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살미면 대미산 자락에 위치한 악어봉은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마치 악어들이 물속에 기어들어가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작은 악어봉(448m)과 큰 악어봉(559m)으로 나뉘어진 이곳에서 충주호를 내려다보는 경관은 가히 장관이다.
충주호는 1985년 충주댐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육지속의 바다라 불리며 소양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큰 호수이다.
실제로는 육지 속 호수라 섬은 아니지만 악어떼 형상의 뭍을 악어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봉우리가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KBS 방송 ‘생생 정보통’이란 프로그램이다.
그 후 사진작가들과 지역의 산꾼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악어봉은 지도에 그 위치나 지명이 전혀 표기되어 있지 않다.
지명이 없으니 자료또한 있을 리 만무.
인근의 충주 대미산(681m,계명지맥)을 검색해야만 겨우 그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다.
계명지맥은 백두대간 마폐봉 동쪽에서 분기해 북바위산, 대미산, 남산, 계명산, 대문산을 지나 탄금교 합수나루에서 맥을 다하는 약 36.35㎞의 산줄기.
인근엔 월악산(1097m), 금수산(1015m), 포암산(961m), 신선봉(968m), 대미산(678m) 등 이름난 산이 있고, 국립공원인 월악산이 있어 충주호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을 통틀어 월악(月岳)이라 부르기도 한다.
산행내내 우측 잡목사이로 웅장한 바위 능선이 보이는데 이 산이 월악산 영봉이다.
이 산은 원래 악(岳)자가 들어가는 험한 산이지만 정상의 모습이 멀리서 바라보면 여자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누워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음기가 서린 산이라 하여 옛 선조들이 이 산을 달래기 위해 송계 덕주사에 남근석 3개를 세워놓았다고 한다.
산행궤적
알바를 포함한 거리와 시간.
약 8km지점에서 고도 400m까지 쭉 빠졌다가 70여미터 올라챈 자료가 보인다.(알바의 체험구간)
버스가 멈춘 내사2동 진말부락 표석이 선 지점.
바라보이는 길은 진말부락으로 들어가는 길. 산길 진입로는 우측으로 보이는 또다른 길.
버스 뒤로 또다른 길.
서울성락교회 충주수련관과 몽선암 안내판이 붙어있고, 우리슈퍼 간판이 뚜렷이 보인다.
아스팔트 포장길을 따라 25분여 부지런히 걸어야 산아래 몽선암에 닿을 수 있다.
몽선암 안내판만 보고...
끝물 두릅순이 고운 교회 청소년수련관을 지나...
지루한 포장길 하늘에 흰 라인을 그으며 지나가는 무음(無音)의 비행기는 어렸을 때 많이 보았던 'B-29'의 비행모습을 닮았다.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터뜨렸던 그 공포의 폭격기 'B-29'는 지금은 골동품이 되었겠지만 1950년대 한국의 하늘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질주본능 산꾼들은 알에서 깨어난 거북이 세끼들이 바다를 향하여 한꺼번에 들어가는 본능을 닮아있다.
몽선암 직전 커브길에서 돌탑을 따라 질러들어가면...
더 쉽게 몽선암 절마당에 들어설 수 있다.
포장 진입로에서부터 다소 지친 나는 몽선암(夢仙庵)을 그만 패스하고 말았으니, 이는 아무래도 무지의 소치였던 셈.
몽선암은 꿈에서 선몽하여 지은 이름.
주지스님은 물 한잔 드시고 가라며 석불이 있는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몽선암에는 건립연대를 알 수 없는 2기의 석불이 관리되고 있는데, 1기는 법당안에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관리되고 있고,다른 1기는 법당밖 화단에
석불의 목부분 및 머리와 갓부분 사이가 떨어져 세멘콘크리트로 부착한 상태로 남아 있다.
몽선암의 석조여래좌상, 석조약사여래 좌상은 문화재청에서 발간한 사지총람에 신매리 석불좌상으로 기술된 자료 외에는 전무하다고 하였으니...
바위 하나 없는 도톰한 흙밭 옴팍한 절집에는 둔탁한 등산화 발걸음이 미안할 정도로 한낮고요가 한껏 배어있다.
몽선암을 지나는 임도를 따라 뒷편 작은 능선자락에 붙는다.
능선에 마련된 앉을 쉼터.
예쁜 야생화, 현호색이라 암기했다.
그리고 등로에 특이하게 생긴 암석. 켜켜히 쌓인 석결이 마치 파이나 페스추리를 닮아 보이는 건 빵굽는 사람의 생각?
그리고 오른 오늘의 최고봉 대미산(大眉山).
