녀들은 부모의 예배드리는 모습을, 조부모의 예배드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운다.
‘3대가 함께하는 예배’는 학생들이 장년예배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 예배에 참여하는 자녀들이 어른들 앞에서 직접 성경봉독을 하고 성가대에도 참여하게 하며 함께 예배를 이끌어간다.
또한 이 날은 특별한 설교를 준비한다.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자녀들과 부모들이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설교를 하여 전통적인 예배 문화에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한다.
이에 가장 두드러지는 효과는 자녀들의 예배자세다. 과천약수교회 설동주 목사는 “초․중․고등학생들이 3대 예배를 드린 후 또래 집단끼리 예배드릴 때 그 전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경건한 예배 자세와 성스럽기까지 한 예배를 경험하고 다시 각 기관으로 돌아가 예배를 드릴 때 아이들은 지난 예배와는 전혀 다른 예배의 자세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세대간의 문화적 단절도 극복한다. 3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가 부모와 자녀의 예배문화의 벽을 허물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나의 신앙 공동체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생략) 6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