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흘계곡은 대구권에 있는 분들은 잘 알지만 그 외의 사람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무흘구곡(武屹九谷)은 경상북도 성주군 수륜면에서 김천시 증산면의 대가천을 따라 명승지 아홉곳을 지칭하는데, 조선중기 문신이자 유학자이며 임진왜란때 의병장으로 활동했던 한강(寒岡) 정구(鄭逑, 1543~1620)선생이 남송의 대유학자인 주자(朱子, 朱熹)가 예찬한 무이산의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본떠서 봉비암에서 용추까지의 대가천 100리길의 절경을 노래한 무흘구곡가(武屹九曲歌)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대가천은 해인사가 위치한 가야산과 줄기인 단지봉에서 발원하여 김천시 증산면의 옥류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대가천을 이루는데, 그 물과 기괴암석 나무들이 절경을 이루는 것을 보고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한강 정구선생이 무흘구곡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무흘구곡(武屹九谷)중 1곡과 2곡은 성주군 수륜면에 있고, 3곡에서 5곡까지는 성주군 금수면에 있으며, 6곡에서 9곡까지는 김천시 증산면에 있으나 수도암 가는 길에 보이는 성주댐 상류부인 제3곡 무학정(舞鶴亭, 배바위) 부터 포스팅 합니다.
무흘구곡가(武屹九曲歌)
天下山誰最著靈 (천하산수최저령)---천하 산 중 어느 산이 가장 신령한가
人間無似此幽淸 (인간무사차유청)---인간 세상 이곳처럼 그윽한 곳 없을 듯
紫陽況復曾棲息 (자양황복증서식)---하물며 주자께서 여기서 노닐었으니
萬古長流道德聲 (만고장류도덕성)---'도덕 높은 그 명성 만고에 흘러가리
▼ 제 1 곡 : 봉비암(鳳飛巖)
一曲灘頭泛釣船(일곡탄두범조선) : 일곡이라 여울가 고깃배 띄우니
風絲繚繞夕陽川(풍사요요석양천) : 석양 부서지는 냇가 실바람 감도네
誰知捐盡人間念(수지연진인간념) : 그 누가 알리오, 세상근심 다 버리고
唯執檀槳拂晩煙(유집단장불만연) : 박달나무 삿대 잡고 저문 안개 헤칠 줄을
▼ 제 2 곡 : 한강대(寒岡臺)
二曲佳妹化作峰 (이곡가매화작봉) : 이곡이라 어여쁜 여인 산봉우리 되어
春花秋葉靚粧容 (춘화추엽정장용) : 봄꽃 가을잎으로 아름답게 단장하네
當年若使靈均識 (당년약사영균식) : 그 때 만일 굴원에게 알렸다면
添却離騷說一重 (첨각이소설일중) : 이소에다 한두 구절 덧붙였을 걸
위 1,2곡은 대가천 하류부인 성주군 수륜면 한강 정구선생을 모신 회연서원(檜淵書院) 인근에 있는데 예전에 두세차례 구경한 바 있으나 담아 놓은 사진이 안보여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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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 성주댐 상류에 위치한 제3곡 무학정(舞鶴亭)입니다.
성주군 금수면 무학리에 있는 학이 춤을 추는 정자라는 무학정(舞鶴亭)으로, 무학정 아래 바위는 그 형상이 배와 같아 선암(船巖), 혹은 주암(舟巖)이라고도 하며, 대가천을 오르내리는 배를 매어 두는 바위라 하여 배바위라고도 불렀답니다. 그 바위 봉우리에 정자가 있어 이를 무학정이라 합니다.
▼ 제 3 곡 : 무학정(舞鶴亭, 배바위)
三曲誰藏此壑船 (삼곡수장차학선) : 삼곡이라 이 골짜기 누가 배를 숨겼나?
夜無人負已千年 (야무인부기천년) : 밤이라 타는 사람 없어 지난 세월 이미 천년
大川病涉知何限 (대천병섭지하한) : 큰 냇물 건너기 어렵거늘 그 끝이 어디인가
用濟無由只自憐 (용제무유지자련) : 건너갈 길 없으니 다만 절로 가련하네
성주군 금수면 영천리에 이르자 굽이쳐 흐르는 대가천 우안에 우뚝 솟은 바위가 보이는데 대략 높이가 30여m쯤 되는 바위가 서 있으니 이것이 선바위(立巖)입니다. 일명 소학봉이라고도 하는데 바위 위 틈으로 소나무들이 운치있게 터전을 잡아 늘어서 있습니다.