잡목사이로 범상치 않은 암봉.
월악산 영봉이다.
그리고 월악영봉은 산행내내 잡목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크고작은 봉우리를 쉴새없이 타고 넘는 산길. 무덤이 있는 이 봉우리(616.6m)도 두루봉.
이 봉우리는 일명 수리봉(617.3m)이라고도 하는 두루봉
또 잡목사이로 보이는 월악영봉.
작은 바위를 에도니...
시야가 열리며 월악영봉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어떤 영상은 각도에 따라 조금씩 모양을 달리하고,어떤 판단 또한 보는 시각과 품은 개념에 따라 달라 보이는 법.
그래서 그런지 여인의 이목구비는 생각만큼 분명하지는 않다.
분홍색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산길이 오늘의 주 컨셉.
꽃길.
내내 앞서가던 엄대장이 음(엄)나무를 만났다. 엄엄의 만남은 어떤 인연이였나?
큰 악어봉.
큰 악어봉에선 시야가 트이지 않아 충주호조망은 별로다.
잡목 잡목. 그 사이로 언뜻 모습을 드러낸 충주호. 이제 많고 많은 크고작은 봉우리 타넘기는 얼추 끝났다.
옆의 산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무심코 내려가다 에쿠~~ 알바를 하고 말았다.
빠꾸! 빠꾸! "대장, 우리 그만 이대로 내려가자." 오원석 형님의 말이다.
"안 됩니다. 그리면 설 알 솥장사 햇 좉장사가 됩니다." 알바한 거리는 약 100여미터로 해발 70여m 급한 오르막을 차고 올라야만 했다.
그리고 꾸역꾸역 헥헥거리며 도달한 무덤이 있는 이 갈림길.(중요지점)
돌아보면 엄대장이 있는 직진길이 우리가 무심코 내려선 길로 알바구간.작은 악어봉 가는 길은 배낭과 산나물 보따리가 놓여있는 좌측 내리막 길이다.
안부에 내려서자 다시 오름짓을 한차례 하였더니 좌측으로 열리는 충주호 조망.
충주호에 악어떼가 출몰하였다.
나일 악어 크로커다일이다.
오른쪽에 고개를 내민 어미 악어도 보인다.
징그럽게 우글거리는 크로커다일.
와~~ 오끼나와 보다 좋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엄대장의 탄성이다.
어미 악어는 등곡산(589m)을 짊어졌다..
미옥씨의 탄성도...
시선은 모두 한 곳.
-봄, 충주호-
확
불질러 볼까
충주에서 단양까지
봄비가 제몸을 뿌려
불 붙이자
놀라 깨어나는 산들
신호등도 과속방지턱도 없는 길위에
사람들의 눈길이
와글댄다.
<박 등>
충주호 너머로 계명지맥의 남산과 계명산이 선명하다.
하산시간을 넘겼다. 알바까지 하였으니 어쩌면 당근.
무덤이 있는 이 지점에서 우측 잡목사이 충주호변에 우리 버스가 살짝 보인다.
무덤 우측 내리막으로 방향을 잡으면...
아스팔트 도로가 보이고...
시도때도 없는 집중단속실시 현수막이 붙어있다.
내려서서 도로 건너 신당휴게소의 '월악도토리묵밥'간판을 바라본다.
우리 버스와 뒷풀이가 진행 중인 휴게소
돌아본 도로 건너 노란 휀스가 쳐진 전붓대 날머리.
마른 목에 연거푸 몇 잔의 막걸리를 들이킨다.
그리곤 바삐 건물 뒷자락으로 돌아가 간이 수돗물호스를 머리에 갖다 대 소금끼를 우선 가시게 했다.
충주호 소묘
아니다
아니다
살아 있었다
안개는 배암처럼 꿈틀거리며
뭉클뭉클 하얀 비늘을
충주호반에 하염없이 떨어뜨린다
아무리 잡으려해도 잡히지 않는 형체 없는 짐승,
물 위에 고이듯
물 위를 미끄러지듯
나풀, 휘청거리며
산 허리 한 자락을 질끈 깨문다
산은 푸른 물 뚝, 뚝 떨어뜨리고
하늘은 짓물렀다
S자 모가지를 몸에 단단히 붙이고
그때 막 재두루미 한 마리
우울한 허공을 가른다
후두두
갈라진 하늘에서 빗방울이 날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안개는 녹아 없어지고
푸른 수면에 온통 소름이다
조잘,
조잘,
조잘,
나뭇잎들이
지들끼리 무슨 말인가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농익은 여름 한낮을 우울하게 넘기고 있다
<신 종 범>