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도 인내력 끈기가 있어야만 보리과를 증득할 수 있게 되는 것/ 송담 큰스님
정진을 하는데, 화두를 타 가지고 참선을 하는데
영 순일하지를 못하고 화두가 잘 들리지를 않고,
그래 어떻게 했으면 화두가 잘 들리며,
어떻게 했으면 이 발심이 되어서 화두를 들려고 안 해도
제절로 잘 들려서 공부를 잘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종종 문의를 받습니다.
화두를 타 가지고 아무리 공부를 하려고 해도
화두가 잘 들리지를 아니하고, 생각이 맹렬하지를 못하고,
들어도 한 번 두 번 들면 들을 때만 잠깐 있다가,
돌아서 일 분도 못 가서 또 화두가 안 들리고.
이리해서 '이거 공부를 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이냐?
화두가 나한테 맞지를 않아서 그런 것이냐?'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저 또 딴 큰 스님네 한테 가서
화두를 새로 타 가지고 또 해 보니,
새 화두를 가지고 해 보니 뜬금없이
그전에는 그렇게 들려고 해도 잘 안 들었던 화두가,
묵은 화두가 생각이 나고,
'이것 새 화두는 그만두고 또 묵은 화두를 들고 한바탕해 보까?'
그러니 또 새 화두가 또 생각이 나고.
이리해서 갈팡질팡
이 화두 조끔 들어보다 저 화두 좀 들어보다가, '
아! 이것이 그 잘 안 되는 것이 업장이 많아서 그러나?
이 업장소멸하기 위해서 기도를 좀 해 보까?'
마치 어떤 사람이
월급만 받아 가지고는 살림이 도저히 꾸려 나갈 수가 없으니까
'무슨 계를 좀 해 보자. 계를 하려니 무슨 장사를 조끔 해 보까?
밀수 장사를 좀 해 보까? 화장품 장사를 좀 해 보까?'
이것 쫌 해 보다, 저것 쫌 해 보다, 마냥 집에 붙어 있는
겨를이 없이 밖으로 밖으로만 돌아 댕기다가
살림도 엉망이고 곗돈도 띠이고, 화장품 장시하다가 들켜 가지고
들통이 나고 이리해서 패가망신을 하는 그러한 사람이
신문에도 가끔 납니다마는
참선공부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팔지니라.
몇 자 파다가 물이 안 나온다고 또 저만큼 옮겨서 끌쩍끌쩍,
조끔 파보다 안 나오면 또 저그 가서 끌쩍끌쩍,
그 사람은 종래 물을, 좋은 우물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열 자를 팠는데,
나는 열 자를 파도 안 나오면 스무 자를 파고,
스무 자를 파서 안 나오면 삼십 자를 파고,
기어코 바위가 나오면 그 바위를 떨어내고 이리해서
다른 사람 집 우물보다도 훨씬 맛이 좋은,
가물 때나 장마 때나 변함이 없이 솟아오르는
진짜 생수를 지하수를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좋은 물을 만날려면은
다른 사람보다도 몇 배를 더 파고 들어가고, 바위까지
뚫고 들어갈 만한 그러한 끈기와 용기와 참을성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참선도
그만한 인내력 끈기가 있어야만 이 무량겁으로 얽히고
얽힌 생사업(生死業)을 뽑아서 보리과를 증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남은 열 자 파는데,
자기는 겨우 서너 자 파고
그때부터서 물이 안 나온다고 짜증을 내고,
'이것 우물 자리가 좋지 못해서 이러냐?'
이러한 식으로 참선을 해 가지고 자꾸 화두를 바꿔 쌓고,
그래 가지고 이 생사해탈을 기약할 수는 도저히 없는 일인 것입니다
출처 : 염화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