▼ 제 4 곡 : 선바위(立巖)
四曲雲收百尺巖(사곡운수백척암) : 사곡이라 백척 바위 구름 걷히니
巖頭花草帶風髮(암두화초대풍발) : 바위머리 꽃과 풀, 바람에 흔들리네
箇中誰會淸如許(개중수회청여허) : 그 중 맑음이 이와 같은 줄 누가 알겠나?
霽月天心影落潭(제월천심영락담) : 하늘가운데 개인 달그림자 못에 지는데
제4곡 입암 아래 계곡수는 말 그대로 명경지수(明鏡止水)라 할 만큼 맑고 좋았으며 계곡바닥에도 해수욕장처럼 모래가 깔려 있어 여름철 아주 인기있는 피서지 였을 것 같습니다.
제5곡은 사인암(舍人巖)인데 바위는 수십년 전 큰 홍수로 떠내려가고 없으며 바위의 터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주변에 절벽이 있고 바닥은 암반이 노출되어 있고 너럭바위가 하도 많아 어느 바위에 사인암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옛날 사인(舍人) 벼슬을 한 중이 살았다하여 사인암이라 하며, 이곳에 온 사람마다 몸과 마음이 이곳과 오래도록 인연을 맺고자 한다해서 사신암(舍身岩) 이라고도 부른답니다.
마침 주변이 공사중이고 계곡에도 펜스가 쳐져 있고 정신이 없어 사진촬영을 않고 패스합니다.
▼ 제 5 곡 : 사인암(舍人巖)
五曲淸潭幾許深(오곡청담기허심) : 오곡이라 맑은 연못 얼마나 깊을까?
潭邊松竹自成林(담변송죽자성림) : 연못가 송죽 절로 숲을 이루었네
幅巾人坐高堂上(복건인좌고당상) : 복건 쓴 사람 마루위에 높이 앉아
講說人心與道心(강설인심여도심) : 인심과 도심 강설하고 있구나.
성주군에서 김천시의 경계를 지나 조금만 가면 김천시 증산면 유성리이고 옥류계곡으로 갈라지는 백천교 삼거리 상류부가 옥이 구르듯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는 뜻에서 옥류동(玉流洞)이라 합니다. 우안의 바위 위에 네 기둥을 세워 아름다운 정자를 세웠는데 이름이 옥류정(玉流亭)입니다.
옥류동 계곡의 암반은 울산의 작천정 계곡을 연상케 하는 흐르는 물에 패인 자연의 조각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용하면 옥류의 물소리가 들릴 듯 하나 도로와 접해 현재는 그렇지 않을 것 같고 한무리의 일행이 백천교 다리밑 그늘에서 쉬고 있더군요...가을이라지만 아직 한 낮의 햇살은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제 6 곡 : 옥류동(玉流洞)
六曲茅茨枕短灣(육곡모자침단만) : 육곡이라 띠집이 짧은 물굽이 베고 있어
世紛遮隔幾重關(세분차격기중관) : 어지러운 세상사 몇 겹으로 막았던고
高人一去今何處(고인일거금하처) : 높은 사람 한번 가니 지금은 어디 있는가?
風月空餘萬古閑(풍월공여만고한) : 바람과 달만 남아 만고에 한가롭네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에서 남쪽으로 수도암 가는 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옥동천을 끼고 조금 올라가니 만월담(滿月潭)이라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이곳이 제7곡 만월담입니다.
만월담에는 큰 소나무 몇 그루와 바위만이 남아 있었는데 수해로 유실되었는지 큰 전석과 시멘트 새로 쌓여있고 주변에는 주차장 공사를 하는지 흙을 쌓고 정지하고 있더군요.
남쪽으로 계곡건너편에 집이 한채 있어 세월교를 통해 건너다니게 되어 있고, 연못은 메워져 보통의 계곡하천으로 변하여 이곳은 옛 풍광 그대로가 아니라는 생각이 줄곧 들었습니다.
달이 가득 찬 연못이라는 이름의 만월담(滿月潭), 그리고 무흘구곡가의 내용과는 많이 상이하게 느껴졌습니다. 한강선생이 노닐던 400여 년 전의 만월담은 어떠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 제 7 곡 : 만월담(滿月潭)
七曲層巒繞石灘(칠곡층층요석탄) : 칠곡이라 층층 봉우리 돌여울 둘렀으니
風光又是未曾看(풍광우시미증간) : 이러한 경치 일찍이 보지 못하였네
山靈好事驚眠鶴(산령호사경면학) : 산신령 일이 좋아 잠든 학 놀라게 하니
松露無端落面寒(송로무단낙면한) : 소나무 이슬 무단히 얼굴에 떨어져 차갑네
연못은 메워져 흔적이 없었고,,,
바위틈으로 수령 100~200년쯤 되어 보이는 소나무가 그나마 풍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남쪽으로 계곡건너편에 민가가 한채 있어 저 세월교로 통행을 하고 있더군요.
위 사진부터 제8곡 와룡암(臥龍巖)입니다.
수도암가는 길 우측계곡에 바로 접해 있으며 계곡바닥이 전체 암반으로 형성되어 있고 큰 전석의 돌들이 흩어져 있고 맑은 물이 작은 폭포를 이뤄 흘러 여름 피서지로 아주 좋은 곳 입니다.
▼ 제 8 곡 : 와룡암(臥龍巖)
八曲披襟眼益開(팔곡파금안익개) : 팔곡이라 옷깃 헤치니 눈 더욱 열리고
川流如去復如廻(천류여거복여회) : 시냇물 흘러가다 다시 돌아오는 듯
煙雲花鳥渾成趣(연운화조혼성취) : 안개 구름 꽃 새 어울려 정취를 이루니
不管遊人來不來(불관유인래불래) : 노니는 사람들 오고간들 무엇을 상관하랴
시원한 물소리와 편평한 바위 놀기 좋아 보입니다...여름철에는 주차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계곡상류부로 맑은 물과 전석 도로변에 구호장비도 보입니다.
아래사진부터 무흘구곡의 맨 마지막 제9곡 용추(龍湫) 입니다.
용추는 폭포수가 떨어지는 지점에 깊게 패어 있는 웅덩이를 말하는데 보통 폭포의 다른 이름으로도 많이 사용되며 용추폭포나 용추계곡은 전국에 수십여 곳이 있을 정도로 엄청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함양 용추폭포, 괴산 용추폭포, 가평 용추폭포...문경 용추계곡 등 입니다 .
▼ 제 9 곡 : 용추(龍湫)
九曲回頭更喟然(구곡회두갱위연) : 구곡이라 머리 돌려 다시 탄식하노니
我心非爲好山川(아심비위호산천) : 내 마음 산천만 좋아한 것이 아니라
源頭自有難言妙(원두자유난언묘) : 처음 샘솟는 곳 말하기 묘하고 어려우니
捨此何須問別天(사차하수문별천) : 이를 두고 어찌 별천지를 물으랴
도로에서 내려다 보는 용추는 그 높이와 규모가 크게 웅장하지 않아 계곡 밑까지 내려가 촬영하는 것을 생략하고 수도암으로 향합니다.
무흘구곡에는 위 사진과 같이 안내판과 무흘구곡가의 해석판을 만들어 세워 놨는데 만월담의 경우 오자가 있는지 松露無端落面寒(송로무단낙면한)에서 단(端)을 서(瑞)로 잘못표기가 되었는지 X표로 훼손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제4곡 입암(立巖)과 제8곡 와룡암(臥龍巖)이 구경하고 쉬어가기 좋은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첫댓글 무흘 구곡 .과연 뺴어난 경관입니다 ..이가을 함 가보고 싶은 ,..
아름다운 배경음악과 가을여행 구흘구곡으로 지금 막 빠져봅니당 ..
11월 초에 가시면 단풍놀이겸 아주 좋을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 인데요 ㅎㅎㅎ
좋은데서 좋은시간 가지고 계시네요
좋겠습니다
못쓰는 글에 몇줄 넣어 올리려니 눤만하지 않네요...ㅎ
제5곡 사인암 유래가 사인이란 벼슬을 한 중이 살았던곳 이라하니
분명 이 스님은 이름을 남긴게 아니고 벼슬이름을 크게 남기셨네요~~ ㅎㅎ
바위가 빼어나게 아름답기에 호기심이 갔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인임은 유실되었고 현재 주변이 공사중이더군요
찾아가보구싶은곳 모두가 절경입니다.
경치가 수려합니다. 감사합니다.
웃동네서 오시기는 쉽지 않겠지만 계기가 되시면 둘러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히 쉬어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_()_
멋진 한주 시작 하시고요~ ^_^ 행복하세요~^&^
무흘계곡과 포천계곡 정말 좋습니다. 인근 독용산성도 참 좋고요!
시간 나시면 한번 들러세요, 정말 좋은 곳 입니다!
네 모두 좋았습니다 ...아쉬운점은 교통이 좀 불편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